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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낭구 님의 서재입니다.

무적마존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소낭구
작품등록일 :
2019.08.06 22:37
최근연재일 :
2020.03.23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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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9.08.1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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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흑령산의 혈사

DUMMY

용천방주 하후상은 요즈음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 줄 모르게 바쁘게 살고 있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멀리 떨어져있는 곳에서 은거를 하고 있는 천마대의 동료였던 화염신군과 벽제검을 부르려고 수하를 보낸 것이었고, 악철군이 건네준 신투가 모아놓았던 재물을 사용하여 용천방 뒤편의 거대한 땅을 사들이고 토목공사를 시작한 것이었다.

또 총관 한백무도 중원각지의 마도문파에 비밀리에 첩지를 발송하여 새로이 천마성이라는 단체에 참여할 인재들을 추천받고 있었고, 좌우호법도 호북성에 흩어져 있는 마도인과 마도계열의 문파 들을 만나면서 천마의 전인과 함께 마도천하를 세워나갈 재목들을 가려내고 있었으니 눈코 뜰 새가 없었던 것이다.

악철군은 하후상에게 강호의 각종 세력에 대해 설명을 듣던 중, 정파인들의 비밀청부를 받고 그 동안 많은 마도인들을 청부 살해해 온 살수조직인 살문의 본거지가 있는 서안의 흑령산으로 가고 있었다.

살문은 오랫동안 청부살인을 전문으로 해오던 비밀스런 조직이었으나, 마도가 힘을 잃자 이제는 흑령산에서 공공연하게 청부를 받기 시작했던 것이다.

악양을 출발해 하루 밤낮을 말을 달려 흑령산에 도착했을 때는 다음날 정오쯤이었으니 소림의 추적조가 악양의 양가장에 도착할 즈음이었다.

흑령산의 산세가 의외로 깊어 악철군은 산의 초입에 말을 매어놓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조금 올라가자 작은 정자를 지어놓고 몇 명의 흑의인이 앉아 잡담을 하다가 악철군을 보고 불러세웠다.


“이보시오! 이리오시오.”


악철군이 다가가자 덥석부리가 물었다.


“이곳이 어디인줄은 알고 올라가시는게요?”

“이곳이 살문이 있다는 흑령산이 아닌가?”

“맞소! 혹시 청부하시러 온 것이요?”

“그렇소. 청부건이 있어 온 것이요.”


악철군의 얼굴은 흉터가 양빰에 심했으나 입 고있는 의복이나 신고 있는 가죽신도 모두 고가의 것임을 알아본 덥석부리의 장한이 친절하게 살문의 입구로 안내했다.


“고객께서는 요 앞길로 쭉 오르시다 갈림길이 나오면 왼쪽 길로 가십시오. 조금 더 가면 살문이 보일 것입니다.”

“수고하시오.”


악철군은 몸을 돌려 덥석부리가 알려준 길로 올라갔고 덥석부리는 옆에 있던 동료에게 자랑을 늘어놓았다.

“봤지? 손님에게는 지금처럼 친절해야 하는 것이야! 그래야 청부도 많이 들어오지.”


말을 마친 덥석부리가 하늘로 파란색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청부손님이 올라간다는 신호탄 이었다.

살문에 도착할 때까지 곳곳에 삼엄한 매복이 있었으나, 산 밑에서 쏘아올린 파란색의 신호탄을 보았으니 아무도 제지하지 않아 얼마 후에 악철군이 살문의 본거지에 도착했다.

살문의 정문은 특이하게 생겼다.

그냥 절간의 홍살문같이 높은 통나무로 만든 커다란 문이 세워져있고 그 앞에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자가 나무책상에 앉아 있는 것이었다.


“손님은 앞의 의자에 앉으시오.”


악철군이 복면인의 맞은편 의자에 앉자 복면인이 잠시 악철군을 살피더니 물었다.


“청부하려는 사안에 대해 말씀하시오. 사안에 따라 금액이 다르오.”

“나는 자그마한 문파하 나를 없애 달라고 하는 청부를 하고자 하오.”

“자그마한 문파도 여러 가지가 있소. 중요한 것은 그 문파 수장의 무공의 높고 낮음이고, 그에 따라 청부금액이 다르고 또 문도들까지 다 없애려고 한다면 청부금액이 더 오르는 것이오. 그러니 자세히 말을 해주어야 청부금액을 정할 수 있고 드문 경우이지만 사안에 따라 우리 살문이 청부를 거절할 수도 있소.”

“나는 그 문파의 문도들까지 깨끗하게 정리해 주기를 바라오.”

“문주의 무공수위, 또 수뇌부의 무공수위를 우리가 알아야 청부 금액이며 수락 여부를 결정할 수 있소. 거리가 먼 곳이면 요금은 추가되오.”

“나는 문주의 무공수위는 짐작할 수 없으나, 그 수뇌부가 꽤 무공이 고강한 것으로 알고 있소. 특히 암격, 습격, 합격에 능통하다고 알고 있소. 그리고 그 문파가 있는 곳은 아주 가깝소. 이곳이니 말이오.”

“당신이 좋은 뜻이 아닌 것은 짐작했지만 큰 실수를 하는 것이오.”

“당신이 친절하게 상담을 해주었으니 이제 문주와 수뇌부를 만나게 해준다면 당신은 내일도 숨을 쉴 수 있을 것이오.”


복면인 이 몸을 뒤로 빼며 일어서려고 했을때 이미 악철군의 손이 책상을 넘어와 목을 틀어 쥐었다.


“말장난은 그만하고 이제 문주 낯짝이나 보러 가자.”


악철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땅 밑에서 두 자루의 칼이 솟구쳐 오르며 악철군을 찔러 왔고, 홍살문같이 생긴 정문의 한 켠에서 빨간 신호탄이 하늘로 쏘아져 올라갔다.

악철군이 순식간에 손을 뻗어 상담했던 흑의인의 목을 틀어쥐며 꺽어 버리자 “뚝“ 하는 소리와 함께 목이 뿌러져 그대로 절명해 버리고 말았다. 의자에서 일어선 악철군이 발을 굴러 진각을 쏘아내 땅에서 솟구쳐 오르며 검으로 악철군을 공격해오던 두 명의 살수를 공격한 것은 눈 깜짝할 새였다.

살수들이 펼친 공격이 악철군의 몸에 닿기도 전에 진각의 기운이 땅 속에서 엄청난 속도로 솟구쳐 오르며 두 명의 살수를 덮쳐갔다. 살수들의 몸에 악철군이 쏘아낸 진각의 기파가 닿는 순간 두 명의 살수는 오장육부가 터져버리고 핏덩어리가 되어 쓰러져 버렸다.

그 순간 정문 양쪽의 숲에서 각각 열 명의 살수들이 검을 뽑아 들고 악철군을 향해 공격해오고, 악철군이 올라왔던 산길 쪽에서도 쇠그물을 빙빙 돌리며 네 명의 살수가 악철군에게 다가왔다.

강철로 꿰어 만든 쇠그물로 악철군을 덮쳐 잡으려는 것이다.

악철군이 주위를 둘러보니 공격하는 자들의 기세가 흉흉한지라 빨리 처치하고 수뇌부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혈홍검을 꺼내들었다.

빠른 걸음으로 좌우에서 살수들이 공격을 시작하자 악철군은 속전속결을 하려고 마음먹고 몸을 날려 공중으로 뛰어오르며 낙성검법의 제일초인 낙성낙화를 펼쳐냈다.

혈홍검으로 펼쳐낸 낙성낙화의 위력은 대단했다.

악철군을 공격하던 이십 명의 살수 중 십여 명은 목 없는 시신이 되어버렸고, 나머지도 혈홍검의 날카로운 검기에 반으로 부러진 검을 잡고 피를 토하며 몸을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리며 간신히 서있었다.

뒤에서 다가서던 살수들이 허공으로 쇠그물을 던지자, 악철군이 용천기를 펼쳐 반탄력으로 쇠그물을 던진 살수들에게 되돌려 보내자 네 명의 살수들은 자기들이 던진 쇠그물에 자기들이 갇혀버려 발버둥을 치게 되었다.

악철군은 이미 살문을 멸문시켜 버리려고 모진 마음을 먹고 왔는지라 다시 진각을 전개하여 부러진 검을 잡고 비틀거리며 버티고 서 있던 나머지 살수들과 쇠그물에 갇혀 버둥거리던 살수들마저 모조리 죽여 버렸다.

사방이 조용해지는 순간 다시 살문의 정문 안쪽에서 이십여 명의 살수들이 검을 뽑아 들고 무서운 속도로 악철군의 앞으로 다가와 포위했다.


“나는 살문의 부문주 송문상이다. 너는 우리와 무슨 원한이 있다고 이리도 참혹하게 손을 쓰는 것이냐?”

“너 따위에게 밝힐 내 이름이 아니다. 내가 너희를 응징하는 것은 너희가 정파라는 위선자들의 사주를 받고 그동안 많은 마도인들을 암살해 왔기에 다시는 그런 짓을 못하게 멸문시켜 버리려고 온 것이다.”

“마도의 떨거지였구나! 공격해라!”


송문상의 명이 떨어지자 이십여 명의 살수들이 각각의 병기를 꺼내 악철군에게 공격을 시작했는데, 가장 압권은 송문상이 꺼내들어 빙빙 돌리며 던져 오는 유성추였다.

커다란 쇠구슬에 쇠못을 촘촘하게 박아 넣어 스치기만 해도 어느 한곳은 절단날 것 같은 흉기가 틈만 나면 날아왔다.

나머지도 악철군이 처음 보는 무기들이 많았다.

쇠로 만든 주판을 휘두르며 쇠주판알을 하나씩 쏘아내는 놈도 있고, 겸자로 혈홍검을 걸어낚아채려는 놈, 장창으로 쿡쿡 쑤셔 내는 놈, 붓같이 생긴 철필로 찔러오는 놈, 표창을 회전시키는 비도술을 쓰는 놈까지 온갖 무기가 쳐들어오자 악철군은 당황스러웠다.

살수들에게 자비를 베풀 마음이 전혀 없는 악철군은 사방에서 공격해 오는 것을 막기 위해 호신강기로 몸을 보호하고 혈홍검으로 낙성검법의 검식 중 세 번째 초식인 낙성파천을 펼쳐 내었다.

혈홍검이 원형을 그리며 공격하던 살수들을 덮쳐가자 암격(숨어서 습격하는 것)이나 합격(둘 이상이 습격하는 것)에는 능했지만 무공의 수위가 절정의 경지에는 못 미치는 살문의 살수들이 도저히 막을 수 있는 검세가 아니었다.

순식간에 살수들의 비참한 비명소리가 장내를 가득 메우고, 오직 서 있는 사람은 악철군과 잘려진 유성추를 바라보는 송문상뿐이었다.

송문상이 부들부들 떨며 악철군을 노려보았다.


“악귀구나! 악귀야···.”

“너희들이 마도인들을 암살하는 것은 괜찮고 나처럼 백주대낮에 너희를 응징하면 악귀냐?”

“내가 마도에 너 같은 자가 있다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었으나 네가 벌인 이 살겁은 우리 살문에서 꼭 갚을 것이다.”

“그럴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오늘 흑령산에 오른 것은 아예 너희 싹수가 다시 필 수 없게 멸문시키려고 온 것이니 흑령산을 벗어날 놈이 없을 것이다.”

“하하핫! 애송이가 무공만 높았지 뭘 모르는구나! 우리 살문의 무서움을 너무 모르고 왔구나! 앞으로 당해 보거라. 어두운 곳에 숨어 있는 칼 한 자루가 밝은 곳의 칼 열 자루보다 무섭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것이다. 이곳은 살문의 지부일 뿐이다. 또 살수지왕이신 문주님의 복수가 얼마나 무서운지 차차 느껴보도록 해라.”


말을 마친 송문상이 갑자기 자기의 천령개를 내리쳐 자결해 버리자 살문의 정문 앞은 시체만 쌓여 있는 공동묘지가 되어버렸다.

악철군이 정문을 넘어 안으로 들어가자 커다란 규모의 석조건물이 있었다.

이미 텅텅 빈 건물을 둘러보고 나온 악철군이 이곳저곳을 돌아보았지만 쥐새끼 한 마리도 찾을 수 없었다.


“타초경사(풀을 건드려서 뱀이 놀라 도망간다.)라더니 이게 그 짝이 날 수도 있겠구나. 정확한 정보가 없으니 일이 깨끗하게 마무리가 안 되었구나.”


악철군은 정보의 중요성을 깨닫고 말을 돌려 악양으로 향했다.

악양의 양가장은 비단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상단으로, 소림의 속가제자인 장주 양무열의 무공이 심후하고 수완이 좋기로 유명했다.

하루에도 비단을 실은 수십 대의 마차가 양가장을 들락거렸고, 양가장의 규모도 무척 넓은 편이어서 소림의 무승들을 싣고 온 세대의 마차는 후원의 별채에 아무도 모르게 나한승들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마차에서 내린 백선대사와 장로들이 별채로 들어갔다. 이제 용천방의 코앞에 왔으니 앞으로의 진행을 상의해야 했다.

백절대사가 계율원주인 백선 대사에게 먼저 물었다.


“원주는 언제 용천방으로 갈 생각인가?”

“저도 그 부분이 어찌해야 할지··· 무턱대고 용천방으로 찾아가서 악가를 내놓으라고 할 수도 없고, 혹시 악가가 용천방에 머물고 있지 않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일단 용천방이 마도인들인 것은 틀림없으니 우리가 소림인 것을 밝히면 피치 못할 싸움이 일어날 것은 뻔한 일입니다. 이따가 밤이 깊으면 몇명의 제자를 보내 탐색해보면 어떨까요?”


한참 백선 대사와 두 명의 장로가 용천방으로 가는 방식을 놓고 의논을 할 때 양가장의 장주인 양무열이 별채로 들어왔다.


“원주님과 장로님들에게 알려드릴 일이 있습니다.”


백선대사가 양무열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 양가주, 어서 오시게. 그래 무슨 일이 있나?”

“제가 비단 장사에 바빠 신경을 못 쓴 동안에 용천방의 하후상이 자기네 용천방의 바로 뒤에 있는 땅을 매입하여 큰 토목공사를 시작했다고 하고, 좌우호법들은 은밀히 호북성의 마도인들을 규합하고 다닌다는 정보입니다.”

“아니? 용천방의 세력도 그리 크지 않다고 들었는데 무슨 재력으로 토목공사를 시작하고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단 말인가?”

“글쎄요. 제가 알기로는 예전보다 그 세가 많이 위축되어 있었는데 이상하게 생각되어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백절대사가 나지막이 탄식을 하며 중얼거렸다.


“무림맹이 나태해지자 마도세력들이 기지개를 켜는 것 같군.”

“양장주의 말은 참고하겠네. 너무 많이 폐를 끼치는 것 같아 미안하네.”


양무열은 백선대사의 말에 그만 나가보라는 뜻이 담겨있는 줄 알고 물러나갔다.

백선대사가 두 장로를 바라보며 자기 생각을 이야기 했다.


“용천방의 움직임이 수상한데 악가와 무슨 연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악가가 천마의 후인인 것을 밝혔다면 용천방이 마도계열이니 따를수도 있지···. 그러나 우리가 악가 하나를 잡으려고 왔는데 용천방 전체를 상대하게 된다면 그 성패는 장담할 수 없을 것이네.”

“기호지세(호랑이 등에 올라탄 기세)이니 저녁때 우리가 모두 함께 용천방을 정식으로 방문하면 어떨까요?”

“으음! 차라리 그렇게 정공법으로 나가세. 우리의 인원이 단출하나 마도인들에게 곤란을 당하지는 않을 것이네.”


오후의 땅거미가 깔리자 백선대사의 인솔로 십팔나한과 두 명의 장로가 용천방으로 향했다.


용천방주 하후상은 토목 공사를 진두지휘하다 좌우호법이 방으로 돌아오자 총관 한백무까지 불러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대청에 앉아 앞으로의 행보를 의논하고 있을 때, 정문의 위사가 뛰어 들어왔다.


“방주님! 소림사에서 온 승려들이 방주님을 뵙고자 정문에 와 있습니다.”


깜짝 놀란 하후상이 의형제인 두 명의 호법을 바라보며 급히 명을 내렸다.


“일단 내가 나가볼 테니 자네들은 방도들을 무장시키고 모습을 나타내지 말고 기다리게. 일단 무력충돌은 피해야지.”


정문 앞으로 나간 하후상이 소림의 승려들이 이십명 가까이 계도를 들고 서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왔구나.’

“노부가 용천방의 하후상이오! 무슨 일로 소림에서 방문한 것이요?”

“나는 소림의 계율원주를 맡고 있는 백선이오. 귀방주께 여쭤볼 것이 있어 왔으니 답해주시기 바라오.”

“이 무슨 경우요? 계율원의 원주스님이시라면 소림에서는 큰 어른이시겠지만 왜 남의 동네에 와서 뜬금없이 물어볼 것이 있다니 이상하구려. 만약 내가 소림사에 가서 소림의 장문인을 불러놓고 물을 말이 있다면 순순히 대답하시겠소?”


하후상의 말이 틀리지 않은지라 백선은 얼굴이 붉어진 채 대답했다.


“하후방주의 입이 맵구려. 그러니 내가 먼저 사과하리다. 우리 소림의 죄인이 이곳 용천방에 출입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급해 실례를 했소. 악가성을 가진 죄인이 용천방을 출입하는 것을 봤다는 사람이 있으니 방주께서 해명하여 주시오. 그 악가는 우리 소림과 같은 하늘 아래에서 살 수 없는 죄인이요.”

“좋소이다! 계율원주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나도 한 말씀 드리리다. 악가성을 쓰는 사람이 우리 용천방에 출입하는 것을 봤다는 사람을 불러오셔서 대면시켜 주시오. 우리 방에는 그런 일이 없었는데 누가 중상모략을 하는지 얼굴을 보며 이야기 합시다.”

“내가 듣기로 하후방주가 신의를 지키고 인품이 뛰어나신 것으로 듣고 있었는데 모르쇠로 일관하시니 듣던 것과 다르시구려.”

“나는 소림에게까지 좋은 사람으로 보일 생각이 없는 사람이요. 서로 가는 길이 다른데 대사가 지금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지 않소.”


계율원의 원주직을 맡은 지 오래된 백선대사는 숭산에서 내려오는 일이 거의 없어 말주변이 뛰어나지 않았다. 백선은 하후상이 날카롭게 몰아세우자 어찌할 바를 몰라 장로원의 두 고승을 바라보며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버렸다.

할 수 없이 백절대사가 나섰다.


“소승은 소림의 장로 백절이라 하오.”


하후상은 속으로는 백절의 법명을 듣고 흠칫했다.


‘장로원의 장로들도 왔구나.’

“말씀하시오.”

“우리가 오늘 용천방을 불시에 찾아온 것은 사정이 급해 어쩔 수 없이 결례를 하였지만 무림의 동도로서 전후설명을 드렸는데도 하후방주께서 마이동풍이니 답답하구려.”

“아니지요. 용천방을 출입하는 것을 보았다는 자는 안 데려오시고 내 말은 안 믿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요.”


용천방을 출입하는 것을 보았다는 사람은 양가장의 호위무사였으니 얼굴을 드러낼 수가 없는 입장이었다.

백절대사도 더 이상 하후상을 추궁할 수 없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고 뒤로 한걸음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명분이 없으니 더 이상 추궁할 수 없게 되자 백선대사가 으름장을 놓았다.


“후일 용천방이 악가와 관계있는 것이 밝혀지면 소림에서 다시 찾아와 하후방주와 은원을 따지겠소.”


말을 마친 백선대사가 소림의 나한승들을 이끌고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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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령산의 혈사 +2 19.08.17 7,027 107 17쪽
11 용천방 +2 19.08.16 7,702 111 15쪽
10 혈홍검 +4 19.08.15 8,009 119 13쪽
9 악철군의 분노 +3 19.08.14 8,284 118 15쪽
8 무공대성 +4 19.08.13 8,342 13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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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금마동 +3 19.08.11 7,913 124 15쪽
5 장경각 습격 +3 19.08.10 7,774 107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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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염백백 +6 19.08.07 9,029 122 16쪽
1 악철군 +4 19.08.06 13,266 12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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