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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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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4.1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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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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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217.

DUMMY

화르르르


휘청이는 신형을 바로 한 혁련율이 서둘러 공력을 끌어올렸다. 그런데 다행히도 후속 공격은 없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비틀거리던 장로들도 자세를 바로하자 그제사 혁련율이 척군영을 찾았다.


척군영이 선기를 잡았을 때, 몰아쳤으면 지금 서 있는 자는 몇 안 됐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흑화가 요동치는 걸 보고만 있었다.


그가 검을 들어 올리자 흑화가 썰물처럼 검에 밀려갔다.


‘저것도 무공이라 해야 하나?’


혁련율은 허탈한 눈으로 그 장면을 지켜봤다. 자신과 장로 다섯이 힘을 합쳐 펼친 무공들을 힘들이지 않고 파훼한 척군영이다.


무슨 저런 인간이 있단 말인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머리로 알고 있는 것과 실제 몸으로 겪어 체득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그 인간 같지 않은 자가 검에서 혁련세가로 시선을 돌렸다.


“괜찮았다.”


뭐가 괜찮았단 말인가?


불쑥 입을 연 그는 검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선기를 잡고 선공을 하려는 그를 보는 가주와 장로들은 직감했다.



심상치 않은 게 펼쳐지려 한다!



이에 혁련율은 최절초를 준비했다. 비단 그뿐만 아니라 장로들도 최후절초를 운기했다.


그리고 여기 또 하나. 혁련탁도 적절한 순간을 재고 있다.


“아니~. 철월기주, 자네들은 낄 거 없어. 다른 방도를 찾아라.”


가주의 명에 철월기들이 멈칫했다. 실상 저들이 다 달려든다고 도움되진 않는다. 그러니 싸우더라도 다른 식으로 하라는 말일 터.


화르륵


호천검에서 흑화가 번쩍--- 번쩍--인다. 직전과 달리 검극에서 번쩍이며 뿜어졌다 도로 회수된다. 그런데··· 이건 마치 벽력 같지 않은가?


이 광경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벽력을 떠올렸다. 흑화로 펼쳐지는 낙뢰 말이다.


“제뢰..검형??”


최연장자로 보이는 장로 하나가 척군영을 보고 예전 기억을 떠올렸다.



‘제뢰검형? 이게.. 말이 되나?’


혁련율은 순간 의문이 들었지만 이내 생각을 지웠다. 지금 말 안 되는 게 한, 두 가지인가? 비천 출신의 교주가 제뢰검형을 마공에 접목했나 보지···


집중하는 혁련율의 검신이 붉게 변해간다 싶더니 광휘에 휩싸였다. 그러자 장내에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한쪽에선 짙은 흑색의 벽력이 번쩍번쩍이고 다른 곳엔 붉은 빛이 주변을 밝히고 있다. 마치 거대한 어둠과 장엄한 석양이 힘겨루기 하는 듯했다.


장로들도 척군영을 겨누자 마침내 척군영이 검을 떨쳐냈다.


버번----- 쩍


일대를 칠흑 보다 더 깊은 어둠에 잠기게 하는, 흑화의 벽력이 떨어졌다.


반대편에선 붉은 광휘를 발하는 검이 쏘아지고 그 뒤를 따라 폭포수 같은 경력들이 몰아쳐 갔다. 산악도 허물 듯한 기세의 무공들.


허나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검은색 벽력 앞엔 소용없었다.



삼라만상 중에 가장 강력한 성질인 뇌와 무엇이든 태우는 힘인 흑화가 만나 생성된 검은 낙뢰, 흑뢰화!



소용없었다. 검은색의 벽력은 가로막는 힘들을 찢어 발겼다.


붉은 광휘는 산산히 부서져 사라졌고, 해일 같던 경력들도 내려치는 번개에 속을 뒤집고 조각나 흩어진다.


그리고 벽력은 저들을 관통해 반대편 벽과 기둥을 강타했다.


콰르르르릉~~~~

푸스스------

끼이이~~~ 이이익---------


“전각이 무너진다, 전원 산개!”


철월기주의 다급한 고함이 있고 십칠, 팔 명의 철월기들이 무작위로 흩어졌다. 그 와중에 그들과 있던 누군가는 한 박자 빠르게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철월기들에겐 불행하게도 흑뢰화는 가주와 장로들을 삼키고도 멈추질 않았다. 반대편 벽을 파괴한 까만 벽력이 갈라져 작은 벽력이 되어 전각 안팎을 지졌다.


파츠츠--- 파츠츠츠ㅡ---


“컥”


거기에 적중된 이는 어김없이 산화되어 작은 흔적도 남기지 못했다. 사람도 병장기들도.


진작에 사마륜과 소진무는 전각 밖으로 나와 있었다. 사마륜은 멀찍이서 유심한 눈길로 옆으로 기우는 삼층 전각을 바라봤다. 안팎에서 철월기들이 검은 벽력에 적중되어 한순간에 산화되었다.


쿠르르르 콰과과콰앙-------


곧이어 전각이 통째로 무너져 갔다.


헌데 무너지는 소리가 채 다하기도 전에 위쪽 벽이 터졌다. 그리로 척군영이 쏟구쳐 이십 장 높이의 밤하늘에 멈춰섰다.


사방엔 아직도 곳곳에서 혁련세가인들과 마교도의 싸움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허나 소수마녀가 건물 지붕에 올라 움직이지 않는 걸 보면 이 싸움도 곧 끝나리라.


사마륜이 기척에 옆을 보니 소진무가 철월기 한 명을 생포해 심장에 검을 박아 넣고 있었다. 그러자 흑목검이 됐던 것이 피를 빨아들이니 다시 붉게 변해간다.


꿀렁 꿀렁 꿀렁


그렇게 잠깐 사이에 산 사람 하나가 목내이로 변하고 죽은 자 같던 소진무는 까만 껍질을 벗고 원래 피부로 돌아왔다. 허나 아직 부족한지 그는 눈을 돌려 또 다른 산 제물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요지경 세상이군. 아니, 지옥도라 해야 하나?”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사마륜의 눈에 알 수 없는 빛이 맺혔다. 그는 무슨 생각을 한 걸까? 곧바로 고개를 떨어뜨리는 그의 눈에 척군영이 허공에서 검을 하늘로 향하는 게 보였다.


“제뢰~~~”


그의 입에서 천지를 진동시키는 굉량한 소리가 발해지고 검에서 아까완 확연히 차이나는 커다란 검은 벽력이 내려쳤다.


콰아앙~~~

우르르르------


흑뢰화를 정통으로 맞은 삼층 전각이 산산이 박살이 났다. 자세히 보면, 타 없어지기도 하고 강한 힘에 가루가 되어 흩어지기도 했다.


그렇게 삼층 전각이 눈앞에서 잘게 부서지자 사마륜은 다시 교주를 봤다.


“아무래도··· 안 되겠지? 풍백이.”


다시 찾아든 정적에 그의 목소리도 묻혀 사라졌다.



#



“굽타, 준비는 잘 돼 가오?”

“준비? 마교와 싸울 준비를 말함이냐, 성화를 담을 준비를 말함이냐?”

“둘 다 말이오.”

“성화 관련 해서는 진작에 다 됐다. 내 어찌 소홀히 할 수 있겠느냐? 그리고.. 나장로?”


굽타가 옆자리의 나율 장로를 불렀다.


“지금 상태로 따로 준비랄 게 있겠습니까? 저들이 금제한 공력을 풀어야 뭐라도 준비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단다.”


굽타가 삐딱하게 마무리 했다.


“금제한 공력을 푸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소. 그러니 나율 장로가 문도들을 잘 통솔해 주시오. 이제 마교와의 결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으니···”

“흥!, 이리 믿지 못하는데 무슨 협조를 한단 말인가?”

“당신들 안위가 달린 일인데 그리 말할 건 아닌 거 같소.”


나율은 위진성의 강렬한 눈빛에 더는 툴툴 대지 못했다.


“그나저나 마교가 혁련가를 쳤다지?”

“그런 거 같소.”

“덕분에 정파 쪽에선 손을 덜었군. 저들끼리 치고 받으니 말이야.”

“그렇다고 혁련세가가 멸문당한 건 아니예요.”


굽타가 고개를 진소군 쪽으로 돌렸다.


“가주가 죽고 힘 있는 장로들도 죄다 꼴까닥했다던데?”

“그건 맞아요. 그래도 아직 육할 이상의 전력이 본가에 건재해요.”

“조만간 또 그 마교 교주가 찾아가 불태우겠지.”


교주 얘기가 나오자 위진성의 심신이 팽팽히 당겨지는 게 느껴졌다.


“···.”

“그 교주란 자가 그리 대단하다던데···?”


굽타가 말미를 흐리며 위진성 눈치를 보다 말을 마저 했다.


“그건 그렇고 어떻게 그렇게 자세하게 알려졌지? 교주 말이야.”

“거기서 살아남은 자가 한 명 있답니다. 그 생존자가 본가에 가서 보고 들은 걸 자세히 전했다 합니다.”

“허어~ 그런 상황에서도 생존자가 있다니··· 역시 팔대세가라 이건가?”


그날 안가에서 탈출한 이는 냉혈정검 혁련탁이었다. 그는 세가 중요 인사들만 알고 있는 비밀 통로를 통해 도주에 성공했었다.


그리곤 본가에서 마교 교주에 대해 매우 자세히 전했고, 혁련세가는 의도적으로 무림에 내용을 흘렸다. 그에 따라 천하 무림에 다시 큰 충격파가 퍼진 건 당연했다.


과거 비천의 최고수였던 자가 사십여 년 만에 마교 교주로 나타났으니···. 소설도 이런 건 드문데 그게 현실에서 일어났으니 얼마나 파장이 크겠는가?! 더구나 검은 불이니 벽력이니 하니 이보다 더 극적일 순 없을 터였다.


그렇게 척군영에 대해서 비교적 자세히 알려졌으니 무림맹이나 월하장 입장에선 나쁠 게 없었다. 아니 중요한 정보를 알게 됐으니 큰 이득이었다.


특히 위진성 입장에선 더.


‘제뢰검형을 영겁마화와 펼치다니···?!’


몇 번을 생각해도 상상이 안 된다. 검왕문의 대표 무공인 제뢰검형과 마화의 결합이라니···.


금도무적 경일기가 말해준, 당시 척군영의 무공은 그렇지 않았었다. 검은 불길이 뻗어나가면, 모든 게 타 잿더미만 남는다고 했었다. 제뢰검형에 대한 얘기는 어디에도 없었고.


“···.”


이럴 땐 아버지라 했던 풍백신장이 아쉬웠다.


묻고 싶은 건 많은데 대답할 이는 만날 수 없다. 답답하기만 하니 차라리 자신이 신의 아들이 아닌 게 낫겠단 생각이 들었다.


위진성은 눈을 몇 차례 깜박여 머릿속을 비웠다.


“굽타, 영겁의 불을 빼내기 위해 무엇 무엇을 준비했소?”

“그건 왜 묻지?”

“매우 중요한 일이니 차질 없이 진행되어야 하니까. 그리고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을 맞춰야잖소?”

“그래요. 굽타, 사형 말대로에요. 갑작스런 상황에서 허둥댈 수도 있으니 우리도 대강은 알아야 해요.”

“···.”


진소군은 굽타가 말이 없자 긍정으로 받아 들였다.


“굽타, 무엇들을 준비했나요?”

“··· 말했다시피 귀색령과 성화령만 있으면 된다. 더는 필요치 않다. 당연히 노부가 빠지면 안 되고.”

“그건 왜 그렇소? 혹 마즈다의 숨결과 관계가 있소?”

“!.. 그렇다고 볼 수 있지.”

“굽타, 마즈다의 숨결이 뭐요?”

“··· 에헴~ 그건 나 밖에 할 수 없는 것이다.”

“왜 그렇소?”

“교주와 제사장만이 불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불어 내? 직접 입으로 분다는 말이오?”

“흐음~.. 그렇다. 이것만 알려주지. 교주는 그 만이 익힐 수 있는 천마신공을 일정 수준 이상 연성하면 불어낼 수 있다. 그리고 제사장은 제사령들이 알아야 하고 익혀야 하는 술법과 축기를 통해 불어낼 수 있는 것이다.”

“술법, 축기?”


갸우뚱하는 그를 보고 굽타가 눈쌀을 찌푸리고 말을 덧붙였다.


“배화교에 있어서 제사는 매우 중요한 의식이다. 성화를 모시고 뜻을 받아들이는 일을 주관하니 어찌 소홀할 수 있겠느냐? 그래서 배화교 초기에는 제사장의 권위가 교주 보다 더 높았었다. 후대로 갈수록 교주의 힘이 강성해졌지만 말이야.

하여튼 그렇고~오, 제사령이 되면 특유의 술법과 축기를 해야 한다.”

“그러면 꼭 제사장만 되는 건 아니지 않소?”

“그게 어디 쉬운 줄 아느냐? 축기와 술법에서 최고에 오른 이가 제사장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못 하는 제사장도 있을 수 있고 후에 성취가 높아져 제사장을 능가하는 제사령이 있을 수도 있단 말 아니오?”

“그럴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또 교칙으로 엄격하게 제사장만 귀색령에 숨을 불 수 있게 되어 있다.”


“축기라는 게 진기와 뭐가 다르죠?”

“이건 내공이 아니다. 성화와 더 가까워지고 합일되기 위해 고안된 것이지. 아마도 지금 이런 걸 알고 있는 사람은 노부가 유일할 것이다. 저쪽(마교)은 끊겼을 게야.”


‘그러니까··· 특별한 방법으로 축기한 기운을 귀색령에 불어낸다는 말이지?’


위진성은 굽타를 빤히 쳐다보았다. 딱히 거짓말 같진 않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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