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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천하제일미인을 마누라로 둔 남자 (원희전)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신유(愼惟)
작품등록일 :
2024.05.27 22:14
최근연재일 :
2024.06.26 21:20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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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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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8
글자수 :
213,847

작성
24.06.1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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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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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글자
17쪽

제18화. 차도살인(借刀殺人)[지도포함].

DUMMY

원담치소.


“어쩐 일로 오셨소?”


원담은 뚱한 표정으로 곽도를 바라보았다. 지금은 마음이 편치 않았기에, 원담은 곽도를 대하는 게 껄끄러웠다. 곽도는 그런 원담을 보고, 마음 한구석에서 분노가 슬며시 치밀어 올라왔다. 하지만 일단 참고, 그의 곁에 앉았다.


“유주자사(원희)와 어떤 대화를 나눴습니까?”

“별다른 내용 없소.”


‘거짓말.’


곽도는 원담이 거짓말하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원소의 장남으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마음대로 살아온 원담이었기에, 거짓말에 서툴렀다. 하지만 곽도는 온화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군요.”

“왜 오셨소? 오늘은 좀 피곤한데.”

“죄송합니다. 제가 이렇게 눈치가 없습니다.”


곽도는 머리를 긁적이며 어수룩한 표정을 짓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원담에게 군례를 올리고, 천천히 걸어가 문고리를 잡았다. 그리고 기습적으로 질문했다.


“우리가 이적행위를 했다는 걸 유주자사가 알고 있습니까?”


원담은 정곡을 찔리자, 표정이 홱 바뀌었다. 준비하고 있었다면 아니라고 대답했겠지만, 곽도가 나가니 쉬려고 마음을 놓았다가 기습당하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모르고 있습니까?”

“어찌 알겠소?”

“그렇군요. 워낙 중대한 사안이라 확인차 질문했습니다. 쉬십시오.”


곽도는 정중하게 군례를 올린 후, 물러났다. 밖으로 나온 곽도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은 상태였다.


‘자사께선 어째서 유주자사가 비밀을 알아차렸다는 걸 내게 비밀에 부쳤단 말인가? 빨리 의논하여 대책을 논의함이 옳지 않은가? 그리고 유주자사가 증거를 갖고 있다면, 당장 청주로 돌아가야 한다. 도대체 자사께선 무슨 생각인가?’


곽도의 표정은 곤혹스럽게 변했다.


‘설마 자사께서 나를 희생양으로 삼을 생각인가?’


그럴 가능성이 높았다. 원희가 증거를 확보했다면, 곽도가 작성하여 유헌에게 건넨 서신 말고는 없었다. 조조에게 보낸 서신이 원희에게 넘겨질 일은 없을 테니까.


만약 원담이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하면, 곽도는 홀로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죽임을 당할 것이다. 냉정한 원소가 이적행위를 한 곽도를 용서할 리 없으니까.


곽도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는 빠른 걸음으로 그의 처소로 향했다.


‘빨리 도망쳐야 한다.’


곽도의 머릿속엔 이 생각밖에 없었다. 지나치게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일 수 있지만, 그의 죄가 매우 위중했고,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았다. 원담이 그를 버렸다면 도망쳐서 후일을 도모하는 게 옳았다.


청주와 허도를 고민하던 곽도는 허도를 택했다. 원담이 무슨 꿍꿍이인지 모르겠지만, 그에게 거짓말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원담의 근거지인 청주는 위험했다.


고급정보를 많이 갖고 있는 곽도였으니, 조조는 두 팔 벌려 환영할 것이다. 또 허도에는 동향인 곽가, 순욱, 순유 등이 있었기에 후일을 도모하기 최적이었다.


그날 오후.

곽도는 청주에 급한 일이 생겼다고 둘러대고는 남문을 통해 업성을 빠져나왔다. 그는 오 기의 호위기병에 둘러싸여 곧장 남쪽으로 내달렸다. 곽도가 업성을 탈출했다는 소식은 곧장 내 귀에 들어왔다. 난 다시 원소를 찾았다.


“무슨 일이냐?”


원소는 의아한 표정으로 질문했다. 열심히 대화를 나누고 치소를 벗어났던 내가 다시 방문했으니, 그 이유가 궁금했을 것이다.


“아버지. 중요한 일을 보고드리겠습니다.”

“말하거라.”

“업성에 관중정벌을 바라지 않는 자가 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린가? 설마 조조의 쥐새끼가 아직도 기주에 남아있단 말이냐?”


원소는 손바닥으로 서탁을 내리치며 분통을 터트렸다. 관도대전에서 패한 후, 기주 전역에서 일어난 반란을 진압하면서 조조의 편에 섰던 자를 모두 소탕했다. 그런데 아직도 그런 자가 남아있다는 생각이 들자,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일었다.


“고정하십시오.”

“내가 고정하게 생겼느냐? 그게 누구냐?”


난 가만히 유헌에게 받은 곽도의 서신을 건넸다. 원소는 서신을 읽고는 단번에 누군지 깨달았다. 초창기부터 원소와 생사고락을 함께한 곽도의 글씨체를 어찌 모르겠는가?


원소는 허탈했다. 곽도가 곁에서 조언해 주길 바라며 원담 곁에 붙여 놓았었다. 그런데 이제보니 곳간에 쥐를 풀어놓은 셈이었다.


“허락하신다면 제가 그를 추포하겠습니다.”

“그리하거라.”

“예.”


난 군례를 올리고 물러났다. 조독은 내 명령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당장 기병을 보내 곽도를 추격하여 붙잡아와라. 기병을 둘로 쪼개어 허도, 청주 방향 모두 훑어라. 미리 보낸 기병들과 치밀하게 연락을 취하며 연합작전을 구사한다면 추포가 가능할 것이다.”

“예.”


조독은 즉시 복명하고는 물러났다. 난 그의 뒷모습을 잠깐 지켜보고는 다시 치소로 들어갔다. 원소의 표정은 평온해진 상태였다. 그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내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다.


“이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

“예.”

“어째서 가만히 있다가, 이제야 고하는 것이냐?”

“이걸 얻었을 때는 아버지께서 조조와 대치 중이었습니다. 자칫 곽도를 흔들었다가, 관도대전의 우를 범할까 두려웠습니다.”

“속이 깊구나. 잘했다.”


원소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 행동을 칭찬했다. 관도대전이 한창일 때, 심배는 업성에서 허유의 비리를 캤다. 이에 허유는 두려움을 느끼고 조조에게 투항해 군량창고 위치를 알려줌으로써, 원소가 대패하는 단초를 제공했다.


“하나만 더 묻자.”

“예.”

“이걸 곽도의 단독행동으로 보느냐?”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말도 안 됩니다.”

“그런데 어째서 현사(원담)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지 않느냐?”


난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원담은 폐출될 만큼 원소의 아픈 손가락이었지만, 그래도 장남이었다. 또 조조와 싸울 때 그는 군대를 이끌고 와서 충실하게 싸웠다. 그렇기에 원담을 걸고넘어지는 일은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

“말하거라.”

“소자를 후계자로 임명하실 생각입니까?”


돌직구 질문을 날렸다. 여기서 오케이 싸인이 떨어져야 비로소 원담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할 수 있었다. 그만큼 원담의 위치는 업성에서 견고했다.


기껏 벌어놓은 점수를 까먹는 게 아닌가? 하고 살짝 후회했다. 하지만 난 돌려 말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정치력을 29로 만들어 놓으니, 이런 부분에서 취약점을 드러냈다.


이글거리는 내 눈을 보고, 원소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내가 환하게 웃자, 그는 껄껄 웃었다.


“녀석. 그리 좋으냐?”

“그렇습니다. 그래야 아버지께 용상을 선물할 수 있으니까요.”

“이제 네 생각을 말해봐.”

“이번 기회에 형의 발목에 족쇄를 채울 생각입니다.”

“으음.”

“아버지. 형이 청주자사인데, 청주는 풍요로운 땅이고 인구가 많습니다. 만일 그가 다른 마음을 품는다면 조조를 물리치기는커녕, 오히려 역으로 당할 수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형은 후계자가 되지 못한 것에 실망한 나머지, 조조와 손잡을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 말은 비약이 너무 심하구나.”


원소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계자를 선정하면, 그가 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나머지 경쟁자를 정리해야 한다. 그럼, 청주를 움켜쥔 원담과 병주자사 고간에게서 병권을 빼앗아야 했다.


원소는 원담이 조조와 손잡을 리 없다고 생각했지만, 반발할 가능성은 크다고 봤다.


“그래서 이번에 곽도의 일을 추궁하여 현사(원담)의 병권을 빼앗으란 말이냐?”

“쉽지 않을 겁니다. 다만 곽도를 확실하게 징계한 후, 아버지께서 직접 형을 만나 경고하셨으면 합니다.”

“뜨뜻미지근하구나. 너답지 않게.”


원소는 팔짱을 끼며 등을 의자에 걸쳤다.


“형의 지지기반은 예상보다 견고합니다. 갑자기 병권을 빼앗으려고 한다면, 내전이 발발할 가능성이 큽니다. 아직 형을 지지하는 책사, 관리, 장수가 업성과 청주에 많습니다.”

“네놈이 더 일찍 정신을 차렸어야 했다. 그랬다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야.”

“죄송합니다.”


원소는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


“넌 공칙(곽도)를 잡는 데 주력하거라. 그놈이 잡혀 오면, 내가 현사와 담판을 지으마. 어느 정도 힘은 빼놓아야지.”

“고맙습니다.”


원소의 배려가 정말 감사했다. 만약 내가 나서서 원담의 병권을 뺏는다는 인상을 심어주게 되면, 많은 관리와 장수가 반발할 게 분명했다.


물론 원소의 배후에 내가 있다는 걸 알아차리겠지만, 그렇더라도 원소가 직접 움직이면 반발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이 기회에 원담의 병권을 모조리 빼앗았으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확실하게 족쇄를 채우길 바랐다. 그리고 그런 부분은 원소에게 전적으로 맡길 생각이었다.


삼국지 군주 중에서 최고의 정치력을 가진 원소였다. 쓰레기 같은 내 정치력 29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그의 능력을 믿었다.


*


원담치소.

곽도가 남문을 통해 나갔다는 소식은 뒤늦게 원담에게도 전해졌다. 그제야 원담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그는 급히 신평과 신비를 호출했다.


“아니 어쩌자고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이셨습니까?”


상황을 전해 들은 신평은 펄쩍 뛰었다. 원담과 곽도가 독대할 때부터 수상했었는데, 놀랍게도 중대한 이적행위를 벌였다. 불같은 성격의 신비는 이런 상황을 예상했었는지, 눈을 감고 입을 다물었다.


“어찌하면 좋겠소?”

“공칙(곽도)은 어디 갔습니까?”

“청주에 간다면서 남문으로 나갔소.”

“청주로 가려면 동문으로 나가야 합니다. 잘못을 저지르고 위험에 처하니, 저 혼자 살겠다고 도주한 게 틀림없습니다. 분명 조조에게로 향했을 겁니다. 정말 큰일 났습니다.”


신비가 버럭하고 큰 목소리로 말했다. 실로 무례한 행동이었지만, 신비의 강직한 성격을 알기에 원담은 인상을 찡그렸을 뿐, 뭐라 하지 않았다.


“기주자사께 가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용서를 구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는 공칙의 독자적인 행동으로 몰아가야 합니다. 서두르셔야 합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신평의 제안에 원담은 깜짝 놀랐다. 원희의 제안과 정확하게 일치했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청주로 돌아가는 게 좋겠소.”

“그러시면 절대 안 됩니다. 업성에서 자사를 지지하고 있는 세력을 모두 잃게 됩니다. 청주가 비록 비옥하고 인구가 많다곤 하지만, 기주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일단 숙이시고 다음 기회를 기다리십시오.”

“그러다가 청주자사까지 박탈당하면?”

“단호하게 공칙의 단독소행으로 몰고 가면,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또 청주를 장악한 건 자사의 순수한 노력으로 이룬 결과물입니다.”


신평은 원담을 안심시켰다. 원담은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성질 더럽고 군재가 뛰어난 그였지만, 아쉽게도 원소의 높은 정치 수준은 물려받지 못했다.


애초에 정치를 보는 안목이 중간만 되었어도, 폐출되는 일도 없었을 테고, 지금쯤 당당하게 후계자가 되었을 것이다. 고민하던 원담은 결국 신평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지금 가야 하오?”

“물론입니다. 자칫 공칙이 잡혀 온 후면 늦을 수 있습니다. 분명 공칙은 자사께서 시켰다고 할 겁니다.”

“난 모르는 일이오.”


원담은 단호하게 잡아뗐다.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원소치소.

원담의 방문에 원소는 냉막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오늘내일하던 원소의 표정이 아니었기에, 원담은 흠칫했다. 왜 갑자기 원소에게 생기가 도는 걸까?


“무슨 일이냐?”


오늘따라 원소의 목소리가 엄정하게 느껴지는 건 원담의 착각일까? 원담은 급히 잡생각을 떨쳐내고는 예를 취한 후, 대답했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긴한 내용입니다.”

“가까이 오너라.”


원담은 천천히 걸어 원소 앞에 앉았다.


“말해보거라.”

“공칙이 도망쳤습니다.”

“알고 있다.”


원담은 흠칫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까 엄정하게 느껴졌던 원소가 이젠 두렵게 느껴졌다. 마치 원소가 그를 감시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공칙은 제게 이적행위를 강요했지만, 저는 단호하게 반대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원담은 자세하게 밀고하며, 모든 죄를 곽도에게 뒤집어씌우고 그는 모르는 일이라며 딱 잡아뗐다. 특히 관중에 관련한 일만 고했다. 원소와 조조가 대치할 때, 정보를 넘겼다는 부분까지 말하면 그땐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다.


이미 관도대전에서 그런 방식으로 원소가 대패했는데, 원담이 그런 짓거리를 했다면 청주에서도 원담에게 크게 반발할 게 분명했다. 이 부분만큼은 무덤까지 비밀로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한 원담이었다.


“정말이냐?”

“어찌 소자가 거짓을 고하겠습니까? 그간 고하지 않았던 건 부끄러웠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공칙이 도주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가 이적행위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담은 실로 뻔뻔했다. 원소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현재 증거는 곽도의 서신뿐이었고, 거기에 원담과 관련한 내용은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


“좀 더 빨리 고했어야지. 현혁이 빠르게 조치했기에 망정이지, 자칫하면 관중정벌이 실패로 돌아갈 수도 있었다.”

“죄송합니다. 공칙이 그렇게 모자란 짓을 할 줄은 몰랐습니다. 용서하십시오.”


원담은 머리를 숙였다.


“현사.”

“예.”

“네 책임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없다.”

“무, 무슨 말씀입니까?”

“그런 일이 있으면 즉각 보고하여, 사전에 문제를 차단했어야 했다. 만약 관중정벌이 실패했다면 그땐 어쩌려고 그랬느냐?”


원소는 엄정한 표정으로 문책하며 곽도가 유헌에게 보낸 서신을 꺼냈다. 그걸 본 원담의 표정은 참혹하게 일그러졌다.


‘현혁. 이 개자식. 이 증거를 아버지께 바치다니. 내가 조금만 늦었으면 꼼짝없이 뒤집어쓸 뻔했구나.’


“공칙. 이런 천하에 죽일 놈 같으니라고! 당장 이런 놈은 목을 베어야 합니다.”

“그럴 생각이다. 감히 내게서 녹을 받아먹으면서 조조를 위해 일하다니. 이런 놈을 용서할 수 없지.”


원소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런 모습이 원담에겐 더욱 공포스럽게 느껴졌다.


“어쩌겠느냐?”

“예?”

“어쩌겠느냐고 물었다.”


원담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죄송하다고 하며 딱 잡아떼면 끝나리라 생각했는데, 원소는 그게 아닌 모양이었다.


“현사.”

“예.”

“공칙이 잡혀 오면 분명 네 발목을 붙잡고 늘어질 것이다. 공칙의 성격은 내가 잘 안다.”


원담은 그제야 원소의 속내를 알 수 있었다. 다른 말이 나오지 않도록 덮어줄 테니, 뭔가를 내놓으라는 뜻이었다. 그것도 자발적으로.


이는 원담에게 굉장한 부담으로 다가왔다. 사실 곽도의 계책에 원담이 동의한 게 사실이었고, 원담의 허락 없이 곽도가 독단적으로 그런 계책을 내었겠느냐는 의문이 중신들 사이에서 논란이 될 것이다.


그걸 막을 사람은 원소 말고는 없었다. 원담이 아니라고 해도 원소를 비롯한 중신들이 의심하면, 혐의를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선택하기 어려우냐?”

“아, 아버지. 앞으로 아랫사람을 잘 단속하겠습니다.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그야 당연한 거고.”


원소의 냉정함에 원담은 입을 다물었다.


“평원군과 제북국을 내놓거라.”

“그럴 순 없습니다.”


청주는 총 여섯 군으로 이뤄졌고, 그중에서 평원군은 인구 백만이 넘는 대군이었다. 또 평원군과 제북국은 기주에 가장 가까운 주였다.


이로써 원소의 의도는 명확하게 드러났다. 청주를 손에 쥔 원담이 원희를 상대로 도발하지 못하도록 힘을 빼놓겠다는 뜻이었다.


“그럼, 어쩌자는 것이냐? 부하를 단속하지 못한 네 죗값을 치러야지. 안 그러면 어찌 중신과 대호족, 장수들이 수긍하겠느냐? 자칫하면 기강이 무너질 수 있다.”

“그래도 둘은 너무 많습니다.”

“그럼, 평원군 하나만 내놔. 이건 아비가 양보할 수 있는 마지막이다. 네가 계속 욕심부리면서 거부한다면, 흐트러진 기강을 잡기 위해서 모진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원담은 자신도 처벌을 면치 못할 것이란 생각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원소가 얼마나 냉정한지 잘 알고 있었다. 아무리 마음에 안들어도 장자를 폐출하는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데, 원소는 그걸 해냈다. 그만큼 냉정했다.


“아, 알겠습니다.”

“잘했다. 업성의 중신, 대호족, 장수를 부를 테니 거기서 선언하거라. 그럼, 이 아비가 네게 죄가 없음을 보증하마.”

“예.”


원담은 잔뜩 굳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괜히 곽도의 계책을 시행했단 생각이 들었다. 또 한편으론 이만한 게 다행이라 생각했다.


원소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처음부터 두 군을 얻을 순 없다고 생각했다. 또 원담이 노골적으로 반발하면 어쩌나 걱정했었다. 다행히 원담의 힘을 빼놓았고, 원담의 반발도 억눌렀다.


관중을 원희가 얻고, 마등이 우부풍을 얻으면서 인구 및 세력 변화가 있습니다. 다른 세력은 변함 없습니다.

초본지도.png


변화내용.

1. 원희 : 관중 하동군, 홍농군, 경조윤, 좌풍익 확보. 인구 172만>297만.

2. 마등 : 관중 우부풍 확보. 인구 17만>27만.

3. 조조 : 관중 잃음. 인구 1,689만>1,554만.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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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제22화. 조조와 동급으로 올라서다. +9 24.06.19 3,434 110 16쪽
21 제21화. 사전정지작업. +11 24.06.18 3,553 113 16쪽
20 제20화. 냉정한 원소. +19 24.06.17 3,634 118 17쪽
19 제19화. 원담의 힘을 빼앗다. +6 24.06.16 3,597 106 16쪽
» 제18화. 차도살인(借刀殺人)[지도포함]. +7 24.06.15 3,769 85 17쪽
17 제17화. 오래 오래 사십시오. +4 24.06.14 3,666 95 17쪽
16 제16화. 위험을 대비하다. +2 24.06.13 3,849 98 15쪽
15 제15화. 협상, 맹장을 얻다. +8 24.06.12 4,068 99 16쪽
14 제14화. 대권 조각을 하나씩 맞추다. +3 24.06.11 3,949 102 17쪽
13 제13화. 각자의 처지. +6 24.06.10 4,052 98 16쪽
12 제12화. 정치질. +9 24.06.09 4,087 97 16쪽
11 제11화. 주고받는 협상의 묘미. +4 24.06.08 4,186 113 17쪽
10 제10화. 다음을 대비하다. +5 24.06.07 4,254 94 16쪽
9 제9화. 첫 전투, 첫 전과. +7 24.06.06 4,328 107 16쪽
8 제8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2 24.06.05 4,293 94 16쪽
7 제7화. 원희, 진군하다. +8 24.06.04 4,590 96 18쪽
6 제6화. 두 영웅 원담과 원상. +1 24.06.03 4,737 97 17쪽
5 제5화. 후계자가 되기 위한 조건. +7 24.06.02 4,991 105 16쪽
4 제4화. 원희, 존재감을 발휘하다. +4 24.06.01 5,101 106 16쪽
3 제3화. 군권을 장악하다. +6 24.05.31 5,423 98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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