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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신의 글 쓰는 터

아빠가 되주센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김태신
작품등록일 :
2011.09.29 13:55
최근연재일 :
2011.09.2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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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7,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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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2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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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아빠가 되주센! - 073

DUMMY

『25화. 수학여행!!』




‘쿠르릉... 치익-’



‘덜덜덜...’



약간 쌀쌀한 아침 공기. 항상 똑같다. 특히 이렇게 계절이 가을로 치닫고 있을 때에는. 이런 공기를 마시며, 학교를 가는데 오늘은 조금 다르다. 학교 운동장에는 6대의 고속버스가 큰 행사를 치르듯 서 있었다. 고속버스들은 덜덜거리면서 정차해있다. 우리는, 정확하게 말하면 입한 중앙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조회하듯이 쭉 서 있었다. 교장선생님의 간단한 훈화가 끝나고, 우리는 반별로 서서 버스에 타기 시작했다. 이 일련의 행동들의 의미는... 그래, 바로 수학여행. 수학여행이다!! 제주도로 3박 4일!! 그토록 고대하고 고대하던 수학여행을, 드디어 가게 된 것이다.



“여어.”



“오, 모두 왔구먼.”



버스에 타기 전에, 숙소에 가서 같은 방을 쓰게 된 애들하고 같이 모였다. 같은 방을 쓰는 애는 곧 같은 조이고, 수학여행 가서 일련의 행동들을 모두 같이 한다고 미리 선생님이 공지를 해 줬다. 이 호실이라는 것도, 맘 같으면 승희랑 같이 놀고 싶은데 어쩌랴, 방을 같이 쓸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 조는 누가 짠 것처럼 신기하게 나랑 친한 애들로 뽑혔다. 나, 서영이, 상균이, 성찬이, 선민이. 여기서 서영이나 상균이, 성찬이는 많이 들어본 이름들이겠지만 선민이는 처음 들어봤을 것이다. 선민이는 얌전하고 야무진 아이인데 별로 나대질 않아서 그렇지 나랑 꽤나 친했다. 다만 지금까지 마치 우리 아빠처럼 묻혀 있었을 뿐이다.(;;) 버스에 타서, 우리는 다섯명이 같이 앉으려 했지만 서영이가 유나를 보고 나대면서 빠져나갔다. 결국 남은 4명이 같이 탔다. 상균이는 항상 단짝처럼 붙어다니는 성찬이랑 앉고, 나는 선민이랑 앉았다.



“드, 드디어...! 출발이구나.”



“수학여행의 시작인가.”



“과자 먹을 사람!”



내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자, 옆의 선민이가 받아 쳤다. 뒤에선 서영이가 시끄럽게 말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과자도 얻어먹고 하는 사이에 버스가 출발하기 시작했다. 버스들은 줄지어 천천히 학교를 나와 시내를 빠져나가는데, 다른 고속버스의 무리들을 만났다.



“저건 뭐여?”



“아마 남고 버스일걸.”



내가 눈을 비비며 말하자, 옆에서 선민이가 심드렁하게 말했다. 그래, 이놈의 입한 고등학교들은 연합하는 걸 참 좋아해서, 축제도 연합해서 했지만 수학여행도 이렇게 대단위로 연합해서 간다. 그래서 타고 갈 배도 거의 모든 좌석이 입한 중앙고 남고 여고가 차지하고, 숙소도 그렇다고 한다. 우리 옆좌석에 앉은 상균이와 성찬이가 기대에 찬 목소리로 선민이에게 물었다.



“그럼 여고애들이랑도 막 놀고 그러겠네? 특히 숙소가서!”



“우와아아앙?!”



“아마 그건 힘들껄? 우리 고등학교랑 남고는 붙었는데, 그 뒤로 숙소가 여건이 없어서 여고는 따로 숙소 잡는다고 들었거든.”



“어...”



“으아아, 그게 뭐야!!”



선민이는 조장이라 그런가 많은 걸 알고 있다. 선민이가 똘똘하게 말하자, 상균이와 성찬이는 분노와 자조섞인 슬픔의 눈초리로 실망했다. 근데 서영이도 뒤에서 한숨을 푹 쉬며 실망한다. 옆에 앉아있던 유나가 주먹으로 때려 응징한다.



‘퍽.’



“아아, 농담이지, 우리 유나 있는데 내가 어찌...”



“붙지 마, 저리 가.”



여고가 숙소에 붙지 않았다는 절망적 소식(?)에도, 우리는 잘 놀았다. 사실 여고애들이랑 숙소를 같이 쓰면 도리어 더 불편할 꺼다. 모르는 애들이 느는거니까. 그나마 남고라면, 우리가 아는 애들이 더 있을 확률이 높다. 남중 출신이니까. 서영이가 과자도 따고, 나도 과자 있는 거 먹고, 애들이랑 얘기하면서 놀다보니 시간이 금방 갔다. 하지만 그것도 처음에나 괜찮지, 여행 간다는 설렘도 한 한 시간 버스를 타니까 금세 식어버렸다. 얘기하는 것도 지루해진 나는 옆의 선민이에게 물었다.



“근데 언제쯤 도착하는겨? 한시간 좀 넘게 온 거 같은데.”



“어, 일정표 받은 게 있는데. 잠깐만.”



선민이는 가방 앞 지퍼를 열어 일정표를 꺼냈다. 내 질문을 들은 서영이가 뒤에서 웃으며 말했다.



“야, 그래도 제주도 가는건데 한 3시간은 걸리지 않겠냐. 진효성이 참을성이 없어.”



“여깄다. 버스타고 선착장까지 3시 도착.”



“봐, 3시간... 어?”



선민이의 말에 서영이는 말을 하다 말고 굳었다. 그러더니 잠시 시간을 헤아렸다.



“그럼 6시간이라고? 무슨 버스를 6시간이나 타!”



“글세, 나는 모르지. 여기 적혀있는데.”



선민이가 종이를 보여주자, 서영이는 보더니 억울해한다.



“그럼 뭐야. 버스를 7시간 타는거야? 이게 뭐야, 무슨 수학여행이야~ 으아아아 이게 뭐야! 아아앍아앍!”



“후후후.”



이 난동을 흐뭇하게 앞자리에서 듣고 계시던 선생님이 보다 못해 서영이 앞으로 걸어오셨다. 그리고는 냉혹한 사실을 말씀하셨다.



“서영아, 버스 7시간으로 끝나는 게 아니란다. 선착장에서 배 타고 3시간 걸린단다?”



“으억, 네?! 그럼... 10시간?!”



“아니, 인원파악하고 배 타고 대기시간 합치면 1시간 더 더해지지.”



“그럼 11시간?!”



“아니, 거기다 제주도 도착해서 다시 버스타고 숙소까지 가는데 1시간 조금 넘게 걸리지.”



“......”



12시간. 냉혹한 현실에 서영이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었다. 선생님은 만족한 얼굴로 떠나셨다. 놀리는 게 재밌으시나. 서영이만 충격 받은 게 아니라 듣고 있던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 세상에, 12시간 동안 이동만 하다니... 옆 좌석의 상균이가 체념한 목소리로 나와 선민이에게 말했다.



“그냥 포기하고 자자. 이 현명한 성찬이를 봐.”



“쿨...”



성찬이는 아까부터 잘도 자고 있다. 그래, 우리도 자는 게 낫겠다. 자자.








“어이구... 허리야.”



“사람 죽겄네... 제주도가 어디냐 대체.”



“이렇게 가기 힘들었으면 난 안 왔어.”



다들 버스에서 내리면서 투덜투덜 한 마디씩 불평했다. 아무 짝에도 쓸모 없지만. 몇시간이나 버스가 달려서 겨우겨우 선착장. 점심은 휴게소에 들려서 먹었고, 버스가 의외로 빨리 도착해서 예상대로 7시간이 아닌 6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그렇게 6시간이나 달려 왔는데 이제 3시간 동안 배를 탄다고 하니까, 참 진이 다 빠진다. 선생님은 우리 반 애들을 대충 나열하고 앞장서서 걸었다.



“근데, 우리 뭔 배 타냐.”



“우리 고등학교에 남고에 여고에 다 탄다고 하니까, 큰 배겠지?”



“마, 그럼 작은 배겠냐? 제주도 가는데.”



애들끼리 시덥잖은 잡담을 나누며 걸어가는데, 우리 말고 다른 고등학교 애들 말고 일반인들도 꽤 보인다. 하지만 선민이 말에 의하면 일반 사람들은 일부만 다른 객실에 타고 또 고등학교 끼리 따로 나눠서 객실을 분할해서 타기 때문에 별 걱정할 건 없다고 한다. 선생님을 따라 가니 배 앞에서 줄을 서게 되었다. 근데 배가... 참 크다.



“야, 정말 크고 아름다운 배다.”



“그 TV에 나오는 조선소 배 같지 않냐?”



“그거는 이거보다 훨씬 크지...”



배는 쾌속선이라 뒷부분이 날렵하게 생겼다. 게다가 높이도 높아서, 들어가는 입구가 계단인데 거의 한 3층 높이는 된다. 생각해보니까, 이런 배는 처음 타보는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조금 설레는 마음이 들었다. 괜히 들떠서, 뒤에 서 있는 서영이와 유나를 보고 말했다.“야, 배 타니까 괜히 좋지 않냐?”



“좋기는... 피곤해 죽겄다.”



“저는 설레요!”



“그치?”



서영이는 그저 아저씨처럼 피곤하다고만 하고, 유나는 방긋 웃으며 대답했다. 아유, 우리 귀여운 딸. 그래 이게 올바른 반응이지. 이렇게 떠드는 사이 선생님의 인솔에 따라 드디어 배에 탑승했다. 그 뒤로도 선생님만 줄줄 따라 우리는 앞으로 앞으로 갔다. 그리고 마침내, 방에 도착했다.



“오오?!”



“와.”



배는 내가 생각한 개념의 탑승이랑 달랐다. 나는 버스나 기차처럼 좌석이 있을 줄 알았는데, 신발 벗고 들어가는 가게처럼 그냥 아무것도 없는 큰 ‘방’ 이다. 아예 대놓고 베게랑 덮게까지 있다. 게다가 굉장히 넓어서, 우리 반 애들을 다 넣었는데도 콩나물시루 같이 바글거리지 않고 자리가 남았다. 다들 누워있다고 해도 자리가 남을 것 같다. 아이들은 신나서 신발을 벗으며 막 올라갔다. 우리도 창가가 있는 구석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뭐하지.”



“고스톱 치자, 고스톱!”



“마침 여기 적절하게 이불이 있네.”



상균이와 성찬이는 좋아라 하며 개 있는 이불을 꺼내 펴며 말했다. 나도 애들이 짐을 던져놓은 구석에 가방을 벗어 던지고는 주위에 앉았다. 아무리 앉아서 왔다지만 그래도 버스에서 경직된 자세로 6시간이나 오니까 몸이 찌뿌둥 하다. 다리를 쭉 펴고 편한 자세로 앉았다.



‘우우우웅.’



“어.”



매너모드로 해 놔서 휴대폰이 진동으로 마구 울린다. 주머니에서 꺼내니, 발신자는 승희. 얼른 받았다.



“여보세요?”



“효성아 탔어?”



“어, 탔는데.”



“그럼 바깥으로 나와!”



“바깥? 방 밖으로 나가도 된데?”



“그럼, 너희는 선생님이 공지 안 해줬어? 지금 밖에 엄청 시원해~ 밖에서 만나!”



“어, 알았어.”



승희랑 짧은 통화. 승희 목소리 말고 주위 소리를 들어보니까 바람 소리도 들리고 웅성거리는 소리도 들리는 걸로 봐서 배 밖에 사람이 꽤나 나와 있나 보다. 엉거주춤 일어나며 아무렇지도 않게 선민이에게 물었다.



“선민아, 밖에 나가도 된데?”



“어, 나가도 되지. 우리 가둬논 거 아니잖아?”



“...근데 승희네는 선생님이 공지 해줬다는데 우리는 뭐야.”



“아. 선생님이 조장들한테만 말씀하셨는데. 귀찮다고.”



“에휴, 그런 거구먼.”



납득하고 바깥으로 나왔다. 미로같은 바깥 통로를 지나 배 밖으로 나왔다. 배 밖의 복도 같은 길은 생각보다 폭이 넓었다. 난간 높이도 꽤 높았다. 바다라 그런 건지 배가 빨리 달려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바람이 상당히 샜다. 안에 있어서 답답했는데 답답함이 한순간에 날아갔다. 일단 승희가 어디 쪽에 있는지 모르니까 전화를 걸어 위치를 찾아냈다.


작가의말

야~ 곧 개강이다~
...X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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