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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결 님의 서재입니다.

레벨 다운 멕시멈!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사탄결
작품등록일 :
2017.01.04 17:33
최근연재일 :
2017.02.22 23:4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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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16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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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실험

DUMMY

티브이에 정신팔려있던 아우가 동그랗게 뜬 눈으로 돌아본다. 일어서도 허벅지까지밖에 안 오는 녀석이 쬐끄만 손가락으로 화면을 홱홱 가리킨다.

“우아! 우아우!”

화면 안에서 현란한 전투씬이 벌어지고 있다. 강산은 힘 빠진 얼굴을 했다.

“에휴, 그래. 넌 아무 걱정 없겠지."

강산이 바닥으로 내려가 아우 옆에 철퍼덕 앉았다.

"이게 티브이 라는 거야. 이건 리모콘. 옵션으로 껴있던 거라 체커 연동도 안 되는 물건이지만... 그래도 어지간한 채널은 다 나오거든. 이거 봐라.”

삑.

“우?!”

채널이 바뀌자 아우가 벌떡 일어난다. 눈이 휘둥그레져있다.

삑. 삐삑.

강산은 반복해서 버튼을 눌렀다. 누르는 데로 화면이 계속 바뀐다. 아우의 입이 동그랗게 벌어지며 점점 커졌다.

“신기해하기는.”

강산은 피식 웃으며 리모콘을 내려놨다. 역시 애는 애다.

그런데 바뀐 채널에서 뉴스가 나온다.

- 뉴스 단신입니다. 불법 아우터 노동자 고용 시설이 또 적발되었습니다. 시설 압류와 함께 피의자 이모씨에게 30억 상당의 벌금이...

삑.

처음의 애니메이션으로 돌아온 TV가 다시 현란한 전투씬을 내보냈다. 강산은 삐질 흐른 식은땀을 닦으며 억지웃음을 지었다. 왜 하필 이 타이밍에 저런 뉴스가.

"하, 하하. 괜찮아. 안 걸리면 되지."

"아우?"

덜컹한 심장 주변을 문지르며 강산이 말했다.

“내일부터 나랑 한 시간씩 말공부 할 거야. 정보를 캐내겠다거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거나, 뭐 꼭 그런 계산적인 것 때문만은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고."

"아우이."

눈을 TV에 고정한 아우가 대답한다. 아무렇게나 내뱉는 소리 같지만 일단 계속 말했다.

"말 못하면 아우터라고 의심받을 거고. 의심받으면 포상금 타려는 하이에나들이 신고 할 거고. 그러다 들키면 너도 추방되고 나도 벌금물고. 왜 말공부해야 되는지 알겠지?”

“아우아.”

제대로 알아듣기는 한 걸까. 강산이 한숨을 쉬었다.

그나마 TV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지금으로서는 일 순위가 돈이고 그 다음이 의사소통인데, 이 녀석에게 말을 가르치자고 하루 종일 붙어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TV가 여러모로 도움이 되 줄 것이다.

'근데 말도 못하면서 내 말은 어떻게 알아듣는 거지?'

생각해 보니 좀 이상하기는 하다. 고개를 갸웃하던 강산이 와락 미간을 구겼다.

'설마 못 알아듣는데 나 혼자 착각 하는 건...'

강산이 웃었다.

"설마. 아니겠지."


*


“어... 한 시간에 9만 9천 9백원이요?”

강산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던전 입구를 돌아봤다. 안사요 안사 라고 말해주고 싶은 현수막이 아치형 출입문 위에 걸려 있다.

[10~20레벨 권장! 동레벨 던전 중 최대 경험치 효율! 요즘 핫한 그곳 ‘지룡의 둥지’!]

저 레벨 용 안전 던전 지룡의 둥지 광고 현수막이었다.

강산이 소재채취 일을 했던 13-3 등급외 던전이 이 근방에 있었다. 오며가며 본적이 있는데 직접 와본 것은 처음이었다.

‘어쩌지?’

강산은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렸다. 창구 안에서 흰머리의 매표원이 지그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살거냐 말거냐. 눈초리가 따가웠다.

‘으으...’

아우는 집에서 티브이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군것질 거리들을 챙겨주고 절대 어디가면 안된다고 신신당부 했으니 당분간은 괜찮을 것이었다. 그래도 꼭 가스 불 안 끄고 나온 것처럼 신경이 쓰였다.

‘딱 하나만 확인해 볼라 그랬는데. 너무 급하게 나왔나.’

일단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레벨도 스텟도 온통 -999인 상태창. ‘분석미완료’로 나오는 베이스텔런트에도 불구하고 완전 활성화 된 듯한 체커. 그리고 트리토돈에게 씹혀도 멀쩡한 팔 까지.

이것들을 종합해 봤을 때 한 가지 가정이 떠올랐다. 굉장히 사기적이고 망상적이고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가정이었다.

그래서 강산은 확실히 하기 위해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이 스텟과 레벨이 대체 어떤 상태를 의미하는 건지. 자신은 어떻게 되어 버린 건지.

수치상으로만 놓고 보면 999는 엄청난 값이었다. 비현실적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현재 등록되어 있는 세계레벨 랭킹 1위가 315레벨인데 무려 그 세배가 넘는 수치였다.

물론 강산에겐 마이너스가 붙어있었다. 신체, 정신, 마력의 모든 세부항목이 -999였다. 단 하나. 톱니에 갈리고도 멀쩡한 부위7번 오른팔. 그곳만 내구력 수치가 -1023이었다. 강산이 실험해 보려고 하는 게 이 부분이었다.

‘솔직히 믿을 수가 있어야지.’

스테이터스 창 두 개가 따로따로 보이는 것도 그렇고 표시되는 수치 자체도 그렇고 두 눈으로 봐서는 믿기가 힘들었다.

스텟은 수치가 낮을수록 약하고 안 좋다는 의미였다. 낮아지다가 0이 되면 끝. 신체든 정신이든 마력이든 0이 되면 회복 불가능한 상태, 죽음이 됐다.

그런데 마이너스면 0보다 낮았다. 마이너스 쪽으로 수치가 커지면 좋다는 건지 나쁘다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 언제까지 그러고 계실 건지...?"

강산은 크흠크흠 헛기침을 했다. 생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 실험도 좋고 다 좋은데, 역시 저 입장료는 너무 비쌌다. 시간당 9만9천9백원? 아껴 쓰면 강산에겐 한 달 식비였다.

'그래, 한번만 더 설득해보자. 반찬 살 때 가격 깎는 느낌으로 은근슬쩍.'

강산은 굳게 다짐한 얼굴로 매표원을 돌아봤다. 그런데 지금까지 귀찮은 기색만 보이던 매표원이 갑자기 겁먹은 얼굴을 했다.

“어, 저, 저저...”

나도 모르게 인상을 썼나? 의아해 하던 강산이 무언가 깨닫고 고개를 돌렸다. 매표원의 시선이 자신의 뒤에 닿아 있었다.

‘응?’

언제 왔는지 바로 뒤에 한 무리의 남녀가 서있었다.

여기저기 일부러 찢은 옷에, 드러난 피부위로 문신이 화려하다. 귀며 코며 피어싱이 주렁주렁 걸려있고 껄렁대는 자세도 범상치가 않았다. 여자는 눈 주위를 시커멓게 칠해놔서 무슨 팬더 같았다.

‘양아치?’

강산은 심플한 감상을 떠올렸다. 그 이상은 마땅히 어울리는 단어가 없었다.

가장 앞에 서있던 거구의 남자가 자신을 보며 눈을 부라리고 있었다. 길게 자란 콧수염. 그걸 신기하게 보던 강산이 머리를 긁적이며 매표원에게 말했다.

“그, 역시 조금만 깎아 주시면... 안 되겠죠?”

매표원의 얼굴이 곤란으로 물들었다. 깎아달라는 말보다 양아치들이 더 신경 쓰이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대답은 다른 쪽에서 들려왔다.

“뭐? 깎아줘? 거지야 뭐야. 돈 없으면 꺼져 길막지 말고.”

콧수염 사내였다. 그가 대장인듯 말이 나오기 무섭게 다른 양아치 일행들이 끼어들었다.

“꺼져 새꺄. 사람 기다리는 거 안보여?”

“아 짱나. 저 아저씨 좀 치워봐, 오빠.”

강산은 어이가 없어 입을 벌렸다. 0레벨 인생 10년. 욕이나 비아냥은 수도 없이 들어봐서 별 감흥도 없었다. 그런데 팬더여자의 말은 용납 할 수 없었다. 저 콧수염은 오빠고 자신은 아저씨라니. 누가 봐도 자신이 10년은 어려 보이는데.

콧수염이 우둑우둑 주먹을 꺾으며 노려본다.

“어, 죄송.”

강산은 얌전히 비켜섰다. 돈이 없는 것도, 본의 아니게 길을 막고 있던 것도 사실이기는 했다. 그리고 이런 녀석들과는 밑바닥 생활을 하며 엮여본 경험이 많았다.

치고박고 시비도 붙고 다 해봤지만 뭘 하든 결국 자신만 귀찮아질 뿐이었다. 피하는게 상책이었다.

그래도 조금 기분은 나쁘다. 역시나, 비켜서자마자 깔보는 시선들이 날아왔다. 어깨로 으스대며 툭 치고 지나가기 까지 한다.

“렙 낮으면 알아서 기어야지. 엉? 조심해. 낄낄.”

강산은 속으로 허허 웃었다. 딱히 할 말도 없다.

“3시간. 인원수대로 끊어. 빨랑.”

콧수염이 손짓하자 매표원은 후다닥 창구 안으로 들어갔다. 입장권은 금방 나왔다. 손목에 팔찌를 착용한 양아치들이 저희들끼리 큰소리로 떠들며 던전 안으로 멀어졌다.

강산은 떫은 표정으로 그 모습을 쳐다봤다. 저런 양아치들도 거침없이 입장권을 끊는다. 3시간이면 삼십만원 돈인데. 인원도 여러 명이고.

‘부럽ㄷ...’

그런데 던전으로 들어가기 직전 힐끗 돌아본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팬더같은 눈이 길게 찢어졌다.

“돈 없으면 가서 벌레나 주우라고! 병신!”

“푸흡?”

“낄낄.”

우뚝 세워진 가운뎃손가락. 강산은 벙찐 표정을 지었다. 방심하다 기습당했다.

"저것들이?"


*


“이제 안온다고 하지 않았어?”

소형 화면으로 헌팅 봇의 동선을 확인하던 던전 관리인이 한쪽 눈썹을 들어올렸다. 강산은 낡은 돔형태의 구조물을 올려다보며 계면쩍은 웃음을 흘렸다.

“그게, 오늘 하루만... 하하.”

13-3 등급 외 안전 던전. 며칠 전 강산은 이 사람 앞에서 다시는 안 오겠다고 당당히 선포하며 돌아 나왔다. 그랬는데 다시 찾은 이유는 하나였다. 돈. 더 벌어 보겠다는 건 아니고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혹시 안 되면 돈만 날릴 수도 있으니까.’

양아치 무리들 때문에 기분도 잡쳤고. 왠지 이번에도 이상한 불운이 낄지 확신 할 수 없는 강산이었다.

관리인이 귀찮은 표정으로 손을 휘저었다.

“오늘만? 그럼 그냥 대충 들어가. 이제 안 한다 길래 권한 취소 다했어. 서류 다시 작성해야 돼.”

강산이 그 말에 화색을 띄웠다. 등급 외 던전 관리직은 공무원직종 중에서도 가장 한직이었다. 발령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태도였다. 귀찮고. 대충대충. 강산으로서는 다행인 일이었다.

“감사합니다.”

강산은 꾸벅 인사를 하고 던전 입구로 향했다. 방금 지룡의 둥지를 보고 와서 인지 새삼 비교가 됐다.

20-x번대 미만 던전은 대부분 초기형태의 돔형 던전이었다. 과거에는 괴수사냥보다는 격리의 목적이 컸고 기술력도 낮았기 때문이다.

크기도 작은데 입장객 편의도 고려되지 않은 형태. 마력범람으로 황페화 된 지역을 둥그렇게 둘러 싸놓은 게 다였다.

반면 48-80 지룡의 둥지는 차폐벽으로 구획을 나눈 거대한 건축물 형태였다. 던전 내 마력 흐름부터 괴수로 변이시킬 생물의 투입량조절 까지. 전부 자동화로 이루어졌다. 지하쪽으로는 내려가는 엘리베이터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강산은 반복 작업 중인 헌팅봇들을 익숙한 눈으로 바라보며 입맛을 다셨다.

‘확인만 되면 지룡의 둥지로 갈 거니까.’

괴수 줍는데는 도가 튼 자신이었다. 사냥감은 금방 눈에 들어왔다.

정강이 높이로 자란 풀들 사이에 가느다란 더듬이 두 개가 낭창낭창 움직이고 있다. 13-3 던전의 마스코트, 메뚜기.

슬며시 다가가려던 강산은 문득 허전한 느낌이 들어 손바닥을 내려다봤다. 그러고 보니 보호장갑이 없었다. 아무리 저급괴수라도 맨손으로 잡으면 피투성이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믿는 구석이 있다. 트리토돈에게 씹히고 멀쩡한 것도 있고. 어차피 그걸 실험하기 위해 온 거였다.

쉼 호흡을 한 강산이 성큼 다가가 가볍게 메뚜기를 낚아챘다.

끼이끼이!

칠판 긁는 듯한 소음을 내며 메뚜기가 버둥거렸다. 다리며 발이며 가시 같은 게 돋아 있지만 역시나. 손에는 상처하나 나지 않았다. 강산이 씩 웃음을 지었다.

‘좋아.’

새삼 느끼는 거지만 묘한 촉각이었다. 표피에 돋은 가시들은 확실히 만져졌다. 그 감각이 분명 생생한데 고통도 상처도 없었다.

강산은 반대쪽 손을 들어 검지만 폈다. 그리고 스테이터스 창을 실행 했다.


...

[스테이터스]

신체 –999 : 부위 101번 : 내구력 -999

...


부위 101번 왼손 검지손가락. 이게 된다면 실험은 성공이었다. 강산은 지금부터 부위 7번 오른팔 혼자만 -1023이 된 과정을 다시 시도해볼 생각이었다.

강산은 붙잡은 메뚜기를 홱 뒤집었다. 그리고 들고 있던 검지를 입에다 쑥 집어넣었다. 놀란 메뚜기가 황급히 입을 닫았다.

까득까득!

메뚜기는 필생의 원수라도 되듯 손가락을 씹어댔다. 강산은 그 모습을 유심히 관찰했다.


...

[스테이터스]

신체 –999 : 부위 101번 : 내구력 -999

...


트리토돈에 비하면 너무 약해서 일까. 이 삼 분 정도는 씹힌 것 같은데 아직까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설마 안 되나?'

불안한 생각이 뭉클뭉클 피어나려는데 딸깍. 숫자가 변했다. 강산의 눈이 단번에 커졌다.


...

[스테이터스]

신체 –999 : 부위 101번 : 내구력 -1000

...


‘변했다! -999에서 -1000이 됐어!’

착각이나 망상이 따위가 아니었다. 혹시나 하던 불안감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강산의 머리가 팽팽 회전하기 시작했다.

‘얻어맞거나 다치면 해당 부위 내구력이 깎여. 수치가 내려가다가 0이 되면 회복 불능이 되고. 근데 마이너스상태에서는 그게 아니야. 아무리 내려가도 0이 안돼... 그 말은 즉...’

강산의 눈이 흥분으로 떨렸다. 생각하는 사이에 –1이 더 떨어져 수치가 –1001이 됐다.

더 이상 볼 것도 없었다. 메뚜기를 집어던진 강산이 주먹을 불끈 움켜쥐었다.

“대박. 대박이다!”

어쩌다 이렇게 변한 건지는 몰랐다. 아웃랜드에서 삼켰던 검은 구체. 그게 있는 곳으로 인도했던 아우. 원인을 알려면 좀 더 조사해 봐야 했다. 하지만 당장 중요한건 그런 것 따위가 아니었다.

0에 수렴하면 사망에 이르는 스테이터스의 법칙. 하지만 마이너스 스테이터스는 절대로 0이 되지 않는다.

“나 무적이... 된 건가?”

강산이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몸 여기저기를 훑어 봤다.

무적, 불멸, 불사! 아니. 늙어 죽기는 할지도 모르니 불멸이나 불사는 확신할 수 없었다. 그래도 무적은 확실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의미로 믿을 수가 없었다.

“크흑...!”

강산은 떨림을 진정시켰다. 속에서 뭔가가 울컥 올라왔다. 사실 조금 반신반의 하고 있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부정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내심 불안했다. 그래서 기대를 억눌렀다. 그런데 진짜였다.

“드디어 나한테도 봄날이 오는 건가!”

눈가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다. 지난 10년간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통수를 맞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매번 중요한 순간마다 그랬으니까. 바로 얼마전에도 3억을 날렸고.

어딘가에 신이 있다면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동안에 욕만 해서 죄송하다고 석고대죄를 해야 했다.

“그, 그래. 공격. 공격을 해보자. 999잖아. 엄청 쌔겠지? 그냥 때리면 되나? 주먹으로 막 휘둘러서?”

강산은 눈가를 훔치며 황급히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바보같이 흥분해버린 탓에 메뚜기를 던져 버렸다. 계속 들고 있었으면 편했을 것을.

다행히 가까이에 다른 놈이 있었다.

빠르게 다가간 강산이 두 번째 놈을 낚아챘다.

강산은 손안에서 버둥거리는 메뚜기2를 보며 쉼 호흡을 했다. 떨림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조, 좋아. 살살. 살살해보자. 막 대폭발 같은 게 일어나면 안 되니까. 침착해라 금강산.”

강산의 얼굴에 진지함이 어렸다. 등급 외 던전에서 메뚜기나 들고 짓기에는 웃긴 얼굴이었다. 누가 보면 비웃겠지만 지금은 그런 걸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후우.’

마력. 육체에 담기고 정신으로써 작용하는 것.

신체 스텟은 마력으로 개변된 육체의 상태를 측정한 값이다.

-999. 그 무지막지한 수치의 육체가 강산의 의지에 따라 적대심을 품었다.

강산은 주먹을 들어올렸다. 들어 올린 주먹이 천천히 뻗어갔다.

일생상활을 할 때와는 달랐다. 집중해서, 확실한 공격 의사가 주먹에 담겼다. 그렇다고 너무 강하지만도 않았다. 쥐고 있는 메뚜기에게만 범위가 국한됐다.

파직!

강산은 공격의 순간 확신했다. 이건 된다고.

그때와 같았다. 뒤집힌 시야!

색, 질감, 명암, 공간. 마치 원래의 세계위에 정반대의 세계가 겹쳐진 듯한 모습이 펼쳐졌다. 이것도 마이너스 상태창과 관련된 건가? 마이너스의 세계 뭐 그런 걸까?

짧게 떠오른 상념이 빠르게 지워졌다.

그리고 후웅-! 좀 전까지 없었던 묵직한 파공성이 공기를 갈랐다.

‘이거...!’

기대로 가득 찬 눈이 급격히 커졌다.

그리고 푸쾅! 하는 폭음이.

일어나지 않았다.

“엉?”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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