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사탄결 님의 서재입니다.

레벨 다운 멕시멈!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사탄결
작품등록일 :
2017.01.04 17:33
최근연재일 :
2017.02.22 23:4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35,400
추천수 :
640
글자수 :
192,154

작성
17.02.03 22:31
조회
1,030
추천
21
글자
17쪽

미션 임파서블

DUMMY

강산은 식탁에 앉아 물끄러미 맞은편을 내려다 봤다. 아우가 보였다. 정신없이 밥을 먹고 있었다.

“아구아구. 아우?”

시선을 느꼈는지 아우가 고개를 든다. 왜 그러냐는 듯 갸웃했다. 강산이 계속 먹으라고 손을 젓자 다시 도시락 통에 얼굴을 박는다.

이게 그렇게 맛있을까. 강산은 반쯤 먹은 자신의 도시락을 내려다보다가 아우 앞으로 밀어줬다.

근처 괴수도시락가게에서 파는 가장 저렴한 노루개 도시락. 가격대비 최고의 육질을 자랑하는 괴수이지만 뻑 하면 이것만 먹다보니 강산은 질린 지 오래였다.

“후우.”

강산은 한숨을 깊게 쉬었다. 그 일(?)이 있은 후 며칠이 지났다.

아직까지 지룡의 둥지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고 있었다. 행여 린드린과 마주칠까 봐 두려웠다. 발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초소장에게 살쩍 물어본 결과 조사일정은 유동적이라고 했다. 원인이 밝혀지거나 말거나, 귀찮으면 일찍 끝낼 수도 있지만 조사단이 끈질기면 몇 달 이상 갈 수도 있다고 했다. 강산으로서는 참 짜증나는 답변이었다.

“좋아. 오늘은 가보자.”

강산은 수저를 내려놓으며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마이너스 마력. 그러니까 반 마력을 효율적으로 채우는 방법은 이제 알았다. 친절하게도 1번과 2번 두 가지나 있었다.


1. 특수 세계 속에서 부정감정에 노출.

2. 반 마력 집결체 흡수(아웃랜드 좌표 DK323에서 최초 흡수)


하지만 아무리 고민해도 1번은 싫었다.

차가운 시선으로 내려다보는 미녀 앞에서 알몸이 된 일이 아직까지 트라우마로 남아 있었다.

거기다 강산이 반응 하는 부정감정 자체가 몇 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문제였다.

좌절, 공포, 두려움? 10년간 0레벨 생활을 해오며 겪은 것들이 얼마던가. 어지간한 불행에는 이제 별 감흥도 들지 않았다. 심장이 무뎌질 대로 무뎌진 탓에 찔끔 감정이 솟아도 몇 초면 사라져버린다. 단련된 멘탈이 오히려 방해가 되는 상황이었다.

한 가지 남은 것이라면 수치심인데. 그것도 돈이나 레벨쪽으로는 관련되지 않아야 했다. 평범한 수준의 조롱은 칭찬으로 들리는 강산이었다. -30? 다시 그 정도의 반마력을 회복하려면 알몸으로 거리에서 춤이라도 춰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절대 못해.’

그래서 지룡의 둥지에 가야 했다. 범람지 안에 몸을 숨기듯 박혀 있던 검은 보석. 체커가 반마력 집결체라고 부른 그것을 흡수해야 했다.

던전폭주의 원인이고 뭐고, 중요한건 그걸 흡수해야 자신이 사냥을 할 수 있다는 거였다.

얼마 후면 이자 납기일도 돌아온다. 언제 끝날지도 모를 린드린의 조사를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었다.

거기다 조사단이 범람지 안쪽을 조사해볼 생각을 해도 큰일이다. 강산보다 먼저 그걸 발견하기라도 한다면...

“진작 갔어야 했나.”

마음의 상처가 커서 너무 오래 칩거하고 있었다.

급한 마음에 식기를 설거지통에 넣고 돌아서는데 아우가 눈을 땡글땡글하게 뜨고 보고 있다. 어디 가냐는 눈초리. 입가에 밥풀과 돈까스 소스가 잔뜩 묻어있었다. 그새 강산이 밀어준 도시락까지 깨끗하게 비웠다.

얼굴을 찌푸린 강산은 휴지를 뽑아 들고 다가갔다. 화들짝 피하려는 아우를 붙잡아 벅벅 입가를 문지르자 양 팔을 버둥거린다.

“아우부부붑.”

“나 나갔다 올게. 티브이만 보지 말고 말공부도 좀 하고 있어.”

아우의 말 실력은 단어 세 개 이후로 늘지 않고 있었다. 이것도 또 하나의 문제였다. 강산은 한숨을 쉬며 현관을 나섰다. 뒤쪽에서 불만스런 아우의 외침이 들려왔다.

“아우우!”


*


강산이 나가고 난 후.

아우는 입술을 내밀고 닫힌 문을 노려봤다. 군것질하고 티브이보고 잠자는 것만으로도 항상 시간이 부족했다.

말공부라니. 그런 끔찍한 걸 자꾸 강요 하는 강산이 불만스러웠다.

강산의 기척이 멀어지다 완전히 사라지자 아우가 도도도 티브이 앞으로 달려갔다. 부모님이 나가자마자 컴퓨터 앞으로 달려가는 어린아이 같았다.

그런데 리모콘의 빨간 버튼을 누르려던 아우가 쫑긋 귀를 세웠다. 거실 창문 쪽으로 홱 고개가 돌아갔다.

“아우?”

지난번에 한 번 느꼈던 기척이 또 느껴지고 있었다. 창문 밖.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이쪽을 살피고 있던 시선. 고개를 갸웃하며 도도도 달려간 아우는 폴짝 뛰어 창틀에 매달렸다.

역시나, 감각은 정확했다. 길 건너 골목에 옷깃을 잔뜩 새운 코트가 보였다.

선글라스를 끼고 움츠린 노란 머리통. ‘나 지금 잠복하고 있다.’ 라고 노골적으로 말하는 차림새였다.

그게 오히려 수상쩍어서 금방 들킬 것 같지만 생각보다 효과가 있는 듯. 골목 앞을 지나가는 행인들은 아무도 그쪽으로 시선을 두지 않았다.

아예 골목 자체가 안 보이는 것처럼 근처로도 가지 않는다. 그리고 잠복인(?)도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태도였다.

“아우아우~”

아우는 지난번처럼 손을 들어 휘휘 흔들었다. 아웃랜드에서도 수 킬로미터 밖 괴수들의 기운을 구별하던 아우였다. 저번에도 느꼈지만 상대방에게 적의 같은 건 없어보였다.

그런데 아우가 흔드는 손을 본 잠복인이 흠칫 당황한다. 고개를 돌리고 뒤쪽을 살핀다. 거기 아무도 없지 손가락을 들어 자신을 가리킨다. 어떻게 알아봤느냐는 모습이다.

“아우아~”

뭘 새삼스럽게. 저번에도 봤으면서. 그런 뜻을 담아 아우는 계속 손을 흔들었다.

잠복인이 당황 한 듯 주춤 물러섰다. 그러다 몸을 홱 돌렸다. 달아나듯 황급히 골목을 빠져나가 사라졌다.

“아우?”

아우는 흔들던 손을 내렸다.

두 번이나 무시당했다. 강산이 말공부를 시킬 때 보다는 아니지만 기분이 나빴다.

볼을 부풀린 아우고 티브이 앞으로 달려갔다.


*


강산은 지룡의 둥지로 들어가고 있었다. 가면을 챙겨왔지만 아직은 쓰지 않았다. 지난 번 일 때문에 오히려 쓰는 게 더 시선을 끌 것 같았다.

매표원에게 받은 입장권이 손목에 채워져 있었다. 찍힌 시간은 1시간. 일부러 적게 끊은건 아니고 남은 돈이 십 몇 만원 밖에 없었다. 이 안에 중심부 까지 들어가 반마력 집결체 인지 뭔지를 흡수해야 했다.

‘괜찮겠지? 마력도 이백 정도 있고.’

고농도 마력으로 인해 일어나는 물질분해현상. 범람지 안에 들어있는 무언가를 끄집어내려면 그걸 극복해야 했다. 이미 넷 검색으로 정보를 확인한 강산이었다.

‘저 등급 범람지라도 최소 150렙은 돼야 버틴다라.’

일단 반전된 세계 상태라면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999레벨이니까. 하지만 직접 해보기 전에는 확신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일반적인 타격이나 공격이 아니라 분자소멸현상이라는 특수 현상이었다. 시야가 변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는 시야가 변하지 않으면 오른쪽 스텟창. 그러니까 0레벨의 몸 상태가 적용됐다. 그러면 무척 위험할 수 있었다.

물론 방법은 있다. 수치심과 맞바꾸며 채운 반 마력이 200가량. 그 마력을 소모해 임의로 반전된 세계 속에 들어가면 됐다.

‘마력 소모 없이도 뒤집었다 말았다 할 방법을 찾아야 해.’

이건 시간 날 때마다 노력해봤지만 아직 감이 잡히질 않았다.

웅성웅성.

복도를 빠져나가자 사냥구역으로 이어지는 회랑이 나왔다. 파티를 맺거나 초입에서 사냥하려는 사람들로 사방이 북적거렸다. 지난번에는 1구역이었지만 오늘은 3구역 출입게이트가 열려 있었다.

강산은 사냥구역 안으로 들어가 인적이 드문 곳에 멈췄다. 주변을 둘러보고 사람이 없음을 확인한 후 가면을 썼다.

한 시간 안에 중심부까지 들어갔다 나와야 했다. 999스텟의 힘을 빌려야 한다.

힐 스킬은 소모량이 크니 마력으로 신체를 강화하는 쪽을 선택했다. 개변된 육체를 강화할 때처럼, 하지만 아까우니 최대한 적게 마력을 움직였다. 반전된 세계로 넘어가기만 하면 스텟 빨이 있으니 딱히 강화하고 말 것도 없었다.

화악-!

세계가 뒤집히자마자 강산이 총알처럼 튀어 나갔다.

시간은 금. 아니 마력.

천장과 벽을 밟고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날듯이 몸을 날렸다.

강산이 지나간 후에야 파앙! 하는 파공성이 뒤따랐다. 뒤늦게 돌아본 사람들이 의아해 하기도 전에 강산은 저 멀리 사라졌다.

파앙-! 파앙-! 파앙-!

이러고 있으니 진짜 슈퍼히어로라도 된 기분이다. 그런데 한참 즐거운 기분을 만끽하는데 저 앞에 차단선을 치고 열중쉬어 자세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강산은 황급히 벽에 뚫린 환기구를 붙잡고 매달렸다. 검은 양복에 선글라스를 쓴 남자 두명. 차단선 앞에 서서 안쪽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을 되돌려 보내고 있었다.

‘조사단이다!’

강산은 곤란한 표정으로 그들을 내려다 봤다. 여기서 안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범람지였다. 즉 린드린과 나머지 선글라스들이 이미 조사를 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갑자기 불안한 생각이 마구 피어났다. 린드린 정도라면 지룡의 둥지의 저급 범람지 정도는 이리저리 뒤질 수 있는 레벨이었다. 벌써 범람지 안을 조사했다면 큰일이었다. 뭔가 이상한 걸 발견하면 당연히 들고 가려 할 거고, 반마력 집결체를 빼앗길 수도 있었다.

‘검은 보석 그거, 또 어디 있는지 알 방법이 없는데.’

저번에도, 이번에도. 보석을 발견한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어디서 찾아야 할지 막막했다.

입술을 잘근거리던 강산은 일단 안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이러고 있는 동안에도 마력이 계속 소모되고 있었다.

강산은 훌쩍 몸을 날려 천장의 환기관에 매달렸다. 선글라스들이 차단선을 치고 있지만 수 십 미터 아래였다. 이대로 매달려서 천장으로 지나가면 된다.

소리가 나지 않게 조심조심 전진하던 강산은 거리가 벌어지자 다시 몸을 날렸다. 벽을 밟고 훌쩍 훌쩍. 999상태를 이렇게 오래 활용해 본건 처음이었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시간이 짧았다. 그 차이 때문인지 조급해야 할 상황임에도 가슴이 탁 트인 것처럼 시원했다.

‘어?’

그런데 범람지가 보이는 중심부에 도착한 강산이 의아한 얼굴을 했다.

새하얗게 마력을 내뿜는 범람지. 양복에 선글라스를 쓴 사람들이 있기는 했다. 전에 린드린의 통역을 했던 그 남자도 보였다.

제각각 손바닥 만 한 기계를 들고 범람지 주변 여기저기를 들쑤시고 있기는 한데. 정작 중요한 린드린이 없었다.

‘그 여자가 조사 담당이라고 하지 않았나? 왜 없지.’

강산으로서는 좋은 일이었다. 초고레벨 마력유저가 없으면 들킬 위험이 그만큼 내려갔다.

그리고 범람지 안쪽도 아직 확인 하지 않은 것 같았다. 검은 보석, 반마력 집결체는 흰색 섬광 안쪽에 잘 숨겨져 있었다.

홀리듯 빨아들이는 느낌. 처음 봤을 때도 이런 느낌이 들었다. 보석을 취한 듯 쳐다보던 강산은 도리질 치며 정신을 차렸다. 우선 선글라스들의 위치부터 확인해야 한다.

‘좋아.’

즉석에서 세운 작전은 간단했다. 범람지 위까지 통풍관을 타고 간 후 아래로 떨어져 내리며 보석을 낚아챈다. 그리고 선글라스들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다시 뛰어 천장에 매달린다.

힘들 것 같지만 999스텟의 신체능력 덕분에 충분히 가능했다. 잠깐의 틈만 있으면 순식간에 슥삭 할 수 있었다.

‘작전은 완벽한데.’

단지 마력이 계속 달고 있다는 점과, 분자 소멸 현상이 문제였다.

지난번에 린드린의 스킬에 옷이 탄 것처럼. 범람지 반경 10미터 안으로 들어가면 옷뿐만 아니라 가면까지 바스라질 것이었다.

그걸 막으려면 마력을 써서 저항하면 됐다. 하지만 강산은 150레벨 정도로 개변한 육체의 저항력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몰랐다. 대충은 검색으로 찾아봤지만, 돼 본적이 없으니 정확히는 알 수 없었다.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퍼붓자니 마력이 아까웠다.

‘남은 게 -150정도고. 저걸 흡수하면 꽤 차겠지? 처음에는 999로 꽉 찼었잖아. 그때 보다 작긴 하지만 절반정도 크기니까. 그래도 채우기도 힘든 걸 막 쓰는 건 좀 아까운데. 그럼 그냥 가면만 보호할까. 옷이야 뭐 이미 한번...’

거기까지 생각하던 강산은 흠칫 했다. 자신도 모르게 인간의 존엄성을 포기할 뻔 했다.

도리질 친 강산은 결국 타협안을 선택 했다.

우선 범람지 위로 이동했다. 그리고 환풍관에 매달린 채로 주섬주섬 옷을 벗었다.

한 팔로만 벗으려니 불편했지만 티와 바지뿐이라 오래 걸리지 않았다. 팬티 한 장만 달랑 걸치고 나머지 옷을 환풍관 위에 올린 강산은 미간을 찌푸렸다.

‘크윽. 진짜 변태 같네.’

가면도 벗을까 하다가 혹시 몰라서 그냥 놔뒀다. 그런데 그게 더 가관이었다. 팬티와 가면의 조합이라니.

‘빠, 빨리 해치우자. 누가 봤다간 진짜.’

상당히 수치스러운 것 같은데도 반마력 회복속도는 그대로였다. 이걸로는 부족한 모양.

강산은 쉼 호흡을 하며 선글라스들의 움직임을 살폈다.

이러니저러니 하는 사이에 반마력이 -50가량 소모됐다. 더 지체 할 수는 없었다.

‘지금!’

때마침 세 명의 선글라스가 전부 범람지에서 등을 돌렸다.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강산이 훌쩍 뛰어 내렸다.

힘을 주고 천장을 박찬 게 아니었다. 깃털처럼 가벼운 자유 낙하.

그러면서 발쪽으로 마력을 집중했다. 걸치고 있는 것들에도 마력을 흘려보낸다.

‘됐어!’

소리 없이 착지한 강산이 짧게 안도했다. 가면도 팬티도 멀쩡하다. 뒤 돌아보는 선글라스도 없다. 그리고 손가락 한마디 크기의 흑색 보석이 코앞에 있었다.

강산은 재빨리 범람지 안으로 손을 뻗었다.

그런데 반마력집결체를 꽉 움켜쥐고 끄집어낸 순간. 누군가 훌쩍 날아 들어왔다.

‘헉?!’

고급스러운 여성정장. 그 위에 걸친 갈색 코트. 선글라스는 벗어둔 듯 쓰지 않았다. 린드린 터너.

선글라스들이 꾸벅 허리를 숙인다.

가볍게 까딱 목례한 그녀가 주욱 안쪽을 돌아본다. 그리고 석상처럼 굳어 있는 강산에게서 우뚝 시선이 멈췄다.

‘망했다.’


*


수치 999의 정신. 클리어 마인드. 이 정도면 세기의 대현자나 성자라도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수치다.

하지만 그것들도 트라우마는 어쩌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아, 안돼. 참아!’

-10, -20. 수치심과 함께 보유마력이 차오른다. 목뒤를 간질간질 긁어대는 감각이 어서 소리를 내뱉으라고 등을 떠민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강산은 입술을 다물고 필사적으로 버텼다.

지난번에는 그래도 고의성이 없었다. 스킬에 맞아서 옷이 탄 거였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스스로 팬티 바람이 된 상태였다. 여기서 신음소리까지 터지면 10여년 만에 자살충동을 느낄 수도 있었다.

‘꼭 가면도 변태 짓 하려고 쓴 것 같잖아!’

상황은 점점 안 좋게 흘러갔다. 린드린이 시선을 고정한 채로 서있자 선글라스들이 뒤를 돌아봤다.

강산을 발견하자 그들도 당황한 얼굴들을 한다.

“어떻게 들어 왔...? 어, 당신 혹시 저번에 그?”

그때 그 통역관이다. 그런데 확신은 못하는지 긴가민가한 표정으로 갸웃한다.

황급히 정신을 차린 강산은 주먹을 쥐어 보석을 감추며 훌쩍 물러났다.

가볍게 뛰었는데 20여 미터 넘게 거리가 벌어진다. 움직임에 놀란 선글라스들이 황급히 린드린 주변을 막아섰다. 거의 반사적이었다.

“고레벨이다!”

강산은 앞 뒤 볼 것 없이 손에 든 보석부터 입에 털어 넣었다. 들키기 전에 삼켜버릴 생각이었다. 처음에도 그랬으니 방법은 맞을 것이다. 아직 저들은 여기 뭔가 있었다는 사실도 모를 확률이 높았다.

‘흡.’

손안에 쥐고 있을 때는 단단한 돌 같더니 혀에 닿자마자 사르르 녹듯 사라진다. 그리고 곧바로 울리는 체커음.


-반마력 집결체를 흡수하셨습니다. 활성화를 시작합니다.


식도를 타고 전신으로 퍼져가는 짜릿한 감각. 강산은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그 즉시 보유마력량이 맹렬히 상승했다. -150대였던 보유마력량이 순식간에 치솟아 -999를 찍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선글라스 중 한명이 갑자기 들고 있던 기계를 내려다봤다.

“미, 미확인 에너지! 찾았습니다! 그런데 방향이?”

당황한 얼굴이 강산쪽을 돌아본다. 강산도 당황했다. 그의 손에 들린 기계가 정확히 자신을 향하고 있었다.

강산이 영문을 몰라 주춤 물러서는데, 성큼 앞으로 나온 린드린이 빼앗듯 기계를 받아 들었다. 그리고는 그 강철 같은 차가운 무표정으로 강산을 홱 쳐다본다. 표정은 없지만 놀란 것 같다.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도망쳐야겠다고 강산이 생각한 순간이었다.

화악-!

갑자기 범람지의 밝기가 강해졌다.


작가의말

 ( _ _)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36 레메72
    작성일
    17.02.03 22:36
    No. 1

    린드린이 강산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게 되고 그 감정이 집착으로 병하게 되고 강산이 마음을 알아줘서 사귀게되고 결국 결혼까지 골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8 ewe
    작성일
    17.02.06 12:58
    No. 2

    연재게속해주세요 다음이 구금해요 ㅠㅠ

    찬성: 1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레벨 다운 멕시멈!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음. +4 17.01.09 1,511 0 -
30 누가 다크히어로래? +4 17.02.22 423 12 15쪽
29 삼킨것의 가치 +1 17.02.21 501 9 15쪽
28 레아 터너 +4 17.02.18 458 13 13쪽
27 [챕터4] 전투 그후 +4 17.02.17 485 9 13쪽
26 격파 +4 17.02.16 541 13 14쪽
25 격돌 +1 17.02.15 550 10 16쪽
24 기습 +3 17.02.13 597 11 15쪽
23 스승과 제자 +10 17.02.11 633 18 17쪽
22 린드린의 사정 +5 17.02.10 698 18 16쪽
21 포권 +6 17.02.08 764 20 17쪽
20 [챕터3] 방문 +4 17.02.07 787 20 13쪽
19 반마력 +2 17.02.06 857 20 19쪽
» 미션 임파서블 +2 17.02.03 1,031 21 17쪽
17 분석 완료! +5 17.02.02 1,037 19 18쪽
16 린드린 +3 17.02.01 1,072 20 14쪽
15 방법을 찾아야 한다 +5 17.01.24 1,106 22 14쪽
14 [챕터2] 마력이 차질 않아 +4 17.01.23 1,266 21 15쪽
13 다크히어로? +4 17.01.20 1,207 28 11쪽
12 던전폭주 +1 17.01.20 1,277 26 10쪽
11 지룡의 둥지 +2 17.01.19 1,376 27 16쪽
10 힐 말고 딜 +2 17.01.18 1,467 24 16쪽
9 역발상 기개세? +5 17.01.17 1,459 24 14쪽
8 실험 +6 17.01.16 1,589 28 17쪽
7 [챕터1] 전조 +4 17.01.13 1,891 26 12쪽
6 마이너스 레벨 +5 17.01.13 1,710 28 12쪽
5 죽은 던전 +2 17.01.11 1,719 32 12쪽
4 때투성이 구원자 +2 17.01.10 1,753 28 11쪽
3 아웃랜드 +1 17.01.09 2,013 26 12쪽
2 박스 말고, 괴수 줍는 청년. 17.01.07 2,459 30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