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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결 님의 서재입니다.

레벨 다운 멕시멈!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사탄결
작품등록일 :
2017.01.04 17:33
최근연재일 :
2017.02.22 23:4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35,394
추천수 :
640
글자수 :
192,154

작성
17.01.13 08:09
조회
1,709
추천
28
글자
12쪽

마이너스 레벨

DUMMY

강산은 경계하며 꼬리 쪽으로 다가갔다. 움직일 수 있는 상태는 아닌 것 같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거의 죽어가는 건가?'

보이는 건 꼬리뿐이었다. 트리토돈의 체구는 4~5미터 가량. 그게 전부 파묻힌 모양이었다.

트리토돈은 강산보다 훨씬 크고 무거웠다. 휘말린 곳도 중심부였다. 벗어나려 발악할수록 큰 충격에 눌렸을 것이다. 강산도 물결 타듯 휩쓸린 것뿐인데 장비가 박살났으니 오죽할까.

휙.

돌 하나를 들어 던져보지만 반응이 없다. 더 확인해봐야 큰 의미는 없을 것 같다.

'좋았어.'

강산이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찢겨 나간 상처에서 하얗게 반짝이는 가루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마력이다! 정제마력!'

정제된 마력. 흔히들 경험치라 부르는 게 이것이었다.

일반마력보다 높은 효율로 체내에 쌓을 수 있고, 흡수한 즉시 활용할 수도 있었다. 엄청난 농도로 집중되지 않으면 무색을 띄는 일반마력과는 달리 적은양만 있어도 반짝거리며 빛을 냈다.

"이럴 때가 아니지!"

이걸로 그나마 남아있던 위험도 완전히 날아갔다. 강산이 허둥지둥 체커를 조작했다.

생물체가 보유한 마력이 흩어질 때는 죽을 때 뿐. 트리토돈은 확실히 죽어가고 있었다. 마력이 전부 흩어지기 전에 체커의 흡수 기능을 실행해야 했다.

'얼마나 오를까?'

아웃랜드 괴수이기도 하고. 개화도도 높고. 어쩌면 꽤 많이 경험치가 오를지 모른다.

그런데 막 흡수를 시작하려는데 뒤쪽에서 메아리 같은 게 들려왔다.

아우우~

돌아보니 저 위 경사 끄트머리에서 꼬맹이가 얼굴을 내밀고 있다. 눈이 마주치자 이쪽을 향해 손을 휘휘 흔든다.

"어? 꼬맹이 너?"

혹시 걱정돼서 보고 있던 건가?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온다.

이제 트리토돈도 해결됐고. 저 녀석도 위험할 일은 없다. 괜찮으니까 가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은데. 갑자기 꼬맹이가 벌떡 일어난다.

'어... 낌새가 좀 이상한데.'

아우~ 아우아~

저게 정말 살아서 다행이라고 반가워하는 건가? 강산의 표정이 급격히 불안해진다. 공터가 무너지기 전에도 저렇게 폴짝폴짝 뛰었다.

혹시 트리토돈이 아직 위험한가? 아니면 다른 괴수가 있나? 자세를 낮추며 숨을 죽여 보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꼬맹이 소리를 듣고 괴수가 올 것 같다.

강산은 일단 마력부터 흡수 하기위해 급히 걸어갔다. 뭔 일이 더 있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놓칠 수 없었다.

'쫄딱 망했는데 이것도 못 챙길 순 없어!'

-근접 반경 내 유출중인 경험치 확인. 흡수를 시작합니다.

그냥 호흡으로 들이마셔도 상관은 없었다. 하지만 체커의 도움을 받는 게 더 빨랐다.

체커가 작동하자 공기중으로 흩어지던 마력들이 강산쪽으로 몰려들었다. 무릎을 꿇고 앉은 강산은 조금이라도 빨리 흡수하기 위해 복식 호흡을 시작했다.

"흡-하. 흡-하."

마력 흡수를 시작하자 아래쪽 땅이 꿈틀 떨린다. 그르릉 거리는 미약한 괴음도 들려온다. 그래도 신경 쓰지 않고 집중했다.

죽음에 이르러 마력을 잃게 되면 강렬한 허탈감이 느껴진다. 마력을 탐하는 괴수로서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일 것이다.

"최대한 많이 흡! 올라야 하는데 하!"

꼬맹이 때문에 괜히 마음이 급했다. 스테이터스 창을 여니 0레벨 88%인 경험치가 보였다. 공터중앙에 섰을 때 2% 가량 떨어졌었는데 아직 그대로다.

'그냥 보이는 것만 이렇고 실제로는 90%겠지?'

그럴 것이다. 체커 오류일 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는데 갑자기 묘한 기분이 든다.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 탈력감이라고 해야 할까. 피로감이 든다.

'지금 좀 지치기는 했...'


- 사용자 마력 변동감지

0레벨 88% -> 83%


"뭐야?"

강산이 놀라 소리를 질렀다. 올라도 모자랄 판국에 경험치가 떨어진다니? 그것도 5%나? 벌떡 일어난 강산이 황급히 마력흐름을 살폈다.

요정의 가루 같은 것들이 트리토돈 꼬리에서 나와 자신의 목 뒤로 흘러들고 있다. 스테이터스 체커가 경추에 삽입되어 있으니 올바른 방향이다.

"근데 왜...?"

말하기 무섭게 강산이 눈을 부릅뜬다.


- 사용자 마력 변동감지

0레벨 83% -> 76%


또 떨어졌다. 분명 지금 흡수하고 있는데. 이해가 안 된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머리가 정지한다. 멍하니 보고 있는데 한 번 더 떨어지며 63%가 된다.

"이 미친 체커가! 웃기고 있네!"

한순간 이성을 잃었다. 10년의 세월이 몇 초 만에 날아가는 것 같았다. 강산이 황급히 손을 뻗어 목뒤를 더듬었다. 상처라거나 이상한 것은 없다.

"아, 아냐. 진정하자. 이게 진짜로 떨어지는 걸 리가 없잖아. 잘 올려놓은 경험치가 떨어진다니. 듣도 보도 못한 소리... 그냥 오류겠지. 지금도 오르고 있는데 표시만 이렇게..."

열심히 중얼거리던 강산이 입을 다물었다. 눈치 채지 못했는데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있다.

"말도 안 돼."

마력을 잃는 경우는 죽거나 죽음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상처를 입었을 때 뿐.

하지만 당장 몸을 훑어봐도 긁힌 상처 밖에 없었다. 혹 안 보이는 등 뒤에 큰 상처가 난걸까. 너무 치명적이라 고통도 못 느끼는 걸까. 하지만 더듬어 봐도 피 한 방울 안 보인다.

"어?"

그런데 낑낑 대며 등 뒤를 더듬던 강산이 움찔 시선을 굳혔다. 오른 팔뚝에서 덜렁거리던 총신에 이상 한 게 비치고 있다.

흙투성이에 반으로 동강 나기는 했지만 산지 얼마 안 된 신상품이다.

은회색 총신의 표면, 거무스름한 안개 같은 게 띠를 그리며 흘러간다. 어딘가에서 흘러와 목 뒤로 스며들고 있다. 트리토돈에게서 흡수중인 마력처럼.

놀란 강산이 황급히 몸을 돌렸다.

검은 줄기가 허공을 흐르고 있다. 그걸 보고 있는데 또 경험치가 떨어진다.

"안 돼!"

나오는 곳은 금방 찾았다. 조금 떨어진 땅 쪽이었다. 흙바닥에 난 틈에서 올라오고 있었다. 거기에 닿은 흙들이 파사삭 부서졌다. 틈이 넓어지자 흘러나오는 양도 많아졌다.

강산은 우왕좌왕 하며 다가갔다. 뭘 어찌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틈을 막아야 하나? 검은 안개가 못나오게 막아야 하나? 이게 왜 흡수되는 거고 경험치는 왜 떨어지는 걸까? 벌써 13%인데, 이제 다 떨어졌는데?

그리고 틈에서 그게 튀어나왔다.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었다.

깨진 흑요석 같이 생긴 보석이었다. 반짝거리지는 않았다. 고체 같으면서 동시에 기체 같았다. 검은 안개가 거기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보석 주변을 희뿌연 마력안개가 공전하듯 맴돌았다. 범람지 중심부에서나 볼 수 있는 농도 짙은 마력이었다.

강산은 멍한 얼굴을 했다. 경험치 변동 알림이 한 번 더 떴다. 0%였다. 동시에 보석이 날아와 입안에 처박혔다.

"우걱?!"


*

*

*


강산은 달렸다. 어째 처음부터 끝까지 달리기만 하는 날이다.

"아우아우! 아우!"

가파른 경사 위쪽에서 꼬맹이가 폴짝거린다. 다급한 얼굴로 강산의 뒤쪽을 가리키고 있다.

뒤에 뭐가 있는 지는 강산도 알았다. 하지만 발이 푹푹 빠지는 급경사였다. 그리고 토할 것처럼 속이 니글거렸다.

"체커가...웩! 맛이 갔어! 우웩!"

시야 속 세상이 반전되어 있었다. 흙은 하얗고 나무는 파랬다. 회색 하늘에 새카만 구름이 떠가고, 주황색 꼬맹이가 초록색 팔을 흔들었다.

"으윽! 꼬맹아! 튀어!"

그 이상한 검은 거. 그거 때문이었다. 그게 막을 틈도 없이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갑자기 체커가 폭주를 시작하는데 영문 모를 후폭풍이 터졌다. 흙과 모래들이 수 십 미터씩 휘날렸다. 그러다 묻혀있던 트리토돈이 바람에 쓸려 나왔다.

헉헉거리며 뒤쪽으로 고개를 돌려본다. 당장 쓰러질 것처럼 휘청이는 트리토돈이 보인다.

그냥 죽을 것이지 끈질기다. 웃기게도 핑크색 거죽에 노란색 피를 뒤집어쓰고 있다.

"우웨엑!"

더 이상 버티지 못한 강산이 피자한판을 쏟아냈다. 옷에 좀 튄 것 같지만 털어낼 여유는 없다. 다시 일어나 뛴다.

"뭔 개짓거리야 이게!"

시야가 깜빡거렸다. 반전됐던 시야가 한 순간 원래대로 돌아온다. 멀미가 가라앉는가 싶은데 놀리듯 다시 뒤집어진다. 욕지기를 내뱉는데 불쑥 스텟창이 뜬다.


[등록정보]

금강산. 남. 28세. 신한국 서울방위도시.

레벨 –MAX(-999) (???%/???%)

[스테이터스]

신체 –999 : 세부표시(+)

정신 –999 : 세부표시(+)

마력 –999 : 세부표시(+)

[베이스 텔런트]

특정 불가능 : 분석미완료.


"이걸 믿으라고?!"

강산이 머리를 거세게 흔들었다. 이러면 더 어지럽지만 어쩔 수 없었다. 체커가 폭주한 뒤부터 왼쪽시야에 이상한 스테이터스 창이 보였다. 레벨도 스테이터스도, 수치들이 전부 -999였다. 말도 안 되는 광경.

"우웩...! 그냥 체커 고장이야! 경험치 떨어진것도! 실제로는 0레벨 93%정도 됐을 거... 으억!"

우웩거리다 뭘 잘못 건드렸는지 지난 메시지들이 와르르 떠오른다. 양이 장난 아니다. 좀 전에 체커가 폭주하면서 띄운 메시지들. 안 그래도 어지러운데 시야가 빽빽이 가려진다.


-축적된 반마력 총량이 확인 되었습니다. 활성화를 시작합니다.

레벨다운! -2레벨 달성!

레벨다운! -3레벨 달성!

레벨다운! -4레벨 달성!

...


끝도 없이 내려가다가 제일 끝에 -999라는 숫자가 찍힌다. 그런데 마치 완전활성화라도 된 것 같다. 이 많은 걸 전부 훑어 내리는데 1초도 안 걸렸다.

"이 미친! 좋아, 괴수 분석! 우웩. 괴수 분석 실행! 진짜 활성화 된거면 당장 분석 해봐! 자세하게 해보라고!"


-띠링! 분석 완료.

[분류] 파충류형 이족보행 세뿔괴수.(트리토돈)

[예상 개화도] 3차(확정 42lv)

[스테이터스]

신체 56 : 전신 내구력 11

전신 저항력 8

...

정신 33 : 세부표시(+)

마력 43 : 세부표시(+)

[종합] 부상으로 인한 빈사상태.


"헉!"

0.5초 만에 분석창이 뜬다. 그냥 분석도 아니다. 지금까지 꿈도 못 꿨던 상세 분석이다. 그런데 너무 놀란 나머지 발을 헛디뎠다. 강산이 주르륵 흙을 타고 미끄러진다.

"아우!"

"으아아!"

"쿠워!"

급속도로 트리토돈이 가까워진다. 이게 웬 떡이냐 는 듯 피투성이 입이 벌어진다. 머리를 감싼 팔위로 커다란 그림자가 내리 찍혔다.

"으아...악?"

조건 반사로 비명부터 질렀다. 그러다 움찔 멈췄다. 뭔가 이상하다. 아프지가 않다.

강산이 꾹 감았던 눈을 슬며시. 한쪽만 떴다. 어쩌다보니 왼쪽 눈이다.

코앞에 온몸으로 내리 누르고 있는 트리토돈이 보였다. 까득까득 열심히 턱이 움직인다.

'나 지금 씹히고 있는 거 맞지?'

반전된 시야 탓에 조금 헷갈렸다. 오른팔이 이빨들 사이에 반쯤 걸쳐져 있었다. 그런데 상처가 안 난다.

'이게 어떻게 된...'

당황한 강산의 눈에 뒤늦게 스테이터스 창이 들어왔다. 왼쪽 시야에 보이는 그 이상한 창이다. 그런데 '세부표시(+)'가 활성화 되어있다.


- 신체 –999 : 부위 7번 : 내구력 -1001

...

- 신체 –999 : 부위 7번 : 내구력 -1002

...

- 신체 –999 : 부위 7번 : 내구력 -1003

...


씹힐 때마다 오른팔 내구력이 계속 올라간다. 마이너스로.


작가의말

어제 12시 반쯤 들어왔는데 점검 중이더군요.

아침에 올리고 나갑니다. 이따 저녁에 오늘치 하나 더 올릴께요.

 (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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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챕터4] 전투 그후 +4 17.02.17 484 9 13쪽
26 격파 +4 17.02.16 541 13 14쪽
25 격돌 +1 17.02.15 550 10 16쪽
24 기습 +3 17.02.13 597 11 15쪽
23 스승과 제자 +10 17.02.11 632 18 17쪽
22 린드린의 사정 +5 17.02.10 698 18 16쪽
21 포권 +6 17.02.08 764 20 17쪽
20 [챕터3] 방문 +4 17.02.07 787 20 13쪽
19 반마력 +2 17.02.06 857 20 19쪽
18 미션 임파서블 +2 17.02.03 1,030 21 17쪽
17 분석 완료! +5 17.02.02 1,037 19 18쪽
16 린드린 +3 17.02.01 1,072 20 14쪽
15 방법을 찾아야 한다 +5 17.01.24 1,106 22 14쪽
14 [챕터2] 마력이 차질 않아 +4 17.01.23 1,266 21 15쪽
13 다크히어로? +4 17.01.20 1,206 28 11쪽
12 던전폭주 +1 17.01.20 1,277 26 10쪽
11 지룡의 둥지 +2 17.01.19 1,376 27 16쪽
10 힐 말고 딜 +2 17.01.18 1,467 24 16쪽
9 역발상 기개세? +5 17.01.17 1,459 24 14쪽
8 실험 +6 17.01.16 1,589 28 17쪽
7 [챕터1] 전조 +4 17.01.13 1,891 26 12쪽
» 마이너스 레벨 +5 17.01.13 1,710 28 12쪽
5 죽은 던전 +2 17.01.11 1,719 32 12쪽
4 때투성이 구원자 +2 17.01.10 1,753 28 11쪽
3 아웃랜드 +1 17.01.09 2,012 26 12쪽
2 박스 말고, 괴수 줍는 청년. 17.01.07 2,459 3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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