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겨울비 님의 서재입니다.

공작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玄天
작품등록일 :
2011.02.18 23:24
최근연재일 :
2011.02.18 23:24
연재수 :
72 회
조회수 :
141,225
추천수 :
464
글자수 :
295,994

작성
10.05.10 23:58
조회
2,873
추천
7
글자
10쪽

공작 1화-꿈도 때론 잔혹하다 reload(4)

DUMMY

"통과!"

저스틴이 라이크 마을에 도착한 것은 다음날 오후였다. 그는 라이크 마을로 들어가는 상단 틈에 껴 마을의 안으로 들어왔다.

그로써는 난생 처음 와보는 커다란 도시였다. 라이크 마을은 이 지방의 영주인 라이크 남작이 머무는 성이 있는 마을인 만큼 커다란 마을이다. 물론 도시라고 칭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것은 아니었지만 태어나서 가 본 마을이라고는 다임 마을이 전부였던 저스틴에게는 신선한 충격이라고 부를 만큼 컸던 것이다.

상인들과는 라이크 마을에 들어오면서 해어졌다. 상인들은 저스틴을 많이 걱정하는 눈치였지만 저스틴은 자기 혼자서 할 수 있다는 젊은이적인 자신감에 차 있었다. 마을을 달리는 저스틴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했다. 저스틴은 물어물어 마을의 '시장'이라는 곳에 갔다.

'시장'은 굉장했다. 없는 물건이 없었고 이런저런 신기한 것, 맛있어 보이는 군것질거리 역시 많았다. 아까 도개교를 통과할 때 돈을 써보긴 했지만 돈으로 이루어지는 물물교환은 이곳 '시장'에서 처음으로 해 보았다. 저스틴은 이리저리 구경하며 다니다가 할아버지가 사오라고 했던 물건들을 그냥 지나칠 뻔 하기도 했다. 아무튼 정말 굉장한 곳이었다. 뭐랄까... 상당히 활기차달까?

"32로아이다."

에…그러니까? 저스틴은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아까 다리에서 문지기에게 혼나가며 어떤 것이 얼마인지 익혔다. 분명 저 갈색 비슷하게 생긴 동전이 1로아짜리였고, 저 청록색의 동전이 10로아짜리였으니까…

주머니를 한참 뒤적거려가며 돈을 세는 저스틴을 보며 점원은 혀를 쯧쯧 찼다. 돈도 제대로 못 새는 촌놈이라는 비웃음도 간간히 들렸다. 그 소리에 저스틴은 얼굴을 빨갛게 붉히며 얼른 돈을 점원에게 건네주었다. 점원은 돈을 받아들고는 한심하다는 듯 물건을 건네주었다.

"가, 감사합니다."

저스틴은 물건을 받자마자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하고는 후다닥 가버렸다. 점원은 그래도 예의는 있다는 생각에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다음 물건을 사기 위해 시장을 돌아보려던 저스틴은 문득 할아버지의 당부가 떠올랐다. 큰 마을에는 소매치기 같은 것이 많으니 조심하라는 당부. 저스틴은 얼른 목걸이를 옷 속에 넣었다. 이렇게 하면 눈에 띌 리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불안한 기운이 남아 저스틴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안도의 숨을 쉬었다.

그에게 이 목걸이는 특별한 것이었다. 할아버지가 아주 귀중한 물건이니 소중히 다루라고 해서가 아니었다. 예전 이 목걸이를 주며 할아버지는 목걸이의 이름을 말해주었지만 그런 것은 잊어버렸다. 귀중한 물건 따위 그에겐 알 바가 아니었다.

이 목걸이는 그에게 남은 부모님의 유일한 물건이었다.

할아버지로 부족하다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할아버지는 여느 부모들이 해주는 것 이상으로 그에게 잘해주었고 그를 사랑해주었다. 하지만 때론 부모님이 그리울 때도 있는 것이었다. 얼굴을 본 적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저스틴은 때론 부모님이 그리웠고 그럴 때마다 이 목걸이를 꽉 움켜쥐고 있었다. 그럴 때면 신기하게도 목걸이는 따스했고 그는 그 온기가 부모님께서 자신에게 보내주는 온기라고 생각했다.

그에게 목걸이는 부모님 그 자체였다.

저스틴은 사야 할 물건들을 모두 샀다. 마지막 물건을 살 때에는 동전을 헷갈리지 않고 한 번에 냈다는 것에 조금 우쭐하기도 했다. 그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큰길 쪽으로 나왔다. 큰길이라면 길을 잃어도 물어볼 사람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델로아 공작의 엔젤 기사단(Angel Knights)이다! 선두에 델로아 공작도 있다!"

"델로아 공작이 이런 마을에 왔다고?"

"거기에 엔젤 기사단이라면 델로아 공작의 최정예 기사단이잖아? 무슨 일로 이런 시골에 온 거지?"

"저기, 저기 온다!"

저스틴은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한 기사단이 오고 있었다.

대략 5~60명 정도 되었는데, 하나같이 중장무장을 하고 있었으며 군마 역시 철갑으로 이루어진 마갑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그들의 방패에서는 고귀한 천사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엔젤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존재는 제일 선두의 기사였다. 그는 노란 바탕에 예의 눈물 흘리는 천사가 그려진 망토를 두르고 있었으며 그 안의 은빛 찬란한 갑주는 새겨진 대마법 방어진을 따라 은은한 청빛이 감돌아 석양빛으로 물든 갑주와 대조를 이루며 반짝였다. 그가 델로아 공작이리라.

저스틴은 어느 새 몰려들어 만세를 외치며 구경하는 시민들 사이에 섞여 그들을 바라보았다.

우연의 일치일지, 아니면 그렇게 되도록 정해져 있었던 것인지는 몰라도 저스틴은 델로아 공작과 눈이 마주쳤다.

찰나의 마주침. 그리고 지나감.

엔젤 기사단은 시민들의 환호를 뒤로하고 라이크 남작의 성으로 향했다. 구경거리를 잃자 시민들은 흩어졌고 거리는 평상시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기사들의 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보던 저스틴은 저무는 해를 보고 아차 싶었다. 아마 지금 시간이면 다리는 통행이 금지되었으리라. 아까 들어올 때에 시간을 물어보고 왔으니 틀림없었다. 꼼짝없이 오늘 하루는 라이크 마을에서 묶어야 했다.

여기까지 오면서는 상인들과 함께 노숙을 하며 왔었다. 맨바닥에서 잠을 자는 것은 상당한 고역이었지만, 같이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그에게는 알게 모르게 많은 위안이 되었었다. 하지만 이제는 혼자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하더라...?

다임 마을이라면 어느 집이라도 그냥 재워줬겠지만, 라이크 마을 사람들이 그럴 것이라는 보장은 없었다. 오히려 큰 마을 사람들이 인심은 더 박복하다더라. 저스틴은 결국 여관을 찾기로 했다.

할아버지께서는 걱정하시겠지만, 이런 경험을 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며 저스틴은 씩 웃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물어가며 여관을 찾기 시작했다.

그가 여관 '손님맞이'에 들어선 것은 해가 떨어지고 난 뒤였다.

"어서 오세요…어?"

손님맞이의 급사이자 집주인의 딸인 로라는 들어오는 손님을 보고 반갑게 인사하다 멈칫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손님은 어린아이였기 때문이다. 한 13~4살 쯤 되었을까. 작아보이는 이 아이는 보무도 당당하게 여관으로 진입했다.

"방 있나요?"

"있긴 한데, 너 혼자 묶을 거니?"

로라는 꼬마에게 물었다. 그녀의 상식으로는 적어도 이런 꼬마가 혼자 여관에서 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예. 저녁도 되나요?"

그녀는 왠지 이 꼬마가 재미있어 보여 장난을 조금 쳐 보기로 했다. 몇 년 여관에서 급사로 일하며 이런저런 손님들을 많이 상대해서 그런지, 그녀는 사실 웬만한 말괄량이는 저리 가라 할 정도의 성격을 자랑하고 있었다.

"흠, 흠. 여기는 너 같은 꼬마를 받아주는 데가 아닌데?"

꼬마, 저스틴은 로라의 말에 약간 당황하는 듯 하더니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주인아주머니는 받아주실 줄 모르겠네요. 전 이래봬도 돈도 있는 당당한 손. 님. 이라고요."

그러고 저스틴은 불쑥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쯤 되자 당황한 것은 로라였다. 저 꼬마가 안으로 들어가 어머니와 만난다면, 그녀는 장사를 방해했다고 혼날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로라는 저스틴의 팔을 다급히 잡아끌며 그를 달랬다. 이 꼬마, 보통내기가 아니잖아.

"꼬마야,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이 누나가 장난 좀 친 거야. 얼마나 묶고 갈 거니? 식사는?"

로라는 저스틴을 데스크로 끌고 와 얼른 주문을 받았다. 저스틴은 킥 하고 웃더니 살짝 거드름 피듯 주문을 받았다.

"흠, 흠. 오늘 하루만 묶을 거고요. 저녁은 먹을 거예요. 그리고 전 꼬마가 아니라 저스틴이라고요."

로라는 저스틴의 장난기 어린 말투에 곧바로 대꾸해버렸다.

"흥, 내가 보기에 넌 꼬.마.란 말이야. 척 보기에 열 살도 되어 보이지 않는데, 뭐."

로라는 콧대높은 꼬마의 말에 일부러 보이는 것보다 더 어리게 나이를 불렀다. 그리고 그녀의 말에 저스틴은 발끈했다. 안 그래도 평소 키가 작다고 놀림을 많이 받았던 터라 키 이야기에는 민감한 그였다.

"전 15살이라고요. 꼬.마.가 아니에요!"

로라는 세삼 그를 바라보았다. 저스틴은 이런 시골에서 자랐다고는 믿기지 않은 정도로 얼굴도 희고 고왔다. 거기에 검은 머리와 청은빛의 눈동자는 어느 귀족님네가 잃어버린 아이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그래도…

로라는 풋 하고 웃었다. 그 모습에 괜히 무안해진 저스틴은 얼굴을 붉히고 항의했다.

"뭐, 뭐에요! 그 묘한 웃음은!"

"아니, 뭐. 묘하게 키가 작다 해서."

그녀의 눈빛 공격에 저스틴은 항복을 선언해버렸다. 로라는 그 모습을 보고는 까르르 웃으며 저스틴을 빈 테이블로 데려갔다. 그리고는 주방에서 일하는 자신의 어머니께 '5번, 저녁 정식 하나!'하고 소리치고는 다른 손님을 맞으러 가버렸다.

저스틴은 음식을 기다리며 여관 안을 둘러보았다.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그 피로를 맥주 한 잔으로 쓸어내리려는 사람들로 여관 안은 북적거렸다. 그 소란스러움에 이끌려 저스틴은 저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여관의 소란스런 열기 위로 오늘 보았던 기사단의 잔영이 덧씌워졌다.

"얘, 자니? 저녁 먹어야지."

로라가 저녁을 가져와 저스틴의 식탁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빵과 스프와 샐러드. 요리된 토끼고기가 상 위에 소담스럽게 차려졌다.

------

곧 있으면 1화의 개작이 끝나네요.. 갑자기 이렇게 이상하게 글을 올리게 되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1화가 끝난 다음부터는 3화를 올리겠습니다. 날씨가 많이 변화무쌍하니 감기 조심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공작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2 공작 3화-인간일 수 밖에 없는것들(15) +1 10.07.14 1,391 5 8쪽
41 공작 3화-인간일 수 밖에 없는것들(14) +6 10.07.07 1,424 6 12쪽
40 공작 3화-인간일 수 밖에 없는것들(13) +3 10.06.30 1,431 4 10쪽
39 공작 3화-인간일 수 밖에 없는것들(12) +4 10.06.23 1,472 5 11쪽
38 공작 3화-인간일 수 밖에 없는것들(11) +2 10.06.21 1,488 4 13쪽
37 공작 3화-인간일 수 밖에 없는것들(10) +3 10.06.17 1,494 5 11쪽
36 공작 3화-인간일 수 밖에 없는것들(9) +4 10.06.14 1,537 5 10쪽
35 공작 3화-인간일 수 밖에 없는것들(8) +2 10.06.10 1,513 4 7쪽
34 공작 3화- 인간일 수 밖에 없는것들(7) +2 10.06.07 1,575 5 10쪽
33 공작 3화-인간일 수 밖에 없는것들(6) +1 10.06.03 1,637 4 10쪽
32 공작 3화-인간일 수 밖에 없는것들(5) +2 10.05.31 1,695 5 9쪽
31 공작 3화-인간일 수 밖에 없는것들(4) +2 10.05.27 1,700 6 9쪽
30 공작 3화-인간일 수 밖에 없는것들(3) +3 10.05.24 1,767 6 10쪽
29 공작 3화-인간일 수 밖에 없는것들(2) 10.05.20 1,791 5 9쪽
28 공작 3화-인간일 수 밖에 없는것들(1) 10.05.18 1,905 5 9쪽
27 공작 1화-꿈도 때론 잔혹하다 reload(7) +2 10.05.18 2,504 8 9쪽
26 공작 1화-꿈도 때론 잔혹하다 reload(6) +1 10.05.18 2,447 7 10쪽
25 공작 1화-꿈도 때론 잔혹하다 reload(5) +2 10.05.14 2,636 7 9쪽
» 공작 1화-꿈도 때론 잔혹하다 reload(4) +2 10.05.10 2,874 7 10쪽
23 공작 1화-꿈도 때론 잔혹하다 reload(3) +2 10.05.06 3,259 7 9쪽
22 공작 1화-꿈도 때론 잔혹하다 reload(2) +6 10.05.03 3,668 7 12쪽
21 공작 1화-꿈도 때론 잔혹하다 reload(1) +6 10.05.03 5,038 10 12쪽
20 공작 2화-아이도 크면 어른이 된다(19) +3 10.04.29 1,980 5 6쪽
19 공작 2화-아이도 크면 어른이 된다(18) +2 10.04.29 1,736 9 7쪽
18 공작 2화-아이도 크면 어른이 된다(17) +1 10.04.29 1,793 7 7쪽
17 공작 2화-아이도 크면 어른이 된다(16) +5 10.04.26 1,905 6 9쪽
16 공작 2화-아이도 크면 어른이 된다(15) +4 10.04.22 1,973 6 10쪽
15 공작 2화-아이도 크면 어른이 된다(14) +4 10.04.19 2,037 8 8쪽
14 공작 2화-아이도 크면 어른이 된다(13) +4 10.04.15 2,139 7 8쪽
13 공작 2화-아이도 크면 어른이 된다(12) +7 10.04.12 2,171 8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