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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군 님의 서재입니다.

괴인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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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군
작품등록일 :
2023.05.10 10:30
최근연재일 :
2024.05.0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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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8,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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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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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84화

DUMMY

- !!!!!


아무도 기대하지 않던 황금문이 열렸다.


5개의 구리문을 모두 열었을 때만 해도 일행은 고생한 보람이 있구나라고 생각했고.


맑은 종소리를 내며 열리는 은색문을 보았을 때는 행운이 따른다고 생각하며 열린 문의 안쪽을 보고 기뻐했다.


상급 던전이 등장한 초기에 비하면 가치가 낮아지긴 했으나 은색문 안쪽의 보물들은 아직도 비싸게 거래되는 것들.


되려 이 많은 양을 풀기가 두려울 정도였다.


상왕을 비롯한 일행 모두 말로하지 않았을 뿐 상당히 만족스러워했다.


그러니 오크가 황금문에 증표를 여태까지처럼 꽂았을 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않았는데 열렸다.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이 문 안쪽으로 향하는 주술사를 보고 당황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일행이 주술사를 따라 황금문 안쪽으로 향했고 문 안쪽은 여태까지 열린 문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이전의 보물고가 압도적인 물량으로 꽉꽉 차 있었다면 황금문 안쪽에는 마치 전시회의 전시품처럼 보물 하나하나가 상세한 설명과 함께 존재했다.


“형. 이거, 이게 왜 여깄지?”


“나한테 묻지마라. 나도 모르니까.”


“이것들 전부 경매에서 비싼 가격에 팔린 후 행방이 묘연해진 것들 같은데요?”


“어떻게 알아?”


“쓸만한 검을 좀 찾아보다가 경매 책자를 봤었으니까. 너무 비싸서 엄두도 못냈지만.”


“블랙마켓과 미다스의 진짜 지배자였기에 가능한 일이군요.”


“하아....”


전시회를 표방하듯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일행은 전시된 보물들을 하나씩 살펴보았다.


던전에서 획득한 특별하고 유일한 것들과 기술자들이 만든 하나뿐인 걸작들이 전시대 위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이것들이 세상에 나오면 문제가 되지 않을까?”


“아마도....”


“경매 물품으로 나온 것들도 있지만 범죄에 연루되어서 사라진 것들도 많아서....”


“이건 피가 묻은 그대로 전시해 놨어요.”


“악취미네.”


“하아.... 응?”


전시된 보물들을 둘러보고 일행이 하는 말에 한숨을 내뱉던 상왕이 고개를 들고 주변을 살폈다.


가장 먼저 황금문 안으로 들어간 자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주술사님은 어디로 가신 거죠?”


“그러네?”


일행이 멈춰선 장소는 입구 근처.


쭉 이어진 전시대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았고 그 하나하나가 시선을 빼앗고 걸음을 붙잡을 보물들이다.


그런데 주술사는 일행의 시야에 보이지 않았다.


“여기 있는 물건들에 시선도 주지 않고 더 안쪽으로 향했다고?”


“참 이상한 능력자야.”


“수상한 점이 있긴 하죠.”


“미다스에서 황금패를 막 퍼주지는 않을텐데 그걸 가지고 있던 것도.”


“황금패가 증표라는 것을 확신하듯이 행동했지.”


“무언가를 더 알고 있는 걸까요?”


이제서야 떠오르는 주술사의 행동들.


“...저희도 가죠.”


일행의 생각이 깊어지기 전에 나온 상왕의 한마디.


일행은 그 말에 멈췄던 걸음을 옮겼다.


안쪽으로 향할수록 더 눈길을 사로잡는 보물들에 정신이 빼앗기지 않게 유의하며 걷길 한참.


지금까지의 화려함은 장난이었다는 듯 더욱 화려하게 치장된 장소에 멈춰있는 주술사의 등이 보였다.


주술사가 일행 쪽으로 시선을 주었다가 보석과 마석으로 치장된 장소로 들어갔다.


“기다린 건가?”


“글쎄다.”


“여기 치장된 보석하고 마석만 가져다 팔아도 돈 걱정은 없겠는데요.”


“그보다 빨리 따라가죠.”


“여기가 제일 중요한 것 같으니까요.”


“....”


주술사를 쫓아 미친듯이 화려한 장소에 발을 디딘 일행은 그들도 모르게 흩어졌고.


- 달그락


정신을 차린 것은 전시대의 유리가 열리는 소리가 들려와서였다.


“?”


“어....”


“손에 검은 왜 들고 있냐?”


“넌 왜 건틀렛 끼고 있는데?”


“우리가 언제 떨어졌죠?”


“이게 무슨...?”


소리와 함께 정신을 차린 일행들은,


너덜해졌던 옷 대신 옅은 황금빛이 도는 옷, 호박색 보석이 박힌 브로치 그리고 그것들과는 굉장히 어울리지 않고 이질적인 회색 반가면을 쓴 상왕.


화룡를 형상화한 듯한 붉은색 금속 목걸이와 주황색 코트를 입은 장한철.


붉은 빛이 도는 투명한 면사포가 달린 베일과 피닉스를 형상화한 목걸이를 착용한 연화.


눈에 띄게 냉기를 뿜어내는 건틀렛과 얼음을 깎아 만든 듯한 갑주를 입은 김진태.


새까만 한쌍의 장갑을 낀 채로 전격이 번뜩이는 검을 든 전유린.


메고 있던 대도와 같은 형상이지만 절대 같지 않은 흉흉한 느낌의 대도의 손잡이를 잡고 있는 조연무까지.


빈 전시대 앞에서 전시대에 있던 것이 분명한 보물을 착용한 상태였다.


그렇게 서로의 모습을 보며 당황한 일행이 무슨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동안 전시대의 유리를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 탁!


일행이 소리의 진원지로 시선을 향하자 마치 일행에게 딱맞춤 장비를 착용한 일행과 달리 작은 원반을 든 주술사가 보였고.


“난 이것을 가져가겠다.”


주술사가 입을 연 것도 그때였다.


“혹시 반대하는 자가 있나? 그렇다면....”


이어진 주술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니요. 없습니다.”


“뭐, 상관없지 않나?”


“우리도 어째서인지 각자에게 맞는 장비를 얻은 것 같고....”


“저도.”


“이상하긴 한데 뭐....”


“이곳의 물건뿐만 아니라 이곳까지 오면서 전시대 물건 중에서도 필요한 것이 있다면 가져가시죠, 주술사님.”


일행은 수락했다.


상왕은 오히려 더 많은 보물을 가져가라고 말했지만 주술사는 거절하듯 고개를 흔들더니 밖으로 향했다.


일행이 그 뒤를 따라 황금문 밖으로 나가자 주술사는 원래의 목적을 위해 떠나겠다 선언했고.


일행이 보물의 분배 등을 이유로 붙잡으려했지만 상왕에게 거래를 상기시킨 후 떠나버렸다.



************



문 안쪽을 가리키던 노신사가 허리를 피며 완전히 열린 황금문으로 들어간다.


회색기운이 만들어낸 노신사를 따라 현무도 따라 움직였다.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황금문이 열린 일에 일행들이 놀라는 사이에 문앞까지 간 현무에게 오크 모습의 환수가 말을 걸었다.


“...그 자가 기다리던 자였군.”


“....”


“가장 안쪽의 13번째 물건. 그 자가 그대를 위해 준비한 것이다.”


- 끄덕.


따라오라는 듯 손짓하는 노신사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환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안쪽으로 향했다.


- 뭐야?!


- 왜 열리는데!


- 주술사는 왜 저리 당당히 들어가?!


뒤에서 정신을 차린 일행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황금문 내부에서 울리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듯 걸어가는 노신사에게 집중했다.


‘젊군.’


노신사라고 하지만 기억 속의 ‘그레이맨’과 비교하면 젊은 모습.


다른 보물고보다 더욱 공간을 비튼듯 길게 이어진 장소를 따라 걷는다.


화려한 치장의 수많은 전시대 위에는 회색 보물로 유명했던 것들이 보였으나 어차피 현무가 사용할 수 있는 물건도 아니었기에 눈앞의 노신사에게 집중했다.


따라오라는 듯 걷다가도 마치 이 물건이 어떠냐는 듯 전시대를 오가는 회색기운이 만들어낸 노신사.


그런 행동을 무시하고 앞으로 걸어가면 금세 앞에 나타나 웃는다.


‘후우....’


살짝 생긴 짜증을 숨과 함께 뱉어낸다.


진짜도 아니고 남겨진 기운이 만든 형상, 이미 죽은 자의 장난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며 걸어갔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하고 현무를 아는 듯이 행동하는 지는 남겨둔 물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거다.


‘장난을 잘 쳐도 그 끝에 확실한 정보를 줬으니까.’


장난이란 이름의 복수.


그레이맨은 자신의 복수에 현무를 이용했고.


현무는 이용당하는 것을 알면서도 그에 어울려 빌런과 사이비들을 죽였다.


그 대가가 정보였기에.


‘묻지도 않는 것은 잘도 떠들면서 정작 필요한 정보는 장난에 어울리지 않으면 주지 않았지.’


죽 늘어선 전시대 전체에 부여된 ‘현혹’.


하나하나는 느끼기도 힘들정도로 미약하지만 시선을 줄수록 강하게 붙잡는 힘.


기초적인 부여만이 가능한 현무와 달리 조건과 상황을 ‘부여’하고 서로 맞물리도록 발동시키는 것은 그레이맨의 특기였다.


‘이것도 장난의 하나겠지.’


가장 안쪽에 도착했을 때 상왕 일행이 무언가에 홀린듯 전시대로 향해 물건을 착용하는 것도 그런 장난일 거다.


일행이 이상행동을 보이는 동안 현무는 눈앞의 전시대와 회색 노신사를 번갈아 보았다.


어서 열어보라는 듯이 손짓하는 노신사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전시대 위의 작은 원반.


보물고의 문처럼 무언가를 끼워넣을 수 있는 홈이 있는 원반.


그리고 원반의 홈은 현무가 가진 물건의 모양과 일치했다.


‘역시 모두 준비된 거다. 어떻게 이 모든 것을 준비한 것인지는 이 원반에 담겨 있을거고.’


손을 뻗어 전시대의 유리를 열자.


앞에서 미소 짓던 회색 노신사가 원반으로 스며들듯 사라졌고 다른 손에 들고 있던 옥 브로치가 저절로 홈에 들어갔다.


동시에,


“오랜만일세. 아니, 아니군. 지금은 처음 보는 사이지.”


주변의 풍경은 어느새 고풍스런 가구로 꾸며진 집무실로 변했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네는 지금 괴물이 되었나, 괴물 친구? 아닌가? 여기까지 왔다면 제정신일테니.”


“아, 대답할 필요는 없네.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신기하지? 신기할거야. 그렇지? 크크크.”


집무실 책상에 앉아 현무가 서 있는 방향을 향해 떠드는 자.


현무에게 대놓고 괴물이라 부르는 이.


장난기 가득한 얼굴의 노년의 남자, ‘그레이맨’.


‘....’


“예전, 아니지. 이거 자꾸 헷갈리는군. .... 그냥 전생이라고 할까? 그게 좋겠어. 그래, 전생에서 자네에게 한 말이 있지? 돈이 썪어 넘칠 정도로 있는 자들의 행동에 대해서 말이야.”


“자신들이 가진 부와 권력을 영원히 누리고 잃지 않기 위해 벌이는 한심한 행동들 말일세.”


“전생에서는 나는 스스로를 빼고 말했지만 그렇지 않네. 나도 그들도 똑같은 인간이었다는 거지. 크크크!”


“현생에서도 마찬가지일세. 두 딸에게 일을 떠넘기고 여유가 생긴 나는 미래가 궁금해 미칠것 같더군!”


종말이 선언된 세상에서 뒷세계의 정점에 선 남자의 이야기.


튜토리얼에서도 질리도록 들었던 이야기였으나 차이점이 있다면.


“‘오라클’에 대해서는 지금의 자네도 잘 알겠지? 그들이 과거, 현재, 미래를 본다고 큰 소리치지만 헛소리라는 것도.”


“그래도 완전 거짓은 아니라네. 이미 지나간 과거는 충분한 대가를 치르면 거의 볼 수 있고 현재도 어느 정도 특정해서 볼 수 있거든.”


“문제는 미래지. 그들이 본다는 미래는 언제나 종말뿐이지. 개인으로 특정해서 봐도 말이야.”


“그래도 심심풀이로는 재미있다네. 그런데 어느날처럼 심심풀이로 ‘오라클’을 통해 미래를 보고 잠든 날 꿈을 꾸었지.”


“‘오라클’에서 제대로 말해주지 않던 미래, 아니 전생의 일들이었지.”


처음에는 미래에 대해 너무 들은 나머지 그런 꿈을 꾸었다고 생각했으나 그 내용을 곱씹을수록 이상함을 깨달았다고 한다.


“특히 자네가 제일 이상했지, 괴물 친구! 하하하! 그것이 꿈일지라도 내가 친구라고 부르는 존재가 있다니!”


“그래서 내 지위가 흔들릴 정도의 제물을 사용했네.‘오라클’이 전력으로 내 궁금증을 풀 수 있을만한 제물을.”


튜토리얼에 대한 꿈을 꾸고 그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한 그레이맨.


“별로더군.”


“억지로 유쾌한 척하면서 복수를 위해 세상을 떠도는 삶이란....”


“그래서 계획을 세웠네.”


상왕이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계획한 그레이맨.


“자네가 레인과 합류할 수 있을지는 솔직히 도박이었네. ‘오라클’이 전력으로 능력을 사용해도 자네만은 보지 못하거나 보더라도 미쳐버렸으니까.”


“그래도 이 원반이 작동했다면 자네가 레인을 도와 보물을 얻었다는 이야기겠지.”


“그러니 감사를 전하지. 그때 하지 못한 감사를.”


“그리고 선물도 남겼네. 레인이 없는 곳으로 가서 이런식으로 원반에 마력을 넣어보게. 마음에 들거야, 크크크크!!!”


그 말을 끝으로 풍경이 다시 변했다.


저도 모르게 착용한 장비에 웅성거리고 있는 일행이 있는 장소로.


희미한 마력을 품고 있던 브로치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져 있었다.


- 탁!


원반을 꺼내고 전시대의 유리를 원상태로 돌리자 이쪽을 향해 일행의 시선이 몰렸다.


그들에게 원반의 소유권을 요구하자 별다른 거부는 없었다.


오히려 황금문 안에 있는 다른 보물들까지 권하는 것을 거절하고 밖으로 나갔다.


현재 상황에 대한 의문이 풀리고 무엇인지 모를 선물까지 얻었다.


‘‘꿈’이라....’


종말이 가까워진 지금 그레이맨이 그런 꿈을 꾼 것이 정말 우연일까?


과연 ‘그레이맨’에 한정된 일일까?


만약 튜토리얼의 기억을 다른 이들도 꿈으로 본다면?


새로운 의문을 얻은 채 현무는 상왕 일행을 떠났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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