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玄天
작품등록일 :
2011.02.18 23:24
최근연재일 :
2011.02.18 23:24
연재수 :
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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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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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
글자수 :
295,994

작성
10.04.2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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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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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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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공작 2화-아이도 크면 어른이 된다(17)

DUMMY

연참 갑니다~

-----------

"아휴, 오늘 내로 이 강을 건널 수나 있으려나."

상단의 제일 막내인 라크가 중얼거렸다. 그는 어려서부터 상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하며 별빛 밤 상단에 들어와 이것저것 잡일을 하며 커왔다. 나이가 어느 정도 차자 이반은 그를 상행에 포함시켰다. 그리고 이번이 그의 첫 번째 상행이었다.

"어이, 막내. 이만한 걸로 무슨 한숨이야, 청승맞게 씨리."

라크보다 5년 고참인 데키가 와서 그를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 라크가 어렸을 적, 상단에 와서 받아달라고 울며불며 때 쓰던 걸 막은 사람이 그였다. 그리고 이반에게 라크를 추천한 사람도 그였다.

상단에서는 그를 라크의 대부라고 부를 정도로 그는 라크를 돌봐주었다. 아마 그에게도 말 못할 사연 하나 정도는 있었던 모양이다. 누구나 하나쯤은 그런 사연을 짊어지고 살아가니깐.

라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휴우~ 정말 엄청 힘들다고요. 강은 가도 가도 끝이 없지, 얼음은 깨질까 한 걸음 한 걸음이 살벌하지…정말, 반이나 왔다는 게 신기하다니깐요."

데키는 쿡쿡 웃으며 라크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앉았다. 땅 위에서라면 가까이 앉았겠지만 얼음 위인 여기에서는 적당히 거리를 두고 앉아야 했다. 한 곳에 무게가 밀집되었다가 자칫 잘못하면 얼음이 깨질 위험이 있다.

"그 정도로 불평하면 안 되지. 예전에 얼어붙은 강을 건널 때는 몇날 며칠을 걸어서 건너야 했어. 잠도 얼음 위에서 자야 했고, 불도 못 피워서 배고프면 육포나 질겅질겅 씹고 있어야 했지. 얼음 위에서 최대한 모포로 몸을 둘둘 말고 자야 했던 옛날에 비하면 이 정도는 장난이라고."

데키는 라크에게 육포를 던져주며 말했다. 라크는 육포를 받아들고는 허겁지겁 씹었다. 강을 건너느라 엄청 배고팠나 보다. 데키는 그의 모습에 피식 웃었다.

육포를 천천히 씹던 데키는 이렇게 쉽게 얼어붙은 강을 건넌다는 것에 일말의 불안감을 느꼈다. 예전 사투라 할 정도로 힘겹게 강을 건너던 일을 생각해면, 이번엔 너무도 쉬웠다. 몬스터의 습격도, 강 위에서의 노숙도 없었다. 그런 그의 불안감을 한 층 더 가증시킨 것은 도도히 흘러가는 노라크 지류의 얼어붙은 강이었다.

솔직히 저건 말도 안 된다, 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의 상식으로는 강이 전부 얼어붙었는데 거기에서 흘러나온 지류가 얼어붙지 않았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물론 물이 어느 정도 얼어붙으면 위로 떠오른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쪽은 이렇게 얼어붙어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인데, 바로 눈앞에 보이는 지류는 얼어붙지 않는다고?

그 불안감은 비단 데키만의 것이 아니었다. 상단 대부분의 상인들과 용병들이 지금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이었고, 그 감정이 이반에게 빨리 강을 건너도록 채찍질했다. 지금 그들은 이 이상한 상황에게 알게 모르게 지배를 받고 있었다.

라크는 육포를 질겅질겅 씹다가 문득 이상한 것을 보았다. 강에서 설마 파도가 칠 리는 없고, 저 우둘투둘한 돌기들은 뭐지?

얼음은 여기저기 뾰족하게 튀어나와 있었다. 라크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괜히 얼음들을 발로 툭툭 건드려보았다. 얼음이 살짝 부서져나가며 안에서 뭔가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라크는 아마 햇빛이 얼음에 반사된 것이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는 다시 육포 뜯기로 신경을 돌렸다. 왜, 아무리 배고파도 밥은 먹고 보자는 말도 있지 않은가?

라크가 본 것은 분명 햇빛이 반사되어 반짝이는 것이었다. 다만, 그것은 얼음에 반사된 것이 아니라 금속에, 그것도 아주 날카로운 금속에 반사된 빛이었다. 아마 라크가 햇빛이 금속에 반사되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이후의 일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뭐, 가정이 사실이 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있다면 애초에 바뀌었을 것이다. 역사는 가정이 있을 수 없다고 했던가.

콰지직, 파칵

"키에엑!"

긴 괴성과 함께, 빛을 반사해내던 금속이 빛줄기가 되어 라크의 목에 틀어박혔다. 금속 창날에서 내려오는 금속 창대에서 묻어나온 얼어붙은 강의 물이 점점이 허공을 수놓았다.

푸욱

라크의 목에 창날을 틀어박은 상대는 꼬챙이에 꿰인 고기를 끌듯 라크를 끌어 그가 나온 구멍으로 재빨리 사라졌다. 너무도 순간의 일이었기에 데키는 자신의 눈앞에서 일어난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못하였다.

"몬스터다! 몬스터들의 습격이다!"

데키보다 먼저 정신을 차린 상인 한 명이 소리를 질렀다. 그 외침을 기점으로 강에서 얼음을 깨고 몬스터들이 튀어나왔다. 그들은 라크에게 그런 것처럼 자신이 점찍은 사냥감을 사냥한 후 재빨리 얼음 속으로 도망쳤다. 얼음이 깨질 것을 우려한 상인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기에 피해는 더욱 컸다.

"이 쪽으로 모여라! 그리고 서로서로 섞여 있어라!"

이반은 사태를 재빨리 파악하고 지휘를 내렸다. 저스틴은 이반이 있는 쪽을 향해 뛰어가다가 튀어나온 얼음에 걸려 넘어졌다.

파학!

"키에에엑!"

그가 넘어지자마자 그의 뒤쪽에서 몬스터가 튀어나왔다. 그 몬스터는 방금 전까지만 해도 저스틴의 목이 있던 자리를 정확히 지나고 있었다. 저스틴은 재빨리 케이베인을 몬스터를 향해 휘둘렀다. 운이 좋아 우연히 살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그 다음이었다.

몬스터는 큰 동작의 공격을 하고 난 다음이라 빈틈이 많았고 그 틈 사이로 케이베인이 정확히 작렬했다. 몬스터는 케이베인에 배를 베이고는 저만치 떨어졌다. 덕분에 저스틴은 자신들을 습격하는 몬스터를 자세히 볼 수 있었다.

툭 불거진 두 눈, 넓고 두꺼운 입. 미끌미끌해 보이는 피부. 발에 물갈퀴가 달려 있는 그 모습은 예전 한 번 보았던 개구리란 생물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이 개구리는 사람만하고 두 다리로 서 있다는 점, 그리고 피부가 파랗다는 것뿐일까. 그 몬스터는 창을 바로 잡고는 있는 힘껏 얼음을 찍었다. 와지직! 몬스터가 딛고 있던 부분의 얼음이 종잇장처럼 깨져버렸고 몬스터는 재빨리 강 속으로 숨어버릴 수 있었다.

"프로그맨이다!"

누군가가 몬스터를 알아본 듯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저스틴은 서둘러 이반이 있는 쪽으로 갔다. 몬스터의 습격을 계속되고 있었지만 저스틴에게 접근한 몬스터는 더 이상 없었다.

"프로그맨? 프로그맨의 피부가 원래 파란색입니까?"

이반은 상단의 마법사인 테크에게 물었다. 테크도 이상했던지 무언가를 떠올리려 하고 있었다. 그러는 도중 서서히 용병들에 의해 진형이 짜여졌다.

"저, 저건 프로그맨이 아닙니다! 저건 퐈쿤이라는 몬스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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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작 2화-아이도 크면 어른이 된다(17) +1 10.04.29 1,793 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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