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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랑전(極狼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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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HaL
작품등록일 :
2023.10.0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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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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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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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6쪽

70화. 초화만신(超化萬神) (6)

DUMMY

“까칠하군그래.”

“상황이 이렇지 않소.”


서동천은 어깨를 으쓱, 들어보였다.


“나는 너를 도우려 온 건데 말이야. 당장 광명의 공격을 파훼할 길이 없지 않은가?”

“···방법이 있소?”


설총의 솔직한 반응에, 서동천은 씩,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없다면 이리 찾을 이유가 없었겠지?”

“그렇다면 무엇을 위해 뜸을 들인단 말이오?”


서동천의 눈이 가늘어졌다.


“내 이미 방법을 일러주지 않았던가? 오직, 한 길만이 네 운명을 새롭게 조각할 수 있으리라고 말이야.”


설총은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단호히 거부하겠소.”

“그것이 우리에게 남은 유일한 방법이라 해도 말인가?”

“유일한 방법이라고?”


서동천은 왼손을 펼쳐 들었다. 그의 손가락 사이사이로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기묘한 빛이 일렁이고 있었다.


“무슨 말로 너를 이해시킬 수 있겠느냐? 네 눈으로 직접 보아라. 그리하면 알게 되리라.”

“잠깐!”


설총이 만류했지만, 서동천은 지체하지 않고 왼손의 손가락을 튕겼다.


딱!


그리고 설총의 세계가 변하기 시작했다.



* * *



“다리를 묶어라! 걸음이 느린 노비부터다!”


누군가 내리는 명령, 그리고 느껴지는 살기에 설총은 저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지체하지 않고 날아드는 화살 하나가 눈에 보였다. 그 번뜩이는 화살촉이 향하는 곳은 옆에서 달리고 있던 득구의 심장이었다.


‘갑자기, 이건 대체···!’


무슨 상황인지 이해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지만, 설총은 마치 누군가에게 홀린 듯 몸을 움직였다. 설총의 손이 득구의 어깨를 밀치고, 천천히 넘어지는 득구가 경악을 감추지 못하고 자신을 보는 것을 느끼면서 설총은 눈을 감았다. 이윽고 도착한 화살이 설총의 어깨 위로 돋아났다.


“도, 도련니임!”


빽, 소리를 지르는 득구에게 제대로 대답조차 하지 못한 채로 설총은 바닥을 뒹굴었다. 화살은 평범했지만, 거기에 담긴 경력이 상상을 초월했기에 그 충격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도망··· 쿨럭, 도망쳐라!”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지금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알지 못했지만, 설총은 그리 말했다. 어쨌거나 득구를 죽도록 내버려 둘 수 없었으니까.


“이걸··· 가지고, 쿨럭! 가라···!”

“도련님!”


설총은 득구의 표정을 통해서 자신이 내밀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깨달았다. 한현보의 가주신패(家主信牌)였다. 피 묻은 가주신패를 손에 쥐고 있는 자신을 자각한 그 순간, 설총은 이것이 왜 아버님이 아니라 자신의 품에 있었는지를 떠올릴 수 있었다.


─가주, 한주윤은 이미 살해당했다.


‘뭐지? 이 기억은, 그리고 이 상황은··· 내가 겪은 것은 아닌데.’


분명 자신의 것이 아님에도 선명하게 떠오르는 기억들에 혼란스러워하던 설총은, 가주패를 받아 드는 득구의 손길에 정신을 차렸다.


“걱정 마라. 둘 모두 같이 보내줄 테니!”


득구의 안색이 하얗게 물들고, 설총은 힘겹게 목소리가 들린 쪽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복면을 쓴 흑의인 하나가 거기에 서 있었다. 이내 그가 검을 뽑아 드는데,


퍽!


골 깨지는 소리가 들리고, 흑의의 사내는 그대로 엎어지고 말았다. 뒤통수에는 박히면 안 될 돌이 하나 박혀 있었다.


“이런, 제길, 늦었나···?”


돌을 던진 것으로 짐작되는 사내가 나타났다. 역시 처음 보는 사내였지만, 설총은 그가 누구인지를 단박에 떠올릴 수 있었다. 있을 리 없는 아버지의 친동생이자, 천하삼수(天下三手)의 일좌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하남일수(河南一手) 한동윤이 바로 그의 이름이었다. 무심결의 결함을 고칠 방도를 찾기 위해 설총이 태어나기도 전부터 천하를 주유했던 이 낯선 사내의 이야기를,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설총은 기억하고 있었다.


자신을 부축하는 한동윤의 손에 간신히 몸을 일으켜 앉은 설총은, 생경하면서도 반가운 기묘한 감정을 곱씹었다. 아니, 서동천이 무언가 수작을 부린 게 틀림없다. 이 기억은 설총 자신의 것이 아니다. 지금 느끼는 감정 또한 설총 자신의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이렇게까지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인가?


“···어느 쪽이 설총이냐.”


뜬금없는 질문이었지만, 설총은 그 질문이 무슨 의미인지를 잘 알았다. 두 사람 모두를 살릴 수 없으리란 뜻이 분명했다. 설총은 득구를 향해 눈을 돌렸다.


“···도련님.”


설총은 차분하게 득구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서 도망치십시오.”

“어, 에? 그게 무슨···.”


당황한 득구가 모든 것을 망쳐버리기 직전에, 설총은 빠르게 말을 이었다.


“도련님께서는 멸문지화를 당한 한현보를 재건해야 할 의무가 있으십니다. 가주님께서도 가주패를 맡기시지 않으셨습니까?"


득구의 손에 잡힌 가주신패를 보자 한동윤의 표정이 빠르게 굳었다.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흔들리는 득구의 눈을 들여다보면서 설총은 강한 어조로 밀어붙이듯 말했다.


“도련님께서 말씀하신 것들을 기억합니다. 한현보를 세상에 암구명촉(暗衢明燭)이 되는 문파로 만드시겠다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득구가 입을 열어 대꾸하려는 순간, 설총이 먼저 소리쳤다.


“도련님! 저는 이제 틀렸습니다!”


그제야 득구는 당황에서 벗어나 설총의 눈을 똑바로 들여다보았다. 그 눈을 통해 설총은 득구의 생각들을 읽을 수 있었다. 혼란과 두려움, 적들을 향한 분노. 지금 설총이 왜 이런 촌극을 벌이는지 납득할 수 없다는 반항심.


그리고 설총을 잃고 혼자 남게 된다는 공포.


“제게 약속하셨던 것들을 기억하십시오.”


스스로 꺼낸 말이 아니었지만 홀린 것처럼 내뱉은 그 말에, 설총은 이때까지 쌓아 온 득구와의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었다. 공의나루에선 제법 악랄한 수비패로 이름 높은 달구패 놈들에게 성채가 납치당했던 그 일 말이다. 당시 득구는 무공도 모르는 열두 살의 어린 몸으로 40명이 넘는 수적들과 맞서 싸워 성채를 구해 내고야 말았다.


그 끝 모를 집념에 반해, 설총은 목숨이 위태로운 득구를 살리겠노라며 자신이 먹기로 예정되어 있었던 소환단(小還丹)을 녀석에게 먹였었다. 그리고 그때 설총은 득구와 약속했다.


언젠가 설총이 가주가 되면, 득구의 노비문서를 폐기하고 그를 자신의 무사로 삼겠노라고.


“왔다.”


설총의 몸을 부축하던 한동윤의 손이 득구를 향했다. 동윤의 손이 떨어지자, 설총은 눈앞이 아찔할 정도의 통증을 느꼈다. 아무래도 그가 자신에게 진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런 사내라면 득구를 쉽게 죽게 두지는 않을 테지.


설총은 안도감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멀리서 울부짖는 득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내 그 소리는 빠르게 아득해졌다.



* * *



“헉···!”


어깨를 붙잡고 눈을 뜬 설총은 피가 하나도 묻지 않은 제 손을 내려다보고 나서야 방금까지의 모든 일이 현실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각할 수 있었다.


“···이것도 미래에 벌어질 일이오?”

“설마, 그럴 리가? 등장인물이 좀 달랐잖나?”


그야 그렇다. 설총이 알기로 아버지는 형제가 없었으니까. 그뿐 아니라 백련교든 어디든, 그런 궁술을 가진 무인을 본 적 역시 없었다. 화살에 그 정도의 경력을 담을 수 있는 무인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천하에 이름을 떨쳤을 것이고, 천하지회에서도 모습을 보였을 것이다.


“네 생각대로다. 그 두 사람 모두 ‘이번 이야기’의 등장인물들이 아니지.”

“‘이번 이야기’?”

“그래, ‘이번 이야기’.”


서동천은 미간을 찌푸린 채로 손가락을 꼽았다.


“글쎄. 이번이 십사만 이천팔백오십··· 하고도 일곱 번째였나? 아니면 그냥 일곱 번째였던가? 이젠 기억조차도 애매하군. 적당히 오래된 일이라야 말이지.”

“십사만···?”


설총은 질린 얼굴로 서동천을 쳐다보았다. 그는 200년을 훌쩍 넘도록 살아왔고, 그가 미래를 바꾸기 위해 시우십결과 무심결을 빼돌린 것 역시 이 나라의 역사만큼 오래전의 일이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시간을 헤매는 중이라는 뜻이다.


“동정하지 마라. 나의 시간은 너의 것과 다르다. 문을 열고 아카샤에 도달한 그때부터 나는 흐르는 시간에서 벗어난 존재가 되었다. 적당한 비유로 표현하자면··· 그래, 너희가 굽이치는 장강 위의 갈댓잎이라면 나는 강 위에 부는 바람이라 할 수 있겠군. 이해되는가?”

“바람은 머무는 곳이 없으니 고이지 않고, 강의 물길을 가누려 하지 않으나 휩쓸리지도 않고, 강의 흐름에 거스르지 않으나 얽매이지도 않는다··· 고 보면 되겠소?”


설총의 답에 서동천은 씩,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과연 그 아버지에 그 아들답군. 이제 와 할 이야기는 아니지만, 네 가계는 무가(武家) 말고 사대부의 일가를 이루었으면··· 아마 좋았을 거야. 아버지와 아들이 모두 당대의 문장가가 되었을 테지. 그렇게 생각해 본 적 없나?”

“이런 시대에 사대부가 되면, 고작해야 장사치밖에 더 되겠소?”

“장사치?”

“글을 팔든, 술을 팔든.”


과거를 보지 않고 시골에서 글을 가르치며 살던가, 아니면 고관대작들에게 술을 따르며 아첨하는 간신배가 되던가. 확실히 근자의 사대부는 오직 두 부류뿐이었다. 제갈세가의 담하조차 대외적으로는 낙향은사(落鄕隱士)를 자처하고 있지 않던가?


설총의 찰떡같은 비유에 서동천은 손바닥을 두드렸다.


“아하··· 그렇군. 하하핫, 뭐 그도 그렇겠지만, 재능이 아까워 그런 것 아닌가?”

“만약, 혹은, 어쩌면··· 이런 말은 그만둡시다. 내게 보여준 그것은 무엇이오?”

“후후··· 심기를 불편케 했다면 사과하지. 그래··· 설명해 주지. 그건 이번과 가장 가까운 미래, 혹은 과거의 일이다.”

“···미래, 혹은 과거?”

“한현보가 사문(師門)이 아니라 무가(武家)로 시작한 경우의 세계. 관측한 나에게는 이미 일어난 일이지만, 그런 식으로 설명하면 네가 듣기에는 조금 불편한 감이 있을 테니···. 내게서 무심결과 시우십결을 받아 간 그가 나와 약속했던 일인전승(一人傳承)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처음부터 무림세가를 구축한 분기점의 이야기라고 할까. 음, 그래. 십사만··· 어쨌건 이번이 일곱 번째니, 그쪽 이야기는 ‘여섯 번째 세계’라고 해두지.”

“‘여섯 번째 세계’.”

“아아, 여섯 번째.”


머리가 지끈거린다는 표정으로 곱씹듯 말하는 설총을 보며 재밌다는 듯 맞장구를 친 서동천은 말을 이었다.


“일인전승의 원칙이 깨졌기 때문에··· 그 세계에서는 나의 명운(命運)이 너무 빨리 소진되어 버리고 말았지. 그 탓에 난 일찌감치 손을 떼야만 했고··· 시우십결의 진의를 깨친 이도 없었어. 모든 일이 너무 빠르고 거칠게 흘러버렸어···.”


아득한 과거를 회상하듯 먼 허공을 바라보던 서동천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곧 그의 시선이 설총을 향했다.


“여섯 번째 세계에서 너는, 이 모든 일이 시작되던 날··· 득구를 대신해 화살을 맞고 쓰러지는 역할이었다. 득구는 그런 너를 대신해 네 이름으로 사는 길을 택하지.”

“득구가··· 내 이름으로?”

“그래.”


설총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심히 걱정되는 세계로군.”

“뭐, 녀석치고는 잘 해내지. 무엇보다도 여섯 번째 득구는 일곱 번째만큼 멍청하고 저돌적인 성격은 아니었으니까. 녀석을 돕는 사람들, 아니, 녀석이기에 돕는 사람들도 있었고.”

“후후, 그런가···.”


설총은 씩, 입꼬리를 말았다. 왠지 모르게 흐뭇한 기분이 들었다. 하긴, 화검 도종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전적으로 득구 녀석 덕분이다. 그가 돕기로 한 것은 설총이 아니라 득구 개인 아니던가? 그렇게 생각해 본다면, 오히려 득구이기 때문에, 녀석을 돕겠다는 사람 역시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설총의 만족스러운 미소를 들여다보던 서동천의 눈썹이 꿈틀, 떨렸다. 그는 곧 흠, 헛기침을 내뱉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내가 관측한 수많은 세계 중에서 이번 세계와 가장 닮은 세계였었군. 너희 두 사람의 관계 말이야. 다른 세계에선 그렇지 않았거든.”


서동천의 말에 설총은 비상한 호기심을 느꼈다. 그 자신의 미래에 대한 예언을 듣던 때보다도 이 이야기가 더 궁금했다.


“다른 세계는 어떤 관계였단 말이오?”

“글쎄? 말해줘도 되나 모르겠군.”


능글맞게 웃는 서동천을 보며 설총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하기 싫으면 하지 마시오.”

“농담이야. ···그래, 이렇게 말하면 되겠군. 일곱 번째 이야기는 이번이 처음인 건 아니야. 하지만 한설총과 득구가 이 정도의 신뢰를 쌓은 건 이번이 처음이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

“이번과 비슷한 전개로 흘러간 역사가 여럿 있었지만, 득구와 내 관계가 지금만큼 가깝지는 않았다···는 거요?”

“정확해. 역시, 똑똑해서 좋아.”

“어째서?”

“‘감자 사건’이 없었거든.”

“감자? 아···!”


서동천은 숨을 고르듯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쉬고 나서 말을 이었다.


“좋아. 이해가 빠르니 지체하지는 않겠어. 일전에 네가 물었었지. 한현보의 의미는 무엇이냐고 말이야. 그때도 이야기했지만, 지금 한 번 더 말하도록 하지. 한현보는, 내가 준비한 칼이다. 이 세계의 운명을 고쳐 쓰기 위해··· 이 빌어먹을 운명을 바꾸기 위해 나와, 나를 이 아카샤 너머로 보내준 나의 동료들이 함께 준비한─ 운명을 조각할 「칼」이다.”


늘 장난스럽던 서동천이 보이는 진지한, 아니 준엄하기까지 한 태도에 설총은 압도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끝이 다가올 즈음에는 언제나 너희 둘이 있었다. 아니, 두 사람의 사명자라고 해두지. 매번 같은 이름은 아니었으니까. 마치 운명이 정해진 것처럼 두 사람의 사명자가 그 자리를 채웠고, 그를 뒤따르듯 대적자가 일어났다.”


서동천은 양손을 들어 올렸다. 곧 그의 양손이 각각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오른손의 빛은 크고, 왼손의 빛은 작았다.


“재미있게도 구도는 항상 같았다. 그릇이 큰 자와 작은 자가 서로를 중보(仲保) 하며, 이 싸움을 함께 헤쳐 나가지. 그리고 항상 결정적인 순간,”


서동천의 오른손의 빛이 훅, 꺼졌다.


“큰 자는 작은 자를 위해 희생한다. 그리고 작은 자는 홀로 남아 감당하지 못할 싸움을 이어 나간다. 결국, 미완으로 끝나고 만다. 나의 모든 명운을 소진하기까지, 더러는 육백여 년에 가까운 세월을 기다린 적도 있으나··· 마침내 너희들이 패배하는 운명에는 변함이 없었다.”


서동천은 왼손의 빛마저 꺼뜨리고 설총에게 시선을 요구했다. 설총의 눈에 비친 그의 두 눈은 공허하면서도 지쳐 보였다.


“나는 깨달았다. 인간에게는 정해진 그릇이 있고, 감당할 수 있는 자에게 그 일을 맡겨야만 한다고 말이다. 그래, 이번이 유일한 기회이자,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르는 기회이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여기까지 도달한 적이 없었다.”


서동천은 음울한 표정으로, 음울한 목소리로, 음울한 어조로 말했다.


“이번에야말로 작은 자가 큰 자를 위해 희생할 때이다. 그래, 대의(大義)를 위하여···.”


서동천은 그늘진 눈으로 설총을 바라보았다.


“‘일곱 번째 득구’는 그럴 수 있다. 그는 자신을 위해 죽음도 마다하지 않은 도련님을 위해···! ‘감자 사건’에서 자신을 알아준 ‘형님’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칠 것이다.”


작가의말

갑자기 쏟아진 비가 여름을 물려내고 다시 봄을 되돌려 놓았군요. 보통은 봄비가 겨울의 추위를 몰아내는 역할을 많이 하는데, 최근엔 여름이 너무 빨리 찾아오는가 봅니다.


날씨를 보고 있으면 뭔가... 신비한 기분이 든달까요? 부디, 다음 세대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세상의 여러 얼굴들이 잘 전해졌으면 합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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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 75화. 하오문 (6) 24.05.06 131 4 15쪽
248 75화. 하오문 (5) +2 24.05.03 163 4 14쪽
247 75화. 하오문 (4) 24.05.02 150 3 14쪽
246 75화. 하오문 (3) 24.05.01 147 3 15쪽
245 75화. 하오문 (2) 24.04.30 141 3 15쪽
244 75화. 하오문 (1) 24.04.26 159 2 17쪽
243 74화. 피 냄새 (2) +2 24.04.25 158 2 16쪽
242 74화. 피 냄새 (1) +2 24.04.24 168 2 17쪽
241 73화. 세 명의 신산(神算) (3) 24.04.23 157 2 15쪽
240 73화. 세 명의 신산(神算) (2) +2 24.04.22 171 2 15쪽
239 73화. 세 명의 신산(神算) (1) 24.04.19 178 3 15쪽
238 72화. 운예지망(雲霓之望) 24.04.18 170 3 15쪽
237 71화. 그런 신은 없다. 上 24.04.17 159 4 14쪽
» 70화. 초화만신(超化萬神) (6) 24.04.16 165 2 16쪽
235 70화. 초화만신(超化萬神) (5) +2 24.04.15 181 3 15쪽
234 70화. 초화만신(超化萬神) (4) 24.04.12 195 5 16쪽
233 70화. 초화만신(超化萬神) (3) 24.04.11 191 2 15쪽
232 70화. 초화만신(超化萬神) (2) 24.04.10 195 4 15쪽
231 70화. 초화만신(超化萬神) (1) 24.04.09 211 7 13쪽
230 69화. 진의(眞意) (3) +2 24.04.08 199 6 17쪽
229 69화. 진의(眞意) (2) +2 24.04.05 206 5 16쪽
228 69화. 진의(眞意) (1) 24.04.04 202 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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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68화. 부처님 손바닥 (3) 24.04.02 195 2 15쪽
225 68화. 부처님 손바닥 (2) 24.04.01 200 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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