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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신의 글 쓰는 터

아빠가 되주센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김태신
작품등록일 :
2011.09.29 13:55
최근연재일 :
2011.09.29 13:55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99,722
추천수 :
1,099
글자수 :
467,525

작성
11.09.05 19:32
조회
811
추천
13
글자
10쪽

아빠가 되주센! - 081

DUMMY

『26화. 다시 만난다면.』




“...어쩌면 못 올지도...”



“뭐? 왜!!”



“하지만 언젠가... 언젠가 반드시 만날 날이 있을 꺼에요!!”



“에에 뭐야~ 꼭 어디 유학 가는 사람처럼. 내년에 못 만나면 내후년에라도 만나겠지! 안 그래?”



“......”














“......”



유나는 잠자코 서서 음악을 들었다. 기차역에는 사람이 드문드문 있었지만 애초에 입한은 사람이 그리 많은 동네가 아닌지라, 기차역은 한적했다. 휴대폰에서 진동이 왔다. 유나는 휴대폰을 꺼내 보았다.



<유나 유나 언제와아아아--- ㅋㅋㅋㅋ>



<지금 기차역... 기차 안왜 ㅋㅋ ㅠ>



<에에ㅋㅋㅋ 그럼 한참 멀었네 빨리좀 오지 ㅋㅋ>



<오 기차왔당 ㅋㅋ>



문자를 주고받는 애는 혜린이. 추석 때 헤어졌던 그 혜린이 맞다. 이번 주말에는, 혜린이가 지내는 곳으로 놀러가기로 했다.



“휴우. 잘 만날 수 있으려나.”



유나는 괜히 조금 겁이 났다. 효성이랑 같이 가면 전혀 떨릴 게 없겠지만 효성이는 별로라고, 그냥 혼자 가서 놀으라고 한다. 사실 효성이랑 혜린이는 그렇게까지 친한 편은 아닌지라, 딱히 찾아가서까지 놀 정도의 사이는 아니다. 그에 반해 유나랑은 어떻게 죽이 잘 맞아서, 아니면 같은 여자라 그런가, 많이 친하다. 어떻게 알아냈는지 휴대폰 번호를 알아내서 전화가 와서 통화도 하고 문자도 했다. 그러다 놀러 오라고 성화를 부려서 가게 된 것이다.



혜린이는 사립 고등학교에 다닌다고 한다. 전교생이 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곳인지라, 혜린이도 거기서 먹고 살고 있다고 한다. 헌데 전화가 와서, 놀러오라고 한다.





“유나야 유나야~ 잘 지내?”



“어... 왠일이야?”



“이번 주말에, 나 있는 데 놀러올레? 기차 타고 오면 금방이야!”



“너 있는데?”



“어어, 그니까 입한역에서 표 끊어서...”








이런 경위로, 혜린이가 있는 곳으로 놀러가기로 했다. 기차가 와서 탔다. 과거에 와서 기차는 처음 타본다. 사실 딱히 바뀐 건 없다. 1980년대나, 2000년대나, 2020년대나 기차는 똑같으니까. 다만 확실히 좌석이나 인테리어 같은 게 후지긴 하다. 기차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유나는 바깥 풍경을 쳐다보며 음악을 들었다. 괜히 설렌다. 유나가 평소에 애처럼 행동해서 효성이보다 어려보이지만,(아닌가?) 어쨌든 유나도 효성이나 승희와 같이 17살 고등학생이다. 하지만 17살이 되도록 유나는 외지로 혼자 나가본 적이 없었다. 친구들이랑 같이 나가본 적은 있어도. 그래서 생에 처음으로 혼자 바깥 세상으로 떠나는 것이 지금 처음이다. 그 처음이라는 것도 과거에서 떠나는 미지의 곳이다. 기차는 한없이 달렸다. 유나는 바깥 풍경을 보는 것도 질려서 기차표를 꺼내 보았다. 대략 1시간 정도 뒤에 도착한다고 씌어 있다



“음...”



바깥으로 보이는 풍경은 되게 빨리 지나가는데, 1시간씩이나 걸리다니. 수학여행 때의 악몽이 체 가시지 않은 유나로써는 이렇게 앉아 있는 게 싫다. 그래도 어쩌랴, 기다려야지.










“어... 어디야?”



“기차역인데? 너는 어디야?”



“나도 기차역인데... 이제 막 내렸어.”



“어디더라? 8번 출구던가? 그쪽으로 나오면 될 거 같아!”



“어, 그럼 거기로 나갈게.”



1시간이 지나서, 유나는 기차에서 내렸다. 사람들이 꽤 내린다. 기차역은 소란스럽다. 입한역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기차 멈춰서 치익 나는 소리와 다른 기차가 출발하는 소리로 시끄러웠지만 유나는 전화를 걸어 혜린이의 위치를 파악했다. 8번 출구인지 뭔지로 걸어갔다.



“오오 유나양~!”



“에엑, 켁켁.”



편한 사복차림의 혜린이는 유나가 보이자마자 뛰어와서는 유나를 꽉 껴안는다. 너무 세게 안아서, 숨이 막힐 정도였다. 유나가 발버둥치면서 혜린이의 등을 탁탁 치자, 그제야 혜린이가 떨어져 나간다.



“오래간만이야!”



“헤헤, 근데 전화랑 문자랑 너무 많이 해서 오래간만이 아닌 거 같애.”



“무슨 소리야~ 얼굴 보는거랑 전화 하는 거랑은 차원이 틀리지! 가자.”



혜린이는 얼굴 하나 가득 미소를 지으며 유나 손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 유나도 설레는 마음과 동시에 기분이 좋아져서 얼굴에 웃음을 띄우고 같이 걸었다.



“밥은 먹었어?”



“아니.”



“왜 아침을 안 먹었어!”



“평소에 별로 안 먹어서.”



“가서 뭐라도 먹자.”



“응.”



혜린이는 유나를 이끌고 기차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데려갔다. 금방 버스가 와서 두 사람은 탔다. 버스는 텅텅 비어있어서, 둘은 뒷자리에 두 명 앉을 수 있는 좌석에 앉았다.



“......”



“뭐 봐?”



“어, 처음 와봐서.”



“신기하지? 나도 첨에 왔을 땐 어색해서~”



처음 보는 낯선 도시. 입한은 그래도 효성이도 있고 승희도 있고 할머니니 할아버지니 있어서 덜 어색했는데 이 곳은 완전 미지의 세계다. 입한보다는 확실히 크고 잘 발전된 도시다. 도로도 크고 건물들도 많다. 유나는 옆의 혜린이의 말에 생긋 웃고는 다시 바깥을 보았다. 여전히 신기하다. 버스에는 한 10분 정도 탔을까, 혜린이가 손을 잡아 끌어서 내렸다.



“벌써 도착이야?”



“응. 가깝지? 여기서 저 모퉁이 돌고 나와.”



“에-”



혜린이가 내린 곳은 왠지 시가지가 아니었다. 아까 기차역에서 쭉 올 때만 해도 도로도 넓고 건물도 크고 아름다웠는데, 여기는 딱 도로도 좁고 주위에 건물도 별로 없다. 순식간에 도시에서 교외로 온 것 같은 기분이다. 유나가 풀죽은 표정을 짓자, 혜린이가 유나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우리 학교 보면, 되게 놀랄걸? 나도 처음에 봤을 땐 진짜진짜 놀랐으니까.”



“왜?”



“학교가 어어엄~청 크거든.”



“얼마나 크길레?”



“글세... 내가 너희 학교를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음... 그래도 입한에 있는 고등학교 세 개 다 합친것보다 훨씬 클 거야.”



“에에?! 그렇게 커? 사람도 많아?”



“전교생이야 한 300명 조금 넘지만.”



“에에이. 우리 고등학교보다 적은데.”



말을 하면서 모퉁이를 돌아 조금 걷자, 뭔가 엄청나게 큰 문이 등장했다. 그리고 길이 쭉 나 있고 그 주위로는 정원같이 풀숲이 정리되어 있었다. 저 멀리에는 흰 벽돌로 된 크고 아름다운 건물들이 여러개 있었다. 유나는 눈을 말똥말똥 떴다 감았다 건물들과 잘 정돈된 길을 쳐다보다 고개를 돌려 혜린이를 보고 물었다.



“여기, 무슨 대학교 같은 거야?”



“아니, 우리 학굔데.”



“......”



유나는 잠시 멍하니 혜린이를 보다가 다시 말했다.



“...정말?”



“어.”



“무슨 학교가... 이렇게 커~!”



유나는 잠자코 있다가 큰 소리로 말하면서 펄쩍 뛰었다. 자기가 다니는 학교에 비해 월등한 시설을 지닌 이 학교에 대한 분노와 함께.








“학교 이름은 성 프란체스코 여학교. 사립 학교야.”



“...이름 길어.”



“창립주는 원래 유럽쪽인데. 우리나라 기업에서 뭐 어쩌고 해서 지었다고 하는데 잘은 모르겠고. 천주교 미션스쿨이긴 한데 다들 별로 상관 없어하는 분위기고. 나도 딱히 카톨릭은 아니니까.”



“몰라.”



“아니 왜 삐쳐서 그래! 학교 때문에 삐치는 애는 처음 봐!”



“그럼 어떡해! 우리 학교보다 훨씬 좋은데!!”



“그게 삐칠 수 있는 이유야?!”



둘은 정문을 지나 학교를 걸었다. 혜린이가 학교에 대해 설명하는데, 유나는 듣는 둥 마는 둥 한다. 뾰로통해져서 혜린이를 쳐다도 안 본다. 학교가 크다고 삐쳐버린 것이다. 그냥 샘나서 삐친거다.



“피이... 이게 무슨 고등학교야... 대학교 인줄 알았잖아.”



“헤헤, 좋긴 하지. 일개 고등학교인데 이렇게 크게 짓고.”



“사립이면, 수업료 엄청 많이 내야되지 않아?”



“그렇지는 않아, 다 장학생으로 들어오는 거니까. 대신 다들 공부 잘해야 되.”



“와, 그럼 혜린이 너 공부 잘하는구나?”



“그럼, 내가 한 공부 또 하지! 여기니까 중위권에서 맴돌고 있지, 너희학교로 전학가면 효성이 같은 건 100명 와도 내가 이길걸? 푸하하핫!”



혜린이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공부에 별 관심이 없는 효성이로써는 혜린이의 말대로 100명이 와도 공부로는 질 것이다. 혜린이와 유나는 한참 걸어서 건물들 뒤쪽에 한적한 건물로 데려갔다.



“근데 어디로 데려가는 거야?”



“기숙사. 나 자는데.”



“기숙사에서 살아?”



“여긴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이야.”



“에-”



물론 유나가 다니는 중앙고에도, 남고에도 여고에도 기숙사는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일반 고등학교인 세 고등학교의 기숙사는 작고 학생 비율도 얼마 되지 않았다.



“기숙사 같은 거, 다른 사람 데려오면 안되는 거 아니야?”



“왜 안되? 괜찮아, 남자 아니면 됐지. 너 여자잖아?”



저번에 중앙고에서 기숙사 쪽 건물에 갔다가 사감으로 보이는 험상궃은 아저씨가 막고 서 있는 모습을 본 유나로써는 기숙사에 들어가는 게 꺼림칙했다. 친구 몇 명도 기숙사에 몰래 들어가려다 귀신같은 사감에게 걸려서 쫓겨났다고 얼핏 들은것도 같다. 하지만 혜린이는 괜찮다고 그냥 데려간다. 하긴, 혜린이 학교인데 혜린이가 제일 잘 알겠지. 유나는 그런 마음으로 따라 들어갔다.



“한 방에 3~4명 정도 살고. 오늘은 귀가날이라 되게 조용하지. 다들 집에 가서.”



“아~ 그래서 데려와도 된다고 한 거야?”



“그럼~ 음. 근데 내 방 룸메이트들은 안 간 것 같던데.”



“에... 어색한데.”



“괜찮아, 괜찮아. 다들 착한 애들이니까 금방 친해져.”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 작성자
    Lv.76 치느
    작성일
    11.09.05 20:12
    No. 1

    여자는 금방 친해지고 .
    남자는 악수와 통성명을 시작해 . 서로 조심스럽다가 이 녀석의 허점을 발견한 순간부터 . 둘도 없는 친구가 되버리지..
    뭐 쉬운방법으로는 치맥이나 . 깡소주도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1.09.05 21:21
    No. 2

    '여자는 금방 친해지고 . ' 라니... 흙흙흙... 나는... 나는...!

    안 선생님... 하고 싶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애상야
    작성일
    14.01.06 15:53
    No. 3

    노는군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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