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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파맨션 님의 서재입니다.

수면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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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파맨션
작품등록일 :
2020.10.12 23:01
최근연재일 :
2020.12.30 23:30
연재수 :
8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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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33,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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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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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진실의 문턱(2)

DUMMY

“세진이는... 이철 박사를 죽였어.”


“말도 안 돼!!! 아무리 그래도 살인까지 저지를 여자는 아니야.”


“걔는 미쳤어.”


“아직 당신 말을 100% 믿을 수도 없는 거고...”


“이세진이 너한테 했던 행동들을 생각해봐.”


“하지만.”


“정말 아닐 거라고 생각해?”



세진과 함께 있을 때의 기억들을 떠올려 본다.



수면 시계를 손에 넣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클럽에서 마주치게 된 세진.




“우리가 30년 전에 스마트폰이 나올 줄 알았었나요? 수백 년 전에는 SNS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이 너무나도 쉽게 소통할 수 있을 것을 알았을까요? 항상 처음은 원래 다 그래요. 수면 시계도 마찬가지 일거구요.




시계에 대한 인정.




“음 그럼... 저랑 해요!”


“예. 예???!?!? 뭐라구요?!??!?”


“저랑 하.자.구.요. 키.스!!”




우연이라 믿었지만 사실 기부 수준에 가까웠던 키스 제공. 결국 세진에 의해 미션 해결.




“저 사실 이제 수면 시계 그만 사용하려 구요.”


“아니, 갑자기 왜요?”


“계속 이런 도구에 의존한다는 것이 무섭기도 하고... 또 세진씨 만난 뒤로는 불면증이 좀 나아진 것 같아서요.”


“아... 그렇군요...”




수면 시계를 그만 사용한다고 했을 때 세진의 실망스러웠던 목소리. 곧이어 아현병원 미션이 등장했을 때 불안감이 묘하게 섞여 있는 듯 알 수 없었던 표정.




“전에 이거 미션 넘길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 시계, 잠깐 저 좀 보여주세요.”


“현재씨, 제가 해냈어요!!!”




우연이라 치기에는 꽤나 능숙했던 세진의 손놀림.




[중안일보 한방만 기자를 찾아가세요.]


“이런 씨ㅂ...”




한방만 기자를 찾아가라는 미션에 그녀의 입에서 나왔던 욕. 그리고 기자님을 만나는 당일, 갑자기 쓰러져버렸던 세진.



“세진씨. 제가 아는 세진씨 맞죠?”


“어머, 여긴 어떻게...”



빠아아아앙!!!!!


퍼억-




결정적으로 며칠 전 경호원들에 둘러싸인 세진을 불렀을 때 때에 맞추어 나에게 달려들었던 자동차.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나. 강현재.



모든 것이 철저한 계획으로부터 파생된 일. 이런 장기적이고 세밀한 계획이었다면 방해물을 제거하는 것도 충분히 납득 가능한 일.



고로 맘만 먹으면 살인도 가능할 것.

특히나 거물급이라면...




“이제야 정신 좀 차렸 나봐?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표정인데.”


“그래도 나 그 시간 동안 행복했었는데.”


“거짓된 행복이야.”


“뼈 때리네.”


“만약 그때 정말 행복하기만 했었다면, 당신의 불면증은 이미 치유되고도 남았을 거야.”


“행복한 감정이 불면증을 치료한다는 말이야?”


“그래, 맞아. 불면의 원인은 일종의 우울감이나 스트레스로부터 비롯되는 경우가 많아. 안정되고 행복한 감정은 부정적인 감정을 상쇄시켜주지.”


“하지만 난 그때 정말 행복했어.”


“행복인 줄 알았겠지. 그치만 그 안 어딘가 분명 인지하지 못할 부정적인 감정이 숨어있었을 거야. 잘 생각해봐. 강현재씨가 정말 뼛속까지 행복했나.”



딱 일주일.

딱 일주일은 정말 행복했다. 그러나 그 후로는 불안과 의심이 따라다녔다. 항상 어디 나사 하나가 빠져 있는 것처럼 찜찜한 감정을 지울 수 없었다.


세연의 말이 맞다.

나는 진정으로 행복했다고 확신할 수 없다.


살면서 진정으로 행복했던 적이 있었던가?


나 강현재는 그런 사람이었다.

행복이라는 감정을 착각하기에 충분한 사람.



“아 몰라 몰라 몰라~!!!”



괜히 생각하니까 머리만 아프다.



“이철 박사가 죽고 세진이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출시하려고 했어. 그래서 중안일보 한방만 기자와 접촉했지.”


“그게 기자가 나한테 보냈던 기사.”


“맞아. 다행히 언론사 쪽에서 나한테 먼저 연락이 왔고 기사화되는 것을 내가 막아버렸어.”


“그래서 이세진이 너도 죽여버렸고?”


“내가 교통사고를 당했던 건 순전히 우연이었어.”


“그래도 동생이라고 편드네.”


“그런 거 아니야. 그 사고에 대해서는 나도 충분히 알아봤다고. 영혼의 몸으로.”


“하긴. 비밀 수사하기에는 이 영혼의 몸이 딱이지.”


“그렇게 내가 사고를 당한 후에는...”




*** 1년 전



“여보... 우리 세연이 왜 아직도 안 깨어나는 걸까요... 흐흑.”


“국내 제일 유명한 의사들을 붙여 놨으니 너무 걱정하지 맙시다.”


“그래도 벌써 한 달이 넘었는데... 사고 당시에는 분명 금방 회복될 거라고 했잖아요...”


“... 일단 기다려봅시다. 세진아.”


“예, 회장님.”


“집에서는 아버지라고 부르거라.”


“예 아버지.”


“신제품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느냐.”


“새로운 전문가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세진아. 이번 건은 그냥 포기하자꾸나.”


“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 저 성공시킬 수 있어요!!!”


“우리 세연이가 그렇게 반대했었는데... 게다가 이철 박사까지 죽어버린 마당에...”


“아버지 이렇게 쉽게 포기하시는 분 아니셨잖아요!!!”


“세진아. 지금 애비한테 말대꾸하는 것이냐!!!”


“죄송합니다. 아버지.”


“여보, 너무 그러지 말아요.”


“세연이 이렇게 되면서 나도 생각이 많아졌다. 세연이 말대로... 세상에 해가 되는 물건은 회사에도 해가 될 거다.”


“하지만... 부작용은 없애면 되는 거잖아요!”


“그 분야의 전문가 이철이 안 된다고 했으면 불가능한 게 맞겠지.”


“이철 박사가 권위자인 것은 맞지만 권위자의 말이 항상 맞는 건 아닙니다.”


“그럼 대안이라도 있느냐?”


“제가 부작용 없는 수면 시계를 만들어내면 어떡하실 겁니까?”


“정말 그게 가능하다면 야 우리 회사의 위상은 더 높아지겠지.”


“그거, 제가 책임지고 해내겠다고요. 제발 저 좀 믿어주세요. 아버지.”


“그렇게 니 뜻이 확고하다면... 좋다. 대신 회사에 해가 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돼.”


“예 아버지. 그럼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2층에 있는 자신의 방에 들어가다 말고 거실에 두고 온 가방이 생각나 돌아서는 세진. 그 때 세진 부모의 대화가 들려온다.



“요즘 세진이까지 마음이 불안한가 봐요...”


“흠... 이제 나도 곧 은퇴할 나이가 되었는데...”


“그러면 우선 세진이한테 맡기는 건 어때요? 당신 수술 더 미루면 안 돼요. 당신까지 없으면 나 못 살아.”


“세진이는 안돼!!!"


“세진이도 능력 있어요 여보.”


“그래도 그건 안돼!!! 세진이는 하루 빨리 경영에서 손 떼고 하고 싶은거나 하면서 살라고 해. 세연이 분명 곧 깨어날 거야.”


“으흐흑. 세연아...”



어머니 아버지가 대화하시는 목소리가 들린다. 아버지는 여전히 세진에게 회사를 물려주실 생각이 없다. 차녀라는 이유로.


뚜루루루-



“예, 부사장님.”


“수면제 계속 투여하고 있죠?”


“예. 부사장님 지시대로 깨어나지 않을 만큼, 그러나 죽지는 않을 만큼만 투여하고 있습니다.”


“실수하시면 안 돼요. 아시죠? 그래도 내 언닌데. 죽어버리면 안 되죠.”


“예. 이 병실은 저와 믿을 만한 부하직원 한 명 외에는 아무도 출입하지 못합니다. 실수는 없습니다.”


“그럼 믿고 다음에 다시 통화하죠.”


“예, 들어가십시오.”



언니가 사고 난 후 일주일 동안 깨어나지 않았다.

그때 나는 생각했다.


만약 언니가 계속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건 신이 나에게 주신 마지막 선물이다.



“언니... 아직은 깨어날 때가 아니야. 한숨 더 푹 자고 나면... 세상이 바뀌어 있을 거야.”




***



“그렇게 된 거구만. 참 이세연 너도 기구한 인생이다.”


“불쌍한 취급하지 마. 내가 잠깐 상황이 이래서 그렇지 니가 불쌍하다고 취급할 만한 사람은 아니야.”


“그래. 아무튼 이세진이 이철 박사를 죽였다 쳐. 근데 이철 박사가 없으면 신제품 개발도 물거품 되는 거 아니야?”


“그렇지. 하지만 그를 대체할 사람이 딱 1명 있었어.”


“그게 누군데?”


“김혜성 박사.”


“뭐?!?!?! 나한테 수면 시계 줬던 그 아저씨 말이야?”


“응. 수면학의 또 다른 권위자이자 최면학의 국내 최고 권위자.”


“최면학...?! 그래. 그 사람 좀 수상했어!!!”



기억난다.

며칠 전 김혜성박사를 만나러 그의 병원에 갔을 때 눈에 띄던 그의 이력.

최면학.



“수면 시계를 처음 받았을 때.”


“노랫소리가 들렸어. 그 노래 때문에 최면에 걸린거야.”


“그래도 완전 바보는 아니네. 김혜성이 자주 사용하는 최면 요법이었지.”


“안 그래도 그거 때문에 영찝찝했는데 그 날 김혜성 박사는 만나지도 못하고. 아오 어쩐지. 내가 누구 말에 쉽게 넘어가는 사람이 아닌데. 아오~!”


“그럼 뭐해 최면에는 쉽게 넘어갔는데.”


“그건 그 사람이 실력자라며. 아무튼 아오...”



띠리리리링-



전화...?



“영혼은 전화 못 받지?”


“당연한 걸 물어?”


“모르는 번호긴 한데...”



30초간 더 울리다가 끊긴다.

그리고 화면에 뜨는 문자 메시지.



[레인 파인다이닝입니다. 7시에 두 자리 예약하셨는데 안 오셔서 연락 드립니다. 스케줄 변경 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며칠 전 세진과 가려고 예약해둔 식당.

현타오네. 정말.



“이세진은 도대체 나에게 왜 접근한 걸까... 연구가 목적이라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을 것 같은데.”


“김혜성은 이세진에게 마지막 남은 동아줄이었어. 아마 강현재씨가 교통사고 당하고 이세진 부사장실에 찾아갔을 때 대충 듣긴 했을 텐데.”




*** 김혜성의 연구실



“언제까지 내가 이 짓을 해야 돼요? 귀찮아 죽겠네.”


“처음 나한테 연구를 부탁했을 때 내 중독성에 관한 연구를 지원해 준다고 말했던 게 당신이었어~”


“그니까. 거기에 왜 내가 직접 참여해야 하는 거냐고.”


“흠... 그게 내 조건이었으니까?”


“아는 거 좀 많다고 삼일전자 부사장한테 갑질을 하다니.”


“계약서가 있는데 갑질은 아니지~”


“적당히 하세요 진짜.”


“아... 내가 말 안 들으면 나를 죽여버리려나? 이철 박사처럼...”


“무슨 소리예요. 내가 죽인 거 아니에요!!!”


“허허허. 근데 사실 이거는 나만을 위한 일이 아니야.”


“영감탱이. 또 무슨 말로 나를 홀리려고.”


“이세연 부사장님이 그렇게 되면서 수면 시계 개발에 대한 반대 세력이 더 거세졌어.”


“그런 거 정도는 나도 이미 알고 있어요.”


“오래 사용해도 안전하다는 사실에 대한 입증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라고. 그래서 피험자가 시계를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옆에서 컨트롤해야 하는 거고.”


“알겠어 알겠다구요. 대신 진짜 꼭 성공시켜야 해요.”



***



꼬르르르르륵-


...?



우루루 쾅쾅.


...??



“배가 고픈 거야 똥이야. 둘 중 하나만 하던가.”



그러고 보니 이렇게 된 후로 먹지도 싸지도 못했다. 갑자기 두 가지 고통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어휴 진짜 이 머저리.”


“이 상태로 뭘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어떡해...”



아저씨를 쳐다보는 세연.

끄덕이는 해국 아저씨.



“가자. 따라와.”




***



어떻게 여기에 오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잠시 눈을 감았다 떴더니

눈 앞에 펼쳐진 억 소리나는 광경.



“우와 이게 다 뭐래...!!!”




수면시계는 매일 오후 11:30 에 업데이트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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