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신유(愼惟)님의 서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삼국지, 천하제일미인을 마누라로 둔 남자 (원희전)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신유(愼惟)
작품등록일 :
2024.05.27 22:14
최근연재일 :
2024.07.03 21:2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219,290
추천수 :
5,263
글자수 :
266,338

작성
24.06.30 21:20
조회
4,085
추천
129
글자
16쪽

제33화. 뛰어봤자 부처님 손바닥 안이다.

DUMMY

내가 업성으로 돌아왔을 무렵은 더위가 한풀 꺾인 시기였다. 벌판은 곡식이 한창 익어가고 있었고, 저녁이 되면 선선한 바람이 불었다.


원소는 결전이 임박해지자, 요양을 그만두고 다시 치소로 나와 업무를 챙기기 시작했다. 물론 최염과 심배에게 맡긴 하북행정에 관여하는 건 절대 아니었다. 그는 조조와의 전투에 대해 보고받고 고민했다.


원소치소.


“어서 오너라.”


원소는 활짝 웃으며 나를 반겼다. 이렇게 활짝 웃는 그의 얼굴은 처음 본 거 같다. 요양을 오래 하여 건강도 좋아졌고, 조조에게 당했던 복수도 할 기회가 생겨서 그런 듯싶다.


“다녀왔습니다.”


난 정중하고 절도있게 군례를 올렸다. 그러자 원소 근처에 앉아있던 장수가 일어나 군례를 올렸다. 원씨 군영의 복장과 다르지만, 매우 흉포한 기운을 풍기는 장수는 오환의 선우 누반과 소복연이었다.


“인사하거라. 오환선우(누반)와 서오환선우(소복연)시다.”

“반갑소. 거기장군이오.”


이미 안면이 있었기에 난 반갑게 군례를 올렸다. 그들 역시 미소를 지으며 군례로 답했다. 이미 군대를 보내주는 대가로 많은 사치품, 금은 등 재물, 곡식 등을 받아서일까? 그들은 원씨에게 매우 호의적이었다.


전쟁이 끝나면 또 많은 재물이 오환으로 이동할 것이다. 내가 없는 사이에 원소가 알아서 깔끔하게 처리해 놓았다.


“무려 기병을 1만5천이나 데려왔다.”

“1만5천이라니? 정말 감사하오.”

“형제가 어려운데 도와야지요.”


정말 고마웠다. 선비, 흉노족과 마찰이 생길 수 있는데, 1만5천이나 보냈으니, 답돈의 진심이 느껴졌다. 앞으로 오환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우리 부자지간에 대화를 좀 나누게 자리를 비켜주시겠소?”

“알겠습니다.”


누반과 소복연은 군례를 올리고 물러났다. 역시 재물이 좋다. 열심히 챙겨주니, 이렇게 기병도 보내주고, 마치 부하처럼 원소를 따르고 있다. 새삼 하북에서 원소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갔다.


이러니 조조도 원소를 두려워했을 것이다. 실제로 역사에서 조조는 관도대전에서 원소를 격파한 후, 전선을 유지했을 뿐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다. 그러다가 원소가 죽자 비로소 군대를 이끌고 하북공략에 나섰다.


“서량기병지원은?”

“아쉽지만, 한수의 마음이 조조에게 돌아선 거 같습니다.”

“그래. 한수가 그런 마음을 품었다면 서량기병지원은 어렵겠지.”


원소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애초부터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아니 오환에서 예상보다 많이 지원받았으니, 마음이 편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몸은 괜찮습니까?”


내겐 원소의 건강이 제일 관심사였다. 역사대로라면 그의 생명은 올해까지였다. 그가 최대한 오래 살아야 한다.


“괜찮다. 많이 좋아졌어.”


원소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전생에선 후계자 문제로 속을 썩이다가 속이 터져 죽었을 것이다. 조조는 하북을 노리는데, 원담·원상 모두 성이 차지 않았으니, 그 속이 오죽했겠는가? 썩어 문드러졌을 것이다.


“가까이.”


원소의 손짓에 난 의자를 들고 가까이 다가가 앉았다. 환했던 원소의 표정은 조금 딱딱하게 굳어진 상태였다.


‘내가 관중에 갔다 온 사이에 뭔가 중대한 일이 터졌구나. 그게 뭘까?’


짐작이 가지 않았다.


“현혁(원희).”

“예.”


나도 짐짓 긴장하여 굳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넌 형을 얼마나 믿느냐?”


원담을 얼마나 믿느냐니? 전혀 믿지 않는다. 원소만 아니었다면 당장 목을 베어버리고 싶은 자였다. 문득 원담이 딴짓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담은 현재 발해군 태수였다.


원소가 기주 업성에 머무르고 있었지만, 발해군은 기주 최고의 대군이었고, 원소가 처음으로 부임한 군이었다.


‘형이 뭔가 모종의 짓을 했고, 그것이 아버지의 귀에 들어왔겠구나. 하북에서 아버지의 힘이 미치지 않는 곳은 없으니까. 도대체 이 미련한 놈이 무슨 짓을 한 거냐?’


난 형에게 감시를 붙이지 않았다. 그건 형을 믿어서가 아니었다. 아버지인 원소가 좋으면서도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하북의 절대자로 군림하고 있는 원소는 언젠가 그 사실을 알 테고, 그럼 질책받을 게 틀림없었다.


또 원소의 무서움을 잘 아는 원담이라면 감히 바보짓을 하진 않으리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어리석은 내 착각이었다.


“역시 핏줄이라 믿었는가 보구나.”


한숨을 쉬는 원소를 보니, 원담이 뻘짓한 증거를 확보한 거 같다.


‘병신 같은 놈. 현대인인 나도 아버지가 두려워서 가만히 있는데, 오랫동안 아버지를 봐온 놈이 이런 멍청한 짓을 해? 어휴. 진짜 속이 터진다.’


“죄송합니다. 제가 관리했어야 했는데.”

“이놈아. 조조와 싸울 준비도 바쁠 텐데.”

“그런데 형이 뭔 짓을 했습니까?”

“조조와 은밀하게 내통했더구나.”

“정말입니까?”


원소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찌할 생각입니까?”


원소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무리 못났어도 자식이었다. 호적에서 파냈어도 자식이었다. 생각 같아서는 때려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자식은 자식이었다. 그렇기에 원소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 아비가 요양하고 있어도 사방에서 보고가 들어온다. 현사(원담)는 내가 요양하면서 모든 걸 내려놓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쯧쯧. 어찌 그리 어리석은지. 어째서 권력의 속성을 그리 모른단 말이냐? 쿨럭쿨럭.”


원소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결국 불같이 화를 냈다. 그리고 격하게 기침이 터져 나왔고, 붉은 피를 쏟아냈다. 의원이 급히 달려와 그를 안정시키고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냈다.


난 의원과 함께 원소를 침상에 편하게 눕혔다. 원소는 45도 정도 기울어진 침상에 등을 기대고 앉아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거운 침묵이 흘렀고, 의원은 치소 구석으로 물러났다.


‘이 멍청한 놈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제 신세가 끈 떨어진 갓 신세인 걸 모른단 말인가? 권력이 사라지면, 부하들의 마음이 돌아선다는 걸 어찌 모르는가?’


가슴을 치고 싶었다. 하북의 관리·장수·호족은 원담의 권세는 끝났다는 걸 알아챘다. 그러니 발해군의 관리나 호족들은 원담에게 이상한 낌새가 보이자, 곧바로 조사하여 원소에게 보고했을 것이다.


만약 문제가 터진다면 원소가 분명 책임을 물을 테니까. 병주에서 강한 권력을 지니고 있던 고간이 왜 순순히 꼬리를 내렸겠는가? 내가 아니라 원소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만약 원소가 죽은 후였다면, 그는 나를 두려워하지 않고 맞섰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갖지 못한, 절대권력자 원소의 힘이었다.


“현혁.”

“예.”

“그래도 네 형이다. 못났어도 네 형이다.”

“절대 죽이진 않겠습니다. 그리고 제사를 지낼 후손도 남기도록 돕겠습니다.”


난 원소의 마음을 눈치채고, 그의 손을 잡으며 맹세했다.


“고맙다.”


원소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명령을 내렸다.


“이 문제는 아비가 알아서 처리하마.”

“예.”


난 조금도 고민하지 않고 대답했다. 원소라면 깔끔하게 처리할 것이다.


“이제 한 달 후면 전쟁을 시작해야 한다. 계책에 변한 것이 있느냐?”

“이전엔 업성을 주공, 남양군을 조공으로 정했습니다. 가만히 고민해 보니, 양쪽을 모두 주공으로 하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좀 더 자세히.”

“오환기병을 얻으면서 우린 조조보다 기병에서 두 배 정도 앞섭니다. 강력한 기병을 바탕으로 밀어붙이면서 내려가는 것도 괜찮지만, 조조도 십만이 넘는 대군을 동원할 텐데 자칫하면 전선이 교착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아무리 기병이 보병보다 강하다지만, 그 많은 병력으로 방어진형을 구축하면 수를 내기가 어려워.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조조가 불리해지겠지만, 오래 걸리겠지.”


원소는 숨이 가빴는지 잠시 숨을 골랐고, 난 가만히 입을 다물고 지켜보았다. 좀 쉬었다가 말씀드리고 싶은데, 원소의 눈빛은 그게 아니었다.


몸은 죽어가고 있지만, 눈빛은 가히 맹수의 그것이었다. 생각할수록 원담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이런 호랑이에게 덤비려고 생각하다니. 하긴 미친놈이 뭔 짓을 못 하겠는가?


“네 생각이 괜찮구나.”

“감사합니다.”

“현덕(유비)에게 무엇을 주겠다고 약속했느냐?”

“그는 형주를 원했습니다. 하여 그걸 눈감아주겠다고 했고, 필요하면 병력을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형주가 끝이다. 익주를 넘겨주면 절대 안 돼.”


역시 원소는 핵심을 짚었다. 그는 요즘 업성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그의 머릿속엔 천하가 들어 있었다.


“물론입니다. 익주는 절대 안 된다고 쐐기를 박았습니다.”

“잘했다. 남양군은 현덕의 영토, 정확히 말하면 경승(유표)의 영토다. 우리가 그곳에서 함부로 군을 움직일 순 없으니, 무리한 요구라도 들어줘야지. 그래야 현덕도 힘을 내어 싸울 테고.”


원소는 나직하게 칭찬하고는 계속 이어갔다.


“남양군에서 현덕을 자극하면 안 된다. 그도 엄연하게 천하의 영웅 중 한 명이야. 조조를 완전히 무너뜨려 중원을 손에 넣긴 전까진 무리수를 두면 안 돼.”

“예.”

“그리고. 남양군은 네가 직접 내려가는 게 어떠냐?”

“설마 아버지···.”

“그래. 이 아비가 본대를 이끌고 조조와 싸울 생각이다.”

“안 됩니다.”

“괜찮아. 이놈. 어디서 언성을 높이느냐?”

“죄송합니다. 하지만 건강을 생각하셔야죠.”

“좋아졌다. 내가 무리하지 않고 조조의 발목을 붙잡을 테니, 네가 허도를 점령하거라. 그럼, 조조는 자연스럽게 무너질 것이다. 물론 완전히 그를 척결하려면 몇 년은 족히 걸리겠지만, 허도를 뺏고 황제를 손에 넣으면 호족들은 모두 조조에게 등을 돌릴 것이다. 이게 이번 전투의 핵심이야.”


원소의 말이 백번 천번 옳았다. 그가 직접 대군을 이끌고 조조와 상대한다면, 우리 군대는 힘을 낼 것이다. 다만 그의 건강이 나빠지지 않을까 그게 걱정이었다.


“기병 2만, 보병 4만을 줄 테니, 남양군으로 내려가거라. 거기서 현덕과 힘을 합해 허도를 공략해 점령해라. 이건 대장군으로서 내리는 명령이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난 한쪽 무릎을 꿇고 힘찬 목소리로 복명했다. 원소가 대장군까지 언급하며 명령하면 무조건 따라야 한다. 부디 그의 건강이 나빠지지 않길 바랄 뿐이었다.


“앉거라.”


원소는 내 팔을 잡아 자리에 앉혔다.


“무리하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말거라. 어차피 내가 업성에 남는다고 마음이 편하겠느냐? 전선에 나가나 업성에 남거나 똑같다. 네놈이 만들어준 용상에 앉고 죽을 테니, 허도나 완벽하게 점령하거라. 알겠느냐?”

“예!”


난 힘주어 대답했다.


“군대를 나눠줄 테니, 내일 출발하거라. 서둘러야 할 것이다.”

“알겠습니다.”


서둘러야 한다. 기병만 움직인다면 좀 여유가 있지만, 보병까지 움직이려면 시간이 빠듯하다. 이 정도 병력과 유비군을 합치면 허도를 점령할 수 있을 것이다.


“오환기병은 이 아비가 데리고 있으마. 아직은 네가 그들을 지휘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야.”

“예.”


난 조금도 반발하지 않고 원소의 명령을 따랐다. 경험이 풍부한 그였기에, 지금은 내 생각보다 그의 생각이 무조건 옳았다.


그날 오후 거기장군부.

견초가 나를 찾았다.


“대장군의 명령을 전달하겠습니다.”

“경청하겠소.”

“거기장군 원희는 기병 2만, 보병 4만을 이끌고 내일 즉시 업성을 출발하여 남양군으로 진군하라. 거기서 좌장군 유비와 연합하여 허도로 진격해, 점령하라. 이상입니다.”

“고맙소.”


난 굳은 표정으로 원소의 명령서를 받아 들었다. 대화로 나눴던 내용이 공식명령서로 내려왔다. 무조건 따라야 한다. 서신에는 견초가 읽지 않은 상세한 내용이 추가로 기록되어 있었다.


기병은 곽원의 기주기병, 마초의 서량기병, 고평의 병주기병으로 구성된 2만이었고, 보병은 견초의 기주보병과 초촉의 유주보병으로 구성된 4만이었다.


“저 그리고.”

“말씀하시오.”

“이런 말씀 드리기 어려운데.”

“괜찮소. 말씀하시오. 대장군의 명이면 따라야 하지 않겠소?”

“제게 작전중지권한을 주셨습니다. 대장군께서 거기장군의 능력을 얕보진 않습니다. 다만 워낙 중요한 전투이고, 전투경험은 관중전투뿐이기에, 혹 실수하지 않을까 걱정하셨습니다.”

“이해했소. 내가 계책을 내고, 전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무리수를 두면, 견 장군이 권한을 발동한다는 뜻이구려.”

“정확합니다. 오해는 마십시오. 저도 이런 권한이 참 부담스럽습니다. 분명히 약속드립니다. 최악의 상황이 아닌 경우, 이 권한을 발동시키는 일은 없을 겁니다.”

“아니오. 그래선 안 되오.”


난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필요하다면 언제든 개입하시오.”


자존심이 상했지만, 원소의 행동은 매우 합리적이었다. 만약 여기서 실패한다면, 조조는 허도방어를 강화할 것이다. 다시 말해 지금이 최적의 기회였다. 그렇기에 신중을 기하는 원소였고, 난 거기에 화답하는 것이다.


“이번 작전은 절대 실패하면 안 되오. 허도를 점령해 주도권을 잡은 후, 시간을 두고 조조를 소탕해야 하오. 견 장군은 경험이 많고 지략이 많기에 대장군이 이런 조치를 내리셨소. 잠시 망설였다가 실패하면 그땐 어찌 대장군을 뵈려고 그러시오?”

“신명을 다해 대장군의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나도 독단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항상 물어볼 테니, 힘을 합해 허도를 점령합시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견초는 어깨가 무거워지는 걸 느꼈다. 난 그를 다독여준 후, 출병준비를 지시했다. 견초가 물러난 후, 두기를 호출하여 이런 상황을 전달했다.


“자경(견초)은 신중하고 지략이 뛰어난 장수입니다. 또 대장군을 초창기부터 따르며 많은 전투에 참여했기에, 전투경험도 풍부합니다. 자경이 적극적으로 헌책할 테니, 오히려 장군께는 잘된 일입니다.”

“자네도 준비하게.”

“예. 군량을 비롯한 군수지원은 확실하게 책임질 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믿겠네.”

“그리고 좌장군에게 보낼 기병 2천은 준비되었는데, 먼저 출발시키시지요. 결국 비슷한 시기에 도착하겠지만, 그래도 약속한 걸 먼저 지킨다는 모습을 보여주셔야 합니다.”

“그리하세.”

“그럼, 제가 자경과 협조하여 처리하겠습니다.”

“부탁하지.”


두기가 군례를 올리고 물러났다. 난 자리에 털썩 앉았다. 그리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내가 똑똑하고, 이 세계에 잘 적응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돌이켜보니,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걷는 놈 위에 뛰는 놈 있고,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말이 있듯이, 원소는 저 높은 위치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손오공이 부처님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나도 원소의 손바닥 안을 벗어나지 못했다. 더 발전하려면 이걸 인정하고, 더 독하게 노력해야 한다.


‘반드시 허도를 점령할 것이다. 반드시.’


난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


*


원소치소.

원소는 피곤한지 한참 잠을 자고 일어났다. 밖은 어두워졌지만, 그는 더 잠을 청하는 대신 이불을 걷고 일어섰다. 그리고 호위대장을 호출했다.


“좀 걸어야겠다.”

“예.”


호위대장은 호위병을 이끌고 원소를 호위하여 천천히 걸었다. 원소는 하늘도 올려다보고, 주변도 살피며 마치 산책 나온 듯 걸었다.


원소는 그렇게 걸어서 도착한 곳은 순심처소였다. 순심은 원소가 왔다는 보고를 받고 곧장 달려 나와 허리를 숙였다.


“차 한 잔 주시겠는가?”

“안으로 드시지요.”


순심은 손으로 내실을 가리키며 극진히 원소를 모셨다. 하지만 그의 얼굴엔 곤혹스러움이 가득했다. 이제까지 원소가 직접 관리를 찾은 적은 극히 드물었다. 필요하면 대부분 치소로 불렀었다.


특히 지금처럼 치소가 아닌 처소를 방문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지금 순심은 퇴청하여 휴식 중이었다. 그렇기에 곤혹스러웠던 순심의 표정은 걱정과 불안으로 바뀌었다.


조조와의 전쟁을 앞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그가 왜 찾아왔겠는가? 분명 중대한 일이 터졌을 것이다. 그것도 그와 관련한.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ㅎㅎ

댓글, 선호작, 추천은 글을 쓰는데 큰 힘이 됩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삼국지, 천하제일미인을 마누라로 둔 남자 (원희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추천글 감사합니다. 24.06.19 188 0 -
공지 매일 오후 9시 20분에 업로드됩니다. 24.05.31 834 0 -
공지 세력분포도/ 6.21.up. +1 24.05.31 7,436 0 -
36 제36화. 음험한 자의 의심. NEW +3 1시간 전 633 24 16쪽
35 제35화. 변하는 남쪽 상황. +12 24.07.02 2,985 120 16쪽
34 제34화. 원소의 심계. +23 24.07.01 3,670 128 17쪽
» 제33화. 뛰어봤자 부처님 손바닥 안이다. +14 24.06.30 4,086 129 16쪽
32 제32화. 나도 야망이 있다. +14 24.06.29 4,457 119 16쪽
31 제31화. 조조정벌위해 힘을 모으다. +15 24.06.28 4,712 141 18쪽
30 제30화.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7 24.06.27 4,860 141 16쪽
29 제29화. 소하蕭何. +16 24.06.26 5,007 149 16쪽
28 제28화. 원희, 업성으로 돌아오다. +19 24.06.25 5,101 144 16쪽
27 제27화. 제갈량과 주변인. +27 24.06.24 5,090 145 16쪽
26 제26화. 유비. +14 24.06.23 5,159 143 16쪽
25 제25화. 오환왕 답돈. +9 24.06.22 5,217 143 16쪽
24 제24화. 비장의 무기[지도포함]. +17 24.06.21 5,611 137 15쪽
23 제23화. 차분하게 대비하다. +11 24.06.20 5,709 162 16쪽
22 제22화. 조조와 동급으로 올라서다. +13 24.06.19 5,866 162 16쪽
21 제21화. 사전정지작업. +14 24.06.18 5,926 165 16쪽
20 제20화. 냉정한 원소. +21 24.06.17 5,989 170 17쪽
19 제19화. 원담의 힘을 빼앗다. +9 24.06.16 5,949 154 16쪽
18 제18화. 차도살인(借刀殺人)[지도포함]. +10 24.06.15 6,194 128 17쪽
17 제17화. 오래 오래 사십시오. +6 24.06.14 6,045 147 17쪽
16 제16화. 위험을 대비하다. +4 24.06.13 6,261 151 15쪽
15 제15화. 협상, 맹장을 얻다. +12 24.06.12 6,571 147 16쪽
14 제14화. 대권 조각을 하나씩 맞추다. +7 24.06.11 6,385 151 17쪽
13 제13화. 각자의 처지. +9 24.06.10 6,514 151 16쪽
12 제12화. 정치질. +12 24.06.09 6,572 153 16쪽
11 제11화. 주고받는 협상의 묘미. +8 24.06.08 6,706 174 17쪽
10 제10화. 다음을 대비하다. +8 24.06.07 6,848 146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