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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력(取力)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 속 캐릭터가 동기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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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력(取力)
작품등록일 :
2024.08.14 14:11
최근연재일 :
2024.08.27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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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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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DUMMY

#15.



이른 아침에 내가 찾아간 곳은 은평구에 위치한 한 포탈이다.

정확하게는 구산동 마을 공원이라고 작은 공원에 생긴 포탈로 등급은 최하급이자 D등급으로 측정된 곳이다.


이곳에 서식하는 몬스터는 두 종류다.

하나는 중형견 크기만 한 거대 쥐가 무리를 이루고 있으며, 크기 30cm짜리 공 벌레가 사방에 기어 다니는 하나의 거대한 동굴이다.

최하급 중에 최하급으로 취급받는 두 몬스터다.


“와라.”


그중 가장 먼저 만난 것은 거대 쥐다.

일반적인 쥐 똑같이 바닥을 기어 다닐 때는 네발로 다니나 전투가 시작되면 양발을 들어 이족 보행을 하는 거대 쥐다.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이용해 달려들어 공격한다.

겉으로 보기에도 위협적이고 발톱과 이빨에서 느껴지는 예리함에 등줄기가 서늘해지게 만든다.

그런 놈을 향해 창을 앞으로 내밀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창은 특별한 것은 아니다.

아카데미 시절 보급으로 받았던 녀석이고 나름 좋은 소재로 만들어진 창으로 어지간한 시중에 파는 기본 창보다는 훨씬 튼튼하고 가벼운 창이다. 특히 창대의 소재가 포탈에서만 구할 수 있는 나무로 만들었는데, 특유의 탄력성이 좋아 창을 다루는 초보라 할지라도 손에 감기는 느낌을 주게 하는 물건이다.


‘이걸 다시 꺼내 들 줄이야.’


아카데미 시절에는 창보다는 검을 선호했다.

아무래도 창이라는 무기의 한계라기보단 다방면 성으로 검이 훨씬 편했기 때문이다. 절삭력 면에서 창보다는 검이 우세하고, 남아 있는 다른 한 손에 방패를 쥐는 것으로 안전성을 올릴 수도 있다는 것도 한몫한다. 거기에 방패는 공격하는 용도로도 쓰일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창보다는 검이 훨씬 효율성이 좋아 자주 애용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차근차근 계단을 밟고 올라서야 하는 입장이다.

물론 그동안 꾸준하게 짐꾼 활동을 하면서 몸을 움직이며 체력 관리를 해왔다곤 하나, 뒤에서 몬스터 사체나 뒤적거리는 것과 직접 몸을 쓰면서 움직이는 것은 다른 일이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것이 창인데, 이건 첫 번째 이유고 두 번째 이유로는 스킬의 덕을 보기 위함이다.


지금 스킬창에 등록되어 있는 양가창술이다.

이걸 적극 이용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금 내가 유일하게 다니고 있는 도장이 창술 도장이다.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기왕 배우는 거 확실하게 익혀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은 물론, 그걸 내 캐릭터에 넘겨주고 싶은 욕심도 있다.


나도 성장하고 캐릭터도 성장하고.

캐릭터도 성장하고 나도 성장하고.


이만큼 좋은 게 어디 있겠느냐 이 말이다.

홀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거대 쥐가 드디어 달려들었다.


“찌찍!”


동굴 멀리서부터 달려오던 거대 쥐 중 가장 큰 녀석이 순식간에 내게 다가와 두 다리를 번쩍 들고는 탄력을 이용해 주둥이를 벌리고 날카로운 이빨을 내밀었다.

정면에서 뻔하게 들어오는 공격, 하지만 문제는 거대 쥐가 혼자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증거로 바로 뒤에 바짝 붙어서 달려오는 두 마리의 거대 쥐를 볼 수 있다. 그냥 창을 찔러 죽이기엔 다음 공격을 대비해야 할 것 같은 상황이다.


“그럴 필요가 없지! 찰!”


내뻗은 창이 나를 물어뜯기 위해 벌리고 있는 주둥이 빠르게 찌르곤 회수되었다. 그저 생체기나 다름없는 수준의 공격, 고작 이런 공격으로 충분하냐 싶겠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눈앞에 거대 쥐는 최하급 중에서도 최하급의 몬스터. 작은 상처에도 금방 고통에 몸부림친다.


“찌익!”


그 사이 좌측에서 먼저 달려들었다.

발톱을 세우고 가속력을 이용한 돌진 공격, 맨몸이나 다름업는 나에게는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 있는 공격이 될 수 있겠지만, 창을 휘둘렀다. 밖에서 안으로 창을 돌리는 나창의 묘리로 공격을 슬쩍 흘린 다음, 벽을 향해 밀쳤다. 쿵 하는 소리가 들려오자 그제야 달려드는 마지막 놈을 향해 그대로 창을 내질렀다.


“합!”


창을 끝까지 내지르는 강력한 일격.

그저 찰창이라는 기술을 극한으로 끌어 올려 내지르는 일격은 깔끔하게 몸통을 꿰뚫어버렸다. 일격에 죽었다는 것을 증명하듯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리곤 빠르게 바닥을 향해 두 번 찔렀다.


푹-! 푹-!


주둥이에서 피를 흘리는 거대 쥐의 숨통과 벽에 부딪친 충격에 움직이지 못하는 거대 쥐의 숨통을 끊었다.


“후아.”


불과 3분도 걸리지 않은 시간.

순간의 집중력과 격한 움직임에 몸에서 반응이 왔다. 그 기분은 낯설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기분이 좋다는 듯 고양되는 두근거리는 심장은 물론이고, 전신에 활기가 도는 듯 후끈 달아올랐다.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갔다고 해야 할까? 아카데미 다니며 최고의 각성자가 되겠다는 부푼 꿈을 꾸던 시절이 떠올랐다.


두 다리에 힘을 주었다.

그리곤 망설임 없이 한쪽 벽을 향해 창을 내질렀다.


투둑, 퍽-!


창 끝으로 누런 진액이 흘러 내려왔다.

벽에 붙어서 기어 다니며 언제든 달려들 준비를 하고 있던 공벌레를 사냥한 것이다.

창을 휘둘러 진액을 털어냈다.

그리곤 거대 쥐의 사체를 바라보며 품 안에 있던 도축용 칼을 꺼내 들었다. 손때가 많이 묻어 있는 칼이자, 짐꾼으로 활동할 때도 내 개인 물품으로 사용하던 녀석이라 꼬질꼬질한 것 같아 보여도 새파랗게 서 있는 날이다.


“도축.”


스킬을 발동하자 거대 쥐를 어떻게 도축하면 좋을지 가이드 선이 그려졌다.

사실 거대 쥐의 부산물 중에서 쓸모 있는 것이라 해봐야 주둥이에 달려 있는 이빨이 전부다. 발톱도 가공해 쓰자면 쓴다곤 하나, 내구도가 그리 좋지 않아 화살촉으로 가공되어 쓰기도 하지만, 그것도 아주 초창기 시절에나 쓰던 용도다.

결국 남은 것은 이빨 정도였고, 그마저 몸속에 마정석을 품고 있다면 큰 수확이라 할 수 있었다.


“오, 처음부터 럭키네?”


놀랍게도 세 마리 중 가장 마지막에 죽은 녀석의 품속에 마정석이 나왔다.

손톱 크기만 한 마정석이 내 손바닥 위로 올라왔다. 이 작은 거 하나가 십만 원짜리며 지금 내가 사냥을 하러 나오게 된 이유기도 하다.


“그럼 한 번 해볼까?”


주변을 둘러보면 위협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곤 바로 게임을 켜보았다.

워치는 마정석을 이용해 만든 녀석이기에 포탈 안에서도 작동한다. 다만 인터넷이 필요한 것들은 대부분 안 되는데, 게임은 그걸 필요로 하지 않았기에 실행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한 손엔 게임을 다른 한 손엔 마석을 들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 마석을 등록하시겠습니까? Yes or No.


망설임 없이 등록해보았다.

그러자 시스템 창이 주르륵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한눈에 보더라도 알 수 있는 내용이 연이어 올라왔다.


- 마정석을 등록해 10 캐쉬를 얻었습니다.

- 첫 번째 마정석 등록으로 인해 캐쉬 상점이 오픈 되었습니다.

- 일반 등급 캐쉬 상점이 오픈 되었습니다.

- vip등급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100캐쉬를 등록했을 시 등급이 상승합니다.

- 일반 등급의 물품이 열립니다.

1. 임프 1마리 추가 10캐쉬.

2. 특별한 임프 1마리 추가 30캐쉬.

3. 임프 토템 100캐쉬.

4. ······.


시스템 창을 확인하곤 일단 첫 번째로 먼저 나온 말은 이거다.


“존나 짜네.”


다름 아닌 마석 하나가 겨우 10 캐쉬라는 점이다.

십만 원이 10 캐쉬가 되는 기적, 아무리 유저를 호구로 취급하는 수많은 모바일 게임과 비교를 하더라도 이보다 짜게 주진 않았다.

최하급이 고작 10 캐쉬인데 하급이나 중급이 얼마나 줄지 몰라도 일단 기대가 팍 식어버린다. 그것뿐이더냐? 지금 던전에서 얻어봐야 겨우 최하급 마정석이다. 평균 공략 시간이 1시간이 안 되는 곳이며 평균 3~5개 나온다는 것을 생각하면 임프 한 마리를 추가하는데 무조건 포탈 한 번은 클리어 해야 한다는 거다.


“그래도 놀라운건 임프를 밖에서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는 거네.”


거점 밖은 위험하다.

아니 정확하게는 이불 밖은 위험한 법이다. 한때 이승탈출 넘버원이라는 TV프로만 보더라도 이불 밖을 벗어나면 사방팔방 언제 어디서 죽게 될지 모를 정도로 위험한 것이 세상 밖이라는 거다. 이건 현실 세계만 해도 그런데 게임 속 세상의 경우 밖에 조금만 나서도 몬스터가 달려드는 더욱 위험한 세상이 아닌가? 그런 곳에서 주민을 추가하기 위해 밖을 나가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걸 해결할 방법이 떡 하니 나타났으니 오히려 좋은 일이다.


“거기에 토템은 또 괜찮네.”


100캐쉬나 하는 물건.

이는 거점에 세워두면 일정 시간이 경과할 때마다 임프가 거점을 찾아오게 만들어주는 물건이다. 그것도 적대적인 존재가 아닌 무조건 거점의 주민이 되기 위해 찾아오는 녀석이다. 당장 이것만 세워둬도 거점에 주민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는 것이 아닌가?


“근데 그걸··· 하······.”


문제는 여기서 얻을 수 있는 마정석의 양이 터무니도 없다는 것.

남은 것은 무엇인가? 하나는 이곳에서 미친 듯이 포탈을 반복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위험을 조금 감수하더라도 마정석이 잘 나오는 곳으로 이동한다는 거다.


사실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마정석이 잘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돈이 된다는 소리다. 그런 곳은 대부분 예약이 걸려 있는 것은 물론이고, 특정 길드 혹은 파티가 주력으로 그곳에서 사냥하다는 소리다.

지금 내가 무작정 가고 싶다고 해도 갈 수가 없다는 소리다.


여기서 하나 드는 생각이 있을 거다.

세상의 포탈은 어떻게 유지되고 있느냐고 말이다.


포탈이 등장하는 것은 랜덤이다.

다만 첫 등장시에 몬스터를 쏟아내고, 그 뒤로는 일정 시간 동안 몬스터가 나오지 않다가 다시 쏟아내는 형태다.

그렇기에 헌터들은 포탈이 생성되고 몬스터가 튀어나오기 전까지 현장에 도착해 대비를 하고, 그때 상대했던 몬스터의 데이트를 얻어 그걸 토대로 포탈 안으로 진입한다.

거기서 첫 번째 클리어를 마치고 나면 포탈은 더 이상 몬스터를 쏟아내지 않는 대신 그 자리에 존재하게 된다.


자, 그럼 포탈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그곳에 남아 있느냐? 그건 또 아니다.

세계 각국에는 포탈이 나타난 만큼 사라진 곳도 많다. 다만 문제는 그 조건을 그 누구도 모른다는 거다. 어떤 곳은 처음 클리어 했을 때 사라지는 곳도 있었고, 어떤 곳에는 벌서 천 번이 넘는 횟수를 반복했음에도 멀쩡히 존재하기도 했다.

각성자 협회는 물론이고, 아직 수많은 헌터들이 포탈을 지우는 방법에 한창 연구 중인 것이 지금의 세상이다.


어쨌든.

결론으로 돌아오자면 포탈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진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소리. 그러니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결국 첫 번째 선택이 뿐이다.


“존나게 돌아야겠네.”


평균 클리어 타임이 1시간이라고 한다.

이건 협회에서 내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것이다. 빠르게 끝내면 더 빨리 끝낼 수 있고, 늦게 한다면 더 늦게 할 수도 있다는 거다.

최대한 빠르게 던전을 클리어하고, 계속해서 반복하다 보면 한 번에 2개의 마석을 얻는다고 해도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법이다.


“들러붙는 화염.”


손에 화염의 불타올랐다.

그걸 망설임 없이 앞으로 던졌고, 펑하는 소리와 함께 그곳에 공벌레가 불에 타면서 몸부림치고 있었다. 벌레가 타는 특유의 냄새가 코끝을 스쳤고, 얼마가지 않아 완전히 새카만 재로 변했다.


“그럼 한번 달려보자고.”


작정하고 던전을 돌아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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