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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력(取力)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 속 캐릭터가 동기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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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력(取力)
작품등록일 :
2024.08.14 14:11
최근연재일 :
2024.08.27 22:42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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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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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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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02

DUMMY

#02.


“끼끼엑!”


눈앞의 머리통 하나 더 큰 임프가 지랄한다.

그리곤 몽둥이를 들고선 휙휙 휘두르는 것이 눈에 보인다.

마치 몽둥이에 처맞기 싫으면 얼른 꺼지라는 듯 힘을 과시한다.


그 모습만 보자면 당연히 위협적이다.

얼마나 무서우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꽤 무섭다.

대충 보이는 것만으로도 나보다 레벨은 높아 보이는 임프다. 거기에 머리통도 하나의 차이면 종자부터가 나랑 다르지 않을까 싶다.


그 증거로 내 캐릭터가 미세하게 떨고 있다.

살짝 겁에 질린 듯한 모습, 거기에 뭔가 위축되는 듯 움츠러드는 듯한 몸이다.


‘상위 종족이라 이거지?’


원초적인 본능으로 밀려오는 공포인 듯한데, 사실 그건 내 캐릭터에나 해당하는 일이다.

그 캐릭터를 움직이는 것은 바로 나고, 임프 정도야 사실 큰 문제가 아니다.


스윽.


나는 지금까지 주워왔던 나뭇가지 중에서 가장 튼튼하고 굵은 녀석으로 들었다.

그립감이 죽여주는 것이 중학생 때까지만 해도 부산 자이언츠의 거포 타자가 되어 팀의 우승을 이끌어내며 오랜 팬이셨던 부모님의 꿈을 들어주기 위해 노력하던 시절이 떠올랐다.


“끼끼엑!”


그런 내 모습이 마음에 안 들어서 일까?

눈앞의 임프가 더욱 화를 냈다. 그것도 모자라 아까부터 휘두르던 몽둥이에서 아까보다 더 강렬한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움찔하고 떠는 몸을 움직였다.

문제없다. 그저 침착하게 대응하면 될 뿐이다.

게임으로 치면 이곳은 아직 튜토리얼 지역일 뿐, 그러니 충분히 잡을 수 있는 녀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나뭇가지를 무기로 쥐니 그 떨림이 조금씩 가라앉았다.


저벅.


캐릭터를 앞으로 한발 움직였다.

이쯤 되니 그저 위협으로 안 된다는 것을 느낀 것인지 머리통 하나 더 큰 임프도 몽둥이를 고쳐 잡았다.


저벅.


또 다시 한걸음 먼저 움직인 내 캐릭터고, 그에 맞춰 적도 한걸음 움직였다.

천천히 마주하며 걷던 우리가 어느 순간이 되자 동시에 두 다리를 박차고 뛰기 시작했다.


“끼엑!”


적 임프의 입에서 거친 소리가 나왔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확실히 머리통 하나 큰 차이가 느껴졌다. 내 캐릭터보다 훨씬 빠르게 달리는 것은 물론이고, 뻗어오는 팔의 길이 또한 훨씬 길었다.

서둘러 머리를 숙였다.


부웅-!


횡으로 휘둘러진 몽둥이가 허공을 갈랐다.

너무나도 뻔히 보이는 머리를 노리는 공격이라 그저 머리를 숙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와 동시에 눈앞에 보이는 옆구리를 향해 캐릭터를 움직였다.


‘팔은 유연하게! 손목은 부드럽게! 악력은 강하게!’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를 노리고 들어오는 밋밋한 포심을 노리듯 나뭇가지를 휘둘렀다.


짜악-!


배트로 공을 때렸을 때와는 전혀 다른 소리가 들려온다.

아무래도 나뭇가지 중에서 가장 굵은 녀석을 골랐다곤 하나, 얇은 녀석이다. 몽둥이라기보단 회초리에서 나는 소리와 함께 적 임프의 옆구리에서 붉은 선혈과 함께 핏방울이 튀었다.


“끼기엑!”


고통에 몸부림치듯 소리쳤다.


아마 지금 이 순간이 UFC 중계라면 이러지 않을까?

큰 임프의 공격, 하지만 그걸 가볍게 피하고는 작은 임프의 카운터! 멋지게 들어갔어요!

그와 동시에 관중석에서 커다란 함성이 들려왔을 것이다.

하지면 중계석에선 바로 이 말을 이어질 것이다.

아! 하지만 체급 차이가 확실하게 느껴지네요. 아무렇지 않게 다시 반격을 이어가는 큰 임프입니다!


분명 느껴지는 고통에 몸을 움츠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붉은 선혈이 몸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는 큰 임프나, 고통보다는 분노에 휩싸인 눈빛이 몸을 움직이는 듯하다.

이번에는 횡이 아닌 명백히 머리통을 노리고 있다는 종으로 휘둘러지는 몽둥이를 볼 수 있었다.


서둘러 몸을 날려 바닥을 굴렀다.

한 바퀴, 두 바퀴를 넘어서 세 바퀴나 구르고 나서야 벌떡 일으켜 세웠고, 그와 동시에 날개를 쫙 펼치는 것으로 무게 중심을 붙잡았다.


그러자 큰 임프놈이 그대로 날개를 활짝 펼치고는 허공으로 박차 올랐다.

안 그래도 나보다 덩치가 큰 녀석인데 날개까지 펼치니 더욱 위협적이다. 그것도 모자라 허공에 떠오른 상대로 정면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그대로 입을 오물오물거리더니 망설이지 않고 불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슈유육-!


강렬한 불길이 단숨에 내가 있는 곳을 향해 덮쳐왔다.

내가 뿜어내는 불길이 토치로 뿜어내는 불길이라면 큰 임프가 뿜어내는 불길은 화염 방사기 수준이다. 바닥에서 도망치더라도 저 불길을 전부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 거기에 지속시간이 더 길어진다면 주변을 모두 불태워버리고도 남을 정도의 위력이다.


일단 다급하게 하늘 위로 점프했다.

거기에 날개 뼈에 힘을 준다 생각하면서 날개를 펄럭이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허공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와······.”


순간 내 입에선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허공에 떠오른 내게 보이는 주변 풍경이다.

황무지와 숲, 그리고 산으로 둘러싸인 이곳이다. 현대 사회에선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자연광경이라고 해야 할까? 거기에 하늘은 보랏빛으로 물들어 있는 것이 신비롭다는 기분이 절로 들 수밖에 없는 모습이었다.


‘아차, 이럴 시간이 없지.’


생각해보면 아직 전투 중이라는 것.

주변을 지켜볼 겨를 따위 없는 것이 정상이다. 그 증거로 입에서 뿜어내던 불길은 없어지고 대신 흉흉한 얼굴로 손에 쥐고 있는 몽둥이를 단단히 붙잡고 나를 향해 날아오르는 임프를 볼 수 있었다.


사실 끽해봐야 3미터 정도 되는 높이다 보니 금방 내게 달라붙었다.

하지만 이미 그에 대한 대비를 마친 상황, 이번에는 날개를 펄럭이던 것을 멈췄다. 이곳에도 중력의 법칙이 통하듯 순식간에 바닥으로 추락하기 시작했고, 이번에도 역시나 허공에 몽둥이를 휘두른 큰 임프다.


“끼엑! 끼엑!”


그래도 이번에는 바로 따라붙을 것을 생각했는지, 그대로 공중에서 방향을 꺾어 이쪽으로 달려드는 큰 임프다.

그런 녀석을 향해서 나는 기다리고 있다는 듯 그대로 입을 오물오물거리다가 그대로 정면을 향해 뿜었다.


‘불 뿜기!’


비록 큰 임프 마냥 불줄기를 뿜어내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나를 노리고 정면으로 들어오는 임프를 못 맞출 정도는 아니다.


“꾸엑?!”


추락하듯 달려드는 중에 정면에 뻗어오는 불길에 화들짝 놀라 했다.

이미 피하기에는 너무 늦은 상황에 정면으로 불길을 얼굴로 뒤집어썼다. 게임이라 비록 후각을 느낄 순 없겠지만, 아마 그리 좋은 냄새가 풍기진 않을 거다.

아무 향도 맡을 수 없는 후각을 대신해 두 눈으로 똑똑히 볼 수 있는 장면이 만들어졌다.


콰앙-!


그대로 추락해버린 큰 임프가 바닥에 꼬꾸라졌다.

얼굴에 뒤집어쓴 불길 탓에 발버둥치다가 머리부터 바닥에 떨어졌는지 거꾸로 떨어진 모습이다. 다음으로 몸통이 서서히 바닥으로 무너지기 시작하는데,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듯 조금씩 떨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인 만큼 빠르게 접근해 일격을 날려 죽여야 하지만, 말하지 않았던가? 나 또한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고 말이다.


쿵-!


그나마 다행이라면 머리부터 떨어진 게 아니라 다리부터 떨어졌다는 것, 그래도 충격이 꽤 있다는 것을 증명하듯 부르르 떠는 내 캐릭터다.

그럼에도 일단 죽이고 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캐릭터를 움직이자 쩔뚝거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눈앞에 시스템 창이 반응했다.


상태 : 탈진, 발목염좌.


꼴을 보아하니 하늘을 향해 박차고 날아오는 탓에 나오는 탈진과 바닥에 떨어지면서 얻은 발목염좌까지 두 개의 디버프를 받게 되었다.

덕분에 벌써 도착해야 할 거리를 시간을 더 들여 도착했다.


‘잘 가라.’


바닥에 떨어져 있는 몽둥이를 들어 올렸다.

비록 두 개의 상태 이상 디버프가 걸린 상황이라곤 하나, 움직이지 못하는 상대로 내가 당할 리가 없다는 거다.


퍼억-!


정확하게 머리통을 노린 몽둥이가 피로 물들었고, 완전히 목이 꺾여버린 임프였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는 듯한 메시지가 눈앞에 떠올랐다.


- 자신보다 상위 종족을 쓰러뜨렸습니다.

- 특수 조건 중 하나를 충족했습니다.

- 자신보다 레벨이 높은 상대를 쓰러뜨렸습니다.

- 추가 경험치를 얻습니다.

- 레벨이 올랐습니다.

- 레벨이 올랐습니다.

- 레벨이 올랐습니다.

- 레벨이 올랐습니다.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다.


*


강력한 적을 상대로 승리한 보상은 달콤했다.

일단 레벨이 올라가면서 상태 이상이자 부상당했던 것이 전부 회복되었다.

쩔뚝이던 걸음이 편하게 걸을 수 있었고, 방금까지 잠시도 날지 못했던 기력이 돌아와 조금이라도 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죽은 임프는 아주 잘 써먹었다.


‘도축.’


스킬 한방에 깔끔하게 도축되었다.

정말이지 부럽다 못해 배가 너무나도 아플 정도다.

내가 짐꾼으로 일할 때 몬스터를 도축할 때는 정말이지 욕설밖에 안 나온다.

보통 몬스터는 대부분 근육질의 몸을 가지고 있다. 질기다 못해 제대로 썰리지도 않는 가죽을 힘으로 벗겨 내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도구를 동원해도 송곳니를 뽑는데 네다섯 명이 달라붙어야 한다.

그것뿐이더냐? 마정석을 찾기 위해서는 각종 장기 속을 뒤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며 심하게는 머릿속까지 뒤져야 한다.

번거롭다 못해 역겨운 짓을 해야 하는 현실의 나와 다르게 게임 캐릭터는 스킬 한방으로 그게 해결이 된다.

어찌 안 부럽겠는가? 아마 조선 팔도 짐꾼들에게 다 물어보면 다들 하나같이 부러워할 스킬이다.


아무튼,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임프를 도축하고 얻은 전리품은 두 개다.

죽이기 전에 얻은 몽둥이와 죽이고 난 다음에 얻은 가죽이다.

나뭇가지는 주변에 널려 있었으니 퀘스트를 완료하는데 문제가 없다.


- 마신석을 사용했습니다.

- 거점 지역을 확보했습니다.

- 재료가 수급 되었습니다.

- 거점이 생성되었습니다.

- 보상이 지급됩니다.


과연 보상이 무엇일까 싶어서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니 한참이 지나고서야 시스템 창에 떠올랐다.


- 보상으로 직업과 스킬, 레벨이 현실로 계승됩니다.

- 현실과 동기화가 완료 되었습니다.


어 이게 무슨 소리야?

나도 모르게 스마트 워치에서 시선을 떼고 나지막이 육성으로 외쳤다.


“상태창.”


직업 : [지옥 CEO]

레벨 : 5

스킬 : 불뿜기Lv1. 도축Lv1.


이게 뭐야.


*


다음날.


나는 포탈에 들어와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 어김없이 아침부터 걸려온 소장의 전화 때문이다.

거의 사정사정하다시피 애걸하는 것은 물론이고, 의뢰자에서 콕 찍어 나를 고른 것도 있다.

뭐, 내가 성실해서 참 좋다나? 생각해보면 저번에도 날 데려갔다.


‘아니, 시파. 얼굴을 보면 어떻게 안 성실하게 일하겠어?’


험상궂은 얼굴, 거기에 다들 씨름부 출신이라도 되는 것인지 엄청난 덩치를 자랑했다.

거기에 몇몇은 여자 허벅지만 팔뚝을 달고 있었으며, 전신에 덕지덕지 발라둔 뱀 문신은 근육이 꿈틀거릴 때마다 같이 꿈틀거리며 혀를 날름거리는 듯 보였다.


“아저씨들. 여기 처리하쇼.”


거기에 저 무뚝뚝하면서도 살벌한 말투에 눈빛은 또 얼마나 살벌한지 먹잇감을 눈앞에 둔 포식자와 같았다.


어디서 이런 사람이 있겠냐 싶겠지만, 뭐, 대충 짐작되지 않는가?


조폭.


이 사람들은 조폭 출신 헌터들이다.

그것도 은평구에서 알아주는 조폭들도 괜히 찍히기라도 하면 은평구에서 도망치지 않는 이상 살기 힘들어진다니 얌전히 눈 깔고 저들이 시키는 일이나 열심히 하면 된다. 그래서 내가 성실하다고 알려졌지만 말이다.


아무튼.

오늘 내가 도축해야 할 몬스터는 가죽이 질기기로 유명한 헤비 렛이라는 몬스터다.

말 그대로 덩치 큰 쥐인데, 쥐라고 얕보지 마라. 어지간한 성인 하체만 한 녀석에 날카로운 이빨에 팔이라도 물리면 평생 외팔이 신세로 살아야한다.


뭐, 눈앞에 녀석들은 죽은 놈들이라 크게 신경 쓸 필욘 없지만, 도축 칼을 꺼내들고는 평소처럼 헤비 렛의 사체를 벗겨냈다.

놈의 부산물이라곤 질긴 가죽 말곤 별 볼 일 없지만 한 번씩 몸 안에 마정석을 품고 있을지도 모르기에 일일이 내부를 파헤쳐야 한다.

인부들과 다 같이 서로의 몫을 나눠 해체하던 중 문뜩 생각했다.


‘아, 스킬?’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게임 속 캐릭터와 내가 연동되면서 생긴 스킬이 있지 않은가? 그걸 떠올렸고, 헤비 렛의 사체를 눈앞에 두고 사용했다.


‘도축.’


그러자 헤비렛의 몸뚱이에 붉은 선이 그려졌고, 도축 칼을 들고 있는 내 손이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푸우욱-!


가죽이 질겨 도축 칼로 쑤신다고 하더라도 쉽게 썰리지 않던 가죽이 무슨 사과 껍질 깎듯 너무나도 손쉽게 썰려갔다.

원래 한 마리당 1분씩 걸리던 해체가 단 10초 만에 끝났다.


“헐······.”


짐꾼에게 있어서 엄청난 스킬이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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