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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뒹또

[개정판] 아라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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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데뒹또
작품등록일 :
2024.02.19 10:46
최근연재일 :
2024.06.10 23:40
연재수 :
81 회
조회수 :
4,717
추천수 :
124
글자수 :
456,600

작성
24.02.28 20:00
조회
66
추천
3
글자
10쪽

[2장: 생존] 감옥 (3)

DUMMY

<박준>


“돌입.”

박준이 무전기에 대고 말했다. 그리고는 중앙계단 방화문을 열고 4층으로 진입한다. 박준은 눈앞에 보이는 감염자들의 수를 센다. 어림잡아 10마리가 넘는다. 이내 그 감염자들은 박준을 발견하고는 일제히 달려들기 시작한다. 이에 박준은 그저 덤덤하게 방화문을 닫아 출구를 차단한다.


강민엽은 앞으로 벌어질지 모르는 감염자들과의 전투를 대비해 새로운 대처방법을 고안해 냈었다. 그것은 바로 감염보호복이었다. 감염자들은 입으로 물어뜯어 기생물을 전파시킨다. 그 말은 물어뜯기지만 않으면 감염을 피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강민엽은 빈 집들을 수색할 때 감염자의 치악력을 버텨낼 수 있을만한 의류와 장비들을 눈에 보이는 족족 모아 왔었다.


그렇게 박준은 감염보호복을 착용하기 위해 창고집으로 향했다. 일단 내의와 내복 먼저 입은 후 두꺼운 양말을 정강이까지 올려 신는다. 목폴라티를 입고 바라클라바와 목토시까지 착용한다. 그 위에 특수부대 군복을 입고는 질긴 소재의 청바지를 덧입는다. 전술 장갑을 착용한 손에 커다란 스키 장갑을 덧끼고는 카라가 높은 패딩을 입는다. 전투화를 견고하게 착용하고 손목과 발목을 테이핑 해 빈틈을 없게 만든다. 그리고 오른손에 쿠크리나이프를 단단히 쥐고는 절대 놓치는 일이 없도록 테이프를 두껍게 둘러 감는다. 마지막으로 풀페이스 바이크 헬멧을 집어 쓰고는 집을 나왔다.


그렇게 박준은 달려드는 감염자들에 의해 일제히 둘러싸인다. 그것들은 제마다 입을 크게 벌려 박준을 물어뜯기 시작한다. 그러나 소용없다. 방어구는 뚫리지 않는다. 성공이다. 하지만 아직 안심할 수는 없었다. 당장은 문제가 없더라도 계속해서 피해가 누적된다면 언젠간 뚫릴 수도 있다. 게다가 물어뜯기지만 않는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눈앞에 있는 흉폭한 감염자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금 감염자들이 몸부림치는 힘은 어마어마했다. 나이프를 들고 있는 손을 움직이기가 쉽지 않을 정도였다. 이 정도면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아마 진작에 깔려 압사당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박준은 절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박준은 키 198cm, 몸무게 137kg라는 무지막지한 체격을 지니고 있다. 안 그래도 타고난 장사인 그는 끝없는 노력을 더해 막대한 힘을 길러왔다. 그런 그의 힘이 어느 정도 되는지 대략적으로 측정된 적이 한 번 있었다. 이전에 비공식 합동 군사훈련에 펼쳐졌을 때였다. 당시 훈련장에서 군인들끼리 자연스럽게 리프팅 경쟁이 벌어졌었다. 그때 박준은 벤치프레스와 스쿼트, 데드리프트 모두 각각 340kg의 무게를 가뿐히 들어 올렸었다. 이 당시 그가 더 높은 무게를 시도하지 않고 거기서 멈췄던 이유는 그게 박준의 한계였기 때문이 아니다. 더 이상 낄 수 있는 원판이 없었고 또한 이 정도만 들어도 이미 그를 이길 상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의 진정한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런 박준이 온 정신을 집중한다. 다리를 바닥에 단단히 고정시키고는 하체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힘을 이용해 그에게 붙어있는 감염자들을 있는 힘껏 밀어낸다. 감염자들은 점점 밀려나기 시작한다. 박준은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을 이용해 나이프를 쥔 손을 들어 올리고는 감염자의 머리를 향해 사정없이 내려친다. 워낙 힘이 육중해 칼로 벤다는 느낌보다는 짓이겨 뭉개는 느낌이다. 그렇게 감염자의 머리를 박살낸 순간 힘의 균형이 어긋나 다시 벽 쪽으로 밀려난다. 이에 박준은 재차 온 힘을 다해 감염자들을 밀어내고 머리에 나이프를 내리꽂는다. 다시 밀려난다. 그런 식으로 밀쳐내고 내리치고 밀쳐내고 내리치는 걸 반복해 하나둘 처리해 나간다.


이제 여섯 마리 남았다.

감염자들의 수가 줄어들자 힘싸움이 어느 정도 수월해진다. 그 순간이다. 나이프의 조준이 빗나가 감염자의 쇄골에 꽂혔는데 그대로 박혀서 걸려버린다. 빼내보려고 하지만 지금 상태로는 자세가 제대로 안 나와서 도무지 빼낼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남은 왼손만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렇게 박준은 왼팔을 빠르게 당겨 붙어있던 감염자를 뿌리치고는 그대로 잽싸게 목을 잡아버린다. 그 상태에서 있는 힘껏 조른다. 다른 감염자들의 거친 몸부림을 무시하고는 바위처럼 꼼짝 않고 서서 손아귀에 온 힘을 집중한다. 그대로 감염자의 목이 분질러진다. 그렇게 움직임이 사라진 감염자를 내려놓는다. 마침내 왼팔을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졌다. 그 순간 박준은 앞에 있는 감염자들의 얼굴을 향해 사정없이 주먹을 날린다. 푹신한 스키장갑임에도 충격이 묵직하게 전해진다. 주먹에 맞은 감염자들을 그대로 뒤로 나자빠진다. 이제 제대로 자세를 취할 수 있게 되었다. 감염자의 멱살을 붙잡고는 힘을 줘 나이프를 빼낸다. 그리고 그대로 내려쳐 머리를 두 동강 낸다.


이제 네 마리 남았다.

가장 먼저 달려오는 감염자를 발로 차 날려 보낸다. 그다음 달려오는 감염자에게는 나이프를 휘둘러 모가지채 날려버린다. 그 사이 다른 두 마리의 감염자가 달라붙는다. 가뿐하게 떨쳐내고는 나이프를 휘둘러 모두 쓰러뜨린다.


한 마리 남았다.

포기하지 않고 달려오는 감염자를 박치기로 쓰러뜨린다. 그대로 올라타 양손으로 파운딩을 하기 시작한다. 주먹의 밑부분으로 망치질하듯이 사정없이 내리친다. 그렇게 잠잠해진 감염자에게 마지막으로 나이프를 꽂아 넣어 마무리한다.


박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쓰러져있는 감염자들에게 다가가 하나하나 확인 사살을 한다. 그렇게 모든 작업이 끝난 그는 시체들 사이에 우두커니 서서 거친 숨을 몰아쉰다. 그의 몸은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박준은 복도 쪽 방화문으로 다가가 문을 두들긴다.

“상황 종료.”




















<강민엽>


“안 눌렀어요. 진짜 안 눌렀습니다.”

“솔직히 말해.”

“진짜 아닙니다. 제가 미쳤다고 그런 짓을 합니까?”

강민엽은 한 시간 가까이 류석훈을 심문하고 있다. 그러나 류석훈은 본인의 범행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몰래 14층으로 올라와 엘리베이터를 사용한 것까지는 맞지만 본인은 절대 엘리베이터를 1층으로 내려보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분명 탑승했을 때 1층 버튼이 눌러져있지도 않았고 누른 적도 절대 없다고 한다.


“그러면 엘리베이터가 혼자 알아서 내려갔다고?”

“그건 저도 모르죠, 선생님. 아니 만약에 누군가 눌렀다면 그 감염된 사람들이 누른 거겠죠. 상식적으로 제가 왜 그런 짓을 합니까.”

류석훈은 말했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틀렸다. 감염자가 눌렀을 리는 없기 때문이다. 그것들에겐 엘리베이터를 호출할 정도의 지능이 없다. 애초에 문고리 하나조차도 돌릴 줄 모른다. 물론 그렇다고 아주 불가능하다고 확신할 수도 없긴 하다. 어슬렁거리다 우연히 눌렀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때 임지훈이 들어온다.

“준비됐습니다.”

강민엽은 고개를 끄덕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대로 류석훈을 데리고는 1406호로 향한다. 집 안으로 들어가서 류석훈을 작은 방에 집어넣는다. 그리고는 그대로 문을 잠근다. 그렇다. 이곳은 감옥이다.


강민엽이 류석훈을 끌고 와 심문하는 동안 임지훈과 박준이 1406호의 작은 방을 감옥으로 개조하는 작업을 했다. 작은 방은 감옥으로 사용하기에 아주 적합했다. 크기가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았으며 복도 쪽으로 난 창문을 통해 외부에서 감시하기도 용이했다. 또한 음식물을 투입하기도 수월하다.


그렇게 개조된 작은 방의 문에는 빈 집에서 뜯어온 도어록이 설치되어 있었고 창문은 거꾸로 달아서 외부에서 잠그고 열 수 있게 되어있었으며 철창은 절대 뜯어지지 않도록 나사가 잔뜩 박혀있었다. 그리고 감옥 안에는 오직 이불과 베개, 선풍기 그리고 접이식 식탁만이 놓여있다.


오랜 시간 심문을 한 결과 확실히 류석훈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는 의도적으로 엘리베이터를 1층으로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그건 중요하지 않다. 지금 중요한 것은 류석훈이 규칙을 어겼고 그로 인해 큰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자칫하면 모두가 목숨을 잃을 뻔했다.


엘리베이터를 사용한 것은 어찌 보면 사소한 일같이 보이지만 지금 같은 특수한 상황 속에서는 이런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큰 피해를 야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게 놔둬선 안된다. 그 누구도 규칙을 쉽게 여기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렇기에 규칙을 위반하면 반드시 대가가 따른 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줘야 했다. 그래서 감옥을 만들었다.


“아니 이게 대체 뭡니까?”

류석훈이 창문을 통해 외쳤다.

“감옥입니다.”

임지훈이 답했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 문 열어요!”

“향후 처분이 결정될 때까지 여기서 생활하시면 됩니다.”

“뭐? 아니 당신들 제정신이야? 미쳤어?”

그 순간이다. 강민엽이 철창 사이로 손을 뻗어 류석훈의 멱살을 거칠게 잡아당긴다.

“운 좋게 아무도 안 다친걸 감사히 여겨. 아니었으면 이 정도로 안 끝났을 테니까.”

이에 류석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눈을 내리깐다. 강민엽은 그렇게 한참을 노려보다가 이내 멱살을 놔준다. 그리고는 창문을 닫아 잠근다.


그렇게 아라그린 아파트에서의 첫 수감자가 탄생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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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3장: 결전] 구원 (2) 24.05.30 22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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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3장: 결전] 의지 (4) 24.05.24 21 1 11쪽
71 [3장: 결전] 의지 (3) 24.05.22 21 1 14쪽
70 [3장: 결전] 의지 (2) 24.05.18 1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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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3장: 결전] 반란 (7) +1 24.05.08 29 1 15쪽
66 [3장: 결전] 반란 (6) 24.05.07 25 1 13쪽
65 [3장: 결전] 반란 (5) +1 24.05.07 28 1 11쪽
64 [3장: 결전] 반란 (4) 24.05.06 25 1 15쪽
63 [3장: 결전] 반란 (3) 24.05.03 21 1 14쪽
62 [3장: 결전] 반란 (2) 24.05.02 27 1 14쪽
61 [3장: 결전] 반란 (1) 24.05.02 27 1 13쪽
60 [3장: 결전] 살인 사건 (4) 24.05.01 26 1 14쪽
59 [3장: 결전] 살인 사건 (3) 24.04.30 24 1 9쪽
58 [3장: 결전] 살인 사건 (2) 24.04.29 29 1 12쪽
57 [3장: 결전] 살인 사건 (1) 24.04.28 32 1 11쪽
56 [3장: 결전] 배신자 (4) 24.04.27 27 1 15쪽
55 [3장: 결전] 배신자 (3) 24.04.26 29 1 11쪽
54 [3장: 결전] 배신자 (2) 24.04.23 31 0 14쪽
53 [3장: 결전] 배신자 (1) 24.04.22 3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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