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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KaHaL 님의 서재입니다.

극랑전(極狼傳)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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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HaL
작품등록일 :
2023.10.09 20:25
최근연재일 :
2024.06.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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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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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6쪽

65화. 진정이 아니라 가속을 택하였으니 (6)

DUMMY

“양동 작전?”


구정삼은 눈썹을 크게 어긋매꼈다.


“아니, 근데 니네 그거 아냐?”

“뭘요?”

“그거 미친개가 한 얘긴데?”

“이보쇼, 할배!”

“아니, 왜? 암살이란 전제 자체가 오라지게 말두 안 되잖냐? 여가 딴 데두 아니고 소림인디?”


잠시 검지로 턱을 두드리던 제갈민이 말했다.


“아뇨, 그래도 일리가 있어요.”

“일리가 있다구?”

“암살 말고 양동 작전 쪽에는요.”

“양동 작전?”

“예. 여기 소림에는 지금 각 문파에서 콧방귀 좀 뀐다는 주요 인사들이 모여 있는 만큼, 물론 암살도 고려해볼 만한 일이긴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물건이 하나 있거든요.”

“중요한 물건?”

“우리도 그것 때문에 여기까지 올라왔잖아요.”


순간, 구정삼과 도종인의 두 눈이 번쩍, 뜨였다.


“지금 정확히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방도가 없으니··· 당장 섣부른 추측은 할 수 없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요.”


제갈민의 두 눈이 가늘어졌다.


“이건 달리 보면 기회라는 거예요. 이 상황이 진정되길 기다릴 게 아니라, 이용해야죠.”



* * *



“끄으윽···!”

“움직이지 말게.”


무허는 착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분근착골(分筋錯骨)에 의해 뒤틀린 근육과 힘줄을 회복하는 덴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네.”

“···도, 도사님.”

“움직이지 말래두.”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것처럼 피폐해진 적삼의 얼굴을 보면서 무허는 이를 악물었다. 잠깐의 부주의를 이렇게 치고 들어오다니. 빌어먹을···.


꽉 틀어쥔 주먹이 축축한 것이, 손톱이 손바닥을 찢은 모양이다. 잠시 피로 젖은 손을 내려다보던 무허는 칫, 잇소리를 내고 검지와 중지를 세워 들었다.


팟, 파파팟!


무허의 검결지가 적삼의 전신을 춤추듯 누볐다.


“엇, 억?! 헉, 커윽! 끄으윽!”

“참게! 움직이지 말고!”

“끄으읍···!”


잠깐 사이에 무허의 온몸에 마치 비라도 내린 듯 땀이 흘러내렸다. 한참 고통에 몸부림치던 적삼은 곧 한결 편안해진 얼굴로 긴 날숨을 내쉬었다. 땀범벅이 된 이마를 소매로 훔친 무허는 침상 곁에 의자를 끌어다 몸을 던지듯 주저앉았다.


“···뭐, 뭡니까요. 이게 대체···.”

“뭐, 몸은 좀 어떤가?”

“그게··· 한결 편해졌슴다.”

“그럼 됐군.”


무허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무허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던 적삼은 무언가 왈칵, 올라오는 게 있는지 코끝을 찡그리며 말했다.


“···감사함다.”

“뭘, 추궁과혈(推宮過穴) 한 번 가지고.”

“그래도.”

“어허, 감사받으려고 한 거 아니야.”


무허는 그제야 좀 마음이 풀리는지 씩, 웃었다.


“빚으로 하나 달아두자고.”


그의 말에 적삼도 씩, 입꼬리를 들었다.


“뭐, 그러죠.”


서로 마주 보고 웃던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늘어져라, 기지개를 켰다. 무허는 급히 공력을 끌어올리느라 뻐근하니 바짝 선 승모를 두드리면서 몸을 풀었다.


“그나저나, 자네 범인의 얼굴은 보았는가?”

“···아뇨.”


당연한 이야기다. 무허는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기억나는 거라도 무언가 있는가?”

“검은··· 검은 옷을 입은 것 말고는 전혀··· 모르겠슴다. 얼굴에도 눈구멍만 뚫린 시꺼먼 두건을 뒤집어써서···.”

“···그렇군.”


더군다나, 안타깝게도 적삼은 무공에 완전히 무지하다. 자신을 습격한 범인의 수법을 통해 정체를 추리하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무허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물었다.


“혹시, 어디를 어떻게 공격당했는지, 기억나는 것은 있는가?”

“글쎄요··· 지금은 아무 생각이 안 나는데, 혹시라도 떠오르면 말씀드리겠슴다.”

“···그래, 그게 좋겠군. 상태도 안 좋은데, 미안하네. 너무 몰아붙였군.”

“아닙니다요. 저도 범인이 누군지 잡아내야 여기 안심하고 머물 수 있을 거 같은디··· 어떻게든 함 떠올려보겠슴다.”

“그러시게. 우선은 안정을 취하고.”

“넵.”


그렇게 두 사람이 한숨 돌리고 있는데─


콰당!


“무허진인!”

“누구냐!”


무허는 벌떡 일어나 경계 자세를 섰다. 방금 공력을 물 쓰듯 뽑아 썼는데, 적이라면···. 그러나 그런 무허의 걱정과 달리, 문을 박차고 들어온 이는 무허가 잘 아는 인물이었다.


“삼, 아니 동호! 자네가 왜···.”


다른 이도 아니고 삼비가 문을 열고 들어오다니? 다른 이도 아니고 삼비가? 그것도 문을 박차고? 놀란 토끼 눈으로 장난스럽게 삼비의 얼굴을 쳐다보는데, 무허는 직감적으로 장난칠 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삼비의 얼굴이 잿빛이었기 때문이다.


“···무슨 일인가?”

“···여, 염라왕 어르신께서···!”

“···뭐?”

“그게···!”

“그게 뭐 어쨌다는 거야. 알아듣게 말해주게!”

“염라왕 어르신께서··· 암살을···!”


콰광! 벼락이 친 게 분명하다. 아니, 환청인가? 환청이라기에는 너무 확실한데.


“···농담은 아니지?”

“···예.”


무허는 황망함을 감추지 못하고 그대로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 시점에서 염천호가 변고를 당하다니. 이건 생각지도 못한 변수, 아니 재앙이다.


“소문주님께서 무허진인을 급히 뵙고자 하십니다.”

“지금?”

“예.”


무허는 충격으로 굳어버린 머리를 마치 맷돌 굴리듯 굴려 생각을 쥐어 짜냈다.


“그, 저··· 지금 움직이면, 그게 놈들이 노리는 수가 아닐까?”

“일망타진까지 생각한 움직임은 아닐 거라 하시더군요. 무허진인께서는 아직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만, 맹에서는 쌍비인을 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근거가?”

“어르신께서 패혈산에 중독되신 걸 확인했습니다. 또한 암기는, 용린우조(龍鱗右爪)입니다.”

“미친··· 그렇게 대놓고 증거를 남겨놓고, ‘암살’이라고?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건가?”

“사건 직후에 수정전주가 직접 나서서 결계를 쳐버린 데다··· 현장에 원종대사가 직접 나타나 검증에 못을 박고 사라진 터라, 따로 조사하거나 검증해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빌어먹을··· 짜고 치는 것도 정도가 있지.”


무허는 쯧, 혀를 찼지만 그런 그가 보기에도 이 이상 가는 수를 찾을 수가 없었다. 정천맹의 맹주 자리를 현문진인에게 양보한 건으로 인해, 원종대사의 신뢰도는 지금 과거 천하오대문파 봉문 사건 당시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지지도가 높다. 아니, 어떤 의미에선 그때를 뛰어넘어, 소림이 무림의 태산북두로 꼽히던 시절을 방불케 할 정도다.


원종대사가 정이라면 정인 것이고, 부라면 부인 것이다. 그것이 현재 무림인들의 인식이니, 그가 직접 나서서 못질해버린 이상에는 염천호 살인 사건의 범인은 쌍비인이 되는 것이다.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한다?’


무허의 머릿속이 의문 부호로 가득 차버렸다. 염천호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염천호는 하오문의 백단을 통해 원할한 정보 유통을 책임지고 있었을뿐더러, 무엇보다도 추론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추리력을 가진 존재였다.


“소문주님께서 이 말씀을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뭐지?”

“이대로 시간을 지체하면, 소의당주가 고립될 것이라고요.”

“···!”


제길, 무허의 머릿속의 의문 부호가 단숨에 욕지거리로 뒤바뀌었다. 그래, 지금 시간을 지체하는 것은 미련한 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쉬이 발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염천호의 빈자리를 직접 목도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일 것이다.


‘그자와 나의 비밀을 알게 된 그날, 그런 사소한 정리는 모두 버렸다고 생각했거늘···.’


현현진인과 현문진인을 모두 적으로 삼기로 작정한 그날, 무허는 가슴 속에 인간사의 정리란 것을 버리기로 작심했었다. 그 길은 비정지로(非情之路)니까. 정리 때문에 후일 뒷덜미를 잡혀서는 목적을 이룰 수가 없으니까.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 한편이 욱신거리는 이 감각이 아직 남아 있다는 그것이 무허를 안도하게 했다.


‘안 만나는 게 인생에는 더 도움이 됐을 친구를 만나버려서 그만··· 물들었군, 젠장.’


씁쓸하면서도 묘하게 안도감이 느껴지는 미소가 무허의 입가를 스쳤다. 무허는 당장 자리에서 일어났다.


“앞서게.”

“예, 무허진인.”

“아니, 아니지.”

“···예?”


무허는 엄지로 뒤를 가리켰다.


“저 친구 부축을 좀 해주게. 이번에도 놓고 갈 순 없으니.”



* * *



“···이건 아무리 봐도 함정인데.”

“그러니까 말입니다.”


등봉현을 지나 정주로 들어가는 관도에 올라서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무승들이 길을 가로막고 서 있다. 이들 역시 잿빛 가사가 낡은 것을 제외하면 엉덩이나 무릎에 흙먼지가 묻어 있지 않다. 즉,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시점에 배치된 병력이다.


설총은 두 눈을 가늘게 떴다.


“사독파파가 정주에 나타났다는 소식으로 움직인 다른 당이나, 전각이 있을까요?”

“연화신산이 신진삼세 쪽은 움직였을 테니, 적어도 제갈세가의 혜화당이나 남궁세가의 광희당, 그리고 황보세가의 자하당은 움직이지 않았겠나?”

“흠··· 다른 세 당과 합류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글쎄.”


양성진의 부정적인 반응에 설총은 의문부호를 띄웠다. 양성진은 낮게 웃으며 말했다.


“자네가 만약 백련교도라면··· 합류하도록 그냥 두겠나?”

“그건 아니지요.”

“우리가 소림을 나온 시점에 맞춰서 병력을 준비한 걸 보면, 이쪽 정보는 손바닥 들여다보듯 들여다보는 중이라고 봐야겠지. 게다가···.”

“우리 머릿수에 맞춰서 준비된 병력이었으니, 이후에 다른 당의 병력이 출발하면 거기에 맞춰 교도들을 대기시켜 놓았을 것이다?”

“바로 그걸세. 역시, 군문세가 출신이라 바로 알아먹는군. 정통 무문의 제자라는 놈들은 병법이란 걸 도무지 못 알아먹는단 말이지.”

“양가장 출신 앞에서 군문세가라고 주름잡을 생각은 없습니다만···.”

“뭘, 하남성에선 그래도 알아주는 문파였잖나.”


설총은 씁쓸하게 웃었다.


“지금 논할 문제는 아니니, 우선은 차치해두지요. 어쨌든, 선택지는 두 가지가 되겠군요.”

“선택지?”


설총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돌아가서 합류하든가, 아니면 이대로 먼저 뚫고 가든가.”

“보내줄까?”


설총은 방진을 짠 채로 눈 하나 깜빡이지 않는 무승들을 쳐다보았다. 아까도 경험했지만 실로 인간 같지 않은 모습이다. 마치 혼을 빼앗긴 인형들을 보는 것 같다.


‘···실혼인?’


아니, 그렇진 않을 것이다. 실혼인이 활동하기 위해서는 사독파파의 취혼곡이 필요하다. 이건 이번에 정주사태를 직접 체험한 제갈민을 통해서도 검증이 된 사실이다. 취혼곡이 울리지 않는 상태에서의 실혼인들은 끈 떨어진 꼭두각시 인형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그러나···.’


멸혼산. 그 단어를 떠올리는 지점에서 설총의 생각이 잠시 멈추었다. 대명편작의 약을 받은 이후로 상세가 꽤 나아졌지만, 설총은 아직 멸혼산을 몰아내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벌써···.’


사독파파와의 대결 끝에 멸혼산에 중독된 것이 8월 중순의 일이니 벌써 두 달 반이 지났다. 멸혼산을 위해 떠난 득구는 석 달을 기약했지만, 실상 양주까지의 여정에, 그리고 아직 위치도 알지 못하는 약왕전을 찾는데 기한을 정해둔 것은 애초부터 무리였다.


염천호 또한 그런 사실도 모른 채 기한을 정해 이야기한 것은 아닐 것이다. 천하지회란 거사를 앞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더 발길을 재촉하란 뜻이었지.


‘워낙에 사고뭉치여야지.’


녀석이 사고를 안 친 적이 언제 하루라도 있던가? 그간 여러 일에 휘말리며 이제야 간신히 하남성에 입성했다고 한다. 그나마 녀석이 정말로 약왕전주를 만나는 데 성공했으니··· 이제는 그저 녀석을 믿는 수밖에 없다.


‘잡생각이 길었군.’


생각이 길어지지 않는 게 이상한 일이지만, 설총은 그렇게 단언했다. 제 목숨이 걸린 일이다. 말하자면 목숨을 걸고 도박 중인데, 손에 들어온 패는 똥패고 어째 패를 돌리는 놈은 계속 밑장을 빼대는 게 눈에 보인다. 믿을 것은 운과··· 희망.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총은 이상할 정도로 차분해지는 자신을 느꼈다.


“뒤로 물러난다면, 아마도 보내줄 겁니다.”

“아마도?”

“보아하니, 저들의 목적은 여기서 저희를 어떻게 하려는 게 아니라 저희 시간을 뺏어두려는 것 같으니까요.”

“흐음··· 일리 있는 말이군. 실제로 여기서 발을 묶는 게 아니라, 아예 제거할 요량이었더라면 오대호법 중 넷 정도는 보내야지.”

“오대호법 중 넷이요?”

“셋 정도까진 우리가 처리할 수 있잖나.”


계묘혈사 당시, 오대호법 중 셋이 모이면 천하삼절 중 둘이 있어도 패배를 점쳤다. 그야, 오대호법들은 같은 무공, 같은 심법을 기반으로 한 합격진을 펼쳐왔지만, 천하삼절 중에선 어느 한 사람도 그런 연계가 가능한 이가 없었으니까. 서로 결이 너무 다른 탓에, 강호인 연합은 오대호법의 각개격파가 주요 전략 중 하나였다. 그런데도 넘치는 자신감을 내보이는 양성진의 오만하기까지 한 장담에 설총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하나 반씩 나눠서 맡으면 되는 겁니까?”

“쯧쯧, 아니지.”


양성진은 검지를 세워 들고 좌우로 까딱이더니 오른손으로 손가락 둘, 왼손으로 하나를 펴 보이고 말했다.


“나 둘, 자네 하나.”


응? 이게 무슨 소리지? 설총은 피식, 웃었다.


“비무회 때 보시지 않았습니까?”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또 다른 존재라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자고로 무인이란 자는 늘 성장하는 존재여야 하는 법이지!”


설총은 웃었다. 이번엔 진심이 묻어나는 웃음이다.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어디 한 번···!”


설총이 검을 뽑아 들었다. 양성진도 질 수 없다는 듯, 창의 가죽갑을 끌렀다.


“쟁선(爭先)해 봅시다!”

“좋군!”



* * *



“우선 무허자를 찾아야 해요.”

“무허자라면 그, 눈깔이 족제비처럼 생긴 말코양반 말요?”

“푸핫!”


득구의 말에 제갈민은 숨도 못 쉬고 껄떡이며 웃어댔다. 이 말을 꼭 기억해뒀다가 언젠가 무허의 면전에다 던져줘야겠다고 결단하면서 간신히 웃음을 멈춘 제갈민은 킥킥, 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요. 그 족제비··· 푸웃! 큭큭큭, 말코자식··· 푸와하하하핫!!”


제갈민은 그 후로도 한참이나 더 웃은 후에야 진정할 수 있었다.


“휴우···. 아, 죽을 뻔했네. 배 아파. 족제비··· 킥킥, 어흠! 아냐! 집중!”


제갈민이 보여주는 몰골에 득구가 한심한 눈총을 보냈다.


“혼자 뭐 하슈, 증말···.”

“조용! 사람이 말하려고 하잖아요!”

“···.”

“어흠! 어쨌든 빨리 무허자를 찾아서 그 자식이 가지고 있을 약왕서의 나머지 한 부를 얻어내야 해요. 우선은 그걸 진 소저를 통해 진목월에게 전달하기만 하면, 어려운 문제 중 하나는 해결하는 셈이니까요.”

“그건 좋은데, 여기서 으찌 내려갈라고?”

“내려가는 법이야, 뭐 많죠. 저는 제갈세가가 있고, 여기 도 대협은 화산이 있고, 어르신께서는 하오문이 있잖아요? 각 문파가 신원을 보증해주면, 일단 그쪽 문파의 진영으로 빠졌다가 이런저런 핑계를 대서 하산한 뒤 합류하면 되지요.”

“뭐 나야 그렇다 치고, 여기 도가 놈도 그렇다 치지만, 너는 아니지 않냐? 너는 연화 고 계집애가 잡히면 다리 몽둥이가 기냥 뽀작···!”

“알아요, 저도. 그것도 감안하고 한 얘기예요.”

“얼쑤? 너 다리 뽀개게?”

“아뇨!”


제갈민은 신경 긁히는 걸 꾹 참고 진지한 얼굴을 유지하고서 말했다.


“연화 언니가 지금 상황의 심중함과 더불어, 이 일행의 일정의 중요성을 이해 못 할 리가 없어요. 적 소협을 만났다면··· 지금쯤 모두 다 이해했을 거예요.”


적삼 이야기에 도종인은 걱정이 됐는지, 미간에 내 천 자를 그렸다.


“···그러고 보니, 그 친구는 무사히 잘 올라왔는가, 모르겠군.”

“잘 왔을 거유.”


득구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놈 포함해서 달구놈 자식들, 운빨이 아주 우라지게 좋거덩.”


득구의 심드렁한 장담에 도종인은 씩, 웃었다.


“그런가.”


득구는 고개를 끄덕이고서 제갈민에게 물었다.


“그나저나, 무허자는 어떻게 찾을라고 하슈? 여게도 꽤 넓든디. 게다 우리 막 나돌아댕김 위험한 상황 아뇨?”

“뭐, 것두 다 방법이 있죠.”

“뭔디요?”

“소협 잘하는 거 있잖아요.”

“···아?”


작가의말

역시, 사람은 혼자 사는 동물은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여러 사람과 함께 부딪히고, 또 합심해서 성장해 나갈 때 더 완숙하고 성숙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것이 아닌가...ㅎㅎ


음, 너무 당연한 소리였습니다!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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