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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愼惟)님의 서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삼국지, 천하제일미인을 마누라로 둔 남자 (원희전)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신유(愼惟)
작품등록일 :
2024.05.27 22:14
최근연재일 :
2024.06.29 21:20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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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145
추천수 :
3,608
글자수 :
236,828

작성
24.06.24 21:20
조회
3,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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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글자
16쪽

제27화. 제갈량과 주변인.

DUMMY

신비는 제갈량 처소로 향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그의 처소를 찾는 건 쉬운 일이었다. 그의 처소는 외곽지역의 청빈한 저택이었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부유한 집안은 아닌 몰락한 호족 가문 느낌이 물씬 났다.


“누구십니까?”


키 크고 잘생긴 청년이 농기구를 든 채, 다가왔다.


“이 집 하인인가?”


신비는 얕잡아보는 마음으로 물었다. 태어날 때부터 부유하게 자란 그였기에, 농기구를 든 청년을 호족 가문의 자제가 아닌 하인으로 본 건 당연했다.


“그렇게 보입니까?”


하지만 젊은이의 당당한 태도에 신비는 마음을 고쳐먹었다. 하인이 감히 호족에게 이런 반응을 드러낼 리가 없었다. 그제야 그 청년의 훤칠한 외모와 영특한 인상이 눈에 들어왔다.


“난 업성에서 온 기주 별가 신비일세. 혹시 자네가 제갈량인가?”


신비는 질문해 놓고,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이번 질문은 전혀 유학자다운 품위가 없었다. 아마 하인이라 생각했었기에, 생각이 흐트러졌던 것 같다.


“그렇습니다. 영천군 양책현의 신씨입니까?”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제갈량을 찾자, 신비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또 제갈량이 자신을 알아봐 주니, 예상보다 괜찮은 자라 생각했다.


인터넷도 없는 이 시대에 남양군 남쪽에 사는 제갈량이 영천군의 신씨를 아는 게 대단한 일이었다. 그만큼 주변 호족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있었다는 방증이었다.


“남양군에 제갈씨는 금시초문인데, 혹 다른 지역에서 오셨는가?”


신비는 남양군의 웬만한 대호족은 꿰고 있었다. 그런데 제갈씨는 흔치 않은 성씨였는데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호구조사식으로 인사하는 게 당연한 듯 제갈량은 순순히 대답했다.


“서주 낭야국 양도현에서 난을 피해 왔습니다.”

“이제 알겠군, 조조가 저지른 대학살을 말하는 것이로군. 쯧쯧. 사람이 어찌 그리 악독한지.”


신비는 대놓고 조조를 비난하며 혀를 찼다. 제갈씨가 서주를 떠난 건 조조의 대학살이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었다. 서주 특히 낭야국이 어지러웠기에 그곳을 떠났는데, 그 후 대학살이 일어났다.


하여 제갈량은 조조를 좋지도 나쁘게도 생각하지 않았기에, 신비가 조조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내뱉었음에도 별다른 반응을 드러내지 않을 수 있었다.


아니 오히려 신비가 원소의 수하였기에 호감이 갔다. 제갈량은 숙부 제갈현을 따라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다가 융중에 정착하게 되었는데, 제갈현을 예장군태수에 추천해 준 이가 원술이었다.


“밖에 누가 오셨느냐?”

“영천 양책현 신씨가문의 기주별가께서 오셨습니다.”


제갈량은 공손히 대답한 다음, 신비에게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숙부가 이 집안의 어른인데···.”


제갈량은 낮은 목소리로 제갈현에 관해 짤막하게 소개했다.


“죄송할 게 무언가? 내 자네를 찾아왔다고 말했잖은가?”


신비는 환하게 웃으며 제갈량의 어깨를 다독였다. 잠시 후, 문이 열리더니 장년의 사내가 나타났다. 그는 신비를 보더니 정중히 예를 취했고, 신비도 예로 대했다. 둘은 서로 얼굴을 본 적이 없었지만, 소문을 들어 알고 있었다.


“예장군에서 고생했다고 들었소.”

“후장군(원술)이 추천해 주셨는데, 이 몸이 부족하여 예장군을 넘겨주고 말았소. 기주별가시라고요?”

“예. 거기장군을 모시고 있소.”

“거기장군이라면···.”


제갈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거기장군은 조조의 관직이었다. 원소가 원희를 거기장군에 추천했는데, 제갈현은 아직 그걸 알지 못했다.


“아, 대장군께서 유주자사를 거기장군에 추천했소. 현재 대장군은 건강이 좋지 않아 이선으로 물러난 상태이고, 거기장군께서 하북 전체를 이끌고 있소.”

“그렇군요.”


제갈현은 그제야 이해되었다. 문득 원희에 관한 안 좋은 소문이 떠올랐지만, 이내 지워버렸다. 유주와 남양군은 멀었기에, 와전된 소문이라 생각했다. 원소가 무능력한 자에게 전권을 넘길 리가 없으니까.


“안으로 드시지요. 공명(제갈량), 차를 타오거라.”

“예.”


제갈현은 신비를 안으로 안내했고, 제갈량은 씻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차를 끓여 방으로 들어갔다. 신비는 제갈량의 훤칠한 외모를 보곤 깜짝 놀랐다.


이 시대에는 훤칠한 키와 잘생긴 외모는 뛰어난 능력으로 평가받았다. 외모가 떨어지면, 여러 가지 불이익을 받았는데, 이게 당연하게 여겨졌다.


‘가히 군계일학의 사내로군.’


“이야기 나누십시오.”


제갈량은 예를 취하고 물러났다. 둘만 남자, 신비는 속내를 드러냈다.


“어찌 거기장군께서 우리 공명을 알고···.”

“솔직히 나도 이유를 알 수 없소. 다만 확실한 건 거기장군께서 공명을 중용할 뜻을 품고 있다는 것이오.”

“이제 약관을 지냈을 뿐이오.”

“종사관부터 시작하여 차차 업무를 익힌 후, 나이가 차면 요직에 앉히겠지요. 설마 지금부터 요직을 주겠소?”

“우문에 현답이오.”


제갈현은 살짝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이때 신비가 다시 제안했다.


“하북으로 가시겠소?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오.”

“···.”


제갈현은 대답하지 못했다. 분명 신비가 이런 제안을 할 줄 예상했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적이고 빠르게 제안하는 방식은 이제껏 제갈현이 살아온 방식과는 너무 달랐다. 그렇기에 말문이 막혔다.


“생각할 시간을 주시겠소?”

“알겠소. 당연히 그래야지요.”


신비는 선선히 대답했지만, 속내는 불쾌함이 가득했다. 그가 볼 때, 제갈씨는 몰락한 가문이었다. 비록 제갈량이 훤칠한 외모를 지녔지만, 하북에는 그 정도 훤칠한 외모를 지난 명문 대호족 자제가 즐비했다.


그는 아직도 왜 원희가 제갈량을 욕심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명령을 거부할 순 없었다. 무조건 데려오라는 명령이었는데, 그걸 거부했다가는 업성에서 난리가 날 것 같았다.


“이건 거기장군의 친서이오. 읽어보고 빠른 판단 부탁하겠소.”


신비는 원희친서를 내밀었다. 제갈현은 그걸 공손히 받아 차분하게 읽었다. 그의 얼굴엔 곤혹스러움이 떠올랐다.


“어찌 우리 제갈씨를 알고···.”

“그건 나도 잘 모르겠소. 확실한 건 이곳보다는 업성이 훨씬 기회가 많다는 것이오. 웬만하면 나와 함께 업성으로 갑시다.”


신비는 유비에게 볼일이 있어 왔다는 부분까지 설명하며, 제갈현에게 같이 업성으로 가자고 재촉했다. 제갈현은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입을 열었다.


“사실 남군의 호족 황씨와 공명의 혼담이 오고 가는 중이오. 아무래도 이 부분을 정리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소.”


이리되니 신비는 더 재촉할 수 없었다.


“약 한 달 후에 이곳에 다시 올 예정인데, 그때까지 모든 걸 정리해 주시오. 부탁하겠소.”

“알겠소. 그때까지 결론을 내겠소. 누추한 곳에 오셔서 이런 귀한 제안을 해주셔서 참으로 감사하오.”


제갈현은 거듭 고개를 숙이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날 오후.

신비는 제갈현의 집을 떠났다. 제갈현은 신비가 사라질 때까지 문밖에 서서 배웅하고는 제갈량을 호출했다.


“부르셨습니까?”

“그래.”


제갈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원희의 친서와 신비의 방문목적을 설명했다.


“이는 최고의 기회이고,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다. 다만.”

“걸리는 게 있으시군요.”

“인재가 차고 넘친다는 원씨가문이다. 또 하북은 천하에서 인재가 가장 많은 곳이고. 그런데 어찌하여 이곳까지 내려와 널 콕 짚어 원하는지 이해할 수 없구나.”

“그래서 바로 승낙하지 않으셨군요.”


제갈현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제갈현은 서주를 떠나 수춘성으로 갔고, 원술에게서 예장군태수로 추천받았었다. 그 당시 원술과 제갈현은 어느 정도 안면이 있었고, 제갈현은 연륜과 명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제갈량은 이제 약관을 지났고, 어떤 명성도 없었다. 황씨와 혼담이 오고 간 것도 제갈현이 여기저기 손을 써서 간신히 이룬 결과였다. 그렇기에 원희의 제안이 고마우면서도 잘못되는 건 아닐까 덜컥 겁이 났다.


“공명. 네 생각은 어떠냐?”


제갈현의 질문에 제갈량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심각한 사안이었고, 일단 결정 내리면 바꾸기 어려웠다. 또 천하제일가문인 원씨와 관련된 일이었기에 더욱 신중해야 했다.


“업성으로 가겠습니다.”


결국 제갈량은 모험을 택했다.


“잘 생각해라. 황씨와 사돈을 맺으면, 형주자사부에서 종사관부터 시작할 수 있다. 난 솔직히 불안하구나. 기라성처럼 인재가 많은 업성에서 과연 네게 얼마나 기회를 줄지.”

“해봐야지요. 형주자사부에도 인재는 넘쳐납니다. 어디든 인재가 부족한 곳은 없습니다. 그걸 알아보고 쓰느냐? 쓰지 않느냐?의 차이일 뿐이죠.”

“거기장군이 널 알아보고 기회를 줄 것이다?”

“예.”


제갈량은 단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어째서?”

“이 궁벽한 시골에 있는 우리 가문을 알아봤고, 저를 콕 짚었습니다. 이는 분명한 기회입니다. 물론 헛된 꿈을 꾸는 걸 수도 있고, 어쩌면 어이없게 목숨을 잃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전 이 기회를 붙잡고 싶습니다.”

“젊구나.”


제갈현은 탄식인지 감탄인지 모를 말을 쏟아냈다. 그도 젊었을 때는 앞만 보고 뛰었었다. 그렇기에 제갈량의 결정을 무모하다고 말리지 않았다. 그때는 신중하라는 조언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니까. 제갈현 역시 그랬었다.


“숙부. 자유(제갈근)형님도 최근 관리에 임용되었습니다. 처음 강동행 당시 걱정이 많았고, 숙부도 말리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당당하게 성공했습니다.”


제갈량은 형 제갈근의 성공사례를 들어 제갈현을 설득했다. 제갈현은 묵묵히 제갈량의 말을 들으며, 생각에 잠겼다.


“숙부.”

“말하거라.”

“저 혼자 업성에 가겠습니다. 만약 일이 안 풀리면 저 혼자 잘못되는 걸로 끝나는 겁니다. 대신 잘 풀리면 서신을 보낼 테니, 업성으로 올라오십시오.”

“어른이 다 됐구나.”


어느새 훌쩍 성장한 제갈량이었다. 그저 어리게만 보았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이젠 한 가문을 이끌어갈 정도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럼, 황씨는 어찌하고 싶으냐?”

“양해를 구하고 혼담은 없던 일로 하고 싶습니다.”


제갈량은 앞날이 불투명했기에, 혼인을 취소하기로 마음먹었다. 제갈현도 그게 옳다고 생각했는지, 더는 제갈량을 말리지 않았다.


그날 저녁.

제갈량은 동생 제갈균을 불러 그의 마음을 전달했다.


“굳이 모험할 필요 있습니까? 여기서도 기회가 주어질 텐데요.”


제갈균은 제갈현처럼 불안감을 드러냈다. 누이 둘이 형주 대호족인 괴씨, 방씨에게 시집갔기에 제갈량이 이곳에서 형주자사부 관리로 관직 생활을 시작하길 원했다.


“난 과감하게 승부를 걸어볼 생각이다.”

“형주자사부의 장래를 어둡게 보시오?”

“솔직히 밝다고 말하긴 어렵구나.”


제갈량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럼, 신야현의 좌장군(유비)은 어떻소?”

“형주자사부에 종속된 객장일 뿐이다. 물론 그의 경력은 매우 화려하고, 굳센 의지와 걸출한 야망을 품었다고 알려졌다. 아까운 인물이지. 분명 강한 군사력과 그를 뒷받침할 땅이 있다면 그 명성을 크게 날렸을 것이다.”

“기회가 없다고 보시는구려.”

“모르지. 세상은 계속 변하고 있고, 심지가 굳세니 분명 기회를 잡을 것이다. 다만 좌장군과 거기장군을 비교하면 당연히 거기장군의 손을 들어줘야 하지 않겠느냐? 더군다나 거기장군은 기주별가를 보내는 등 성의를 보였고, 좌장군은 내가 있는지도 모른다.”


제갈량은 쓴웃음을 지었다. 신야현으로 유비가 왔을 때, 가장 먼저 관심을 보였던 제갈량이었다. 하지만 유비는 제갈량을 알아보질 못했다.


물론 형주자사 유표도, 거기장군 조조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렇기에 그 당시엔 그게 실망스럽지 않았다. 하지만 원희가 그를 알아보고 영입제안을 넣자, 유비에게 실망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누구도 나를 알아보지 못했는데, 오직 업의 거기장군이 알아보았다. 그런데 어찌 망설이겠느냐?”

“꼭 성공하시오. 꼭.”

“성공해야지.”


제갈량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난세는 그의 젊은 피를 끓게 했다. 융중이란 시골에서 농사짓고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다스리고 있지만, 그의 눈은 멀리 중원을 향해 있었다.


그렇기에 세상일에 관심을 기울였고, 중요한 일은 모두 확인했다. 그는 유비가 있는 신야현, 유표가 있는 양양, 조조가 있는 허도까지 다녀왔다. 야망이 없다면 절대 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그럼, 기주별가가 다시 융중을 방문하면 그때 따라갈 것이오?”

“아니다. 바로 가야지. 거기장군의 마음이 바뀌기라도 하면 큰일이니까.”

“무운을 빌겠소.”

“고맙다.”


제갈량은 제갈균의 손을 맞잡으며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날.

제갈량은 제갈현, 제갈균과 작별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다. 그가 향한 곳은 양양현이었다.


“어디로 가는 것이냐?”


제갈량을 가르쳤던 사마휘는 놀란 눈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제갈량은 솔직하게 모든 걸 말했고, 사마휘는 감탄했다.


“실로 놀라운 일이로구나. 어찌 업성에서 공명 네 존재를 알았을까?”

“저도 의문스럽긴 하지만, 이 또한 기회라 생각하여 업성으로 가려고 합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내 의견이 뭐가 중요하겠느냐? 가거라. 이런 기회는 일생에 한 번 오는 기회다.”

“사부님께선 좌장군이나 형주자사를 추천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들이 네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구나. 시간이 지나 관심을 보일지 모르지만, 네가 그들과 인연이 아닌 것이지.”


사마휘는 혀를 찼다. 유비의 웅지를 진즉 파악한 사마휘였다. 하지만 유비는 인재를 구하면서도 사마휘에게 조언을 구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마휘는 아쉬우면서도 제자의 결정에 박수를 보냈다.


격려받고 후련한 마음으로 밖으로 나오자, 그의 친우였던 석도, 서서, 방통이 에워쌌다.


“늘 관중, 악의에 비견하더니, 역시 멀리서 알아보는군. 난 공명 자네가 반드시 잘될 줄 알았네.”


서서가 진심으로 제갈량을 추켜세웠다.


“공명 자네가 먼저 떠난다니 아쉽군.”


석도는 아쉬운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조심하게. 하북엔 인재가 많아.”


방통은 의구심을 품었다. 셋의 의견이 제각각이었지만, 제갈량은 싱긋 웃었다. 모두 맞는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업성으로 가서 자리 잡으면 자네들을 추천하겠네.”

“부탁하네.”


석도는 눈빛을 반짝이며 바로 대답했지만, 방통과 서서는 입을 다물었다. 방통은 추한 외모가, 서서는 호족이 아닌 가난한 집안 출신이 발목을 잡았다.


제갈량은 좋은 가문, 잘생긴 외모, 뛰어난 언변과 학식 등 모든 걸 갖췄다. 그렇기에 부유한 호족 출신으로 비교적 잘생긴 석도는 제갈량이 추천해 주길 간절하게 바랐지만, 방통과 서서는 그걸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가문과 외모, 능력을 갖춰야 성공하는 그들만의 리그에서 둘은 소외된 상태였다. 더군다나 원씨는 천하제일가문으로 기준이 더 엄격하기로 정평이 나 있었다.


“이보게. 사원(방통), 원직(서서).”

“말하게.”


서서가 대답했다.


“업성이 못마땅하다면 한번 좌장군을 찾아가 보시게. 여기서 그가 찾아오길 기다리지 말고.”

“그건 도리에 맞지 않네.”


방통이 반발했지만, 제갈량은 계속 설득을 이어갔다.


“그래도 해봐야지. 아니면 기다리게. 내가 성공하면 어떡하든 자네들 자리는 마련해줄 테니까.”

“휴우.”


방통은 대답 대신 한숨을 내쉬었다. 제갈량의 말이 오늘따라 매우 공허하게 들렸기 때문이었다. 그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건 외모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방통은 능력에서 제갈량, 서서, 석도보다 낫다고 생각했기에 속으로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누군가 관직을 제안하며 손을 내밀 때를 언제까지 기다린단 말인가? 형주자사부든, 좌장군부든 그게 아니면 장강을 건너서라도 알아보는 수밖에.’


방통은 더는 물러날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제갈량에게 번듯한 출세의 길이 열리자, 참을 수 없을 만큼 질투심이 일었다.


분명 제갈량은 좋은 친구였고, 항상 그렇게 생각했었다. 동시에 경쟁자라 생각했었고, 더 빨리 더 높이 출세하리라 여겼었다. 그게 깨졌기에 질투심이 일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ㅎㅎ

댓글, 선호작, 추천은 글을 쓰는데 큰 힘이 됩니다.

제갈량의 삼고초려는 넣지 않았습니다.
그는 천하삼분지계를 내놓을 만큼 천하정세에 관심이 많았고, 야망이 컸습니다. 다만 아무도 그를 알아봐주지 않았습니다.

또 유비가 그를 찾았을 때, 조조가 원씨를 완전히 멸망시키고, 천하의 2/3를 석권한 상태에서 형주를 공격하기 직전입니다.

제갈량은 이런 상황에서 유비를 따르는 게 떨떠름했을 겁니다. 전 삼고초려가 그런 부분에서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조조와 함께 천하2대 세력인 원희가 직접 영입제안을 넣는다면, 야망이 큰 제갈량이 따르는 게 맞다고 생각하여 이렇게 글을 썼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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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6

  • 작성자
    Lv.39 방울1
    작성일
    24.06.24 21:43
    No. 1

    대갈량 렛츠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신유(愼惟)
    작성일
    24.06.24 22:10
    No. 2

    갈량이만 있으면 앞으로 30년 내정은 걱정없죠.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ka****
    작성일
    24.06.24 22:02
    No. 3

    좋습니다 서서, 방통 도 하북에서 보고 싶군요
    그리고 신비는 오래 못가겠네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신유(愼惟)
    작성일
    24.06.24 22:12
    No. 4

    우리 방통이는 못 생겨서...흠흠.. 아무튼 잘 풀어보겠습니다. 이 빌어먹을 시대는 외모는 필수라서...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3 담하늘
    작성일
    24.06.24 22:09
    No. 5

    신비 : 설마 지금부터 요직에 앉히겠소?
    원희 : 응. 앉힐 거야.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신유(愼惟)
    작성일
    24.06.24 22:12
    No. 6

    우리 신비도 한 성깔합니다. 조조에게 큰 소리 친 몇 안되는 신하죠.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wj****
    작성일
    24.06.24 22:38
    No. 7

    작가님이 말씀하신 게 정설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유력자들 중 자신의 능력에 대해 알아보는 이가 없었기에 미래가 어두울 걸 알지만 자신을 알아주는 이에게 갔을뿐이죠.
    개인적으로 저 때의 제갈량은 스펙은 괜찮은거 같은데 딱히 경력도 없고 능력도 검증된 건 없어서 대기업이 채용하기엔 애매하고 중소기업에서나 긁어 볼 사회 초년생 청년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신유(愼惟)
    작성일
    24.06.24 22:44
    No. 8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8 코파는노마
    작성일
    24.06.24 22:50
    No. 9

    신비는 오래 못간다 하더라도 딸내미는 챙겨야죠ㅋ
    치국을 할 신하는 구했는데 군략을 논할 사람도 얼른 구해야겠군요 방통이나 법정이 딱이긴한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신유(愼惟)
    작성일
    24.06.24 22:53
    No. 10

    신하로써 능력이 괜찮죠. 능력을 중시하는 원희 성격상 내치기는 쉽지 않을......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9 사오정1
    작성일
    24.06.25 02:29
    No. 11

    결정적으로 원담 원상을 이용해서 원가 분열하는 계획을 올린게 신씨였음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신유(愼惟)
    작성일
    24.06.25 09:08
    No. 12

    원소가 죽은 이후에 신비가 벌인 일이고, 결정적으로 원희는 그걸 모르는 한계가 있네요. ㅎㅎ 알았으면 그를 멀리 했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7 크로이델
    작성일
    24.06.25 08:23
    No. 13

    사마휘에 대해서 알고 있었을텐데, 방통의 행방을 그쪽으로 찾아볼 생각은 안했다는게 좀 아쉽긴하네요. 인재가 절실할 타이밍인데..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신유(愼惟)
    작성일
    24.06.25 09:10
    No. 14

    게임만하고 인터넷으로 원희고자설 같은 자극적인 이야기만 들은 원희(이유신)의 한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26화 마지막 부분에서도 방통과 서서는 어딨는지 모르니까 내버려둔다라고 써 놓았습니다.

    찬성: 2 | 반대: 2

  • 작성자
    Lv.65 bluejade
    작성일
    24.06.25 12:01
    No. 15

    어차피 소설인데 추녀 황월영의 예를 방통에게 적용해보시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신유(愼惟)
    작성일
    24.06.25 15:28
    No. 16

    음, 방통과 서서는 어딨는지 모르는 설정이라.....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1 n1******..
    작성일
    24.06.25 14:33
    No. 17

    사마휘 휘하에 수학하고있다는걸알면서 서서 방통이 같이 공부하고 있다는걸 모른다? 상당히 이상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리고 제갈량은 연의에 의해 책사쪽 능력이 뻥티기됐고 책사능력이 안좋은건 아니지만 구라가 많죠 대부분 제갈량이 짠 연의에서의 기똥찬 책략들은 법정이 세우고 실행은 방통이 대부분 했다고 알고있음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신유(愼惟)
    작성일
    24.06.25 15:31
    No. 18

    사마휘 휘하를 알고 있다는 건 어떤 분이 댓글 단 거고, 원희는 제갈량=융중만 아는 설정입니다. 삼국지5보면 사마휘는 자하선인 같은 신선으로 나오니까, 원희도 사마휘를 찾으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아무튼 원희가 아는 건, 제갈량이 유비 소속이면 어쩔 수 없고, 아니면 융중에 가서 데려와라. 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g6******..
    작성일
    24.06.25 14:39
    No. 19

    제갈량이 기주에서 내정돌려서 군량뽑아내고 방통이 전쟁에서 군사로 계책내면 무적이네요. 인재(소인배쭉정이)들이 많은 원희에게 드디어 진짜 인재가 ㅋㅋ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신유(愼惟)
    작성일
    24.06.25 15:31
    No. 20

    제갈량을 열심히 굴려보겠습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1 글에진심인
    작성일
    24.06.25 19:31
    No. 21

    개연성은 납득.
    다만 공명이 인재추천시 전부 갈코리로 쓸어담아와야죠 ㅋㅋ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신유(愼惟)
    작성일
    24.06.25 20:20
    No. 22

    ㅋㅋㅋ 좋은 인재를 거부할 리가 없죠. 잘 풀어보겠습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5 트리플럭
    작성일
    24.06.25 21:27
    No. 23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신유(愼惟)
    작성일
    24.06.25 21:28
    No. 24

    감사합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8 박방
    작성일
    24.06.27 09:39
    No. 25

    건필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musado01..
    작성일
    24.06.29 18:02
    No. 26

    잘 보고 갑니다.

    건 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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