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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 님의 서재입니다.

이혼 후 아공간이 생겼는데 야설창도 보여서 여배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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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
작품등록일 :
2024.08.20 23:09
최근연재일 :
2024.09.1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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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8.20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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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화 이사

DUMMY

[한빛은행]

-잔액 :10,503,520,000원


춘추시대 유학자 공자님 말씀에 따르면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40세, 불혹을 얼마 남기지 않은 여름이지만 나는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것 같다.


통장에 100억원이 들어왔는데도 분노를 참기 어려운 걸 보면.

이 돈을 받게 된 건 아내의 외도가 원인이었다.



오늘부터 정확히 42일전...


친구로부터 강남클럽의 VIP룸에서 내 아내를 보았다는 제보를 듣고 달려간 나는 그녀가 무려 세 명의 흑인의 대물에 둘러싸여있는 것을 목격했다.


항상 착하고 현모양처였던 아내였기에 분노를 폭발시킬 겨를도 없었다.


충격을 받고 멍한 얼굴로 그 자리를 터덜터덜 벗어났고 다음날 뚱뚱한 아내는 돼지처럼 이중 턱을 파르르 떨며, 뻔뻔한 얼굴로 말했다.



“하씨... 어쩔 수 없네. 그동안 잘 숨겨왔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어떻게 할 거야?”


“... 뭘?”


“에이씨, 어차피 다 어그러진 판에 우리 서로 구질구질하게 붙잡지 말자. 그래 맞아! 나 바람 폈어. 그것도 어제만 아니라 수없이. 강남클럽의 여왕벌이 바로 나야. 결혼 전부터 그렇게 살아왔어. 여러 국적의 남자랑 잠도 많이 자고."


"며... 몇 명이나?"


"한 57명 정도 되나?”


속이 부글부글 뜨거운 용광로처럼 끓으며 엄청난 배신감이 내 영혼을 덮쳤다.

결혼 전 아내가 입버릇처럼 말하던 혼전순결을 믿었기 때문에 충격이 더 컸다.



이런 더러운 년을 내가 아내라고 데리고 살았다니...?

나하고만 혼전순결이었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억울하고 분해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사랑이라는 미명아래, 그녀의 알량한 거짓말에 속아 스스로 지옥불에 몸을 던진 내 발등을 도끼로 찍어버리고 싶었다.


잠시 후 현실을 깨닫고 나서는 지독한 배신감이 점차 내 호흡을 조여 왔다.



어... 어...? 몸이 기우뚱, 쓰러... 진다...?


기절할 것처럼 갑자기 어두워지는 시야를 안간힘을 써서 부여잡고, 간신히 다리에 힘을 주고 몸을 바로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아직도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겨우 입을 열어 반박했다.


“...... 분명히 네 입으로 처녀라고 말했잖아. 첫날밤에도 분명...”


“깔깔-! 여보. 요즘 처녀막 재생수술이 얼마나 흔한데 그걸 믿었어? 정말 안타까울 정도로 순진하다.. 그러니까 여자한테 속는 거야. 남자들이란 정말 하나같이 멍청하다니까? 흥... 어차피 당신은 나 용서 못 할 거잖아. 그러니까 깔끔하게 이혼하자. 복잡한 얘기는 회사 법무팀하고 얘기해. 그럼 난 간다- 이제 귀찮게 숨길 필요 없으니까, 내 배우 피앙새랑 하와이로 놀러가서 뜨거운 밤 보내려고. 우후훗”


나는 바보처럼, 당당하게 말하고 돌아서는 그녀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건 내 원래 성격이 유약하거나...

아니면 너무 놀라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은 아니다.

그저 타고난 신분차이.

얄팍한 회사원증을 목에 걸고 내 몸에 각인된 노예근성 때문이었다.


나와 동갑나이인 그녀는 국내 재계 9위 CI그룹의 둘째 딸이다.



“이강철 상무님. 아가씨께 얘기 잘 들었습니다. 쓰읍, 참... 이거 뭐라고 말씀드려야할지 모르겠네요. 어휴! 아니 어떻게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드세요? 얼마나 아가씨를 외롭게 만드셨으면 아가씨가 바람을 펴요? 요조숙녀인 아가씨가 바람을 필 정도면 상무님이 잘못하신 겁니다. 아시겠어요?”



요조숙녀...

그 지긋지긋한 거짓말이 입 안에 감돌았다.


세상이 요지경이라 서로 믿기 힘든 상황이지만 설마 내가 당할 줄은 몰랐다.


그녀의 평판을 믿었고, 재벌가의 엄격한 훈육을 신뢰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그녀가 쓴 가면이었을 뿐, 본모습이 아니었다.



“스탑럴커론... 설마 내가 당할 줄은 몰랐습니다. 남아공 유학 갔다 왔다고 했을 때 걸렀어야 했어요.”


“스탑... 뭐요? 스타크래프트? 아니 지금 게임 얘기가 왜 나오십니까? 하여간 상무님. 저희 입장도 좀 생각해주세요. 일단 아가씨가 과실이 조금 있는 것도 있고... 되도록 좋게 해결하고 싶습니다.”



좋게 해결한다.


그 의미는 괜히 시끄럽게 밖에 오픈하지 말고 재벌가에게 유리한대로 사건을 은폐하겠다는 소리다.



“상무님. 이혼 사유는 비공개라고 발표하겠습니다. 아시겠어요? 대신 위자료와 재산분할로 100억원을 드리겠습니다.”



이혼소송 대신에 협의이혼이 마무리 되고 내 통장에 거액의 돈이 입금되고 나서, 법정 앞에서 아내가 말했다.


“이거나 먹고 떨어져. 그럼 회사에서도 나가는 거지? 서로 피차 얼굴 마주치기 불편하잖아.”


“아니, 그냥 다니겠어. 불편하면 네가 나가.”


“하! 정말 어이가 없어서...”



매년 연봉을 3억씩 받는 꿀 직장을 내팽개칠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아내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좋아. 계속 다녀. 대신에 지금처럼 ‘CI그룹 비서실장’으로 있을 수는 없어. 거긴 우리 그룹과 연예계의 정보를 총괄하는 요직이니까 외부인을 둘 수 없지. 그러니까 바로 자회사로 옮겨. 이번에 새로 인수한 작은 엔터회사가 있어. 거기 사장으로 가. 직위는 그룹 상무고 직책은 자회사 사장이야. 내 눈에 띄지 않도록 조용히 짱 박혀 있다가 이직하라고.”



기획사라... 솔직히 그쪽 업무는 아예 알지 못했다. 내가 하던 일과는 완전히 다른 일이기도 하고.

뭐 상관없나? 어차피 나야 연봉만 따박따박 받으면 그만이니.


대기업 임원 월급과 사회적 지위를 버리기도 싫다.

그래서 나는 이번에 전처와의 거래가 썩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저녁에 곱창집에서 만난 내 불알친구 생각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어떻게 제수씨가 그럴 수가 있냐? 난 정말 상상도 못했다. 그 예쁘고 순진한 얼굴로... 허.”


“언제 적 얘길 하냐? 10년 전 결혼하기 전에는 그랬지만, 벌써 뚱돼지 된지 오래다. 다 늙어서 눈가에 주름도 자글자글하고”


“그런 몸으로 포썸을... 허허 이것 참 대단하네.”


고등학교 동창이자 현재 인터넷 방송 BJ를 하고 있는 최광석이 씁쓸한 얼굴로 소주잔을 부딪쳤다.


“쭉 마시고 잊어버려. 어차피 그런 여자였으면 언제고 더 큰 문제를 일으켰을 거야. 그래, 이제 어떻게 할 거야? 큰 돈 벌었으니까 뭐라도 할 수 있잖아.”


“글쎄... 부동산부터 알아볼까 싶다.”


“부동산 좋지. 집 사고 나서 여자도 다시 만나 임마! 여자로 생긴 아픔은 여자로 잊는 거다. 재혼도 해야지! 아직 젊은데.”


“재혼? ... 그건 생각 없다.”


나는 죽상을 하고 고개를 저었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다시 그 지옥으로 걸어 들어가라니. 어림도 없지.



**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강남의 부동산을 찾았다.


“압구정동에 있는 아파트를 보고 싶습니다.”


“어이구 젊은 분이 돈 많이 버셨나 보네? 일단 따라오세요. 어차피 한강 쪽으로 걸어 올라가야하니까. 근데 어디 전문직이라도 되시나? 의사? 아니면... 판사인가? 말쑥한 인상인 걸 보면 회계사인 것 같기도 하고. 호호-”


부동산중개업자는 비싼 아파트를 보여달라고 하자 기분이 좋아보였다.


하긴 수십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거래하면 떨어지는 게 얼마인가?



나는 무표정하게 대답하며 걸음을 재촉했다.


“CI그룹에 다닙니다.”


“어이쿠! 정말 좋은 회사에 다니네- 요즘 핫하다는 케이블 방송국들 꽉 잡고 있는 대기업 아냐? 대단해- 우리 딸이 엄청 예쁘고 서울에 있는 좋은 대학에 다니는데 소개 한번 받아 볼래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 예쁩니까?”


“호호, 예쁘다마다. 우리 딸이 연극영화과에 다니는데-”


그 후로도 한참이나 자식 자랑이 이어졌다.


나는 당장은 여자에 관심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평생 스님처럼 살 생각은 아니라 귀를 기울이며 한 블록을 걸어 올라갔다.


그리고 한강이 정면으로 보이는 잠원한강공원 앞에 있는 [천하] 아파트에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탔다.



뻥 뚫린 엘리베이터 밖으로 보이는 풍경과 눈부신 햇살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아파트 15층에 도달해 문을 열고 보이는 경치도 끝내줬다.


평수는 45평... 작지도 크지도 않은 딱 알맞은 사이즈에 신축 아파트에서 나는 냄새가 기분 좋게 만들었다.


나는 더 이상 고민하지도 않고 결정했다.


“이 아파트로 결정하죠.”


“어이구! 가격도 물어보지 않고?”


“얼마인데요?”


“60억인데... 내가 좀 깎고 싶지만.. 사실 그게 어렵기도 하고... 알다시피 이런 고급아파트는 원래 가격이 정해져 있어요. 대신 부자들이 사는 곳이라 터도 좋고... 구매하면 후회 안하실걸?”


자기가 생각해도 비싸다고 했는지 어떻게든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애쓰는 아주머니를 보며 나는 웃으며 말했다.



“현금은 충분하니까 깎을 필요 없습니다. 대신 최대한 빨리 이사할 수 있게 해주세요.”


“저... 정말로?! 내가 오늘 봉 잡았... 크흠. 음... 그게 아니라 운이 좋았네! 호호호! 이거 우리 딸내미한테 당장 꽃단장하고 오라고 해야 하나? 그나저나 우리 딸내미가 아직 20살 밖에 안 된 새내기인데... 어찌나 예쁘고 예의가 바른지. 아주 개념녀야 개념녀!!”



어쩌면 예비장모가 될지도 모르는 분이라 잠자코 얘기를 듣고 있었지만 조금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음... 근데 저는 39세입니다. 괜찮으시겠어요? 곧 40인데다가 이혼남입니다.”


“좀 많긴 하지만 요즘에 나이차이 그게 뭐 대순가? 한번 갔다 온 게 흠도 아니고, 이렇게 인물 훤칠하고 잘생겼으면 우리 딸 아이도 좋아할 거야. 아이고, 아깝다- 내가 스무살만 어렸어도 어떻게 한번 해보는데. 정말 잘생겼다- 키도 크고! 빨리 소개팅 날짜 잡을 테니, 40 전에 재혼해요! 호호호-”


“.....?”


잠시 후 집 주인을 불러 부동산 거래를 마쳤다.


좀처럼 잘 안 팔리는 고급 아파트를 팔았다고 집주인도 아주 좋아했다.


물론 나도 덕분에 일주일 후 바로 입주할 수 있었다.



근데 재혼... 정말 내가 재혼을 하게 되려나?

영 끌리지 않은데..



**



-쏴아


푹푹찌는 여름인데 계속 비가 내려서 더욱 기분이 불쾌했다.


비가 내리는 저녁 나는 회사일을 마치고 새로 산 아파트에 도착했다.


잘 모르고 계약했는데 이 아파트에는 연예인이 많이 산다고 한다.


엔터회사들과 가까워서 그렇다고 하는데..


그런 것 치고는 평범하다고 생각하며 나는 아파트 주차장으로 구형 벤을 몰고 들어갔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15층에 내려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눌렀다.


-띠리릭


집 안으로 들어가면서 문을 닫는데 가냘픈 손 하나가 쑥- 밀고 들어왔다.



“저.. 저기요.”


무슨 공포영화도 아니고 비에 젖은 하얀 팔이 갑자기 들어와서 문을 막았다.


몸통은 보이지도 않고..



당연히 나는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두 발짝 뒤로 물러났다.


반사적으로 신발장 옆에 놓여있던 긴 우산을 잡았다.



“저... 저기 좀 도와주실 수 있나요?”


“... 누구시죠?”


“저 이 아파트 사는 사람인데요... 지금 더 걷기가 힘들어서...”


뾰족한 우산 끝으로 그녀의 팔을 콕콕 찌르며 물러나게 하려고 했으나, 문고리를 잡고 버티는 여자는 절박했다.


“아야! 아파요...”


작가의말


매일 아침 [08시 25분]에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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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이혼 후 여배우와 계약결혼]에서 제목이 변경되었습니다. 24.09.09 659 0 -
36 36화 재벌가 서자를 손에 넣다 NEW 8시간 전 238 6 11쪽
35 35화 서자의 허점 24.09.18 465 9 12쪽
34 34화 두가지 정보를 들었다 24.09.17 578 11 12쪽
33 33화 세계돌 24.09.16 712 13 12쪽
32 32화 새로운 기회! 24.09.15 714 13 12쪽
31 31화 데이트 24.09.14 890 12 12쪽
30 30화 일발역전 24.09.13 963 12 13쪽
29 29화 키다리 아저씨 24.09.12 1,064 16 13쪽
28 28화 나도 혜정이랑 하면 네번할수 있어! 24.09.11 1,273 16 12쪽
27 27화 오성전자 24.09.10 1,139 17 12쪽
26 26화 히어로 24.09.09 1,322 17 12쪽
25 25화 촬영 시작! 24.09.08 1,434 17 10쪽
24 24화 호텔 24.09.07 1,458 20 10쪽
23 23화 음모 24.09.06 1,576 17 11쪽
22 22화 장인어른 24.09.05 1,675 21 10쪽
21 21화 홈런각 24.09.04 1,715 19 11쪽
20 20화 속초 여행 24.09.03 1,777 21 12쪽
19 19화 잘나가는 사장님 +1 24.09.03 1,909 22 11쪽
18 18화 대물 24.09.02 2,032 22 11쪽
17 17화 기자회견 24.09.02 1,748 22 11쪽
16 16화 투시안경 24.09.01 1,766 23 12쪽
15 15화 내가 다 가지겠다 24.09.01 1,723 24 12쪽
14 14화 스톡옵션 24.08.31 1,723 27 11쪽
13 13화 새로운 인연 24.08.30 1,820 23 12쪽
12 12화 한류스타 24.08.29 1,856 25 12쪽
11 11화 거짓말 탐지기 24.08.28 1,842 24 13쪽
10 10화 100억 투자계약 24.08.27 1,989 25 12쪽
9 9화 살인사건 24.08.26 2,166 2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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