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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5,732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4.2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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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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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2쪽

229.

DUMMY

그는 다시 한번 산경화보를 펼쳤다. 위진성의 신형이 흑화에 휩쓸리는 것과 동시에 척군영에게서 폭음이 터졌다.


쾅------


흑화에 쓸려가는 그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 사람들은 뒤늦게 소리가 난 척군영을 바라봤다. 방금까지 저 하늘에 있던 위진성이 지금은 전각 지붕에 올라있다.


그리고 척군영은 얼굴 높이로 든 왼손을 폈다 접었다 반복하고 있다. 의아해 하는 중인들관 상관없이 위진성은 고개만 뒤로 돌렸다.


“사매?”

“전 괜찮아요.”


창백한 안색의 진소군이 작게 중얼거렸다.


힐끗


작은 소리에 사매를 본 그는 내심 안도했다. 약간의 내상과 지친 것 말고는 다른 이상은 없어 보인다. 그가 다시 앞을 보니 척군영과 눈이 마주쳤다.


“좋군. 그건 어디서 익힌 것이냐?”


산경화보를 말함이리라.


“본문에 있던 무공이오.”

“검왕문에 그런 무공이 있단 말이냐?”


끄덕


“그 검공은?”


‘검공? 섬광일섬 말인가?’


“역시 본문에 있던 무공이오.”


척군영이 다시 왼손을 내려다봤다.


“검왕문에 그런 형식의 쾌검식은 없다.”

“모두 문서고에서 찾은 것들이오.”

“무공명은?”

“··· 지금 그걸 왜 묻는 것이오?”

“네가 검왕문 사람만은 아닌 것 같다. 아닌가?”


이 말을 하는 척군영의 얼굴은 섬뜩하게 변해 있었다. 양눈은 먹물처럼 새까맣고 피부도 거무스름해졌다.


“좋을대로 생각하시오.”


위진성은 숨을 고르고 검신으로 눈을 떨어뜨렸다.


사부가 생각난다. 드디어 척군영을 만났고, 오랫동안 상상해 왔던 싸움을 이제 본격적으로 하려 한다.


긴장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심히 부담되니 사부가 생각난 건지도 모른다. 공력을 핑계로 더 미룰 수 없다. 진원지기를 손상해서라도 싸워야 한다!


‘힘을.. 보태주세요, 사부님!’



“사마륜의 말이 사실이 맞겠군.”


위진성은 지붕에서 하늘로 회전하면서 신형을 띄웠다. 진원을 건드려 일으킨 내공이 그의 뜻에 호응해 약동하고.


휘류류류—


회오리처럼 빠르게 도는 그 속에서 검기 십여 줄기들이 다른 궤적, 속도를 그리며 쏘아졌다. 소천파석심공의 선풍일검은 검기 하나하나에 상상 이상의 파괴력이 담겨 있었다.


그렇지만 전신을 난도질 할 것 같은 검기들을 보는 척군영은 여전히 무덤덤해 보인다. 그는 지극히 자연스럽게 호천검을 들고 작은 진동처럼 떨었다.


그러자 검 주위로 새끼 손가락만한 흑뢰화가 생성되었다. 초소형 벽력의 모양을 한 흑뢰화는 순식간에 푹증해 주위를 가득 채웠다.


콰르르르 찌지이익-------

콰쾅--------


선풍검기들이 벽력들과 충돌해 증발했다.


벽력들은 연쇄반응을 일으켜 하나가 터지면 주변의 벽력들도 동조 폭발을 일으켰다. 그리되자 척군영을 중심으로 작고 검은 벽력의 폭풍이 발생했다. 폭풍은 호천검을 따라 위진성에게 향했다.


척군영의 무공은, 희안하게도 느린 것 같은데 어느새 도달해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방금도 여유 있게 날아가던 폭풍인데 벌써 위진성을 가두고 벽력의 폭풍을 퍼부었다.



위진성은 풍백밀막으로 대응했다. 항상 산경화보를 펼칠 순 없다. 그라해도 공력이 무제한은 아니니까.


갸르르르 찌지지직

콰르르쿠우웅


처음엔 작은 폭발이던 것이, 서로 연결되고 동시에 폭발하자 점점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결국 하늘의 천둥벽력 보다도 더 커졌다.


호천검에선 매우 작은 검은 낙뢰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위진성은 곤혹스러웠다. 이러면 산경화보를 펼칠 수도 없다. 그렇다고 이렇게 있을 순 없으니 할려면 절초를 펼쳐 벗어나야 한다.


‘상대 의도라 해도 어쩔 수 없다’


처음 보는 무공에 척군영이 위진성에게 구명 절초를 펼쳐보라 강요하는 것 같았다. 호기심인지 뭔지 몰라도 상대 의도대로 하는 게 썩 마음에 들진 않는다.


그가 재차 풍백비천을 준비하는 중에 은빛이 반짝했고, 굉량한 폭음이 귀를 먹먹하게 만들었다.


쿠와아앙---- -------


검은 낙뢰들이 불규칙해지고 위진성은 십자탄두로 길을 열고 빠져나왔다. 그리고 진소군의 은하성두를 일장에 달하는 흑뢰화가 뚫고 들어가는 게 잡혔다.


‘사매’


대정검이 빛살처럼 날아가 흑뢰화를 옆에서 강타했다.


콰-하아앙-----


튕겨 날아간다, 대정검이!


검은 낙뢰에는 풍백괴공도 소용이 없었다. 그가 풍백비검을 펼쳐서 이런 적은 없었는데···.


위진성도 처음 겪는 일이라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풍백괴공으로 생긴 그 잠깐의 시간과 틈이 그녀를 살렸다. 천분의 일초와 종이 한장 차이로 진소군은 검은 낙뢰에서 비껴날 수 있었다.


아슬아슬하게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살게 된 그녀는 새삼 사형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건 위진성도 같았다. 그렇게 둘은, 상대가 위급한 순간에 내민 손길로 서로에게 활로가 되어주었다.



그녀가 벗어난 걸 본 위진성은 방향이 자신에게로 바뀐, 검은 낙뢰에 집중했다.


첫 격돌에서 그는 불가항력을 느꼈었다. 흑뢰화는 측정하기 힘들 정도의 힘이었다. 그래서 그는 바로 검왕검로를 준비했다.


위진성이 두 손으로 대정검을 쥐고 횡소천군 초식을 비스듬히 세워 펼쳤다. 그러자 검에서 예의 기현상이 일어났다.


어둠에 가려졌지만 대정검은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일그러지거나 비틀어져 보이기도 하고 검의 조각들이 떨어져 검 주위를 떠돌기도 했다.


상승 공력이 아니면 어둠과 속도로 인해 볼 수 없는 기현상을 척군영은 주시하고 있었다. 허나 그는 봤을 뿐, 별다른 변화는 없다.


ㅡ검은 낙뢰가 가는 길에 위진성이 있고 그 사이에 검왕검로가 있다ㅡ


그뿐이다.


척봐도 범상치 않아 보이긴 하나, 그렇다고 저것이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흑뢰화 앞에선 평범해지니까. 이것이 수십 년 동안, 흑화를 품어온 그간의 경험이었다.


척군영은 거침없이 전진했다.


?

그런데.. 뭐지?


상대가 펼친 횡소천군에 소리도 없이 검은 낙뢰의 앞부분이 해체되기 시작했다. 손톱보다 작게 뜯긴 흑뢰화들이 하늘을 부유한다.


흑뢰화가.. 이렇게 막힌다고?




무려 일장에 달하는 검은 낙뢰와 그걸, 검 한 자루로 해체해가는 젊은 검수.


밑에서 올려다보는 중인들의 눈에는 둘 다 사람으로 보이진 않는다. 그냥 놀라울 뿐!


헌데··· ??


검은 낙뢰를 가르고 전진하던 대정검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질 못한다. 삼분의 일 지점에서, 대정검은 작게 떨리기 시작했다. 검신은 금새라도 녹아내릴 것처럼 붉게 타올랐다.


불타는 검을 자세히 본다면 누구든 저 현상을 볼 수 있으리라!


흑뢰화를 가르던 검이 액체로 변한 것처럼 매끄럽게 되어 흐른다.


대정검을 중심으로 흑뢰화 중심부에서 볼 수 있는 기현상!


저건 고체도 아니고 액체, 기체도 아닌.. 물질의 또 다른 상태였다.


“크으읍~”


위진성의 입에서 신음성이 났고 코에서는 검게 죽은 피가 흘렀다. 눈도 타는 듯 적안으로 변했고.


검왕검로도 막혔다. 흑뢰화의 측정불가한 위력에 공간을 가르는 검도 통하지 않았다. 그건 천지 간에, 삼라만상 중에서 가장 뜨거운 힘인 흑화 때문이었다. 이것은 공간에 간섭할 정도로 뜨겁고 강렬했다.


해서 검왕검로가 검은 낙뢰 내부로 파고들자, 더 이상 공간을 자르고 해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상식을 뛰어넘는 규격 외의 힘은 물질을 변환시키고 공간에 간섭한다!



앞부분이 갈라지다만 검은 낙뢰.

그 안에 박혀 불안정하게 떨리는 고체, 액체, 기체도 아닌 상태가 된 검.

터질듯한 붉은 얼굴과 부들부들 거리는 팔과 다리.



진소군은 절박했다. 이대론 사형이 위험하다.


은하주천신공이 그녀의 전신에서 공력을 끌어다 남김없이 단전에 모았다. 진소군은 생동감있고 톡톡 튀는 신공의 일부를 몸 안에서 폭발시키고, 또 은연검에 주입하기도 했다.


진소군의 전신에서 은빛 빛무리가 진하게 스며나온다. 물감이 물에 번지듯 몸을 따라 그려진 은색선이 한순간에 별들로 변했다.


은연검에도 무수한 작은 별들이 쏟아졌다.


그녀 때문이었나? 밤하늘에 별이 하나도 안 보인다 했더니 여기에 은하수가 펼쳐져 있다. 진소군을 중심으로 셀 수 없이 많은 은색별들이 반짝이고.


은연검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작은 별들은 흘러갔다. 은하수가 향하는 곳은 일장에 달하는 검은 낙뢰, 흑뢰화다.


별무리는 위진성을 피해 낙뢰 상단에 집중됐다.


파—파바바바바 파앙---------


밤하늘에서 한바탕 화려한 불꽃놀이가 벌어졌다. 작은 빛을 내고 사그라들더라도 그 수가 많으니 일대를 밝게 비췄다.


‘살려야 해!’


진소군은 다음을 생각치 않고 전력을 다했다.


효과가 있는 걸까?


위진성이 조금은 힘을 회복하는 거 같았고 흑뢰화는 둔해진 듯 했다.


파바바방-------


그녀 주위에 있던 별들이 모조리 날아가 검은 벽력을 둘러쌓다. 그렇게 별들의 폭발은 이어지고 한순간, 강렬한 소리와 충격파가 있었다.


파바바바쿠화아앙--------

지지직- 지직--!


흑뢰화가 터지면서 불꽃이 일고 액체도 기체도 아닌 힘들이 발생했다. 거대 폭발 직후, 흑색 정전기 같은 힘들이 불규칙하게 사방으로 번져갔다. 일순간에, 하늘을 가득 채웠던 별들은 흔적도 찾기 힘들었다.


귀에서 이명이 계속될 정도의 폭음에 시달렸던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소리를 냈다.


“오~”

“맙소사! 이게.. 뭐야?”

“허~”


소리를 낸 자들이 절대 과한 게 아닌 게···


저곳을 보라!



하늘 한쪽에 검은 장막이 펼쳐져 있다. 밤과 같은 검은색이라 집중해야 하지만, 흑색의 북극광들이 소용돌이 치는 모습들. 그 사이사이엔 벽력 같은 예의 그 힘들이 번쩍였다.



진소군은 위진성이 폭발에 힘없이 뒤로 날아가는 걸 보고 비쾌하게 이동해 그를 낚아챘다. 품에 안고 다른 전각 지붕에 내려앉았다.


“욱~. 우욱!”

“사형!”


푸확


위진성이 검은색 피를 게워냈다.


뚝뚝


“많이 안 좋아요?”


도리도리


“웁!”


푸화악

뚜두둑 뚝 뚝


한 번 더 죽은 피를 한웅큼 토해내니 그나마 좀 나은지 그가 고개를 들었다. 엉망이 된 얼굴에서 그래도 눈빛이 돌아온 걸 보니 안심이 됐다.


말을 걸려던 그녀가 위진성이 보는 곳으로 눈을 돌렸다. 언제 그랬느냐는 듯, 하늘을 어지럽히던 흑뢰화들은 안 보이고 척군영이 허공에서 걷고 있다.


“사형, 내가 막을테니 여길 벗어나세요.”

“···.”


위진성은 반응 없이 전방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척군영이 끝내려는지 호천검을 한번 털고 들어 올린다.


“사형ㅡ!"


위진성은 손잡이만 남은 대정검을 놓고, 전각 밑의 주인 잃은 검에 손을 뻗었다. 한순간에 검이 손 위로 위치한다.


“사매를 두고 그럴 순 없어.”


그러고는 지붕에서 일어나 섰다.


안타까운 눈으로 보는 진소군도 결국 옆에 나란히 섰다. 그녀처럼 안타까워하는 자들은 밑에도 많았다.


최영, 경일기, 오세성, 이원평 등. 자신들을 견제하는 마교의 가주나 장로들이 아니었다면, 벌써 뛰어들었을 이들.


그중에서 최영은 지금이 적절하단 생각이 들었다.


흑성소혼공, 성백주마토공을 펼친다면 지금이다!


그가 앞을 막아선 잔마검 사심옥에게 전력으로 북두멸성권을 내지르려 할 때였다.


우르르르


“명교를 저지하라.”

“도둑의 후손들은 무릎 끓고 벌을 청하라~”

“우리가 왔다. 본교의 것을 내놓거라.”


사방에서 월담을 하는 자들이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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