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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결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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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사탄결
작품등록일 :
2017.01.04 17:33
최근연재일 :
2017.02.22 23:45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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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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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0
글자수 :
192,154

작성
17.02.02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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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분석 완료!

DUMMY

‘아, 아직까지는 괜찮아.’

강산은 티 나지 않게 슬금슬금 몸을 일으켰다. 초소장이 말한 대로 조사단이 자신을 보고 싶어 하고 있다면, 이러고 있는 것은 위험했다.

일단 아직까지는 희망이 있었다. 저 포스 넘치게 걸어오는 양복파티들은 자신을 보고 오는 게 아니었다. 단순히 지룡의 둥지로 가고 있는 것 뿐. 문제는 강산이 잡은 자리가 던전입구 앞이라는 점이었다.

사람들이 몰린 탓에 아직까지는 눈에 띄지 않고 있지만 한 번이라도 이쪽을 본다면 시선을 끌 확률이 높았다. 가면이나 넝마가 된 옷이나. 꼴이 말이 아니었으니까.

“대박... 협력 파견 나와 있다더니 여긴 왜왔지?”

“하악, 린드린 여신님. 싸인 받고 싶다.”

“되겠냐. 경호원 좀 봐라.”

강산은 걸어놓은 현수막으로 손을 뻗으며 열심히 사람들을 응원했다.

‘그래, 더 몰려라. 인의 장막으로 가리는 거야. 싸인도 해 달라 그래. 그 틈에 나는 튄다.’

몰골도 몰골이지만 현수막이 너무 눈에 띄었다. 빨리 끌어내려야 했다.

“혹시 저번 던전 폭주 조사하러 온 건가?”

“그 가면 다크히어로 그거? 뉴스에도 안 나오던데. 그리고 그걸 왜 터너사가 해?”

“하긴, 그런가.”

다크 뭐시기 하는 말에 순간 움찔했지만 다시 현수막 매듭을 푸는데 집중했다. 자꾸 풀려서 얽매어 놓은 탓에 되레 풀리지가 않는다.

‘침착, 침착해.’

조사단이 저 이야기를 알고 있다면 가면을 쓴 사람들을 수상쩍게 여길 확률도 있었다. 갑작스런 던전폭주에 짜 맞춘 듯 나타난 의문의 고레벨(?)유저. 확실히 조사할 만한 가치는 있었다.

그나마 다행은 요 며칠 ‘지룡의 둥지에 출몰한 가면 다크히어로’ 라는 웃기는 이야기가 아름아름 퍼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때 보여준 장면이 좀 임팩트 있어서 그런지, 가면을 따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종종 보였다. 덕분에 시선은 분산됐지만.

‘지금 던전 폭주 따위를 걱정할 때가 아니야!’

생각해보니 미확인 에너지현상이나 던전 폭주 같은 건 적당히 둘러 대면 그만이다.

아웃랜드 사냥중에 펑 소리가 들려 가 봤는데 땅이 무너져 있었다. 거기 트리토돈이 죽어있었다. 그래서 운 좋게 주워왔다. 대충 대답하면 저쪽에서 할 말은 없었다.

하지만 다른 두 가지는 엄청난 문제였다.

조사도중 운 나쁘게 체커검사라도 받으면 어떻게 될까? 레이더인지 뭔지로 미확인 에너지를 감지했다고 했다. 그게 만약 자신이 쓰는 마이너스 마력과 같은 것이라면? 당연히 자신에게서도 이상한 점을 발견할 것이다.

‘꿀꺽.’

강산은 마른 침을 삼켰다. 검은 옷의 아저씨들에게 조용히 끌려가 인체 실험 같은 걸 당하는 광경이 머릿속에 상상된다. 고개를 도리질 쳤다.

아니, 사실 인체실험 같은 건 다치지 않는 몸을 믿고 어떻게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두 번째는 더 심각했다.

조사를 핑계로 집수색이라도 한다면? 뒹굴 거리고 있을 아우가 들킨다. 지난번 뉴스에서 벌금이 얼마라고 했더라. 30억?

‘끝장이다아!’

인체실험보다 벌금이 더 무서운 강산이었다.

‘응?’

그런데 현수막을 묶어둔 줄을 풀고 있는데 갑자기 뒤쪽이 조용하다. 강산은 불길한 느낌에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순식간에 해쓱해졌다.

‘으, 어어, 왜?’

사람들이 죄다 이쪽을 보고 있다. 침묵이 좀 더 이어지다가 금방 웅성거림으로 바뀐다.

뭐지. 웬 거지야. 무슨 일이지. 등등.

강산은 한곳으로 시선을 고정했다.

침묵의 원인이 된 여자. 선글라스를 살짝 들어 올린 린드린 터너가 이쪽을 보고 있다.

눈이 드러나면 좀 냉기가 가실까 싶었는데 더 심해진다. 좀 전보다 100배는 더 차가워 보였다. 얼음 같은 느낌이라기보다, 무쇠나 검 날의 예기 같은 차가움이다. 한마디로 무섭다.

‘왜왜, 나 뭐, 그냥 가, 왜 쳐다보는데.’

강산은 식은땀을 흘렸다. 그러고 보니 저 여자 사냥할 때 별명이 철가면이라고 했다. 소름 돋을 정도로 미인이지만 괴수를 다져 놓는 와중에도 미동 없는 무표정이라서.

‘침착해. 아직 알 리가 없어!’

남부초소장에게 물어 봤었다니 자신의 등록정보와 사진정도는 확인했을 것이다. 가면을 안 썼다면 알아 봤겠지.

‘하지만 나에겐 펄크가면이 있...’

애써 태연한척 현수막을 잡아당기던 강산이 멈칫 한다. 그러고 보니 아직 매듭이 안 풀렸다.

우당탕. 그대로 나무막대가 쓰러지며 현수막이 엉켜들었다.

“으헉!”

허우적대며 넘어진 강산이 삐질삐질 일어난다. 황당하다는 시선들이 쏟아진다.

철가면이라는 별명답게 몸 개그를 했어도 린드린 터너의 표정은 변화가 없었다.

그 때 옆에 서있던 수행원 한명이 그녀의 귓가에 뭐라고 속삭인다.

‘그만 가자는 건가? 그런 거겠지?’

강산은 최대한 희망적인 생각을 했다. 하지만 1초도 안돼서 희망으로 끝나고 말았다. 수행원의 말을 들은 린드린이 한 술 더 떠 성큼성큼 다가온다.

‘왜?!’

수행원들과 몇 미터 앞까지 다가온 린드린이 멈춰서 강산을 내려다본다. 엉거주춤하게 선 강산이 드라이아이스라도 끼얹어진 것처럼 얼어붙었다.

설마 다 알고 온 건가. 마이너스 스텟창. 아우. 던전폭주. 나에 대한 모든 것. 내가 국가권력의 정보력을 너무 얕봤나? 그런 생각이 미친듯이 솟구쳤다. 그런데 린드린이 뭐라고 한마디를 짧게 내뱉는다.

“@$@$.”

“에, 네?”

강산은 머리가 하얘졌다. 정신이 없어 제대로 못 들었다. 그래서 꼭 무슨 외계어처럼 들렸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영어였다.

‘영어. 영어! 영어?’

강산은 영어를 못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우물쭈물 하는데, 방금 전 경호원이 입을 열었다.

“린드린님께서 마사지를 받겠다고 하십니다.”

통역이었다.

“예, 그러시군요... 예?”

강산은 무심결에 대답하다가 벙찐 얼굴이 됐다. 이번에야 말로 진짜 잘못 들은 느낌이었다.

“마사지를 받겠다고 하십니다. 어깨가 결리신다고.”

“헐.”

헐 소리가 절로 나왔다. 뒤쪽에 몰린 사람들도 들었는지 웅성거림이 커진다. 어떤 남자는 분노 한 목소리로 외치기까지 했다.

“저 새끼 변태예요! 상종마세요 린드린님!”

강산은 그 남자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꼈다. 상황만 되면 좀 더 적극적으로 외치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양복파티들은 아무도 그 말을 신경 쓰지 않았다.

통역관 겸직인 경호원이 다시 입을 열었다. 손가락이 강산의 몸에 엉켜 있는 현수막을 가리키고 있었다.

“경락마사지. 라고 쓰여 있는데. 아닙니까?”

“네, 경락 마사지 맞습...흡.”

강산은 멍한 상태로 대답했다가 급히 입을 막았다. 하지만 이미 늦은 것 같았다. 경호원이 다시 린드린의 귀에다 대고 말을 전하고 있다. 차가운 얼굴로 주억거리는 린드린 터너.

강산의 동공이 지진 나듯 떨렸다. 일단은 자신을 알아보고 온 건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이게 대체 뭔 상황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살려줘!’


*


펄크가면은 위대했다. 혼란과 불안과 동공 떨림 삼종세트를 완벽하게 감추며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그래서 수많은 시선이 집중되는 와중에도 강산은 태연해 보였다. 적어도 겉으로 보이기에는 그랬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시냐고 물으십니다.”

“아, 예, 그, 일단 앉으... 세요.”

강산은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플라스틱 의자를 대령했다. 근처 폐기물 처리장에서 주워온 거라 굉장히 초라한 의자였다. 박박 문질러 닦기는 했지만 군데군데가 깨져있었다.

이따위 의자에 앉으라니 죽고 싶으냐는 소리가 나올 것 같은데. 의외로 린드린은 별 말 없이 앉았다.

‘하, 하긴 재벌가 딸내미라고 해도 엄청 고레벨이니까...’

사냥경험이 자신보다 수 백 배 많을 거다. 찢겨진 괴수를 수두룩하게 봤을 텐데 깨진 의자정도야 별거 아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강산은 침을 꿀꺽 삼켰다.

군중들 쪽에서, 방금 침 삼켰어. 변태새끼. 어쩌고 하는 말들이 들려온 것 같지만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막 어디가 피곤하신지 물으려는데 린드린이 슬쩍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작지만, 분명한 한마디가 고막을 파고들었다.

“아이 노우 유.”

통역도 못 들을 정도의 작은 소리. 강산은 움찔했다.

‘뭐지? 방금 뭘 들은 거지? 잘못 들은 건가? 무슨 말이지?’

다시 말하지만 강산은 영어를 못했다. 기본적인 것은 대충 알지만 혼란스러운 와중이라 귀에 들어오는 게 없었다.

“어, 그, 네. 그러니까. 어디가 결리신다고요?”

대충 얼버무리자 통역관이 대답했다.

“어깨. 두피. 받으시겠다고 하십니다.”

강산은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이건 기회라고 볼 수도 있었다.

양복들의 어깨 너머, 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본다. 여기서 확실히 마사지의 효과를 보여준다면 지금까지처럼 파리 날리는 상황은 벗어 날 수 있을지도 몰랐다.

‘조, 좋아. 집중하자. 첫손님으로는 부담스럽지만. 똑같은 사람인데 별일 있겠어?’

강산이 날을 세운 손을 들어올렸다. 주먹을 쥐면 이상해 보일 것 같아서 그런 건데 이게 더 이상하다. 그렇다고 다시 바꿀 수도 없다.

‘이, 일단 그냥...’

괜히 필요 이상으로 힘을 줄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반전된 세계로 넘어가기만 하면 된다. 그 상태에서 짧게 딱 한방만 때려도 999스탯의 위력(?)만큼 회복이 될 것이다.

강산은 마력을 최대한 적게. 1이나, 기왕이면 소수점 단위로 분배하기위해 집중했다. 그걸 손에 싣는다는 마음으로. 그러자 세상이 반전됐다.

투투투투툭!

빠르게 린드린의 양쪽 어깨와 머리를 두드린 강산이 한걸음 물러났다.

1초가량 되는 짧은 시간. 강산으로서는 마력을 최대한 아끼기 위해 한 행동이었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굉장히 이상해 보였다.

“끝입니까?”

통역관이 어이없다는 얼굴로 물었다. 강산이 생각해도 마사지라고 하기에는 좀 이상하긴 했다. 사기 치는 거 아니냐는 소리가 구경하던 사람들 쪽에서 튀어나온다. 강산은 우물쭈물 대답했다.

“어, 네... 아마 말끔해 지셨을...”

그때 린드린이 의자에서 일어났다. 체커를 확인 하듯 허공을 가만히 본다. 강산은 조마조마하며 그 모습을 지켜봤다.

잠시 후, 린드린이 통역관에게 뭐라고 말을 전했다. 통역관이 놀란 표정을 짓는 걸 보고서야 강산은 안도했다. 성공이었다.

“깎여있던 수치가 모두 회복되셨다고 하십니다. 심지어 정신계열 수치까지. 수고하셨습니다.”

그 말에 의심스럽게 웅성거리던 사람들이 놀라워한다.

“이야 사기 아니었어? 그냥 저렇게 투둑 치는 걸로?”

“스킬 같은걸 같이 썼겠지.”

못 믿겠다는 얼굴들도 있었지만 입으로 내뱉지는 않는다. 그걸 증명한 사람이 린드린 터너라는 초고레벨 마력유저였으니까.

린드린이 강산을 다시 돌아보고, 통역관이 말했다.

“대금을 지불하겠다고 하십니다. 어디를 어떻게 때려주시냐고 물으십니다.”

그제야 대금 생각이 난 강산이 움찔했다. 린드린의 어깨너머. 거의 오륙 십 여명의 사람들이 이쪽을 보고 있었다. 뭔가 쪽팔리지만, 그렇다고 대금을 안 받을 수는 없었다.

“그, 되도록 오래 지속 되는 걸로, 몸을.”

통역이 재차 확인하듯 물었다.

“린드린님은 굉장히 고레벨이십니다. 조절을 하시겠지만, 레벨이 낮으시다면 중상을 입으실 수도 있습니다.”

그건 전혀 상관없는 문제였다. 강산이 괜찮다고 끄덕이자 통역이 린드린에게 말을 전했다. 잠시 생각을 하던 린드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들이 조용해진다. 이번에는 린드린의 스킬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집중되는 시선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강산도 기대 했다. 이번에는 느낌(?)이 오길.

린드린이 오른손을 들자 푸르스름한 광원이 뭉쳤다. 냉기계열 인가 싶다. 그런데 아니었다. 뭉친 광원이 이리저리 일렁이듯 흔들리고 있었다.

화염계열. 그것도 청염이다. 발열온도가 높아 푸르게 보이는 것.

마력으로 열기자체를 조종하고 있지 않았다면 이 주변이 순식간에 뜨거워질 온도였다.

‘근데 저건 너무 높은 것 같은...’

그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통역관이 말한다.

“가지고 계신 지속 데미지 스킬 중 가장 약한 스킬이라고 하십니다.”

사람들 쪽에서 감탄한 소리가 들려온다. 초보자들 눈에는 엄청나 보일 것이다. 물론 강산도 마찬가지였다.

‘대박이다. 청염인 지속스킬이면 못해도 한 시간은 가겠지?’

강산이 준비 됐다는 듯 팔을 벌리자 린드린이 구체를 던졌다.

화악! 강산의 온몸에 붙는 푸른 불길. 거기에 반응하듯 반전되는 시야. 강산은 화형당하는 선지자처럼 두 팔을 벌리며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래, 이 정도는 돼야지!’

“와, 저사람. 뭐지.”

“진짜 대단한 변태다.”

온몸에 불이 붙고도 강산이 멀뚱히 서있자 사람들뿐만 아니라 통역관조차 놀라한다. 린드린만이 무표정한 얼굴로 스킬을 컨트롤 했다.

강산은 마력이 차는 지 확인하기 위해 체커를 켰다. 기대감어린 눈으로 스테이터스 창을 뚫어져라 살폈다.

그런데 문득. 앞에 서있던 통역관이 갑자기 당황한다.

강산이 의아한 얼굴로 시선을 옮겼다.

그러고 보니 통역관뿐만이 아니었다. 린드린의 뒤쪽. 몰려 있던 사람들도 어딘가 이상했다. 여자들은 얼굴을 붉히고 힐끔 거리거나 황급히 자리를 피한다. 남자들은 썩어 들어가는 눈초리들을 하고 있다.

강산은 다시 린드린을 돌아 봤다. 여전히 조금 전과 별다를 것 없는 얼굴로 쳐다보고 있다.

‘뭐야 별 문제 없나 본... ?!’

순간 강산이 얼음처럼 굳었다. 999의 스텟 축복 속에 말끔해진 정신이 무언가를 깨닫게 만든다.

‘아...’

마력을 채운다는 생각에 정신이 팔려 중요한 사실을 간과했다. 지금 온몸에 붙어 불타고 있는 스킬은 화염계열, 그 중에서도 최고온도를 자랑하는 청염계열. 몸이야 이상하게 변한 탓에 괜찮다고 할지라도 옷은 탄다.

푸른 불꽃은 오만도 이상. 불이 붙자마자 전신에 걸치고 있던 게 깔끔하게 타버렸을 것이다. 강산이 삐걱삐걱 고개를 내리자 아래쪽에서 덜렁(?)거리는 무언가가 보인다. 아침마다 소변 볼 때 보던 그거다.

“으아...?!”

황급히 손을 내려 가리지만 이미 늦었다. 통역관이 더듬거리는 말투로 린드린의 말을 통역한다.

“가, 가면은... 타지 않도록 조심하셨다고... 하십...”

강산의 몸이 목까지 새빨개진 채로 덜덜 떨렸다. 999스텟이라 분명 힘이 넘쳐 날 텐데. 다리에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 강산은 중요 부위를 가린 채로 털썩 무릎 꿇었다.

‘내, 인간... 존엄...’

뭐라 말 하고 싶은데 목소리가 나오질 않는다. 사방에서 내리꽂히는 경멸의 시선이 따갑다. 그런데 1초라도 빨리 이 자리에서 도망가야 한다는 생각이 겨우 들었을 때였다.

“하아억?!”

나오랄 때는 죽어도 나오지 않던 신음성이 목안에서 부터 터져 나왔다.

심지어 상당히 커다랬다. 린드린 마저도 약간 움찔할 정도였다. 얼굴 표정은 여전히 변화가 없었지만 바로 앞에 있던 탓에 어깨가 움찔 떨리는 걸 봤다.

강산은 맹렬히 솟구치는 수치심 속에서 체커부터 확인했다. 이 느낌. 왜 지금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왔다. 그리고 놀랐다.

마력이 무려 -13이나 차있었다.

‘왜, 왜 이렇게 많이 찬 거지?’

당황하고 있는데 수근거림이 들려온다.

“쩐다... 린드린님 앞에서...”

“변태지만 존경스럽다.”

“인정해줘야겠다 저건.”

다시 고개를 들자 린드린의 시선 내리 꽂히고 있다. 몸에 붙은 청염이 다 꺼질 정도로 차갑게 느껴지는 건 착각일까. 그런데 신음성이 한 번 더 튀어나온다.

“흐어억!!!”

좀 전 보다 더 크다. 강산은 경악했다. 무려 -30가량이 회복됐다. 그리고 그걸 기다렸다는 듯, 체커에서 경쾌한 알림음이 울렸다.


- 띠링! 불확정 특이 마력의 분석이 완료 되었습니다.


좋다고 해야 할지 나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필요한 걸 얻었지만 중요한 무언가를 잃은 기분이다. 그런데 떨리는 눈으로 내용을 읽어 내리던 강산이 입을 떡 벌렸다.


- 임시명칭 : 반 마력

생성 : 불확정 특수 세계 속에서 생성됨을 확인. (세계와 사용자의 연동을 확인)

반응 : 공포, 절망, 증오, 수치심 등 부정감정에 적극 반응.

작용 : 1. 스킬에너지로 활용 시 일반 마력과 전혀 다른 구현 효과.(불확정)

2. 일반 마력과 직접 접촉할 경우 특이 반응.

3. 사용자의 신체와 100%호응함을 확인.

추천 회복방법 : 1. 특수 세계 속에서 부정감정에 노출.

2. 반 마력 집결체 흡수(아웃랜드 좌표 DK323에서 최초 흡수)


이제 알겠다. 왜 갑자기 많이 찼는지.

알게 됐는데. 용납할 수가 없었다. 강산은 갑자기 울고 싶어졌다.


작가의말

 (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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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2부분부터 일단 수정했습니다. 다시보니 여러모로 총체적 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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