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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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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fo
작품등록일 :
2015.06.26 08:46
최근연재일 :
2015.07.13 11:31
연재수 :
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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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8,385

작성
15.07.0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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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돈.돈.돈 (2)

DUMMY

드디어 아르바이트의 마지막 날. 마음 같아서는 좀 더 일을 하고 싶었지만 당장 개학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3월 모의고사 공부를 더 이상 놓고 있다가는 분명 성적을 개판 칠 것은 분명했다. 어머니께 방학 때 만이라도 학업에 절대 문제가 가지 않는 선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도록 허락 받고 시작한 일 이었다.

하지만 노가다 일 이라는 게 일을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 몸을 생각해서라도 어느 정도 휴식이 필수다. 때문에 제하는 일을 하는 동안 공부할 생각이라고는 도저히 꿈도 꾸지 못했다. 때문에 방학은 조금 남아 있었지만 제하는 일을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제하가 마지막으로 일하는 날이 되자 같이 일하던 공사판 아저씨들은 아쉬워하며 저마다 한마디씩 말했다.


"에구... 우리 꽃돌이 막내. 앞으로 못봐서 어쩐다냐..."


"그러게 말입니다. 저놈이 비리비리하게 생겼어도 일도 잘하고... 무엇보다 신입 들어오면 저 어린 놈 일 하는 거 보고 자극 받아서 더 열심히 했었는데."


꽤 오래 전 부터 떠난다고 말해 두었지만 막상 간다는 날이 되자 제하를 유독 아껴주던 현장반장님은 얼굴에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에휴... 학교 간다니까 말리지도 못하고 어쩌겠냐 우리가 쿨 하게 보내 줘야지."


"에이.. 평생 못 보는 것도 아니고 학교 다니면서 쉬는 날 종종 놀러 올게요. 여름방학 되면 또 여기서 일 할 텐데 그때 가서 모르는 척 하기 없어요."


다시 돌아온다는 제하의 말에 금방 우울했던 분위기는 없어졌고 이내 현장반장님이 바득바득 우기며 막내 송별회를 해야 한다며 여기저기서 사람들을 모으는 통에 주변이 시끄러워졌다.


"에구 우리 막내. 그래. 돈은 많이 벌었어?"


제하에게 유독 자주 장난을 걸던 윤 아저씨가 두꺼운 팔로 강일의 어깨를 툭 치며 물었다.


"커헉! 아저씨 그렇게 함부로 툭툭 치지 말라니깐요. 다른 사람이 그런 식으로 툭툭 치는 건 장난으로 넘어가지만 아저씨가 그러면 맞는 사람은 장난에서 안 끝난 다구요."


어깨에서부터 전해 내려오는 찌릿한 충격에 헛숨을 들이키며 고통을 호소했지만 윤 아저씨는 이내 환하게 이빨을 드러내며 웃으며 말했다.


"하하. 나보다 훨씬 힘도 좋은 녀석이 뭘 이 정도에 우는 소리를 하냐. 네가 이 정도에 아프다고 하면 여기 있는 사람들은 아무도 안 믿어요 녀석아."


"쳇.. 정말 아프다고요 진짜.. 아 맞다 저 잠시 다녀올게요. 일 끝나는 날 급여를 받기로 해서요. 어디 가지 말고 기다리고 계세요."


확실히 몸이 많이 좋아지긴 했다. 일을 막 시작할 당시의 제하를 생각하면 정말 일반인보다 허약한 체력과 부실한 몸을 가지고 시작했다. 비리비리했던 몸이 의지만으로 버텨 지는 것도 정도가 있지 하루하루가 고통의 나날 이였다.


처음 일 주일간은 거의 일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정말 문고리를 돌릴 힘도 버겁게 느껴질 만큼 녹초가 되어 온몸에 파스를 붙이고 바로 방에 들어가 쓰러졌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수십 개를 맞춰 놓은 알람소리에도 눈치 채지 못했다.


몸은 거의 만신창이가 되어갔지만 오로지 의지 하나만으로 간신히 일어나 다시 일을 나가는 일상이 반복되었고 그 일상이 한 달 정도 지나자 제하의 몸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처음 하는일에 요령이란 것이 있을 턱이 있나. 그래도 노가다를 시작하기 전에 한 근육만 무리하게 사용하면 금세 디스크가 오거나 오히려 다치기 쉽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돈을 벌러 왔으면서 오히려 병원 치료비로 돈을 더 쓴다면 그것만큼 무식한 짓이 없었다. 하지만 일이라고는 오로지 들고 나르고 옮기는 단순 작업만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쓰던 근육만을 쓸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해서는 내가 먼저 골로 가겠다.’


제하는 허리가 끊어질 것 같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몸소 체험했다. 이대로는 일하는 것은 둘째 치고 병원 신세를 지는 것이 확정이라고 느낀 제하는 되도록 전신의 근육을 쥐어짜며 사용하려 했다. 앞으로 들고 옆으로 들고 뒤로 들고 끌고 심지어 폐자재를 처리 할 때는 던지고 차는 등 별 희안한 방법과 자세로 옮기는 제하의 모습은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 이었다.


하지만 주변에서 제하가 일하는 것을 쳐다보는 공사장 사람들은 요령이 없어서 그렇다며 핀잔을 주기 일 수 였다. 그래도 맡은 바 시킨 일은 어떻게 해서든 끝내는 제하에게 그렇게 크게 뭐라고 하진 못했다.


제하의 일하는 모습이 일터에서 사이코로 유명해 질 때쯤 되었을까. 제하의 몸은 외관으로 보기에는 별로 처음과 다를 게 없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그저 처음의 비리비리 했던 몸과는 다르게 몸에 잔 근육이 좀 붙고 헐렁해 진 티셔츠 위로 얼핏 몸이 좀 날렵해 졌다고 생각되는 정도였다. 운동으로 몸을 키우는 것과는 다르게 외관상 확 달라진 점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현재에 이르러서는 아저씨들 중에서도 제하보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손꼽아도 몇 명 안 되는 상황에 까지 이르렀다.


다른 일 잘하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별로 근육도 없어 보이는 제하를 보며 주변 인부 아저씨들의 눈에는 그저 힘든 것을 죽도록 참아가며 일하는 독한 놈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애초에 처음부터 눈빛에 독기를 품고 일했던 제하였기에 별로 그 말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힘들었지만 그런 제하와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은 제하가 몸도 별로 안 좋은데 힘든 것을 참아가며 가까스로 해낸다는 이야기를 절대 믿을 수 없었다.


한번은 웬만큼 노가다 쪽에서 노련한 아저씨라도 혼자서 드는 것이 무리라고 생각이 들 만큼 무거운 건축 자재를 옮기는 일이 있었다. 건설업계에서도 오랫동안 일 했던 아저씨들 조차도 혼자서는 무리라고 생각이 들었는지 옆의 다른 동료들과 어떤 식으로 옮길지를 결정하고 있는데 제하는 그것을 이리저리 둘러보고는 그 특유의 한 눈에 봐도 요상한자세로 잡고는 낑낑대며 들고 가기 시작했다.


그곳에 있던 아저씨들은 도저히 혼자서는 들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을 당연 하다는 듯이 옮기고 있는 제하를 어이없다는 듯 쳐다봤다. 저 비리비리 해 보이는 녀석이 어디서 저런 힘이 나는지 황당해서 제하가 옮기고 있는 것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일하느라 땀에 절 은 흰색 티셔츠가 제하의 몸에 달라붙자 위해 항상 전신의 근육을 다 써야 된다며 희안한 자세로 일하는 제하의 비리비리 해 보였던 몸이 비쳐 보였다. 제하의 몸은 한 눈에 보기에도 운동선수 저리가라 할 정도로 좋았다. 헬스로 몸을 키운 차람처럼 근육이 무식하게 큰 것이 아니었다. 온몸에 잔 근육이 조각조각 퍼져 있는 제하의 몸은 단단한 것은 둘째 치고 살아 숨 쉬는 것처럼 이동하는 것에 맞춰서 움직이고 있었다.


‘에휴... 등에 지고 가면 진짜 편하게 옮길 수 있을 텐데... 오늘은 허리를 너무 많이 썼으니까 좀 힘들더라도 어쩔 수 없지.’


제하를 어이없다는 듯 쳐다보던 아저씨들이 자기 몸 다칠 걱정 때문에 손쉽게 옮길 수 있는 것을 더 힘들게 들며 가고 있는 걸 알았더라면 기절초풍 했을 것이다.



"에휴... 정말 힘들었는데... 떠난다고 하니 아쉽네..."


제하는 짧은 시간 이었지만 정들었던 이 곳 사람들을 뒤로한 채 떠난다는 사실이 아쉬워 졌다. 하지만 학업도 병행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일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다음 방학을 기대하며 아쉬운 마음을 접었다.

이어서 자신의 손으로 처음으로 일을 해서 돈을 받는다는 사실에 한껏 들뜨기 시작했다. 구름위를 걷는 사뿐한 걸음걸이로 사무실 앞에 도착한 제하는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다.


"소장님 저 왔습니다"


제하가 문을 두드리고 시간이 지나도 안에서 아무 소리가 없자 제하는 의아해 하며 문고리를 돌려 사무실에 들어갔다.


"실레합니....?? 이게 무슨일이지?"


제하가 문을 열고 들어간 사무실은 아무도 없이 마치 도둑이라도 들었던 듯 정신없이 어질러 져 있었다. 순간 뇌리를 스쳐가는 불길한 느낌에 재빨리 사무실을 뛰쳐나와 현장반장님을 찾아갔다. 그리고 그곳에는 이미 검은 양복을 입고 있는 험상궂은 인상의 사내들이 현장 담당자를 찾고 있었다.


"소장 이 개자식 어디 갔어. 이 새끼가 아침부터 우리 전화도 무시하길 래 와봤더니만 없어? 거짓말 말고 당장 말해! 너네 소장 어디로 튀었냐."


험악한 인상을 하며 묻는 조폭들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작업 중이던 인부들은 뭔가 걸리는 것이 있는지 하나같이 인상이 굳어지며 당사자에게 연락을 해 보았지만 연락이 될 리는 만무 했다.


"이 개자식.. 요즘 일당을 하루하루 미뤄오더니 결국에는 먹고 나른 건가."


"후. 어쩐지 요 근래 낌새가 이상하다 했어. 이자식이 감히 우리 돈을 먹고 튀어?"


현장소장과 연락이 되지 않는 것을 확인하자 인부들은 하나 둘 욕을 하기 시작하였고 제하 또한 현재 돌아가는 상황이 어느 정도 파악 되며 자신이 사기 당했다는 것을 깨닫고는 눈앞이 캄캄해지고 울컥하는 것을 느꼈다.


"하...하하... 내가.. 사.. 사기를 당하다니.."


이럴 수는 없었다. 어떻게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에게 이런 일이 연달아 일어나는 것인가. 그저 열심히 살아보기 위해 힘든 일이지만 꾿꾿히 참고 견디며 일했다. 그리고 그 노력에 대한 보상이 이런 것이라니. 제하의 표정과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변해가자 가장 친했던 윤 아저씨가 제하에게 다가가서 조심하게 말을 건넸다.


"끄응.... 너 설마 여지 껏 일한 돈을 못 받은 거냐?"


원래 이런 노가다 일은 담당자가 이렇듯 돈을 횡령하여 튀는 경우가 많아서 대부분의 인부들은 일당을 받으며 일한다. 하지만 그런 것을 전혀 몰랐던 제하는 처음에 면접을 볼 때 일이 끝나면 돈을 받기로 계약하였고 현장반장님은 제하에게 그 소식을 듣고는 다음번에 부터는 절대로 그런 식으로 하지 말라며 노발대발 하셨다.

무조건 일당으로 받는 조건으로 계약해야 된다며 제하의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반복해서 말할 정도였다. 당시 현장반장님이 입에 침이 말라가며 자신에게 주의를 줄 때만 해도 솔직히 설마설마 했다. 면접 볼 때 소장이란 사람의 인상도 선하였고 절대 자신에게 사기를 칠 만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자신에게 우려의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던 반장님께 걱정 말라고 별일이야 있겠냐며 누차 말했던 제하였다.


"하.. 하하.."


하늘이 원망스러웠다. 아니. 어떻게 보면 사전에 아무런 정보도 없이 적당하게 아무런 근거도 정보도 없이 그런 수상한 계약을 했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너무도 쉽게 사람을 믿어버렸던 자신이 너무 한심했다.

무엇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이후 정신 차리고 가족을 지키겠다고 맹세했던 기억이 떠올라 너무도 가슴이 무너질 것 같았다.


"두 번 다시.. 이런 식으로 안일하게 살지는 않을 것 이다."


윤 아저씨와 현장반장님은 재차 괜찮냐며 안색이 좋지 않은 제하를 걱정해 주었지만 이미 쏟아진 물을 되 담을 수는 없었다. 본인들도 제각기 손해를 봤겠지만 제하의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이번 일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제하에게 저마다 한마디씩 위로를 해 주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너무도 한심한 자신의 모습이 창피했지만 계속 여기에 주저앉아 있는 다고해서 이 상황이 변화하지 않을 것 이라는 것만은 분명했다.


하지만 너무나 허탈하고 수업료를 냈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억울했다. 가만히 앉아서 주변의 사람들을 보았다. 분노, 해탈, 원망. 저마다 갖가지 감정들이 몰아치고 있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이들 모두 좀 더 주의를 했다면 이런 일은 겪지 않았을 것 이다.


“돌아가자.”


제하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얼음장 같은 물에 샤워를 했다. 머리가 깨질 것 같은 차가움이 느껴지자 아까까지만 해도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게 거짓말 같았는데 이제야 겨우 실감이 난다.


‘정말 내가 사기를 당한 거구나....’


절대 이 순간을 잊지 말자.


샤워를 마치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방으로 들어가 책을 펴고 공부를 시작했다. 이제는 설령 어떤 것을 하더라도 더 이상 지금처럼 설렁설렁 안일하게 하는 것 따위는 용납할 수 없었다. 무르게 살려 했던 자신을 책망하며 제하는 책상 위에 펼쳐 진 참고서를 더 무섭게 파고들었다.


작가의말


게임은 언제 시작하려나..

하시는분들.

죄송...

조.. 좀만더

잊으실까봐 말하는데

이거 게임판타지 입니다. ㅅㄱ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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