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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 님의 서재입니다.

유사인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jinos73
작품등록일 :
2018.03.19 17:52
최근연재일 :
2018.05.11 12:00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6,352
추천수 :
92
글자수 :
234,389

작성
18.04.11 12:00
조회
158
추천
2
글자
8쪽

첫 번째 활약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까? 왜 이런 질문을 하는 걸까? 세계는 질문으로 이루어진 시공간이다.




DUMMY

오영과 재영, 유선과 보안팀원 몇과 무력부 요원 몇은 남대문 시장과 가까운 명동거리에 있는 건물 옥상에 자리를 잡았다. 보안팀은 디지털 차폐막을 설치했다. 불투명한 비닐형태였는데 공중의 감시드론 검색에 대비한 것으로 드론이 찍은 화면엔 평범한 옥상만 보이도록 설정해 놓았다. 재영은 긴장이 되는지 심호흡을 크게 했다. 유선은 자신이 생각해도 놀랍도록 담담했다. 몇 번의 생사를 건 전투가 자신을 이렇게 만들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그런데 오빠는, 조직의 수장이 이렇게 직접 현장에 나오는 거야?”


“야 이거 네가 말을 먼저 걸어주니 엄청 감사한데? 음 사안마다 다른데 오늘 이벤트는 오랫동안 준비해 온 중요한 일이고 위험도가 높은 일에 대장이 나서야 사기가 오르는 것 아니겠어? 그리고 오늘 중요한 신참 두 분과 동행하고 싶은 욕심도 있고.”


“부담주려는 거야?”


“아니 아니. 너 나한테는 왜 그렇게 까칠하니? 부드럽게 좀 부탁해. 아 그리고 재영동지 정부 놈들이 여기에 드론과 중계차량을 이용해 폐쇄 클라우드를 구성할 거야. 진짜 웃기는 놈들이지. 대통령도 아니고 일개 장관이 행차하시는 데 이 넓은 지역에 허가 없이 외부 접근이 불가능한 클라우드를 구성하는 게 황당하지 않아? 공용망은 믿지도 못해 자체 망을 구성하고 특정 방송국만 중계를 할 수 있는 특전(?)을 베푸시니 보고도 믿지 못할 일이라고 할 수 있겠지. 대체 얼마나 뒤가 구리면 저럴까 싶다. 지금도 이 지경인데 저 인간이 대통령이 되면 어마무시할 것 같아. 그래서 동지한테 부탁하고 싶은 건 이곳에 펼쳐지는 이중삼중의 방어벽을 뚫거나 아니면 놈들의 정보라도 일부 엿볼 수 있는지 한 번 봐주지 않겠어? 너무 무리해서 들키거나 하면 곤란하니깐 살짝···”


“아, 저 이미 이 지역에 들어올 때부터 방화벽을 속이고 접속했습니다. 이게 저도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는데 리미트해제 후 그냥 보입니다.”


“보인다고? 코드가 보인다는 건가?”


“아니요. 그런 문자형태가 아니라 어떤 빛의 선 같은 형태로 제가 원하면 접속이 그냥 되요. 락이 걸린 선은 조심스럽게 만져주면 시간이 걸리지만 연결이 되더라고요. 제 몸에 선들이 연결되고 그러면 정보가 쏟아져 들어와요.”


오영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노박사님이 전자생물학의 총아인 오메가 시리즈의 전자인간은 디지털을 우리가 인식하는 형태가 아닌 그들만의 생태학적 기호로 인식한다고 해서 내가 좀 허황된 것이 아닌가 속으로 생각했는데 사과드려야겠군. 오메가 시리즈의 맏형인 네겐 특히 모든 보안망을 무력화시키는 능력이 있다고 했는데 그런 것이었군. 정말 놀랠 노자다. 재영동지 정말 반갑네. 우리는 자네가 꼭 필요해.”


오영은 재영의 손을 두 손으로 꼭 붙들고 힘차게 악수를 했다. ‘꼭 필요해’라는 말에 재영은 살짝 얼굴을 붉혔다. 주변에 있는 조직원들도 탄성과 경의의 말과 몸짓을 보여주었다. 반면 유선의 낯빛은 어두워졌다. 재영은 오영의 부탁에 따라 이벤트 시위에 참여하는 모든 조직원들의 신상정보가 정부보안망에 걸려드는 즉시 영구 삭제되도록 설정하는 작업을 시작했고 다른 시스템 설치를 위해 차폐막을 하나 더 설치하고 오영과 나머지 팀원들은 그쪽으로 이동해서 작업을 시작했다. 유선은 AHU에 합류하고 처음 재영과 단 둘이 있게 된 상황을 놓치지 않았다.


“재영아. 나 할 얘기 있는데 괜찮겠어?”


“어? 잠깐만. 잠깐만. 음 오케이. 다 되었다. 하하 이거 재미있네.”


“재미있어?”


“재미도 재미지만 신기해. 갑자기 내가 제법 중요한 사람이 된 것 같잖아.”


“그래? 중요한 사람이 되어서 좋겠다. 축하해.”


“야 너 왜 그래? 그냥 그렇다고.”


유선은 굳은 얼굴로 재영을 외면하고선 흐린 하늘을 초점 없는 눈으로 올려다보았다. 재영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녀에게 소원했던 탓이리라. 자기가 생각해도 뭐가 씌운 듯 그녀에 지난 며칠 간 아예 잊고 있었다는 데 스스로 놀랐다.


“미안해. 내가 좀 무심했지?”


“뭐가? 뭐가 미안한데?”


“어 어 야, 그런 무서운 질문 하지 마. 나 그런 거 몰라.”


잠시나마 그녀는 예전의 엉성한 재영이 다시 돌아온 것을 느꼈다. 눈물이 핑 돌 정도로 반가웠다. 반면 눈물이 핑 도는 그녀 때문에 재영은 더 좌불안석이 되었다.


“내가, 내가 요즘 좀 변화가 많았잖아. 이해해 줘.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능력과 세계가 열리는 데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고. 기분 많이... 상했어?”


“그래 네가 이제 정신을 차렸구나. 다들 떠받들어 주니 하늘을 날 것 같던?”


“아니. 그게 아니고. 야아 화 풀어. 네 말대로 좀 조증 상태였나 보다 응? 우리 선이 화 풀어.”


“아유 떨어져. 징그럽게. 그건 그렇고 이번 일 끝내고 우리 다른 데로 가자.”


“다른데? 어디? 아후(AHU) 나가자고? 왜? 그렇게 힘들게 들어왔는데.”


유선이 확 고개를 돌려 째려보자 재영은 눈을 피했다. 그녀는 목소리는 낮췄지만 강하게 그를 몰아붙였다.


“몰라서 물어? 너도 네가 변한 거 느끼잖아. 그리고 오늘도 봐. 나는 무슨 시민운동 같은 거 하는 줄 알았는데 완전히 반정부 활동이잖아? 뉴스에서나 보았던 반군 같은 거야. 감옥에 가면 다행이지 길바닥에서 비명횡사할지도 모를 그런 일이야. 우리 같은 사람이 할 일이 아니야. 알았지? 우리 도와준 것도 있으니 이번 일만 도와주고 빠지는 거야? 알았지?”


하지만 재영의 대답은 없었다. 다시 재영의 눈빛이 변했다.


“네 마음은 알겠어. 내 생각해줘서 너무 고맙기도 하고. 하지만 여기 나가서 어디를 갈 거야? 생각해둔 곳은 있어? 아니지. 그게 핵심은 아니야. 핵심은 혼란을 겪게 되고 부터 처음으로 내가 있을 곳을 발견한 것 같아. 여기는 나를 필요로 하고, 물론 그냥 일개 쓸 만한 도구로 보는 걸지도 몰라. 하지만 날 필요로 하는 것은 분명해. 그리고 내 평생 처음으로 내 자신이 쓸모 있다는 자각을 하고 있어. 또한 현실적으로 우리와 유사인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없잖아? 어떻게 해결할 거야? 도망만 다니라고? 그럴 수 없어. HN놈들에게 당해봤잖아? 우리를 언제 봤다고? 죽이려고, 공개적인 창피를 주려고 몰려다니잖아. 유선 냉정하게 판단하자. 우선은 여기서 상황을 살피는 게”


“냉정? 그래 너, 아니 심재영씨 아주 단기간에 대단한 사람이 되셨어. 갑자기 민주투사라도 된 거야? 독재와 맞서 싸우는 애국지사라도 된 것 같아? 내가 왜 너를 따라···.”


유선은 말을 맺지 못했다. 재영은 입술을 깨물고 안절부절 못했지만 딱히 그녀를 위로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무거운 침묵을 지키던 그녀가 냉랭한 목소리로 물어왔다.


“너 오영 오빠와 단둘이 얘기했지? 무슨 얘기했어? 무슨 약속 있었지. 그렇지?”


“무슨 소리야. 너 왜 이렇게”


“어 너 진짜! 네 표정 내가 모를 줄 알아?”


“아 잠깐만. 잠깐만 두 사람. 스톱. 심각한 얘기 중에 미안한데 작전 시작했어. 진정해. 끝나고, 알았지?”


어느새 오영이 둘 사이에 다가와 말을 끊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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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18.03.29 165 3 13쪽
6 인간의 조건(2) +1 18.03.28 207 3 22쪽
5 인간의 조건(1) 18.03.27 206 4 11쪽
4 그녀의 정체 +1 18.03.26 279 4 12쪽
3 새벽 열차를 타다 +2 18.03.24 307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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