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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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玄天
작품등록일 :
2011.02.18 23:24
최근연재일 :
2011.02.18 23:24
연재수 :
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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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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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
글자수 :
295,994

작성
10.07.14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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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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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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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공작 3화-인간일 수 밖에 없는것들(15)

DUMMY

"기사단의 돌격 신호입니다. 최대한 빨리 전장을 이탈해야 합니다."

잿빛늑대 진영에서 들려오는 나팔 소리를 들은 저스틴이 에드워드에게 말했다. 에드워드는 그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용병들은 최대한 양쪽으로 빠져라! 아군 기사단의 돌격이다! 반격의 시간이 왔다!"

우와아아!

에드워드의 고함에 용병들 역시 함성으로 대답했다. 용병 부대의 대장들은 전투 중 죽었는지 보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용병들은 에드워드와 저스틴을 따랐다. 적군의 포위망을 뚫을 때 최선봉에서 놀라운 검술을 선보이며 그들의 목숨을 구해줬기 때문이다.

에드워드는 포위망을 뚫고 나오자마자 용병들을 수습했다. A급의 용병이었던 그는 전쟁에도 몇 번 나가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 조금이나마 알고 있었다.

"용병대를 둘로 나눠서 가죠. 왼쪽은 내가 맡겠습니다, 에드워드. 당신은 오른쪽을 맡아주세요."

"알았다. 전 살아서 보자구."

에드워드는 대충 눈짐작으로 절반쯤 되어 보이는 용병들을 이끌고 오른쪽으로 빠졌다. 갑자기 둘로 나뉘어져 용병대에 갑자기 혼란이 일어났지만 에드워드는 능숙하게 그들을 이끌어 오른쪽으로 갔다.

"나머지 분들은 저를 따라주십시오! 우리는 적의 왼쪽 측면을 공격할 것입니다!"

저스틴이 그의 검 하얀미르를 들어 올리며 외쳤다. 용병들은 함성으로 그의 뜻에 따르겠다는 의지를 들어내 보였다.

저스틴은 발걸음을 빨리 하며 왼쪽으로 달렸다. 적의 용병들이 그를 가로막긴 했지만 그는 사정없이 베어 넘기며 앞으로 나아갔다.

어느 정도 빠져나갔다고 생각한 저스틴은 방향을 틀었다. 여전히 그의 앞은 적들로 가득했지만 그는 홀로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옆에는 수많은 잿빛 늑대의 용병들이 있었다.

콰직!

"딴눈 팔지 말라고, 미남씨!"

갑자기 저스틴의 옆에서 창 하나가 굉장한 속도로 튀어나오며 적의 머리에 박혔다. 적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쓰러졌다. 저스틴은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보았다. 히죽, 웃는 얼굴. 비록 한번밖에 보지 못했던 얼굴이지만 무척이나 특이해서 그 이름을 외울 수 있었던 자. 이방인처럼 생긴 그 얼굴에 특유의 눈웃음을 띄고 있는 자였다.

"태희 씨?"

"오, 내 이름 외우고 있잖아! 좋아, 역시 마음에 들었어, 미남!"

"장난치지 말게나!"

콰직

거대한 대검이 그들 사이로 끼어들었다. 노무사 아벨의 검이 그들에게 달려들던 적을 베어버린 것이다. 저스틴은 왠지 황당한 기분을 느끼며 그들을 돌아보았다.

"여러분도 이곳으로 오셨습니까?"

"그렇다네. 자넬 여기서 보다니. 왠지 우연같구만, 허허."

아벨의 웃음에 적의 공격을 창으로 막아내던 태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영감, 아까 나한테는 장난치지 말라면서!"

"자넨 장난이고, 나는 대화일세."

아벨도 자신의 대검을 들어 적의 검을 막아내며 답했다. 워낙에 난전 상황이다 보니 제대로 대화할 여유마저 없었다.

저스틴은 자신에게 날아드는 적의 무기를 튕겨내었다. 이번에는 할버드인가… 하얀미르가 예의 기괴한 각도로 꺾인다 싶다가, 갑자기 할버드를 타고 맹렬히 올라왔다. 예전 그가 테이에게 썼던 그 검술이었지만, 지금 테이가 본다면 '저게 그 검술이라고?'할 정도로 변해있는 공격이었다. 물 흐르듯 부드럽게 할버드를 감싸 올라간 하얀미르는 단숨에 적의 몸을 '할퀴어' 놓았다. 적의 몸은 뭔가 거대한 짐승의 발톱에 쥐어뜯긴 듯 처참히 부셔져 있었다.

저스틴의 동작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내달리며 자신이 죽인 적의 시체를 밟고 뛰어올랐다. 천사의 용병들 중 창을 가지고 있는 용병들이 저스틴을 찔렀지만 저스틴은 하얀미르를 휘둘러 가볍게 그 창들을 쳐냈다.

저스틴은 공중에서 몸을 살짝 비틀었다. 그는 자신의 동작에 중력이 자신을 부르는 힘을 보태며 검을 휘둘렀다. 그의 검은 가로로 휘둘려지며 공간을 베어내는가 싶더니 이내 엄청난 회전으로 바뀌며 천사의 용병들을 꿰뚫어버렸다.

푸하악

수많은 생명을 담은 붉은 비가 내렸다. 그 비 속에서 저스틴은 자세를 가다듬었다. 아직 쉴 때는 아니었다.

그의 활약 덕분에 주변은 잠시 침묵에 빠졌고, 움직이는 사람 하나 없었다. 저스틴은 오른발을 살짝 때어 앞으로 디뎠다. 그의 가벼운 움직임이 이 공간을 짓누르던 마법을 깨어버렸던지, 사람들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만 그의 움직임이 만들어낸 새로운 마법이 천사의 용병들을 지배했다. 천사의 용병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 버렸다.

"후, 대단한 걸?"

태희의 칭찬에 저스틴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하지만 아주 작은 순간이었기에 다른 이들은 눈치 채지 못했다. 저스틴은 아벨을 돌아보았다.

"오랜만입니다, 아벨 씨. 그런데 다른 분들은…"

"아론은 혼전 중에 떨어졌고, 리체는 성직자라서 후방의 의무대에 남아 있다네."

저스틴은 고개를 끄덕였다. 슬금슬금 그의 앞에도 다시 적군이 나타나고 있었다. 잠시간의 휴식도 여기서 끝인 것 같군…

두두두두두

갑자기 전장을 울리는 말발굽 소리에 저스틴은 소리가 나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잿빛늑대의 에스다 기사단이 돌격해 들어오고 있었다. 말들의 맹렬한 속도로 보아서 곧 도달할 것 같았다.

"잿빛늑대의 용병들! 뒤로 물러나라! 에스다 기사단의 돌격에 휩쓸리지 마라!"

하얀미르의 흰 빛이 시리도록 맑은 하늘을 찔렀다.


에스다 기사단의 기수가 말안장에서 작은 뿔나팔을 꺼내들어 힘차게 불었다.

부우우우우

뿔나팔 소리와 함께 에스다 기사단의 랜스가 일제히 수평을 그렸다. 말들의 속도가 달라지면서 기사단은 쐐기꼴의 진형을 갖추었다. 30메리아…25메리아…20메리아

콰앙!

최초의 기사가 적의 용병을 랜스로 꿰뚫어버린 것을 기점으로, 초록색 갑옷으로 무장한 에스다 기사단이 물살을 거슬러 뛰어오르는 연어처럼 적을 휩쓸어버렸다.

와아아!

그 뒤를 이어 용병들이 적의 진세를 완벽히 허물어트렸다. 거기에 이어 추가로 진격하는 보병대. 에스다 백작은 전황을 보며 매우 즐거워했다. 용병들은 그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활동해주었고 그 결과 적을 완벽하게 무너트릴 수 있었다. 그는 뭔가 잊어버린 듯 한 찜찜한 기분은 한 구석에 던져버리고 이 전황을 즐기기로 했다.

"나를 따르라!"

기왕에 세운 공, 조금 더 가져보기 위해 에스다 백작은 궁병대를 이끌고 전장으로 향했다. 전장은 이제 거의 정리되어 있었다. 에스다 백작이 궁병대를 이끌고 전장에 이르렀을 때 적의 진영에서 나팔소리가 들렸다.

"이럴수가!"

그제야 에스다 백작이 잊은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적군은 용병대만 보냈던 것이다!

카람 백작이 자랑하는 카람 기사단이 전장을 향해 짓쳐들어왔다. 에스다 기사단은 백병전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에 기사단 특유의 돌격력이 나오지 않았고, 적의 기사단의 차칭 공격에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 카람 기사단은 순식간에 에스다 백작의 앞까지 왔고, 에스다 백작은 당황하며 안장에 매달아 둔 방패를 찾았다. 그런 그의 눈에 카람 기사단 특유의 면갑이 들어왔을 때 그는 옆구리에서 치명적이도록 화끈한 기운을 느꼈다. 그 불꽃은 그의 몸을 모두 감싸 안으며 타올랐고, 그의 눈은 차츰 감겼다.

에스다 백작은 마지막으로 눈을 감으며 자신의 몸이 허공에 떠 있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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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연참... 이걸로 3화도 끝나는군요. 여름이 무더운데 모쪼록 시원한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내더위 니더위 다 가져가라~는 좀 아닌가요?(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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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공작 3화- 인간일 수 밖에 없는것들(7) +2 10.06.07 1,574 5 10쪽
33 공작 3화-인간일 수 밖에 없는것들(6) +1 10.06.03 1,637 4 10쪽
32 공작 3화-인간일 수 밖에 없는것들(5) +2 10.05.31 1,695 5 9쪽
31 공작 3화-인간일 수 밖에 없는것들(4) +2 10.05.27 1,699 6 9쪽
30 공작 3화-인간일 수 밖에 없는것들(3) +3 10.05.24 1,767 6 10쪽
29 공작 3화-인간일 수 밖에 없는것들(2) 10.05.20 1,791 5 9쪽
28 공작 3화-인간일 수 밖에 없는것들(1) 10.05.18 1,905 5 9쪽
27 공작 1화-꿈도 때론 잔혹하다 reload(7) +2 10.05.18 2,503 8 9쪽
26 공작 1화-꿈도 때론 잔혹하다 reload(6) +1 10.05.18 2,447 7 10쪽
25 공작 1화-꿈도 때론 잔혹하다 reload(5) +2 10.05.14 2,635 7 9쪽
24 공작 1화-꿈도 때론 잔혹하다 reload(4) +2 10.05.10 2,873 7 10쪽
23 공작 1화-꿈도 때론 잔혹하다 reload(3) +2 10.05.06 3,259 7 9쪽
22 공작 1화-꿈도 때론 잔혹하다 reload(2) +6 10.05.03 3,668 7 12쪽
21 공작 1화-꿈도 때론 잔혹하다 reload(1) +6 10.05.03 5,038 10 12쪽
20 공작 2화-아이도 크면 어른이 된다(19) +3 10.04.29 1,980 5 6쪽
19 공작 2화-아이도 크면 어른이 된다(18) +2 10.04.29 1,736 9 7쪽
18 공작 2화-아이도 크면 어른이 된다(17) +1 10.04.29 1,793 7 7쪽
17 공작 2화-아이도 크면 어른이 된다(16) +5 10.04.26 1,905 6 9쪽
16 공작 2화-아이도 크면 어른이 된다(15) +4 10.04.22 1,973 6 10쪽
15 공작 2화-아이도 크면 어른이 된다(14) +4 10.04.19 2,037 8 8쪽
14 공작 2화-아이도 크면 어른이 된다(13) +4 10.04.15 2,139 7 8쪽
13 공작 2화-아이도 크면 어른이 된다(12) +7 10.04.12 2,171 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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