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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천하제일미인을 마누라로 둔 남자 (원희전)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신유(愼惟)
작품등록일 :
2024.05.27 22:14
최근연재일 :
2024.07.05 21:20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267,117
추천수 :
6,355
글자수 :
281,076

작성
24.07.0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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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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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글자
16쪽

제36화. 음험한 자의 의심.

DUMMY

“처음 뵙겠습니다. 형주자사부 교위 문빙입니다.”


문빙은 정중하게 예를 취했다. 그리고 유표의 친서를 건넸다. 난 그것을 받아 읽은 후, 유비에게 건네주었다. 유비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그걸 읽었다. 분명 속이 부글부글 끓을 텐데 그걸 표출하지 않는 걸 보니, 이 시대의 영웅이란 생각이 들었다.


자기 감정조절도 못 하는 자가 어찌 천하를 논하겠는가? 그런 면에서 유비는 배울 점이 참 많은 사내였다. 내가 유비의 위치였다면 저렇게 할 수 있었을까?


“예까지 오시느라 고생하셨소. 군량과 건초를 보내주신 형주자사(유표)의 은혜를 절대 잊지 않겠소.”


난 유표를 높이기 위해 일부러 은혜란 말을 사용했다. 나 역시 유주자사였기에 동급이라 볼 수 있었지만, 이렇게 존중해줘야 나중에 쌀 한 톨이라도 더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칭찬에 약한 법이다. 더군다나 최강의 권력자 원소의 후계자인 내가 은혜 운운하며 감사를 표했다. 유표는 이 소식을 전해 듣고 매우 흡족할 것이다.


“이번에 좌장군(유비)의 부대까지 합하면 기병 2만4천, 보병 6만이오. 또 대장군(원소)께선 15만을 이끌고 남하하실 테니, 조조는 이 전투에서 절대 이기지 못할 것이오.”


난 가슴을 탕탕치며 큰소리쳤다. 물론 원소의 병력은 조미료를 팍팍쳐서 과장했다. 하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 유표는 내 말을 믿을 것이다. 적어도 이곳 노양현의 병력은 제대로 말했으니까.


원씨가 조조를 이긴다는 확신을 유표가 가져야 한다. 분명 조조가 유표에게 손을 내밀 텐데, 그때 흔들리지 않는 게 중요했다. 원씨가 강하다는 확신을 가져야, 그때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난 조독에게 군량과 건초를 성안으로 들이고, 문빙의 장병에게 식사와 휴식을 제공해 주라고 명한 후, 유비와 함께 문빙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내 부하들과 유비 부하들 사이에서 문빙은 겸손하면서도 당당함을 유지했다.


‘저놈이 내 부하였어야 했는데.’


문빙은 볼수록 마음에 들었다. 관우·장비·조운보다 더 욕심이 났다. 아무래도 내가 무력이 높은 무장이다 보니, 비슷한 유형인 그들보다 지략을 함께 갖춘 문빙에게 더 끌렸던 거 같다.


난 일부러 문빙에게 여러 잔을 권했다. 유표를 대신한 문빙을 대우해 준다는 명목이었지만, 속내는 어떡하든 문빙과 친분을 쌓으려는 의도였다.


또 내가 관우 등에게 이런 짓을 하지 않았던 건, 그들에게 잘해줘 봐야 내 부하가 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조가 관우를 부하로 만들려고 그토록 노력했지만, 결국 헛수고가 되었다.


난 조조처럼 그렇게 정성을 쏟을 자신이 없었다. 아무리 유능한 인재라도 극악의 확률이면 포기하고, 확률이 높은 곳이 집중투자하는 것이 내 방식이었다.


문빙은 유표와 떨어뜨리고, 잘 설득하면 내 부하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난 문빙에게 작업을 했다.


“허어, 중업(문빙) 취했소.”

“죄송합니다.”


바닥에 쓰러지려는 문빙을 내가 급히 부축하자, 문빙은 깜짝 놀라며 급히 사과했다.


“괜찮소. 남자는 술 먹으면 그럴 수도 있지.”


‘술 먹으면 개가 되지’라고 말하려다가 급히 바꿨다. 난 문빙을 방으로 안내했고, 어여쁜 시비를 뽑아 그를 시중들게 했다. 그리고 흐뭇한 시선으로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


“거기장군께서 우리한테 저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는데.”


장비는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며 중얼거렸다.


“부럽냐?”

“솔직히 원씨와 교류하고 싶소.”

“형님을 배신하려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하시오?”


장비는 버럭하고 화를 냈다. 그는 관우와 성격 차이가 심해서 종종 마찰을 일으켰지만, 유비를 배신하겠다는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관우가 호족을 무시하고, 백성과 장병을 잘 보살핀 데 반해, 장비는 호족을 경외하고 대우했지만, 백성과 장병을 가혹하게 대했다. 그런 장비였기에, 호족을 대표하는 가문 원씨의 후계자 원희가 남양군에 내려왔을 때, 만날 기회를 꿈꿨었다.


그와 함께 청담고론하고, 시도 지으면서 천하를 논하고 싶었다. 천하제일가문 원씨였기에, 그 욕망이 컸었다. 그런데 원희가 장비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문빙에게 집중하니 화가 난다기보다는 아쉬움이 컸다.


“이놈아, 거기장군이 우릴 견제하고 있는데. 꼭 만나고 싶으냐?”

“꼭 나쁘게 생각할 거 없소. 어쨌든 기병 2천은 지원해 주니까. 그리고 형주자사께서 지원해 주는데 어찌 거부하겠소? 냉정하게 따지면 남양군도 형주자사부 소속인데.”


유표는 원론적으로 원희와 유비의 합동작전을 방해할 수 있었다. 물론 그럴 리 없겠지만, 유표가 내 땅에서 나가라고 따지면 이거 골치 아파진다.


“넌 불쌍한 병사들 매질 좀 그만해라. 매일 시체를 치우니, 그게 사람이 할 짓이냐?”


관우는 할말이 없자, 장비의 약점을 푹 찔렀다. 장비는 병사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심하게 매질한 건 물론이고 목을 치는 경우도 허다했다.


물론 매일 시체를 치운다는 건 과장된 표현이었지만, 장비는 고개를 돌렸을 뿐 변명하지 않았다. 아니라고 변명해 봐야 싸움만 커질 뿐이니까. 관우와 이런 걸로 다투고 싶지 않았다.


“부인은?”

“아니 그 말을 왜 하시오?”


관우는 그제야 싱긋 웃더니 등을 돌렸다. 관우는 항상 이걸로 장비를 놀리곤 했는데, 이 부분은 장비의 최대 약점이었다.


조조는 관우·장비를 얻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는데, 관우에겐 적토마를 비롯해 많은 재화를 내줬고, 장비에겐 하후연의 조카딸과 혼례를 치르게 주선했다.


관우는 유비를 찾아갈 때 조조가 준 모든 걸 포기하고 떠났지만, 장비는 부인을 데리고 왔다. ‘조조와 싸울 텐데, 괜찮겠냐?’는 놀림이었다. 장비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참았다.


*


다음날.

문빙은 양양성으로 돌아가겠다며 정중하게 감사를 표했다. 아쉬웠다. 좀 더 가까운 사이로 만들고 싶었는데.


“아쉽구려. 천하의 영웅과 이렇게 헤어져야 한다니.”

“감당키 어렵습니다. 소장과 같은 장수는 천하에 흔하게 널렸습니다.”


문빙은 몸을 낮췄다. 어쨌든 그는 형주자사부 소속이었기에, 과도한 내 칭찬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요동태수에 추천하고 싶소.”

“말도 안 됩니다.”


문빙은 적극적으로 손사래를 쳤지만, 난 괜찮다며 그를 요동태수로 추천하는 추천서를 써줬다. 황제를 모시고 있지 않기에, 추천서가 한계였다. 또 요동군은 공손도가 실질적으로 점령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이는 실봉實封이 아니라 허봉虛封이었다. 비록 녹읍을 받지 못하지만, 이는 대단히 명예스러운 일이었다. 그렇기에 문빙은 기뻤지만, 일단 사양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난 최대한 문빙을 칭찬한 후, 추천서를 넘겼다. 그리고 허도를 점령하면 황제께 고하여 요동군태수조서를 받아내 주겠다고 장담했다.


“마음에 드십니까?”

“중업은 문·무에 뛰어난 자요. 견 장군과 비슷하오.”

“그렇지만 형주자사에게 충성을 다할 텐데, 손에 넣을 수 있겠습니까?”

“인연을 만들어 놓았으니, 기다려보는 수밖에.”


난 싱긋 웃었다. 솔직히 나도 미래가 어찌 될지 예측하기 어려웠다. 다만 유비와 유표의 전투가 격화되면 문빙을 빼낼 기회가 생길 것이다. 그것만 놓치지 않으면 된다.


“단단히 준비하시오. 약조한 날짜에 허도로 진군할 테니까.”

“알겠습니다.”


견초는 군례를 올리며 즉각 복명했다.


*


형주자사부.

군량과 건초를 배달한 문빙은 홀가분하게 달려 양양성에 도착했다. 그는 곧바로 유표를 찾았다. 그의 치소에는 당연하게도 괴월이 있었다.


“고생했네. 현혁(원희)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가?”


유표는 원희보다 위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 여전히 그를 관직 유주자사가 아닌 자 현혁으로 불렀다.


“매우 고마워했습니다.”

“그래야지.”


유표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턱수염을 쓸었다. 문빙은 원희의 말을 그대로 전했다. 유표는 원씨의 전력에 상당히 놀랐다. 괴월이 나지막하게 진언 올렸다.


“좀 과장된 수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저 하북에서 공격하는 숫자가 10만은 넘겠지. 남양군은 문 교위가 대략 확인했을 테니, 믿어야 하고.”

“그럴 겁니다.”


괴월도 유표의 말에 동의했다. 원소가 양쪽으로 최소 15만의 병력을 동원했다고 생각하자, 유표의 가슴속 깊은 곳에선 두려움이 고개를 들었다.


“뭐라?”


괴월이 벌컥 소릴 지르자, 유표는 상념에서 깨어났다.


“왜 그러는가?”


문빙의 보고가 계속 이어졌지만, 유표는 원소군 규모를 생각하느라 그 이후 내용을 듣지 못했다.


“자사. 거기장군이 문 교위를 요동태수에 추천했다고 합니다.”


순간 유표의 눈빛이 싸늘해졌다.


“어째서 관직을 받았는가?”

“우리 형주자사부와 거기장군부가 협조하는 상황에서, 거기장군이 계속 권하는 걸 거부하기 어려웠습니다. 또 요동군은 이미 공손도가 지배하고 있으므로, 제가 태수로 부임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소장의 마음은 오직 형주자사부에 머물러 있습니다.”


문빙은 급히 바닥에 엎드려 다른 뜻이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 부분을 보고하면 유표가 화를 낼 걸 알았다. 그럼에도 보고한 건, 나중에 어떤 식으로든 이게 유표의 귀로 들어갈 테고, 그때는 유표의 커다란 질책이 따를 게 분명했다.


“참으로 괘씸하도다.”


유표는 분노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런 유표의 모습에 괴월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지금은 조조가 아니라 원소와 동맹을 맺어야 하는데, 자칫 원희와의 관계가 소원해지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자사. 고정하십시오. 거기장군도 깊은 뜻을 갖고 추천장을 써주진 않았을 겁니다. 만약 다른 마음이 있었다면, 실봉인 태수에 추천했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소장도 허봉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받았습니다. 만약 실봉이었다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거부했을 겁니다. 소장을 믿어주십시오.”


문빙은 절규하듯 변명했다. 군량과 건초를 잘 전달했다고 칭찬받아도 부족할 판국인데, 이런 변명이나 하고 있다니. 속으로 울화가 치밀어 올라왔다.


결국 괴월의 중재 덕분에 문빙의 징계는 꾸지람을 받는 선에서 그쳤다. 또 유표가 원희의 추천서를 찢으려고 하자, 괴월이 급히 말렸다.


“만약 이걸 거기장군이 알게 되면, 자사의 위치가 곤란해집니다. 참으십시오.”


괴월의 만류에 유표는 멈칫하더니 추천서를 내려놓았다. 원희가 직접 작성한 서신을 찢었다면, 원희는 그걸 모욕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만약 유표의 친서를 대호족 누군가가 찢었다면, 유표는 몹시 기분이 나빴을 것이다. 그렇기에 분노를 참고 추천서를 서탁에 내려놓을 수 있었다.


문빙이 물러날 즈음, 소식을 듣고 채모가 달려왔다. 또 다른 권신 채모는 유표에게 간언했다.


“자사. 지금은 원씨를 자극해선 안 됩니다. 아직 장선을 토벌하지 못했는데, 그들과 척지면 어쩌려고 그러십니까?”

“알고 있소.”


유표는 쓴 입맛을 다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유표는 원희와의 관계를 생각하여 문빙을 징계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덕규(채모의 자).”

“예.”

“최대한 빨리 장선을 토벌하고 형주남부를 안정시키시오. 북방의 형세가 위태로우니, 형주를 안정시키는 게 급선무요.”

“알겠습니다.”


채모는 즉각 복명하며 군례를 올렸다. 유표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괴월에게 물었다.


“그런데 말이야.”

“말씀하십시오.”

“현덕(유비)은 왜 이리 적극적일까?”


분노를 터트리고 심호흡하며 마음을 안정시켰더니, 엉뚱하게도 유비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리고 그가 지나칠 정도로 원희에게 기대고 있다는 사실이 불편하게 다가왔다.


문빙이 원희의 추천장을 받은 게 불편했었는데,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도 몰랐다. 크게 뭔가를 바라고 질문한 게 아니었는데, 괴월은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이상합니다. 평소 좌장군은 백성의 안위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며 도적을 소탕하고, 그들의 곤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현덕이 인의를 아는 자지.”

“그런데 이번에 장병 1만2천을 징발했습니다. 이는 매우 놀라운 수치입니다. 덕분에 신야현을 비롯한 인근 현에서 좌장군(유비)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매우 커졌습니다.”

“현혁이 압력을 넣은 건 아닐까?”

“아닐 겁니다. 좌장군은 직접 자사께 군대지원을 부탁할 만큼 적극적이었습니다. 장선 토벌로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피력했으니, 단순히 거기장군의 압박을 받았다기보다는 오히려 주도적으로 움직였다고 보는 게 타당합니다.”


그제야 유표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가벼운 마음으로 질문했는데, 이젠 정말 무거운 상황이 되어 버렸다.


“그럼, 현덕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침묵이 흘렀다. 유표는 이유를 알 수 없었고, 괴월은 짐작이 갔지만, 함부로 입을 떼기 어려웠다. 현재 유표와 유비는 순망치한의 관계였다. 확실하지 않은 진언을 올렸다가 둘의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이 될까 두려웠다.


“이도(괴월). 소신껏 의견을 개진해 보시오.”

“저도 확실하게 짚이는 건 없습니다. 다만.”

“다만?”

“자사의 생각보다 그의 야망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두루뭉술한 대답이었지만, 유표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가 형주를 노리고 있다고 생각하시오?”

“그건 알 수 없습니다. 분명한 건 그가 최근에 취한 행동은 그전이라면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유표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 그저 유비가 남양군에 머무르며 중원세력의 형주침공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해주길 바랐다. 그가 유비를 받아들였던 것도, 조조의 견제를 받으면서도 끝끝내 살아남은 영웅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형주자사부에선 유비를 받아들이는 부분에 반대가 많았었다. 그럼에도 유표는 직접 조조 등과 싸우는 게 싫었기에, 유비에게 신야현을 내어주었다.


그런데 이제 와 생각해 보니, 유비가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1만2천을 징발한 부분이 거슬렸다. 평소와 너무나도 달랐던 그 부분이.


“일단 현덕이 군대를 남쪽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건 생각해야겠군. 답답하군. 답답해.”


유표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유비에게 남양군을 맡겼으니, 마음 놓고 장선을 토벌하여 형주를 안정시키면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데 말이오.”

“예.”

“혹시 현혁이 그를 돕는 건 아닐까?”

“그건 어려울 겁니다. 이번에 군량과 건초를 제공했고, 그걸 기쁘게 받았습니다. 만약 거기장군이 좌장군을 돕는다면, 세간의 비난을 피하지 못할 겁니다. 또 원씨는 조조를 무너뜨리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앞으로 군량과 건초를 주기적으로 제공해 주시게. 현혁이 다른 마음을 먹지 않도록.”

“예.”


유표는 마음 한구석이 돌을 올려놓은 것처럼 무거웠다.


‘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 어찌 현덕이 내게 등을 돌리겠는가? 아냐. 조심해서 나쁠 건 없어. 더군다나 그는 정말 이상한 행동을 했어.’


유표의 눈은 음험하게 가라앉았다. 대호족 1백여 명을 초대해 모조리 죽이는 비열한 방법으로 형주를 장악한 유표였다. 인자한 얼굴이었지만,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엔 음험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렇기에 유비에 대한 의심은 확신으로 변해갔다.


장선을 토벌하여 형주를 안정시키면, 유비의 권력을 좀 더 제한하겠다고 마음먹는 유표였다.


유비가 평범한 장수였다면 이러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불굴의 의지로 난세를 관통하며 살아남은 영웅이었다. 그 능력을 믿고 남양군을 맡겼었는데, 그 능력이 이젠 부담으로 다가왔다.


유비의 권력을 제한하겠다고 마음먹었던 유표는 유비의 대체재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일단 의심이 시작되자, 더는 믿기 어려웠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ㅎㅎ

열심히 쓰겠습니다.
댓글, 추천, 선호작은 글을 쓰는데 큰 힘이 됩니다.
때론 답댓글을 달아드리지 못하지만,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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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제22화. 조조와 동급으로 올라서다. +13 24.06.19 6,807 18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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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제17화. 오래 오래 사십시오. +8 24.06.14 7,001 166 17쪽
16 제16화. 위험을 대비하다. +6 24.06.13 7,236 169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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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제14화. 대권 조각을 하나씩 맞추다. +7 24.06.11 7,378 172 17쪽
13 제13화. 각자의 처지. +9 24.06.10 7,523 169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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