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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5,513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4.28 17:15
조회
173
추천
4
글자
11쪽

231.

DUMMY

삐이이이----- 피이이이이-------


“아~아악!”


비명소리는 저기 용마루에서도 났다.


지금까지 전각의 가장 높은 부위인 용마루 끝에 조각상처럼 서있던 소수마녀가 괴로운지 두 손으로 귀를 막고 있다. 몸을 이리저리 비트는 게 상당히 고통스러워했다.


척군영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역시나 힘든지 얼굴이 더 심하게 구겨져 있다. 온통 새까맣게 변한 눈으로 위진성이 있던 전각을 노려보았다. 그의 전신에선 흑화가 흘러나와 사방을 검게 태웠다.


삐이이익------ 피이이이익--------


“끄아아아악~~~”

“쥐새끼 놈!”


소수마녀는 이제 두 손으로 머리를 부여잡고 몸부림쳤다.


악귀 나찰처럼 변한 이목구비.


칠공에서 검은 액체가 줄줄이 흘러내리고 우측 뺨의 흉터를 타고 떨어진다.


대갈일성을 발한 척군영이 전각을 노려보고 검을 들었다. 호천검이 번뜩이자 검에서 장대한 검은 불길이 쏟아져 나갔다.


어찌 사람의 몸에서 얇은 검을 통해 저런 자연재해 같은 재앙이 펼쳐질 수 있단 말인가?


도저히 검에서 발출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흑화가 단번에 사층 전각을 집어 삼켰다.


화르르 활 활활!


그리고 순식간에 먹어치웠다.


전각이 녹아내리고 재가 되어 날리는데까지 걸린 시간은 단지 눈 한번 깜박이는 정도? 그 사이에 눈앞에 있던 사층짜리 건물이 통째로 사라졌다.


그러자 몇 사람들이 도주하는 게 눈에 잡혔다. 저들이 기음을 발생시킨 자들일테지.


자세히 보면 호위들 넷이 사방을 경계하고 있고, 가운데 노인이 손에는 향로를 들고 누군가를 등에 업고 달리고 있다.


“니미럴···!”


등에 업힌 자가 손잡이 달린 방울을 보고 욕지거리를 하고 있었다.


“대장로??”

“지금은 바쁘니 설명은 나중에 해줌세.”


등에 업힌 이는 굽타였다. 그는 공력이 폐쇄돼 장로 나율의 등에 업혀 있었다. 손에는 귀색령을 들고.


굽타도 집념이 대단한 자다. 공력을 쓸 수 없는 상태에서도 척군영에게서 영겁의 불을 뽑아 내겠다고 왔으니···.


허나 다시 생각해 보면 그에게 지금 같은 기회는 다시 오기 힘들다. 월하장이 마교와 전면전을 펼쳐 혼란스러운 이때를 노려야 한다.


또한 다의비검 위진성과 성류은검 진소군이 척군영을 맞상대할 지금 아니고선 언제 이런 절호의 기회가 오겠는가?


천혈사 문도들에겐 영겁의 불을 얻기 위한 위험과 목숨은, 기꺼이 감내하고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니 굽타 입장에선 오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헌데 이 빌어먹을 귀색령이 왜 이렇게 작용하지?



그가 연구를 거듭한 끝에 내린 결론은 이랬다.


마즈다의 숨결로 귀색령을 불면 성화는 척군영 안에서 깨어나야 맞다. 그리고 성화령을 앞세워 쉬지 않고 귀색령을 불어대면 성화가 척군영에게서 성화령으로 와야 한다.


한 번도 인간의 몸에 담긴 적이 없던 성화인 만큼, 굽타는 지식을 총동원해 숙고하고 확신을 했었다.


그런데 왜 저 지랄인가 말이야!


성화령과 인간을 어떻게 비교할 수 있겠나? 당연히 성화령으로 와야 하는 것이다. 그가 아는 바로는 그게 맞다.


“시~벌!”


삐이이익----- 피이이이익--------

쿵!


용마루에서 몸부림 치던 소수마녀가 밑으로 떨어졌다. 한걸음 껑충 내딛던 척군영도 크게 휘청인다. 고주파 음향에 그의 몸에서 검은 불이 뭉클뭉클 쏟아져 나왔다.


삐이이이익------ 피이이이이익----------


한번 불면 끝이라던 그의 말과는 달리 굽타는 쉬지 않고 숨결을 귀색령에 불어 넣었다. 중첩될수록 척군영의 반응은 격해져 갔다. 휘청이던 것에서 무릎이 꺾이고 공중에서 땅으로 추락했다.


삐이이이익------ 피이이이이익----------



이 귀색령은 교주와 소수마녀뿐만 아니라 마가주와 장로들에게도 미약하지만 영향을 끼쳤다. 해서 잔마검 사심옥이나 광마 조자강 등은 미간을 찌푸리고 두통이나 메스꺼움을 느껴야 했다.


혼란스런 와중에 흑사신 두백은, 교주가 땅으로 떨어지고 기음을 발하는 놈들이 도주하는 걸 봤다. 그는 전방에 구음백골조를 십자로 강하게 그어내고 길게 휘파람을 불었다.


“끼이이이이익---------”


이익--- 이익— 익--익-


공력이 실린 휘파람 소리가 창공을 가로질러 먼 곳까지 메아리 친다. 그러자 이에 화답하듯 하늘 저 끝에서 괴성이 울렸다.


끼아아 악------ 끼아아—아악------


눈에 보이지도 않던 것이 단 두 번의 괴성만에 대곡현 외곽에 이르렀다. 그건 새였다. 거대한 신수! 두백이 타고 다니는 그 괴조다.


삐이이이익------ 피이이이이익--------


귀색령이 재차 울리자 두백이 지시하기도 전에 괴조가 음향이 들린 쪽으로 급격히 선회를 했다.


“끼이익, 끼이익~~ 이이이익------”


두백이 전력으로 펼쳐낸 구음백골조로 웅풍대주를 허연 서리가 낀 송장으로 만들고 나서 휘파람을 불었다.


그렇잖아도 신경을 긁는 소리에 하늘에서 빙글빙글 돌던 괴조가 휘파람에 수직 낙하를 했다.


얼마나 빠른지 갑자기 하늘에서 사라진 것으로 보였다. 눈이 착시를 일으킬 만큼 쾌속한 낙하를 하는 괴조의 목표는 저 등에 업혀 있는 자.


그 자가 손에 든 저것으로 이 소리를 내고 있다.



당사자는 업힌 채 뒤를 보고 있었다.


“이보게, 나율장로. 좀 천천히 가세.”

“지금 말이오?”

“응. 그래도 되겠어!”


굽타가 보는 곳엔 척군영이 검에 의지해 힘겹게 서있었다. 땅에 박힌 검을 양손으로 잡아 몸을 기대고 고개는 푹 숙여져 있다.


그의 주위로는 흑화가 흘러나와 제멋대로 꿈틀거렸다. 그런 모습이 꼭 괴로워하는 것 같다고 굽타는 생각했다.


‘어쨌든 효과는 있구나!’


모로 가도 서울로 가면 그만이라고, 비록 순조롭게 성화를 얻는 건 아니지만 뭐 어떤가? 이렇게라도 얻는다면 장땡이지.


계속 귀색령을 불어댄다면 저 교주는 빈 껍데기만 남을 것이다. 그러면 자신은 저곳으로 가서 이환대법이든 뭐든 해서 성화령에 검은 불을 담기만 하면 된다, 다?


‘?, 왜 검은 불이지?’


그러고 보니 성화가 왜 검은 불, 흑화가 됐지? 분명 기록들에는 성화령 안의 성화는 순정한 푸른빛을 띤다고 되어있다.


그런데 왜 흑화냐? 저게 성화는 맞나?


도리 도리


굽타는 머리를 털어 생각을 지웠다. 그런 고민은 일단 급한 것부터 하고 나서 하는 것이다. 굽타는 다시 귀색령을 입으로 가져가려 했다.


그런데 머리 위 하늘에서 날벼락이 떨어졌다.


콰직!


“엇?”

“허어?”

“엉?”


무언가 하늘에서 번쩍하더니 업혀 있던 굽타가 안 보인다. 그걸 가까이에서 가장 크게 느낀 나율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봤다. 찾는 게 거기 있었다.


거대한 새가 날개를 쫙 피고 하늘을 선회하고 있었다. 집중해 보면 커다란 발톱에 뭔가가 축 늘어져 있다.


“대장로?!”


나율이 찾던 둘은 함께(?) 있었다. 나율을 따라 올려다 본 호위들이 입을 쩍 벌리고 다물지 못 했다.


“저게 새라고?”


그 괴조는 두,세 바퀴 돌다 월하장에서 가장 높은 전각에 내려앉았다. 내려앉자마자 두 발톱과 부리로 흑의인을 쪼아 댔다.


이미 그전에 강철 같은 발톱에 숨이 끊어진 굽타였다. 그래도 분이 안 풀리는지 괴조는 조각조각 냈다. 그리고 부리로 문제의 손잡이 달린 방울을 물고 힘을 주었다.


파삭


귀색령이 너무도 허무하게 박살이 났다. 고대로부터 내려왔던 귀물은 그렇게 마지막 순간, 검은 연무를 피워 내고 소멸했다.




진소군은 다른 건 다 제쳐두고 위진성에게 달려갔다.


그는 반대쪽 전각의 벽을 뚫고 안에 쳐박혀 있었다. 그녀가 삼층 실내로 들어서자 바닥에 죽은 듯 엎어져 있는 그를 볼 수 있었다.


“사형?!”


바로 움직이지 않고 한 호흡 쉰 진소군이 침착하게 다가갔다.


아닐 거야..


그리고 손을 뻗어 목에 갔다 댄다.


펄덕


그래!


약하지만 맥은 뛰고 있다. 일단 안심이다. 그녀는 빠른 손놀림으로 품에서 흑옥병을 꺼내 둥그런 환약 하나를 꺼냈다.


그걸 위진성 입에 가져가던 그녀는 멈칫했다. 의식 잃은 그가 복용하기엔 환약이 컸다. 작으면 입에 넣고 혈도를 짚어 넘기게나 하지···


그녀는 환약을 자기 입에 넣고 씹었다. 이 환약은 구명약까진 아니더라도 사람의 원기를 돋아 상처나 부상을 빠르게 낫게 하는 약이었다.


이게 위진성 같은 고수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그녀는 할 수 있는 건 다하고 싶었다. 자신의 생명을 떼어서라도.


오물오물


진소군은 입술을 그에게 갖다 댔다.


자신의 입술과 혀로 그의 입술과 앞니를 벌리고 입안의 액체를 전해 주었다. 그녀는 세심히 액체가 넘어가는 걸 유도했다. 조심 조심하니 결국 부드러운 입맞춤처럼 됐다.


허나 그녀는 그런 걸 느낄 겨를이 없었다. 빠르게 몇 군데 혈도를 짚고, 실내에서 묶을만한 걸 찾았다.


북~ 부욱!


진소군은 침상에 있는 황색 이불을 길게 찢어 위진성을 업고 단단히 동여 맺다.


‘굽타가 귀색령을 부는 동안 여길 벗어나야 해’


그게 사형뿐만 아니라 월하장에게도 도움이 된다. 일단 여길 벗어나면 마교에서 자신들을 추격할 테니··· 또한 장주님과 사백들의 뜻이기도 하고.


그녀는 구멍 난 벽으로 가 밖을 내다봤다. 괴조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진소군은 방향을 정하고 서둘러 신형을 날렸다.


파라라락-


진소군이 은빛 가루들을 반짝이며 허공을 가로질러 간다. 어두운 야공을 일직선으로 주파하는 그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했다.


발밑 큰 싸움을 뒤로 하고 그녀가 벽을 한번 차고 다시 솟구쳐 내달린다.


슈화아아-----



허나 이렇게 가게 보고만 있을 마교가 아니다.


사마륜 옆에 있던 흑사신 두백과 앞서 길목에 서있던 장태마제 동광이 진소군을 노리고 신법을 펼쳤다.


두백이 비응마보를 펼치자 도약 한번에 하늘 높이 올라갔다. 얼마나 올랐을까? 그가 바라보는 곳엔 황색 점 하나가 유성처럼 비쾌하게 나아가고 있었다.


황색 점을 노리고 두백이 머리를 밑으로 해서 떨어져 내린다. 양팔을 활짝 피고 빛살로 화해 내리꽂히는 그는 영락 없는 독수리 같았다.


쐐애------액


두백의 속도는 갈수록 빨라져 종래에는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순식간에 황색 점이 수박만해졌다가 어린아이 크기로 확대 됐다.


진소군이 등에 다의비검을 업고 있는 게 보일 때쯤, 두백은 구음백골조를 내질렀다. 얼마나 집중했는지 구부린 조법에는 남청색 서리를 넘어 검푸른 귀광이 어려있다.


‘일거양득’


두백은 저 둘을 한번에 보낼 수 있겠단 직감이 들었다.


그의 경험상, 이런 감이 들 때는 평생 틀린 적이 없었다. 독수리 발톱 같은 양손이 한순간에 위진성을 관통해 진소군까지 파고들려 한다.


“음?”


그런데 자신이 펼친 조법을 따라 진소군이 앞으로 쭉 밀려난다. 이런 속도의 조법을 상대가 피할 수 있을 거라 생각치 못했던지 그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냈다.


자신을 포함한 누구라도 피해 없이 벗어나지 못할 거란 확신이 들었었는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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