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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낭구 님의 서재입니다.

무적마존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소낭구
작품등록일 :
2019.08.06 22:37
최근연재일 :
2020.03.23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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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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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9.08.2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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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강호풍운 (2)

DUMMY

소림사의 방장실에는 고뇌에 찬 장문인 백혜대사가 좌정하고 있고, 맞은편에는 장경각주 백흥대사와 장로원의 장로들이 무거운 표정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생사평에서 우리 제자들과 장로님들까지 몰살당해 버렸으니 이제 사태가 너무 위중하여 다음 대책을 상의하고자 모이라고 한 것이니 의견들을 말씀하시오.”


장경각주 백흥대사는 백혜대사가 말을 마치자 침통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사태가 점점 커지고 있소이다. 우리 소림이 무림맹을 탈퇴하고 나서 첫째 행사에서 고개를 들 수 없는 참패를 당했으니 달마동을 열어야 할 것 같소.”

“백수사형의 제자인 일연이 달마동에 들어가 각선사숙께 사사한지 팔년이 되어가고 있으니 지금쯤은 각선사숙의 진전을 이었을 듯싶습니다. 일연을 출관시키고 우리 장로원의 장로들도 더욱 제자들을 수련시켜 앞날을 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약당에 일러 대환단과 소환단의 제조에 더욱 박차를 가하라고 하고, 출행나간 제자들은 모두 귀환시켜 연무동에서의 수련에 집중시키시오. 앞으로 당분간 외부출입을 금하고 내실을 다져놓고 정세를 지켜봅시다.”


백혜대사의 말을 이어 장경각주 백흥대사가 다시 말을 이었다.


“신임 계율원주에 임명된 백료사제에게 빨리 후임 십팔나한을 선임하게 하고 그들에게 우리 장로원의 집중지도를 받게 하는 것도 일책이 될듯하오.”


백혜대사가 결론을 냈다.


“상황이 급박하니 그렇게 하겠소. 모든 제자들을 단련시키며 개방과 연계하여 상황을 대비합시다.”



*



십만대산의 아득한 절벽위에 자리잡은 마교의 총단 깊은 곳에서 괴소가 흘렀다.

붉은 눈을 번뜩이며 마교교주 척광효가 맞은편에 부복하고 있는 주작전주인 소면광마 옥재봉에게 물었다.


“생사평에서 천마의 후인이 소림의 장로들과 십팔나한에 더하여 연무동에서 나온 다섯 놈까지 싹 죽였다지?”


소면광마 옥재봉은 웃는 얼굴로 무수한 강호의 고수들을 죽여 온 희대의 살인마였으나, 지금 마교교주 척광효의 앞에서는 고양이 앞의 쥐 모양으로 납작 엎드려 고개도 들지 못했다.


“그렇습니다. 생사평의 대결에서 천마의 제자가 일방적으로 이기고 나자 모여 있던 마도인들이 그날 밤 악양의 무림맹 지부를 급습해 전멸시키고 정파 쪽의 거들먹거리던 떨거지도 정리해버렸다고 합니다.”

“우하하하! 잘되었다. 잘됐어. 이야말로 남의 손을 빌어 코 푸는 격이 되었구나.”

“마도인들이 용천방에서 회합을 가진 후에 천마의 후인이 주축이 된 천마성이라는 단체에 많은 수가 가입을 하고 그에게 무적마존이라는 외호를 지어주었다고 합니다.”

“네가 생각하기에는 그자의 다음 행보가 어찌될 것 같으냐?”

“아무래도 무림맹과 대립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그자의 사부인 천마가 무림맹의 합공으로 무림맹에 사로잡혔다가 소림사의 금마동에 갇혔으니 틀림없이 무림맹과 소림을 원수로 여겨 복수를 하고자 할 것입니다.”

“중원의 우리 교도들에게 일절 그자와의 충돌은 피하도록 교령을 내리거라. 당분간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

“지당하신 분부입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어제 들어온 소식 중에 혈영대제라는 녹림의 아이가 장강수로맹의 심홍이라는 놈과 함께 무한의 무림맹 총단을 습격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던데?”

“예! 속하도 알고 있었습니다. 소림과 아미, 개방의 세 곳의 대문파가 탈퇴를 선언하고 빠지면서 무림맹에 나가있던 자기들 제자들을 모두 귀환시키는 바람에 지금의 무림맹은 과거의 전력에 크게 못 미치는 형세인지라 이번에 역공을 해보려는 것 같습니다.”

“천지사방에서 이놈저놈이 날뛰니 아주 가소로운 일이다. 당분간 사태를 지켜보다 이놈들이 양패구상을 하면 우리가 한꺼번에 싹 쓸어버리고, 중원에서 우리 명교가 다시 한번 크게 융성하게끔 하자꾸나. 너는 중원각지에 나가 있는 우리의 간세들이 보내는 정보를 잘 취합해서 앞으로의 우리 행보를 짜 보거라.”


소면광마가 척광효의 명을 받들고 물러나고서도 교주실에서는 한동안 척광효의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천마의 후예라··· 하하하! 점점 재미있게 되는 구나. 와하하하..”



*



며칠 후 악양의 열래객잔 앞에 네 필의 말이 이끄는 육중한 마차를 중년의 텁석부리 장한의 마부가 세우고 있었다.

용천방의 방주 하후상의 장남인 구룡검 하후용덕이었다.

사십 중반의 나이에 이르렀고 타고난 신력과 구룡검법으로 근동에 이름이 떠르르했으나 하후상의 명령을 받아 악철군의 마부로 강호행을 하려고 온 것이다.

열래객잔의 후원에는 악철군이 하후상과 마주 앉아있었다.


“제 자식이 무능하나 다소간의 검술에 조예가 있고, 젊을 때에 많은 곳을 돌아다녀 강호물정에도 밝으니 마존께서 편하게 부리십시오.”

“알겠소. 일단 북으로 올라가 태원에서부터 중원을 종단하려하니 하방주는 천마성 건축에만 최선을 다해주시오.”


이야기를 마치고 악철군이 밖으로 나와 마차에 오르고 열래객잔을 떠나자 잠시 후 곳곳에서 전서구들이 날아올랐다.

열래객잔 주위에는 중원 뿐 아니라 마교나 묘강, 세외 세력들까지 곳곳에서 은밀하게 악철군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마차에 앉아있는 악철군은 만감이 교차했다.

고아에 거지로 출발해서 우여곡절 끝에 마도를 대표하는 자리까지 왔으나, 이제부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선 마도를 통일하고 진심으로 나를 따르게 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용덕! 섬서성을 거쳐 태원으로 올라갔다가 하북성으로 돌아서 남행을 할 것이다. 너는 내가 만나야 할 우리 마도 세력이나 각지를 통과하며 우리 마도와 대립하는 세력, 또 무림맹의 지부가 있는 곳을 내게 알려라.”


하후용덕은 마차를 몰고 있던 중에 바로 귓가에서 이야기하듯 들리는 악철군의 말소리에 바로 대답했다.


“예! 잘 알겠습니다. 우선 섬서에 들어가면 우리 마도의 자랑인 화염신군의 화염보가 있습니다. 주군께서 꼭 만나보셔야 할 것 같으니 일단 그곳으로 향하겠습니다.”

“한가지 알려두겠다. 너는 마차가 가는 곳에 무림맹의 지부나 무림맹과 밀접한 유대관계가 있는 유력한 방파가 있으면 마차를 세워라. 차근차근 정리하며 올라갈 것이다!”


악철군의 광오한 말에 평소에 말이 적고 진중한 성격의 하후용덕이었으나 가슴에서 격정이 끓어올랐다.


“주군! 섬서에는 종남파와 화산파가 오랜 세월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저희가 태원으로 가다보면 다 지나치게 되어있는데 어떻게 할까요?”

“산이 넓다. 그들이 지형적으로 유리하니 쉽게 처리할 수가 없어. 천마성이 완공되고 나면 전열을 정비하여 한 번에 정리해야지···. 이번에는 그냥 지나친다.”


한사람이 수백 년 전통의 명문대파를 이리 손쉽게 이야기 하다니 듣던 사람들이 게거품을 물을 일이지만 하후용덕에게는 악철군이 신이었다.

젊었을 때 강호를 누비다가 화산파의 일대제자에게 일검을 맞은 빚이 있었으나 이제 빚 갚는 날이 가까이 온 것이었다.


“주군! 저희가 악양을 출발하고 나서부터 조금 거리가 떨어져 있지만 따라오는 마차가 있고, 말이며 경공으로 따르는 인원도 제법 되는 것 같습니다.”

“알고 있다. 신경 쓸 것 없다.”

“앞에 괜찮은 객잔이 있습니다. 주군께서 출발하신지가 시간이 좀 지났으니 식사를 하고 가실까요?”

“급한 일이 없다. 좋은 음식을 먹는 것도 낙중의 하나이니 자네는 마차를 몰다가 풍광이 좋은 곳이나 음식이 소문난 객잔을 만나면 들리면서 가도록.”

“알겠습니다.”


악철군에게는 어려서부터의 배고픔이 가장 쓰라린 기억이었으므로 금마동에서 나온 이후로는 가장 즐거운 낙중의 하나가 식도락이었던 것이다.

육중한 사두마차가 객잔 앞에 서자 점소이가 쪼르르 뛰어나왔다.


“어서 오십시오! 말여물을 준비할까요?”


하후용덕은 마차가 서자 마부석에서 몸을 날려 착지한 후 공손한 자세로 마차의 문을 열었다.


“들어가시지요.”


악철군은 별로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은지라 방갓을 눌러쓰고 마차에서 내려 객잔으로 들어섰다.

꽤 큰 객잔에는 점심시간인지라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먹고 있었다.

점소이에게 마차를 맡긴 하후용덕이 객잔 귀퉁이의 한적한 자리로 악철군을 안내했다.

악철군과 하후용덕이 자리에 앉자마자 계산대에 있던 주인이 급히 와서 만류했다.


“죄송합니다. 헤헤··· 이곳은 예약이 되어 있으니 저쪽으로 자리를 옮겨주시지요.”


악철군이 이미 앉아있는데 말을 들을 하우용덕이 아니었다.


“쓸데없는 소리 말고 주문이나 받게. 여기에서 잘하는 요리가 무엇인가?”


주인이 두 사람을 살피니 무인 같은지라 어렵게 다시 입을 떼었다.


“무사님들··· 곧 혼원보의 무사들이 식사하러 오실 테니 번거롭더라도 자리를 옮기시지요.”


하후용덕이 자기가 앉아있는 탁자의 한 귀퉁이를 손으로 잡자 마치 칼로 잘라낸 듯 반듯하게 잘라졌다.


“계속 주절거리면 자네는 오늘 저녁을 못 먹을 것이다.”


객잔의 주인도 눈치는 있는지라 주춤거리며 굽실거리더니 쏜살같이 계산대로 돌아가 버렸다.

주인의 지시를 받은 점소이가 쭈빗거리며 다가갔다.


“무엇을 드실까요?”

“너희가 잘하는 요리를 쭉 대보거라.”

“네. 저희는 잉어찜과 튀긴 오리, 만두, 얇게 저민 돼지고기를 기름에 튀기고 양념을 올린···”


악철군이 나즈막히 말했다.


“튀긴 오리와 잉어찜. 백주 한 병.”


한참 하후용덕에게 음식을 읊어대던 점소이가 갑작스런 악철군의 말을 듣고 눈을 멀뚱이 뜨고 하후용덕을 바라보자 하후용덕이 나즈막히 으르렁거렸다.


“뭣 하느냐? 듣지 못했어?”


화들짝 놀란 점소이가 주방으로 달려갔을 때 시끌벅적하며 다섯명의 무인이 객잔에 들어서더니 주인에게 다가가 외쳤다.


“조금 늦었네! 우리 자리를 어디로 준비했나?”


주인이 쩔쩔매며 하후용덕을 가리키며 핑계를 대자 두 명의 무인이 악철군이 앉은 자리로 오더니 인상을 쓰며 말했다.


“어이 친구들! 이 자리는 우리가 예약을 해 놓은 곳이니 빨리 다른 곳으로 옮겨!”


말을 마치자마자 하후용덕이 검을 뽑지도 않고 검집으로 떠들던 장한의 입을 후려쳤다.


“아이쿠” 비명소리와 함께 떠들던 장한이 입을 쥐어싸며 주저앉았으나 이미 앞니들은 입 밖으로 옥수수 알갱이처럼 튀어나갔고 피범벅이 되어 있었다.

같이 왔던 또 하나의 무인이 깜짝 놀라 검을 뽑으려는 순간 하후용덕이 번개처럼 휘두른 검집에 오른쪽 어깨를 맞고 뒤로 밀려나 상을 부수며 쓰러져 버렸다.

순식간에 두 명의 무인이 쓰러져버리자 계산대에서 바라보고 있던 나머지 세 명의 무인이 검을 뽑아 들고 하후용덕을 덮쳐왔다.


“이놈이! 여기가 어디라고···.”


하후용덕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악철군을 향해 공손히 인사를 하고 나서 몸을 돌려 구룡검을 달려들던 세명에게 펼쳐냈다.

눈 깜짝할 새였다.

달려들던 세 명의 무인은 꿈틀거리는 듯한 구룡검이 스쳐가는 순간 화끈한 통증을 느끼고 각각 일검씩을 맞고 쓰러져 버렸다.

객잔 안에서 한참 시끄럽게 점심을 먹고 있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하후용덕이 쓰러진 자들을 향해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


“안 죽을 만큼 맛을 보여주었다. 당장 너희 일행들을 데리고 꺼지지 않는다면 다음에는 꼭 죽을 것만큼만 맛을 보여주마.”


하후용덕의 놀라운 일검을 맛본 무인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끙끙거리며 서로 부축을 하며 객잔 밖으로 황황히 사라져 버렸다.

하후용덕이 악철군에게 목례를 하고 앉자 악철군이 나즈막히 말했다.


“수고했다! 말은 줄이도록.”


하후용덕은 다시 한번 목례를 하고 석상처럼 가만히 앉아있었다.

객잔주인은 낯빛이 퍼래져 가지고 안절부절 못하다가 주방에서 점소이가 하후용덕이 주문한 요리를 갖고 나오자 자기도 얼른 한 접시를 뺏어들고 따라왔다.

객잔주인은 탁자에 갖고 온 음식을 놓고 안절부절하더니 떠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에··· 그분들은 혼원보의 무사들인데··· 여기는 혼원보의 세력권인지라···.”


하후용덕이 품안에서 한 덩이의 은자를 꺼내주고 눈을 치켜 떠 주인을 쳐다보자 주인이 냉큼 은자를 챙겨넣더니 자라목을 하고 계산대로 돌아가 버렸다.

하후용덕이 무섭기도 했지만 그만한 은덩이면 부서진 탁자며 음식값으로 충분했던 것이다.

객잔의 한쪽 끝에서 음식을 먹고 있던 화산파의 삼대제자중 하나가 일행에게 조그맣게 속삭였다.


“혼원보는 우리 화산의 속가제자인 유성검 방백이 보주로 계신 곳인데 우리가 나서야 하나?”

“안돼! 저자의 공력은 우리가 해볼 수 없는 경지야.”

“하필 우리들만 있을 때 이런 일이 생기다니··· 사숙님들이 오시려면 시간이 걸릴 텐데···.”

“저자들의 분위기로 볼 때 마도인이거나 사파인 같은데··· 무림맹의 위신이 떨어지니 세상이 너무 어수선해지는 것 같군.”


하후용덕과 악철군이 식사를 마치고 객잔을 나서자 객잔입구에는 혼원보의 무사들이 이십여 명이나 몰려와 검을 빼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혼원보의 총관을 맡고 있는 삼절수사라고 불리는 상관북종이오. 귀하들이 아무 이유 없이 우리 무사들을 상하게 했으니 그 죗값을 묻겠소.”


방갓으로 얼굴을 가린 악철군이 하후용덕에게 물었다.


“혼원보라는 곳은 뭣 하는 곳인가?”

“예! 혼원보는 화산파의 속가제자인 방백이라는 자가···.”

“죽여!”


하후용덕의 말을 끊고 떨어지는 악철군의 한마디에 상관북종은 자기의 귀를 의심했다.

자기들은 이십 명이나 되는 전력이고 이 객잔 또한 혼원보의 세력권 안에 있는 곳이었건만 눈 앞의 두 명에게는 보이지도 않는가 보다 하는 순간, 하후용덕이 객잔 앞에서 검을 빼들고 서 있는 혼원보의 무사들에게 쏜살같이 달려들며 구룡검을 휘둘렀다.

하후용덕은 이미 악철군의 “죽여” 라는 명령을 들었던지라 자신의 절기인 구룡검법 중에서도 절초인 ‘탈명만해’ 의 초식으로 덮쳐가니 혼원보의 일반무사들이 막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혼비백산한 혼원보의 무사들이 전열을 수습하는 순간 이미 네 명의 혼원보의 무사들은 고혼이 되어 쓰러져 있었다.

하후용덕이 재차 몸을 날리며 구룡검을 펼쳐 나가자 혼원보의 총관 상관북종은 그제야 그가 구룡검 하후용덕인 것을 알아차렸고, 급히 소리를 질렀다.


“그자는 구룡검 하후용덕이다! 수비를···.”


상관북종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혼원보의 무사 넷이 다시 구룡검 아래 고혼이 되어버렸다.


“이놈! 하후용덕 네놈이 우리와 무슨 은원이 있다고 손이 그리도 독한 것이냐?”


상관북종이 몸을 날려 하후용덕의 앞을 가로막는 순간 허공에서 파공음이 나며 악철군의 천마환이 날아들었다.

깜짝놀란 상관북종이 검을 들어 막아가는 순간, 천마환이 눈이라도 달린 듯 작은 원을 그리며 검을 피하는 듯싶더니 상관북종의 목을 긋고 나서 혼원보의 나머지 무인들에게 날아들었다.

찢어질 듯한 비명소리와 함께 천마환이 다시 악철군의 팔목으로 돌아가 감길 때는 혼원보의 무인들 중 서있는 자는 상관북종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목에 길게 찢어진 상처만 남기고 죽어있었다.

상관북종은 천마환이 스치고 지나간 목의 동맥을 오른손으로 누르고 간신히 서 있었으나 손가락 사이로 꿀떡꿀떡하며 작은 피화살이 솟구치고 있었다.


“대체··· 너는 누구냐?”


말을 마친 상관북종은 대답도 못 듣고 비틀거리다 쓰러져 죽어버렸으니 혼원보의 무인들을 이끌고 상관북종이 객잔에 도착해서 불과 시원한 냉수 한잔 마실 만한 짧은 시간이었다.

약간 떨어진 길가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화산파의 젊은 도사들은 최대한 기척을 내지 않고 뒷걸음질을 치더니 허둥지둥 도망가 버리고, 나머지 구경꾼들은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참혹한 광경에 얼어붙어 입도 떼지 못하고 눈만 멀뚱거리며 떨고 있었다.

하후용덕이 객잔 옆의 마굿간 옆에 서있던 마차를 끌고 와 악철군을 태우고 떠나자 그제야 구경꾼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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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생사평의 결투 +2 19.08.18 6,666 110 15쪽
12 흑령산의 혈사 +2 19.08.17 7,028 107 17쪽
11 용천방 +2 19.08.16 7,706 111 15쪽
10 혈홍검 +4 19.08.15 8,013 11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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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무공대성 +4 19.08.13 8,344 13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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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악철군 +4 19.08.06 13,272 12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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