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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천하제일미인을 마누라로 둔 남자 (원희전)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신유(愼惟)
작품등록일 :
2024.05.27 22:14
최근연재일 :
2024.07.05 21:20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267,000
추천수 :
6,352
글자수 :
281,076

작성
24.07.02 21:20
조회
4,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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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글자
16쪽

제35화. 변하는 남쪽 상황.

DUMMY

허도는 전쟁 준비로 한창이었다. 이미 우금이 장병 4만을 이끌고 출격했으며, 기병과 보병도 출병 준비를 서두르느라 여념이 없었다.


조조치소.

혼란스러운 허도와 달리 치소 안은 기분 나쁠 정도로 정적이 흘렀다. 조조를 비롯한 신하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는데, 곽가의 얼굴이 가장 굳은 상태였다.


“허어, 일이 이리 꼬인단 말인가?”


결국 이 침묵을 깬 건 조조였다. 그는 탄식을 터트리고는 곁눈질로 순유, 순욱을 바라보았다.


“장군의 결정에 따르겠습니다.”


순욱은 굳은 표정으로 머리를 조아렸다. 그는 순심의 서신을 받고는 곧장 이 사실을 조조에게 보고했다. 이 문제는 스스로 해결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는 문제였다.


한漢은 충·효를 절대적으로 신봉하는 사회였다. 순연은 조조에게 충성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했다. 그런 충신을 외면한다면, 호족들이 흔들리게 된다. 더군다나 순연은 영천을 대표하는 대호족이었고, 조조는 영천 출신의 책사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었다.


“일이 고약하게 꼬였습니다.”


순유가 둔한 얼굴로 입술을 뗐다.


“공달(순유). 좋은 생각 있는가?”

“지금 원소는 매우 분노한 상태인 데다가, 지난 관도대전의 패배를 설욕하려고 하니 어떤 협상도 통하지 않을 겁니다.”


역시. 안 들으니만 못한 대답이었다. 그 정도는 조조도 알고 있었다. 결국 순유는 순욱에게 휴식을 주라고 진언한 셈이었다.


“일단 문약(순욱)이 상서령을 반납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고향에서 허도의 일을 돕는 건 절대 하면 안 됩니다. 아직도 많은 호족이 원씨의 눈과 귀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정욱이 진언을 올렸다. 영천군이 아닌 연주 출신이었기에, 그의 진언엔 힘이 실렸다. 곽가는 여전히 굳은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물고 있을 뿐이었다.


이곳에 모인 이들은 순욱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후방인 허도에 남아 황제를 보좌하고, 병참공급을 책임지는 그의 역할을 대신할 자가 마땅히 눈에 띄지 않았다.


원소와 싸우는 전선으로 데려갈 인재 중 한 명을 허도에 남겨둬야 하는데, 그가 순욱을 온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조조는 순욱에게 이곳에 남으라고 명령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탓에 순연히 죽는다면, 순씨는 물론이고, 계책을 냈던 곽가의 마음도 불안해질 것이다.


“잠시 시간을 주시게.”


조조는 이같이 말하며 책사들을 모두 돌려보냈다. 그리고 곽가를 따로 불러 독대했다.


“죄송합니다.”


곽가는 조조에게 머릴 숙이며 사과했다.


“고개 들어. 어차피 휴약(순연)도 위험을 인지하고 동의했어. 그가 임무를 완수하고 무사히 살아 돌아오길 바랐네. 원소는 성정이 꽤 급했는데, 나이가 들더니 변했군.”


조조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만약 원소가 순연을 죽였다면?”

“그랬다면 우리가 하나로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되었을 겁니다. 복수의 명분이 생깁니다. 저도 최악의 경우까지 생각했었지만, 이런 결론은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만약 예측했다면 절대 순씨를 보내지 않았을 겁니다.”

“대충 보냈으면 원담이 설득되었겠는가? 그나마 휴약을 보냈으니, 설득된 거지.”


순연이 원담을 설득했는지 실패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은 순연을 보낸 건 정당화하는 조치가 필요했다.


“어찌 하면 좋겠는가?”

“문약에게 휴식을 주십시오.”

“만약 그대로 붙잡아둔다면?”

“그럼, 원소는 휴약을 죽일 테고, 그 사실은 어떤 경로로든 순씨로 전해질 겁니다. 그의 모친이 연로한데 자칫 충격을 받아 쓰러지기라도 한다면 문약이 제대로 임무를 수행하겠습니까? 그리고 허도, 영천, 하남윤 호족 분위기가 적대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으음.”


조조는 자기도 모르게 침음성을 터트렸다. 서주원정에서 대학살을 저지르면서 연주 호족의 분위기가 적대적으로 돌아섰고, 장막과 여포가 그에게 맞섰었다.


인생 최대의 위기였던 그 당시를 생각하면 아직도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조조였다. 그만큼 ‘호족이 지지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매우 중요했다. 설령 지지를 받지 못하더라도 적대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면 안 된다.


“자넨 남아.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조조는 곽가가 혹시 관직을 던지지 않을까 걱정해서 미리 단속했다. 순욱이 물러나는 마당에 곽가마저 물러나면 조조의 타격은 엄청날 것이다.


“그건 그렇고. 누가 그의 후임으로 적당한가?”

“중덕(정욱)에게 맡기시면 됩니다.”

“그리하지.”


정욱말고는 대안이 없었다. 순유, 곽가, 가후는 조조와 함께 원소를 상대하기 위해 출진해야 했고, 조엄은 조인과 함께 허도를 방어해야 한다.


“그리고 허도에 원사(한호)도 남기십시오.”

“알겠네.”


조조는 한숨이 나오려는 걸 억지로 참았다. 순욱의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정욱과 한호를 투입했다. 물론 한호를 전선으로 데려갈 생각은 아니었지만, 그는 당분간 본인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할 것이다.


조조는 곽가에게 흔들리지 말고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한 후, 돌려보냈다.


홀로 남은 조조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원담을 이용해 원소를 흔들려고 했는데, 역으로 조조 본진이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대전투를 앞두고 사기를 진작시켜도 모자를 판국인데, 오히려 사기가 꺾여 버렸다. 새삼 원소가 두렵게 느껴졌다.


‘관도대전의 행운이 또 일어날까?’


지금 생각해도 관도대전 승리는 행운이었다. 안량, 문추를 죽였고, 몇 번의 전투에서 이기며 확고하게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하북의 물량전술에 결국 밀리기 시작했다.


그때 허유가 항복하여 군량창고 위치를 알려주지 않았다면, 장합·고람이 원소지휘부를 급습하지 않았더라면, 그 전투에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었다.


‘7만을 생매장했는데, 아직도 하북의 전력이 우릴 앞서고 있어. 정말이지 지긋지긋하구나. 하지만 물러서지 않겠다. 행운이 따르지 않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꺾겠다. 그리고 원소, 네놈의 목을 베어 우리의 악연을 여기서 끝내고 말겠다.’


조조는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


*


형주 양양현 유표치소.

유표는 괴월과 가까이 앉아 진중한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었다.


“현혁(원희)이 그리 많은 장병을 이끌고 남양군으로 들어섰단 말인가?”


유표의 얼굴엔 놀라움이 가득했다. 또 그는 원소와 동급이라 여겼기에, 원희를 거기장군 또는 유주자사로 호칭하지 않고, 그의 자 현혁을 불렀다.


“그렇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숫자입니다. 또 좌장군은 대규모 징발을 통해 보병 숫자를 2만까지 늘렸습니다.”

“허어, 이번에 허도를 점령하겠다는 의지로군.”


유표는 자기도 모르게 감탄사를 터트렸다. 이번에는 원소가 지난번 패배를 제대로 앙갚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도를 빼앗기면 조조는 끝이겠군.”

“물론입니다. 하지만 조조를 완전히 토벌하려면 최소 3년 이상은 필요합니다.”

“그렇지. 여포와 장막과 싸울 때도 겨우 3개 현만이 그를 지지했으니까. 그걸로 결국 이겨냈어.”


유표는 조조의 저력을 인정했다. 연주의 대부분이 등을 돌린 상황에서 끝까지 버텨 결국 여포와 장막을 쓸어버리고 연주를 되찾은 조조의 힘에 몇 번이나 감탄했었는지 모른다.


그렇기에 유표는 원소와 손잡고 조조를 견제했었다. 조조가 형주를 노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하지만 관도대전에서 원소가 패배하고, 예전 같지 않아지자, 원소와의 동맹이 흐지부지되었다.


지난번에 유비가 원소와 손잡고 조조를 무너뜨리자고 했을 때, 힘을 보탤 걸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이보게. 이도(괴월).”

“예.”

“이제라도 현혁에게 도움을 주는 게 좋을까?”


유표의 고민에 괴월은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생각에 잠겼다. 이 결정은 장차 형주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그렇기에 당장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바로 진언하는 건 옳지 않았다. 유표는 차분히 기다려주었다.


“장선을 온전하게 토벌하는 것이 더 중요하니, 군사지원은 그만두고 군량과 건초를 지원하는 게 어떻습니까? 이 정도만 해도 대장군(원소)과의 관계가 다시 회복될 겁니다.”

“그렇지. 군량과 건초는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도 항상 부족한 법이니까.”


유표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마음은 무너진 원소와의 관계 회복으로 기울었다. 지난번에 협조했더라면 더 좋았을 테지만, 늦은 지금이라도 움직이는 게 옳았다.


“중업(문빙)을 노양성으로 보내게.”

“예.”


괴월은 즉각 복명했다.


*


남양군 노양현.

변방의 작은 성이었던 노양성은 10년 전 원술이 치소로 사용하면서 크게 증축한 상태였다. 덕분에 내가 데려온 보병 4만, 기병 2만과 유비의 기병 4천, 보병 2만을 모두 수용할 수 있었다. 물론 유비 기병 중 2천은 하북에서 미리 지원한 기병이었다.


유비치소.

유비는 문빙이 수백 대의 수레에 군량과 건초를 싣고, 노양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늙은 당나귀가 속이 바싹 타나 보군.’


그전에는 도와달라고 해도 모른척하더니, 상황이 유리해지자 태도를 바꾼 유표가 얄밉게 느껴졌다. 문제는 나중에 전력을 기울여 형주를 공략할 때, 원소의 도움을 못 받을 가능성이 생겼다는 점이다.


원소로서는 유표, 유비가 모두 동맹인데, 어찌 둘의 싸움에 끼어들겠는가? 원소는 유표가 군량과 건초를 보낸 걸 빌미로, 유비가 형주를 도모할 때 팔짱끼고 지켜볼 것이다.


“형님. 가만히 있을 것이오?”


관우는 벌게진 얼굴로 씩씩거렸다. 그렇지 않아도 붉은 그의 얼굴은 분노로 잘 익은 고추처럼 발개진 상태였다.


“군량과 건초를 보냈는데, 그걸 거부할 순 없지않느냐? 만약 그랬다간 거기장군의 분노할 것이다.”

“가서 확답을 받으십쇼. 자칫하면 허도점령을 도와주고, 형주점령은 온전히 우리의 힘으로 해야 할지도 모르잖소.”


유비는 관우를 다시 보았다. 어느새 이 정도 상황을 간파할 만큼 성장한 관우였다. 예전에는 그저 힘만 셌었는데. 유비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왜 그러시오? 자신 없소?”

“익주를 포기하려니, 답답해서 그런다.”

“그건 또 무슨 소리요?”


관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원소, 원희가 익주는 절대 안 된다고 쐐기를 박았는데, 어째서 익주를 이야기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관우였다.


“설마 익주를 포기하지 않으셨소?”

“당연히. 어찌 포기하겠느냐?”


유비는 자리에 털썩 앉았다. 그는 가만히 찻잔을 만지다가 입을 열었다.


“원씨가 조조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안정시키려면 최소 5년, 길게 잡으면 10년은 걸린다. 그 사이에 형주를 손에 넣고, 틈을 봐서 익주를 손에 넣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익주는 완전히 내 품을 떠나는 느낌이로구나.”


유비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원희가 유표의 군량과 건초를 받는 순간, 원소와 원희는 유표를 적으로 돌리지 못한다. 다시 말해 원소가 조조를 완전히 토벌하고 안정시키는 동안, 유비는 간신히 유표를 토벌할 것이다. 그것도 운이 크게 따라줬을 때. 그러면 익주를 점령할 시간적·물질적 여력이 없게 된다.


“거기장군을 만나봐야겠다.”

“확실하게 언약을 받아내시오. 분명 우릴 돕겠다고 했으니까, 도우라고.”

“녀석. 이 일은 내게 맡기고, 넌 군대를 통솔하거라. 사기가 가라앉지 않도록 신경 써. 중요한 건 허도점령하는데 우리가 반드시 일익을 담당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


관우가 군례를 올리고 물러나자, 유비는 우울한 표정으로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가 결심한 듯 자리에서 일어섰다.


*


원희치소.


“어서 오시오.”


난 유비에게 자리를 권했다. 그가 왜 왔는지 대충 짐작했다. 유표가 보낸 수백 대의 수레 행렬은 내게도 보고되었으니까. 아마도 이것과 관련이 있으리라.


“거기장군께선 대운을 타고 나신 거 같소. 껄껄.”

“원씨의 아들로 태어난 자체가 대운이오. 자자, 앉으시오.”


난 유비에게 자리를 다시 권했다. 그리고 에둘러 말하지 않고, 솔직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하고 싶은 말 있으면, 가리지 말고 말씀하시오.”


강자의 여유였다. 전생에서 영업사원으로 살 때는 눈치를 많이 봤었다. 하지만 지금 눈치 볼 사람은 내가 아니라 유비였다. 그렇기에 이런 대화가 가능했다.


“약속을 지켜주시오.”

“형주를 공격할 때 도와주겠다는 것 말이오?”

“그렇소.”

“그 말을 왜 하는 것이오? 설마 원씨를 신의 없는 집단으로 여기는 것이오?”


난 일부러 언성을 높이며 매우 화가 났다는 걸 그대로 얼굴에 드러냈다. 하지만 유비는 물러서지 않았다. 일종의 기싸움이었고, 그의 전략이었다. 원하는 부분을 얻어내고, 그다음에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었다.


“원씨의 신의는 천하제일이오. 다시 요구하겠소. 그 약속을 지키시오. 그렇지 않으면 난 허도점령에 동참하지 않겠소.”


유비는 온 힘을 다해 강하게 압박했다. 난 가만히 팔짱을 끼고 입을 다물었다. 왜 유비가 이렇게 나오는지 궁금했다. 그러다가 유표가 보낸 수레를 떠올렸다. 그러자, 유비의 머릿속이 조금 들여다보였다.


“좌장군.”

“말씀하시오.”

“난 좌장군을 도울 것이오. 하지만 대장군이 다른 명령을 내린다면 그걸 따라야 하지 않겠소.”

“이제와서 다른 말을 하겠다는 것이오?”

“좌장군이야말로 왜 그걸 꺼내시오? 이 사람을 의심하는 것이오?”


나도 강하게 반발했다. 유비는 강하게 압박하면, 내가 엉결에 ‘알겠소’ 이렇게 말할 줄 알았을 것이다. 기이한 신경전이었다. 유비의 마음이 이해되었지만, 한편으론 교묘하게 압박한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우리 솔직해집시다. 상대의 실수를 바라지 마시고.”


난 애써 평온을 유지하며 대화를 재개했다. 유비의 도움도, 유표의 도움도 내겐 모두 소중했다. 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순 없었다. 물론 유표가 뒤늦게 움직였지만, 어찌 수백 대에 달하는 군량과 건초를 포기한단 말인가? 앞으로 또 도움을 받을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


“거기장군(원희).”

“말씀하시오.”

“형주자사(유표)의 지원을 받아들일 생각이시오?”

“군량과 건초는 아무리 많아도 부족한 법이오. 거절한 이유가 없소.”

“그럼, 다시 묻겠소. 형주 정벌할 때 군사지원약속은 지키는 것이오?”


난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난처한 표정도 지었다.


“분명히 말하지만, 약속은 지키오. 다만 대장군은 사사로이 이 사람의 부친이오. 그분이 명령하면 곤란하지 않겠소. 아아, 계속 들으시오.”


난 급히 입을 열려는 유비를 제지하고 속내를 말했다.


“만약 대장군께서 거부한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드리겠소. 군량과 건초를 받았는데, 노골적으로 좌장군 편을 들면 곤란할 테니까.”

“그게 무엇이오?”


유비는 자꾸 말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자, 짜증이 났다. 경험에서 상대도 되지 않는데, 어쩐 일인지 자꾸 대화가 꼬이고 있었다.


“최악의 상황이 닥치면 이번에 지원한 기병 2천을 내놓으라고 하지 않겠소.”


내 제안을 받은 유비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처음부터 기병 2천은 빼앗으려고 했었다. 그리고 추가로 더 많은 병력지원을 받으려고 했었다.


‘참으로 절묘하구나. 이러면 나와의 약속도 지키고, 유표와의 동맹도 유지한다. 그가 보낸 기병은 조조의 항병이 대부분이니, 그 역시 큰 손해는 아니야.’


유비는 허탈해졌다.


“난 분명 약속을 지킬 테니, 허도점령에 전력을 기울여주시오. 최대한 힘써 보리다.”


난 유비를 위로해 주었다. 유비는 기분 나쁘다고 여기서 발을 빼진 못할 것이다. 유표가 참전한 마당에 유비가 손을 빼면, 유비는 형주를 공략할 절호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


유비가 도와주지 않는데, 우리 원씨가 굳이 그를 도울 필요는 없으니까. 또 유표를 슬그머니 도와 그의 야망을 좌절시킬 수도 있었다. 처음에 유비와 만나 협상할 때만 하더라도 대등한 관계였는데, 이제 칼자루는 내가 쥔 셈이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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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5화. 변하는 남쪽 상황. +13 24.07.02 4,694 150 16쪽
34 제34화. 원소의 심계. +24 24.07.01 4,882 151 17쪽
33 제33화. 뛰어봤자 부처님 손바닥 안이다. +15 24.06.30 5,110 150 16쪽
32 제32화. 나도 야망이 있다. +15 24.06.29 5,422 137 16쪽
31 제31화. 조조정벌위해 힘을 모으다. +16 24.06.28 5,641 160 18쪽
30 제30화.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8 24.06.27 5,765 163 16쪽
29 제29화. 소하蕭何. +17 24.06.26 5,898 168 16쪽
28 제28화. 원희, 업성으로 돌아오다. +20 24.06.25 5,998 164 16쪽
27 제27화. 제갈량과 주변인. +28 24.06.24 5,973 166 16쪽
26 제26화. 유비. +16 24.06.23 6,031 164 16쪽
25 제25화. 오환왕 답돈. +10 24.06.22 6,088 165 16쪽
24 제24화. 비장의 무기[지도포함]. +17 24.06.21 6,538 155 15쪽
23 제23화. 차분하게 대비하다. +12 24.06.20 6,609 183 16쪽
22 제22화. 조조와 동급으로 올라서다. +13 24.06.19 6,804 183 16쪽
21 제21화. 사전정지작업. +14 24.06.18 6,828 187 16쪽
20 제20화. 냉정한 원소. +21 24.06.17 6,914 197 17쪽
19 제19화. 원담의 힘을 빼앗다. +9 24.06.16 6,874 174 16쪽
18 제18화. 차도살인(借刀殺人)[지도포함]. +10 24.06.15 7,147 144 17쪽
17 제17화. 오래 오래 사십시오. +8 24.06.14 6,997 166 17쪽
16 제16화. 위험을 대비하다. +6 24.06.13 7,229 169 15쪽
15 제15화. 협상, 맹장을 얻다. +12 24.06.12 7,585 165 16쪽
14 제14화. 대권 조각을 하나씩 맞추다. +7 24.06.11 7,374 171 17쪽
13 제13화. 각자의 처지. +9 24.06.10 7,522 169 16쪽
12 제12화. 정치질. +12 24.06.09 7,597 176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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