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玄天
작품등록일 :
2011.02.18 23:24
최근연재일 :
2011.02.18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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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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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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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994

작성
10.05.14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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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공작 1화-꿈도 때론 잔혹하다 reload(5)

DUMMY

"원래대로라면 여기에 흑맥주가 포함되지만 넌 어린애라서 그건 뺐어. 그 대신, 이거."

로라가 상 위에 올려둔 음식은 언뜻 보기에 감자 으깬 것을 둥글게 쌓아둔 듯 보였다. 의아해하는 저스틴의 시선에 로라는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먹어보면 깜짝 놀랄 거야. 그리고…"

"여기! 주문 받아요!"

신경질적인 여자의 목소리가 시끄러운 여관의 공기를 뚫고 저스틴과 로라의 귓전을 때렸다. 그 목소리에 그들은 저도 모르게 시선이 그 쪽으로 갔다.

몸에 달라붙는 듯 달라붙지 않는 듯 한 가죽 바지를 입고 블라우스를 안에 받친 채 밖으로는 움직이기 편하도록 몸에 붙는 가죽 갑옷을 입은 그녀는 용병인 듯 두 자루의 숏 소드를 양 허리춤에 늘여두고 있었다. 가지런한 단발머리 사이로 드러난 눈은 주인의 성격이 신경질적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하늘을 향해 치켜 올라 있었다.

"키아, 그렇게까지 소리 지를 것은 없잖아."

키아라는 여자 용병의 동료인 듯 한 남자가 그녀를 말렸다. 그는 우락부락한 덩치에 가죽 갑옷을 입고 할버드를 손에 걸치고 있었다. 저스틴이 그를 보며 '용병의 표본이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그 남자는 용병 티가 났다.

"난 피곤해 죽겠다고!"

로라는 얼른 그들에게 다가가 주문을 받았다. 키아라는 여자는 왜 이렇게 늦게 오냐며 투덜거린 다음 방 2개와 저녁을 주문했다.

그 주문에 티아는 난색을 표했다. 방이라면 있었지만 저녁을 먹을 식탁이 없었던 것이다. 남자는 합석이라도 좋다고 했고 로라는 여관을 빙 둘러보았다. 조금이라도 사람이 앉을 자리가 있는 식탁이라곤 저스틴의 책상뿐이었다.

로라는 저스틴의 식탁을 가리키며 저 곳은 어떠냐고 물어봤다. 키야는 투덜댔지만 당장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에 고개를 끄덕였고 로라는 저스틴에게 합석의 의향을 물어보았다. 저스틴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 용병처럼 보이는 자들은 저스틴과 합석하게 되었다.

"합석을 허락해줘서 고맙다. 난 테리 로버트라고 한다."

"키야스타 에리튼. 키야라고 부르도록."

"저스틴 린카스터라고 합니다."

인사를 하고 나니 어색해졌다. 사람을 앞에 두고 음식을 먹기도 그렇고 음식을 앞에 두고 먹지 않기도 그랬다. 그런 고민을 간단히 날려 준 것은 테리였다.

"먼저 먹게나. 음식을 앞에 두고 먹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

"아, 예."

저스틴은 먼저 로라가 자신 있게 내 놓은 음식을 한 숟갈 퍼서 입으로 가져갔다. 청량한 기운과 시원한 기운이 섞여 환하게 퍼지는 사이로 바닐라 향이 스며 나왔다. 처음 맛보는 차가운 기운에 저스틴은 눈을 크게 떴다. 그 모습에 키야는 피식 웃더니 저스틴에게 말했다.

"꼬마는 아이스크림을 처음 먹어 보나 보지?"

저스틴은 여전히 동그랗게 눈을 뜬 채였다. 키야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더니 말했다.

"그 음식 이름이야. 차가운 맛이 일품이지. 이런 곳에서 그걸 보다니, 이거 여기 음식 꽤 하는 모양인걸?"

키야는 저스틴이 신기해하고 있는 틈을 타 날름 아이스크림을 뺏어 먹었다. 저스틴은 단숨에 울상으로 변해버렸고 테리는 저스틴에게 사과하기 바빴다.

이윽고 그들의 저녁도 나왔고 셋은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키야는 앞장서서 자신의 무용담을 늘여놓았고 테리는 옆에서 거들어주었다.

"아, 애들은 안 돼."

키야가 마시는 흑맥주를 바라보던 저스틴에게 테리가 던진 말이었다. 저스틴은 계속 바라보다가 키야가 준 흑맥주를 어른들처럼 멋들어지게 한 입 마시고는 쓰다고 오만상을 찌푸렸고 그의 모습에 둘은 죽어라고 웃어댔다.

서로가 친구가 된 날이었다.


라이크 남작의 성으로 간 델로아 공작은 남작의 저녁식사에 초대를 받았다. 그는 성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정문에 사열하고 있는 자신의 기사단을 돌아보았다. 기사단원들은 마치 자로 잰 듯 졍렬해 있었다.

"마을로 내려가 휴식을 취해도 좋다. 단, 마을 사람들에게 해가 가는 일이 없도록 하라!"

"모두에게 빛이 되어주시는 분의 이름으로!"

엔젤 기사단의 모든 기사들이 한 목소리로 외쳤다. 석양을 받아 붉은빛으로 화려하게 물든 갑주들이 일률적으로 움직여 성문 밖으로 나가는 광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라이크 남작은 그 광경에 압도되어 그저 입을 헤 벌리고 있을 뿐이었다. 성에서는 이미 기사들을 위한 저녁이 따로 준비되고 있었지만, 기사들의 동작에 기가 눌려버린 남작은 그런 말 한마디 공작에게 붙여보지 못했다. 그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공작은 성 안으로 들어가고 없었다. 그는 헐래벌떡 공작을 따라 성 안으로 들어갔다. 공작의 행동은 어찌보면 집주인을 무시한 처사라고도 생각할 수 있었다. 하지만 라이크 남작은 이미 공작의 무력 시위 아닌 시위에 완전히 기가 죽어버린 상태인지라, 그런 것을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 그는 공작을 따라 가 직접 식당까지 안내했다. 그 굽신거리는 모습에 공작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지만, 옆에서 그를 오랫동안 모신 델릭이 아니고는 알아채기 힘들 정도로 작은 표정변화였을 뿐이다.

"이쪽으로 앉으십시오."

델로아 공작은 라이크 남작이 권한 자리에 가서 앉았다. 라이크 남작가의 하인이 주방과 이어진 복도쪽에서 나와 공작을 시중들기 시작했다. 자신을 시중드는 하인을 보며 델로아 공작은 속으로 조소했다. 시종도 아니고 하인 따위가 식사시중을 들다니. 역시 시골 촌놈은 어쩔 수 없군.

라이크 남작은 자신의 하인이 델로아 공작을 시중드는 것을 보며 자신도 귀족답다는 생각에 왠지 우쭐해졌다.

그는 자신의 가늘게 말린 콧수염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이런 촌구석에 엔젤 기사단과 공작 전하께서 오시다니 정말 영광입니다만…"

촌구석인 줄 알긴 아는 모양이군. 델로아 공작은 속으로 라이크 남작을 비웃었다. 하지만 지금은 약간 연기가 필요한 때였다.

"이 곳에 아주 위험한 반역자가 있다는 보고를 듣고 오게 되었네. 미리 연락하지 못한 점은 미안하게 생각하는 바이네."

라이크 남작의 얼굴에 당황한 듯 한 표정이 떠올랐다. 이 작은 마을에서 그는 언제나 우두머리였기 때문에 그가 반말을 들은 상대라곤 아직까지 자신의 가족 정도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라이크 남작은 자신이 반말을 들었다는 것에 불쾌해한 것도 잠시, 그는 반역자가 자신의 영지 내에 있다는 말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물론 델로아 공작은 그런 그의 표정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그, 그럼, 반역자가 제 영지 안에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다임 마을. 그 주변에서 살고 있다고 들었네."

라이크 남작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모습에 공작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자신의 영지 내의 마을 이름도 모르다니, 저런 한심한 작태가 어디 있나!

"아마 다임 마을은 도망친 농노들이나 범죄자들이 모여 이룬 마을이기에 영주가 모르시는 것일 것일세. 나와 엔젤 기사단들은 한시가 급하기에 오늘 밤에 떠날까 하네만."

"아, 그렇습니까."

라이크 남작은 뭔가를 계산하는 듯 표정이 시시각각으로 변했다. 그의 표정 변화만으로도 꽤나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했기에 공작은 잠자코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뭔가를 결심한 듯 하더니 돌연 박수를 쳤다. 그러자 식사를 시중들던 하인이 덮개가 달린 요리를 가져와 델로아 공작의 앞에 두고 덮개를 열었다. 안에는 주머니가 들어 있었다.

"제 작은 성의입니다."

라이크 남작은 회유하듯 말했다.

"큰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공작 전하께서 절 기억해주십사 하는 작은 마음에서 드리는 겁니다."

공작은 주머니를 집어 들었다. 뇌물치곤 주머니가 가벼웠지만 그게 이 시골 촌뜨기의 한계일 거다. 내가 받아 챙긴다고 널 위해 무얼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마라. 난 주는 대로 받아 챙길 뿐이니깐.

델로아 공작이 주머니를 품 안에 넣는 것을 본 라이크 남작의 입가에 비굴한 웃음이 지어졌다. 공작은 그 웃음을 감상하며 대충 식사를 마친 후 성 밖으로 나왔다. 성 밖에서는 기사단이 전원 출동 준비를 마친 후 대기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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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만 늦어버렸네요..정말 죄송하고요, 미력하나마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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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공작 1화-꿈도 때론 잔혹하다 reload(6) +1 10.05.18 2,447 7 10쪽
» 공작 1화-꿈도 때론 잔혹하다 reload(5) +2 10.05.14 2,636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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