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취력(取力)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 속 캐릭터가 동기화되었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취력(取力)
작품등록일 :
2024.08.14 14:11
최근연재일 :
2024.08.27 22:42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5,426
추천수 :
173
글자수 :
94,344

작성
24.08.18 22:02
조회
286
추천
10
글자
12쪽

08

DUMMY

#08.


양가도장.

은평구에 자리하고 있는 도장으로 유명한 도장은 아니다.


“상위 각성자를 배출하지 못했으니까.”


포탈이 열리면서 세상은 각성자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각성자가 있어야지만 포탈에서 나오는 몬스터를 죽일 수 있었으며, 포탈 안에서 얻은 부산물이 세상을 이끌어가는 귀중한 물품이 되었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장례희망 조사에서 각성자가 1순위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각성의 기회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르는 세상이니 각성자가 되기 위해서 준비를 한다.


무조건 공부만이 전부였던 세상이 이제는 운동과 관련된 학원이 인기를 끌게 되었다.

태권도를 시작으로 유도와 합기도 같은 무술은 기본이고, 무기를 다루는 검도는 가장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거기에 각성자가 익힌 스킬은 남들에게 가르칠 수도 있다.

대충 예로 들자면 A라는 각성자가 스킬로 삼재검법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럼 각성자는 그 검법을 사용해 사냥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스킬 숙련도가 상승하게 될 것이며, 그걸 토대로 남에게 가르치면 된다는 거다.

실제로 A라는 각성자에게 검술을 배워 B라는 사람이 각성했을 때 같은 스킬을 가지고 각성하는 경우가 있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이 아닌 1/100 확률에 가까운 수준이라 운이 상당히 따라야 한다.

이렇다 보니 유명한 각성자 혹은, 제대로 된 스킬을 익힌 자들이 차례로 도장을 열면서 자연스럽게 각성자를 희망하는 이들도 몰려들었다.


“쩝, 다 내가 약해서야.”


양가도장의 주인인 양진철.

C급 각성자로 그가 얻은 직업은 양가 창술의 달인으로 스킬은 양가 창법으로 창을 이용해 적을 쓰러뜨리는 각성자로 각성했다.


그의 재능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C등급이라곤 하나, 창이라는 무기는 근접하는 무기 중에선 길이가 꽤 되기 생존성도 높았고, 그의 기술은 하나하나가 변화무쌍하다 못해 일격필살에 가까운 것들이었기에 어지간한 몬스터는 일격에 죽일 수 있을 정도로 깔끔했다.

거기에 재능도 있었는지 같은 등급의 포털은 무난하게 클리어 할 수 있다 보니 등급보다 좋은 평가와 함께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각성자로 승승장구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으나, 각성자의 삶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등급 외 포탈.

일명 측정된 포탈보다 훨씬 높은 등급의 포탈에 들어가게 됨으로 그를 포함한 서른 명의 인원이 포털에 갇히게 된 사건이 있었다.

모든 인원이 보스 몬스터를 향해 달려들었고, 처절한 전투 끝에 절반에 달하는 인원이 죽고, 남은 인원 중에 또 절반은 반불구가 되어 겨우 클리어 한 포탈이었다.


당시 양진철은 보스 몬스터의 무기를 피하지 못해 왼쪽 허벅지 아래가 잘리는 부상을 입었다.

다행이라면 빠르게 지혈을 한 덕분에 죽진 않았으나, 결국 외발로 살아가야 하는 장애를 달게 되었다.

강한 하체와 양손을 화려하게 움직여야 하는 양가 창술을 쓰지 못하는 탓에 그의 각성자 인생을 끝났고, 대신 이렇게 도장을 차려 후배를 육성하는데 노력 중인 그였다.


하지만 양가 도장 출신 중에서 그 누구도 각성자가 되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도장을 찾는 손님의 발길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현재는 제자도 끊어진 상황이 되었다.

이제는 체력 단련을 목적으로 찾아오는 손님이나, 혹은 다른 창술을 익혔음에도 새로운 창술을 배워봄으로 경험을 쌓기 위한 각성자가 전부였다.


“미안하다. 혜진아.”


유일한 혈육인 여동생에게 미안한 양진철이었다.

자신의 창술을 각성자가 아닌 몸으로 전부 익혀 사용하는 그녀이다.

창술에 재능만 따졌을 때 오히려 양진철을 뛰어 넘는 실력을 가졌으나, 각성자가 되지 못해 이렇게 도장에서 찾아오는 손님을 대상으로 창술을 가르치는 중이었다.


“아니야. 오빠. 그래도 우리 가족이 오빠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으니까.”


양혜진은 올해 25살이다.

양진철과는 10살 차이로 집에서 태어난 막둥이로 부모님과 오빠의 사랑을 받으며 태어난 그녀다.

하지만 포탈이 열린 사건 이후, 부모님의 가계가 휩쓸리면서 크게 다치셨다.

사고 이후 3년간 병원에도 꼼짝없이 지내셔야 했는데, 당시 양진철이 벌어온 돈으로 겨우겨우 생명을 연장할 수 있었다.

결국 하늘나라로 떠나셨지만, 그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양진철과 양혜진이 극진히 모셨기에 두 사람에게 후회는 없었다.

그렇게 남매는 옛 가게가 있던 자리를 대신해 도장을 차렸고, 그렇게 지내고 있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신입 회원이 오셨다고?”

“응. 지금 등록 마쳤고, 옷 갈아입고 계셔.”


비록 다리가 불편해 직접 몸으로 가르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옆에서 참관은 가능했다.

거기에 서류를 비롯한 정리는 그가 담당하기에 프로필을 확인하자 조금 아쉬운 듯한 얼굴을 보였다.


“아이고, 일찍 각성하셨는데··· 하필······.”

“짐꾼으로 활동하는데 얼마 전에 반쯤 살아 있던 몬스터가 덮쳐서 놀라셨다고. 호신용으로 배우고 싶다고 하시더라고.”

“충분히 그럴만하네. PTSD가 와도 이상하지 않으니까.”


실제로 짐꾼 중에 상당수가 PTSD를 앓고 있다.

대부분 각성자들이 제대로 확인을 하지 않은 탓에 일어나는 일인데 법적으로 어떻게 할 방법이 없기에 스스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그분뿐이니까. 기본자세만 잘 잡아드려.”

“응, 오빠는 좀 쉬어.”


그렇게 양혜진이 밖을 나갔다.

꽃다운 나이에 한창 연예해도 모자랄 판국에 이렇게 도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 동생이기에 좀 더 행복한 삶을 살라고 해도 도장 일이 좋다며 있는 동생의 뒷모습이 안타까울 뿐인 양진철이다.

그렇게 서류 작업도 끝내고 잠시 바람도 쐴 겸 밖으로 나갔을 때 양진철은 놀라 했다.


“헐? 저게 된다고?!”


눈앞에 자신의 양가창법이 오늘 처음 온 손님을 통해 펼쳐지고 있었다.

그것도 자신이 전성기 시절에 쓰던 것보다 훨씬 예리하고 화려했으며, 창에 달려 있는 창술은 꽃잎을 그리는 아름답게 흩날리고 있었다.


*


양가 창법.

놀랍게도 양혜진이라는 사범님이 눈앞에서 창술을 직접 보는 순간 뇌리에 각인되는 듯 쭉쭉 흡수했다.

마치 알고 있었던 창술이라도 되는 듯 움직임은 물론이고, 행동, 그리고 이어지는 연결 동작까지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쭉쭉 빨아들였고, 어느 순간 내 눈앞에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 스킬 ‘창술’이 ‘창술(양가창법)Lv1’로 변경되었습니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스킬이 변했다.

내가 직접 해보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마치 각인이 되듯 말이다.

그리곤 시범이 끝나고 난 다음부터 직접 창을 쥐고 움직였다.


기본적인 창술의 자세는 알고 있다.

아카데미 출신이기에 어느 정도 기본적으로 무기를 다루는 방법은 알고 있는데, 창은 란나찰을 기본으로 둔다.

앞으로 찌르는 찰장, 밖에서 안으로 창을 돌려 상대의 무기를 막는 나창, 안에서 밖으로 창을 돌려 무기를 막는 란창. 이 세 가지를 바탕으로 창의 움직임이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그중 양가 창법은 란나찰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무공이라는 것, 오랜만에 쥐는 창이라 조금은 낯선 기분이 들었지만, 금세 자세를 잡을 수 있었다.


“흡!”


란나찰을 빠르게 반복했다.

몸과 창의 움직임에 시간차를 주며 연속 동작을 이루데 란창과 나창시에는 창신이 몸에 붙어서 해야 한다는 것을 떠올렸다.


“헙! 어떻게! 가장 기본이자 가장 힘든 자세를 저렇게 쉽게?!”


양혜진이 옆에서 놀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범이기에 저 기본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는 그녀였기에 나오는 반응이었고, 아카데미에서 배울 때도 항상 강조 되었던 것들이기에 나도 금방 기억할 수 있었다.

점점 창이 익었다고 느껴졌을 때, 바로 다음으로 넘어갔다.


“일합!”


첫 번째 초식이자 강력한 상대의 무기를 나창과 란창 이후 빠르게 상대가 반응하기도 전에 찰장을 뻗는 일격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창끝을 손바닥으로 쥐어 최대한 길게 뻗으며 가지고 있는 힘을 전부 불어넣기에 확실하게 적의 몸을 꿰뚫어 버리는 일격이었다.


곧게 뻗은 창신과 꽃잎이 흩날리는 듯한 창술을 보며 만족하는 순간과 함께 머리가 핑하고 도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순간 너무 과도하게 집중한 탓에 일어나는 흔들림이라는 것을 알았거니와 오랜만에 격하게 몸을 움직였음에 나오는 탓임을 알기에 얌전히 창대를 고쳐 잡으며 숨을 몰아쉬었다.


“후······.”


그렇게 오랜만에 잡은 창과 흘러내는 창술에 옛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려는 찰나 옆에서 커다란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짝짝짝.


사범이라 불렸던 양혜진과 상당히 닮은 남자가 목발에 몸을 기대며 박수와 함께 놀란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호, 혹시 창술과 관련된 각성이라도 하신··· 아닌데 분명 서류에는······.”


횡설수설하는 말로 정신을 못 차리는 남자였다.

순간 비틀거렸는데, 그걸 또 재빠르게 몸을 원상태로 돌리고는 천천히 목발을 짚으며 내게 대가왔다.

그리고는 놀랍다는 얼굴로 바라만 볼 뿐이었다.


“어릴 때 아카데미 생활을 해서 금방 익혔던 것 같습니다.”

“아··· 초기 세대시군요.”


그제야 납득이 되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남자였다.

늦게나마 자신이 여기 관장이자 원래 자신의 스킬을 이곳에서 가르친다는 이야기를 듣고서야 왜 저렇게 흥분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 뒤로는 사범님이 아닌 관장님이 곁에 붙어서 지도해주셨다.

직접 몸으로 보여주는 것은 사범님이 대신 해야 하지만, 옆에서 좀 더 디테일한 설명이 추가되었고, 덕분에 나 또한 그 가르침을 완전히 흡수 할 수 있었다.


- 스킬 창술(양가창법)의 숙련도가 올랐습니다.

- 스킬 창술(양가창법)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달콤한 보상이 너무나도 좋았다.


*


집으로 돌아와 게임을 실행하기 전 내 상태창부터 확인했다.


직업 : [지옥 CEO]

레벨 : 15

스킬 : 불뿜기Lv1. 도축Lv1. 포식Lv1, 불의 표식Lv1, 창술(양가창법)Lv2.


확실히 달라진 상태창이다.

분명 게임을 시작하기 전만해도 내 상태창은 직업도 없고 레벨도 평생 1Lv에 멈춰 있었으며 스킬 또한 없었다.

그런데 게임 하나 시작했다고 이렇게 달라졌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더 놀라운 건 그게 현실에 반영된다는 거지만······.”


게임에서 익힌 것들이 내 현실에 반영되었다.

직업이 생겼으며 레벨도 올릴 수 있거니와 이제는 스킬도 존재한다.

각성자 테스트를 본다면 아마 꽤 주목을 받을 거다. 평생 짐꾼으로 살아가던 사람이 갑자기 직업을 얻었거니와 스킬도 생겼으니 말이다.

이거라면 다시 각성자 등급을 측정하고 자격증을 새로이 발급 받아 포탈에 들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 더 이상 짐꾼이 아니라 당당하게 내 몫을 챙기며 좀 더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거다.


‘거기에 조카 선물도 편하게 살 수 있고.’


지금도 충분히 사줄 수 있지만, 여유를 가지게 되면 달라진다.

이전에는 인형놀이 세트 작은 걸 사주던 것이 풀 세트를 사줄 수 있다는 것이니 말이다. 내가 덜 쓰고 덜 먹더라도 조카에게 최대한 좋은 것, 예쁜 것을 사주고 싶은 삼촌의 마음이 그런 거다.


가볍게 식사 후 느긋하게 앉아 게임을 실행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캐릭터 상태창을 띄웠고, 나는 그 자리에서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종족 : 임프

레벨 : 15업적 : 석기시대

스킬 : 불뿜기Lv1. 도축Lv1. 포식Lv1, 불의 표식Lv1, 불꽃 던지기Lv1, 창술Lv1.


게임 속 캐릭터는 나에게 도움이 되지만, 내가 익힌 스킬은 캐릭터와 동기화가 되지 않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게임 속 캐릭터가 동기화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 공지 입니다. 24.09.04 10 0 -
공지 늦은 공지 죄송합니다 24.08.28 57 0 -
18 17 +1 24.08.27 151 8 11쪽
17 16 +2 24.08.26 148 9 13쪽
16 15 +2 24.08.25 167 8 12쪽
15 14 +2 24.08.24 182 9 12쪽
14 13 +2 24.08.23 193 8 12쪽
13 12 +2 24.08.22 209 9 12쪽
12 11 +2 24.08.21 233 11 13쪽
11 10 +2 24.08.20 253 10 12쪽
10 09 +1 24.08.19 274 9 13쪽
» 08 +1 24.08.18 287 10 12쪽
8 07 +1 24.08.17 320 11 12쪽
7 06 +1 24.08.16 339 11 13쪽
6 05 +1 24.08.16 377 10 13쪽
5 04 24.08.16 387 11 12쪽
4 03 24.08.14 415 10 12쪽
3 02 24.08.14 450 10 13쪽
2 01 24.08.14 523 10 12쪽
1 00 24.08.14 519 9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