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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5,730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4.18 17:15
조회
199
추천
3
글자
11쪽

221.

DUMMY

“난~, 내 생각을 말했을 뿐입니다. 알아서들 하시고··· 오늘 동주천을 완전히 끝장내야 한다는 명제만은 절대 잊지 마십시오들.”


모개가 울긋불긋 해진 얼굴로 분노를 폭발하려 했지만 조자강의 만류로 화를 눌러 참았다. 말이야 사마륜의 지적이 정확하니 더 언급해서 좋을 건 없다.


멸문한 마불마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좌, 우사가 제거 된다면 교주 사후, 마불마가의 복원은 요원해질 것이다.


이왕 없어진 거 다신 자신들의 경쟁자가 되지 못하게 하려는데 저놈이 훼방을 놓으니 다 틀어졌다.


“그나저나, 군사. 왜 아직이지? 이 정도 지났으면 올 거라 하지 않았나?”

“···.”


장태마제 동광이 큰 종이 울리듯 우렁우렁 하게 말을 했다.


동광은 한 덩치하는 장리백을 작아 보이게 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몸체를 가진 자였다. 주먹 하나가 보통 사람 머리통 보다 더 크니 그 자체로 병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바로 말하지 않고 뜸 들이던 사마륜이 막 입을 열려할 때였다. 매화각에서 누군가 나타났다. 앉아 있는 수뇌부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리로 향했다.




‘피냄새?’


그리고 지독한 마기!


슈화아아악


경공을 펼치는 위진성은 약하게나마 비린내를 맡을 수 있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흘렸으면 이 지하까지 피비린내가 난단 말인가? 마기도 그렇고 점점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다.


그리고···


타앗!


위진성은 매화각에 발을 들였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가로막는 자들은 없었다. 자신감의 표현인지 아니면 몇몇 동주천 출신들의 무공 때문인지는 몰라도 암습은 없었다.



위진성의 얼굴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눈은 밖으로 고정된 채였다. 문은 부서지고 뜯긴 창들을 통해 내부에서 밖을 볼 수 있었다.


그의 망막에 많은 수의 도륙된 시신들이 맺혔다.


처참했다. 풍운대와 총관부 사람들이 푸줏간의 고깃덩이처럼 바닥에 펼쳐져 있다.


자신의 뇌에 얼굴을 묻고 죽은 자. 사지가 잘려 몸통만 있는 자. 살을 벗겨내 갈비뼈가 그대로 드러난 채 숨을 거둔 자 등등.


필설로 형용하기 힘들 정도로 참혹한 광경이 저기 있다.


지옥이 따로 있겠는가? 이게 지옥이다. 저기 앉아있는 자들이 악마요, 둘러선 자들은 마졸들이다.


저벅저벅 저벅


위진성이 매화각 밖을 향해 걸을 때마다 지옥도가 커져갔다.


그리고 전각 입구에 선 그에게 마교도들의 광기어린 시선들이 쏟아졌다. 허나 모르는 듯이 위진성은 너른 공터를 주시했다.


백오십 풍운대와 장의 살림살이를 도맡아 하던 칠십여 총관부 사람들.


인마령들이 입는 백의를 걸친 자들과 홍포의 지옥령들 시신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월하장 사람들이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한쪽에 선 생존자들을 봤다. 삼십여 명의 총관부 시비들과 어린 아이들. 인질인가?


“클클클. 또 보는구나. 이렇게 빨리 볼 줄은 몰랐더냐?”


위진성은 혈응마가주 광마 조자강의 말에 신경쓰지 않았다. 가슴에서 이는 분노의 불길을 다스리기 위해 호흡 조절에 집중했다.


“조가주, 저놈에게 그리 당한 것이오?”


흑천마가의 암귀존 구춘위가 위진성 대신 비아냥 섞인 투로 말했다.


“그런 건 장리가주한테 물어야지-, 왜 우리에게 묻는 거지?”


오혈수 추손명도 까마귀 목소리로 지지않고 받아치자, 사마륜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입을 열었다.


“오늘이야 말로 서신교와 동주천의 마지막 싸움이 되겠구나! 참 오래 걸렸어.. 안 그런가, 위진성?”

“···.”


위진성은 말없이 시신들을 살폈다.


“다시 정무관으로 돌아가는 게 어떨까 생각 중인가? 쯧쯧··· 좋은 생각이 아니야~. 지금쯤이면 교후와 파멸귀검에 천살령들이 있을 테니까.”


사마륜은 정말 마지막 싸움이라 여기는지 친절하게도 알려줬다. 네가 어떻게 하든 오늘 여기를 벗어날 순 없다는 듯이.


위진성은 여전히 시신들을 보고 있었다.


‘안 보인다. 그는 같이 온 게 아니란 말인가?’


굽타가 안 보인다. 마화령도.


“그래, 네 계략이 대단하단 건 인정하지. 헌데 저 여인들과 아이들은 인질로 잡아둔 건가?”

“인질? 크하하하-----. 재밌는 놈이구나! 고작 동주천 몇을 잡는데 본교가 인질이 필요할까?”


귀살도부 유원장이 나서서 비꼬듯 말했다. 그라고 위진성 등의 무위에 대해 왜 듣지 않았겠는가? 이건 마교의 자존심이고 열등감이기도 했다.


“인질이라··· 유장로 말대로 오늘은 인질이 필요치 않다. 혹시 모를 유흥을 위함이라 할까?”

“인질이 아니라면, 저들을 풀어 주거라. 천년 간의 싸움은.. 우리, 동주천과의 일. 저들은 상관 없다.”

“큭큭큭. 네놈 목숨이나 구걸 하거라. 아니면 순순히 무릎을 끓던가!”


위진성은 수라참검 항태주의 위협은 깔끔히 무시하고 사마륜만을 직시했다.


“그만 포기해라. 오늘 동주천은 여기서 끝난다.”


위진성이 사마륜에게서 대정검으로 눈길을 옮겼다. 저 자가 왜 그렇게 단정하는 거지? 여기가 마지막이라니···


그는 대정검을 세우고 검신을 위에서 아래로 훑었다.



나는 그럴 생각이 없다. 난 여기서 내 한계를 시험할 것이다. 그동안의 노력과 성취를 여기에 쏟을 것이다. 먼저 이 세상에 지옥을 만든 자들부터.



위진성의 신형이 떠오른다 싶은 순간, 어느새 이동해 백의인들 한가운데 떨어졌다. 검결지를 따라 검이 허공을 유영하고.


그의 양손이 수백, 수천 개로 불어난다. 불가의 천수관음이 다시금 재현되고 일대의 백의인들이 칠공으로 피를 흘리며 꼬꾸라졌다.


파바바바바------


얼마나 빠른지 뒤늦게 파공성과 타격음이 들리고.


슈가갹


“으헉?”

“크아악~~”


대정검이 가르고 지나간 궤적에서도 어김없이 비명이 터졌다.


마음에 의지를 세운 그를 보라!


눈부신 속도로 주작신보를 밟으며 연신 연환비천장과 풍뢰장을 쳐내면, 인마령들이 가을 낙엽 지듯 우수수 쓰러졌다.


물 속에서 유영하는 잉어처럼 대정검이 지나치면 인마령들의 반격은 소용 없었다. 빙판 위를 미끄러지듯 빠르게 이동하는 위진성의 움직임은 잠시의 멈춤도 없었다.


인마령들의 한가운데에서 지옥령으로, 다시 인마령으로 종횡무진 휘젓고 다녔다.


그리되자, 그렇지 않아도 공터를 채우던 주검들 위에 저들 마저 더해져 맨땅만 딛기 힘들 정도가 됐다.



서로 눈빛을 교환하던 지옥령주와 인마령주가 동시에 위진성에게 일검일수를 날렸다.


지옥령주의 갈고리 검에서 옥화반혼검초가 종으로 갈라가고 인마령주 마불혈강수 노태문의 혈강수는 횡으로 쓸어왔다.


무인지경처럼 움직이던 위진성이 우뚝 신형을 멈췄다.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 마공들을 맞아 그는 선풍일검을 펼쳐냈다. 단전에서 솟구친 소천파석심공이 대정검을 거쳐 줄기줄기 쏘아졌다.


쾅쾅 콰콰쾅~


몇 줄기 선풍검기들로 마공들을 쳐낸 그가 지옥령주를 향해 날아갔다.


지옥령주가 자랑하는 음화사령공의 암경은 소천심공 앞에 힘을 잃었다. 암경이 이렇게까지 무력할지 몰랐는지 지옥령주의 눈에 당황이, 눈동자엔 위진성이 비쳤다.


콰아----


등 뒤에서 혈강수가 덮쳐온다. 더불어 좌우에선 부영주들의 협공도 가세했다. 그런데도 위진성은 모르는 것처럼 지옥령주만 보고 있었다.


그러니 혈강수가 등을 강타하고 그의 신형이 허공에서 갈라지는 건 필연이었다. 좌우의 마공들까지 덮치자 그의 몸이 종이 찢기듯 구겨지고 분리됐다.


“뒤를 조심하라~~”


장리백의 벼락 같은 고함이 있고 위진성이 허공에 스며들어 흐릿해진다. 채 다 사라지기 전에 영주, 부영주들 뒤에 네 명의 위진성이 스며 나왔다.


넷 중 누가 그 인가?


넷은 서로 다른 무공들을 펼쳐냈다. 장력이나 검기를 날리는 넷 중, 지옥령주 뒤의 그만이 끝까지 검기를 펼쳐냈다.


서걱


“크~”


지옥령주의 왼팔이 잘렸다. 허나 그는 왼편을 볼 새도 없었다. 연속되는 직단천월에 갈고리 검으로 몸을 보호해야 했으니.


챙~~

사락


위진성은 지면을 박차고 비스듬히 밤하늘로 솟구쳤다. 지옥령주의 갈고리 검은 삼 장 밖 땅에 박혀 있고 그의 목에 가는 혈선이 생겼다.


실제 같은 허상에 혈강수를 쳐낸 인마령주 노태문도 위진성을 보다 지옥령주에게 돌렸다.


지옥령주 목의 혈선이 굵어지고 끈적한 액체가 흘러나온다. 흐른다 싶더니 마구 뿜어진다. 그리곤 무게로 인해 머리가 땅에 떨어졌다.


퍽!


일시 침묵이 내렸다. 위진성을 겪어 본 자들은 새삼 그의 무공에 놀랐고 처음 본 이들은 소문이 부풀려진 게 아님을 실감해야 했다.


장태마제 동광은 처음, 저 자가 다섯 마가주들과 싸웠다는 말을 듣고 믿지 않았었다. 그럴리가 없다, 사연이 있겠지라 치부했던 그가 방금 본 것으로 자신이 틀렸다는 걸 인정해야 했다.


정녕 경탄할만한 무공이었다. 특히나 액자처럼 허공에 걸리고 사라지는 무공은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들었다.


“여러분들.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겁니까?”


앉아 있는 마가주와 장로들이 사마륜을 돌아봤다. 사마륜은 한가롭게 말을 이었다.


“지옥령과 인마령들을 잃으면 잃을수록 앞으로 일이 번거로워집니다.”


마가주들의 얼굴에 적의가 자리했다. 그러나 교주의 엄명 때문인지 폭발하진 않는다.




“가주, 내가 나서겠소.”

“나도.”


흑사신 두백에 이어 수라참검 항태주도 일어섰다.


“각 마가에서 한 명씩은 나서야 할 겁니다.”


사마륜을 노려본 암귀존 구춘위와 귀살도부 유원장까지 일어섰다.


“그쪽도요.”

“··· 노태문, 자네가 하면 되겠군.”


우사 혈달마 장주주가 눈은 사마륜을 응시하면서 날카롭게 외쳤다.


현 인마령주인 노태문은 마불마가에서 집법 당주직에 있던 자다. 마가의 큰 기둥 중 하나인 장주주에 비할 순 없다. 이들 오인이 나서자 지옥령과 인마령들은 자연스럽게 뒤로 빠졌다.


여기 앉아 있는 이들은 현 천마신교에서 가장 강한 자들이었다. 교주, 소수마녀, 소진무 같이 조금은 예외랄 수 있는 삼인을 제하고는 말이다.


그들이 다가오자 거대한 압력이 눌러온다.


왠만한 고수들은 무형지기만으로도 피를 토할 정도였지만 위진성은 천신 같이 서 있을 뿐이었다. 수많은 적들에 둘러쌓여 있지만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다.


그는 차분한 눈으로 다섯을 주시했다.


저들도 나에 대해서 충분히 들었을 것이다. 그러니 허점을 노리거나 빈틈을 찾기 보단 힘을 소모하더라도 정면으로 싸울 것이다. 포위된 상태기도 하고 곧 월하장이 도착할 테니.


첫 수는 수라참검 항태주였다.


과거 초나라 항우의 후손이라 말하는 그가 검극 쪽이 더 넓은 기형검으로 공격해 온다. 찌르는 것도 베는 것도 아닌 기이한 각도.


위진성은 한발 전진하며 마주 십자검기를 쏘아냈다.


그극!


허공에서 검극끼리 부딪혀 발생한 기음이다. 등골을 간지럽히는 소리 따위는 무시하고 항태주는 옆으로 움직여 십자검기를 피했다.


그는 상대의 방금 수로도 자신의 공격이 막힐 수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됐다. 검극으로 자신의 검을 받아내고 검기로 공세를 취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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