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x지저씨 님의 서재입니다.

부활의 성자, 이단의 괴수가 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지저씨
작품등록일 :
2024.03.01 11:46
최근연재일 :
2024.03.29 18:30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155
추천수 :
0
글자수 :
136,245

작성
24.03.25 18:30
조회
5
추천
0
글자
14쪽

ep5.영웅이 되고 싶은 소년(6)

DUMMY

약 700년 전 얘기다.


해마다 황금빛으로 물드는 넓은 평야가 자랑인 남부 작은 국가에 유례없는 인파가 몰렸다.


대륙 중앙을 집어삼킨 종말로부터 운 좋게 살아남아 도망친 피난민들.


발길이 닿는 대로 무작정 도망쳐 온 그들은 피난처가 풍작으로 가득한 곳이라 다행이라 여겼다.

그러나 그들에게 있어 정말 행운이었던 것은 고작 그런 것이 아니었다.


[만민들은 볼지어다. 내 안에 빛이 있으매 하늘에 계신 이의 것이라. 태초에 모든 만물이 이를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경배할지어다. 그리하면 빛의 신께서 약한 자를 보우할 것일세, 나 그분의 대리자로서 이를 영원토록 보증하리라.]


초대 성자이자 빛의 교단 제1대 교황.

황금 들판을 시작으로 분연히 일어나, 천검(天劍)과 함께 역사를 시작한 유넥티스 제나스.


인류 최초의 영웅의 첫 발언을 목도한 피난민들은 빛의 교단의 시작의 성도가 되어 자연스레 그를 따르게 되었다.

커다란 이적과 함께했기 때문인지 그들 중에서는 유독 신앙이 두터운 자가 많았고, 후에 셀포스를 비롯한 많은 성인을 배출하기에 이르렀다.


**


“내 힘을 배워보고 싶다는 말이냐···?”


생각지도 못한 소년의 말에 난처해진 나는 생각이 이리저리 마구 튀었다.


“그래! 그러니까 설명 좀 해줘. 엄청 빠르게 움직이던데 제나스 말고 다른 신의 힘인가?

제나스가 빛의 신이니까 아저씨네 신은 바람의 신 그런 건가?”


바람의 신이라? 흥미로운 발상이다. 하지만 내 힘이 바람에 국한되어 있는 것만은 아니지.


“설마하니 마기(魔氣)를 사용하는 건 아니지? 그럼 됐어. 그거 나도 배울 수 없나? 신성력은 아무리 해도 안 되더라고···.”


나는 지금까지 내 본래의 힘을 잃었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언젠가는 반드시 되찾아야 할 힘이며 어디서 솟아난 지 모를 이 힘은 신기하긴 했으나 불안한 것.

신성을 찾기 전에 도움받아 다행이나 누군가에게 감추고 싶었던 것에 더 가까웠다.


그런데 이런 힘도, 없는 자의 입장에서는 원할 수도 있구나.


“솔직히 말해 이것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친다는 생각 자체를 못 해봤다.”


“어째서? 신성은 누구나 못 배워서 안달인데?”


성자 유넥티스는 처음 신성에 대해 전파할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그는 제나스의 강림을 마주하고 그 음성을 들었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역시 자신의 힘에 확신이 있었을까?


“너, 이 힘을 얻고 나면 자신에게 어떤 파장을 불러들일지 알고 있느냐?”


불과 몇 분 전, 세 명의 성직자가 눈에 쌍심지를 켜고 내게 달려든 참이다.

그 때문에 그들이 돌아오면 얼굴을 더 붉히기 전에 마을을 떠나야겠다고 몰래 생각하고 있었다.


“당연히 알고 있지. 사람들이 마물한테 쓸 수 있는 무기가 하나에서 둘이 되는 거니까.”


하지만 내 걱정은 무색하게 소년은 상상만 해도 두근거린다는 표정이었다.


“만약에 신성력보다 배우기 쉬우면··· 아니, 비슷한 정도만 돼도 전쟁은 끝이야. 지금까지 저쪽으로 기울어져 있던 저울이 한 번에 우리 쪽으로 쏠릴 거라고. 안 그래?”


그는 ‘신성력보다 공격력은 강한가? 그에 비해 방어력은 약해 보였어. 그렇다면 성직자들과 힘을 합쳐서···.’ 라는 식으로 연신 떠들어 대며 흥분했다.


“전부터 생각했는데 너는 교단···, 빛의 신 제나스를 믿지는 않는 거냐?”


나에게 하는 말인지도 의심스러울 엔도의 속사포 말을 끊었다.

이제까지 보여준 신성에 대한 묘한 반발.

지금 하는 말도 제나스의 신자로서 내뱉을 내용은 아니었다.


“믿는다 안 믿는다가 대체 뭔데. 난 아직도 모르겠어. 근데 확실한 거는 아무리 기도를 열심히 해도 제나스는 내가 필요할 때 힘을 빌려준 적이 없다는 거야.”


불신의 눈. 엔도는 지난 삶의 어느 지점으로 돌아가 회상에 빠진 모습이었다.


“그거 아느냐? 나는 성도 제나스 출신이야. 아주 독실한 빛의 교단 신자지. 그런 입장에서 불신자들을 교화하는 일도 참 많이 했다만···.”


저런 눈을 많이도 봐왔다. 모든 이들에게 신성의 은혜가 내려지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그런 자들을 위해 직접 이적을 보여주고 믿음을 북돋아주는 일도 참 많이 했다.


“그래? 희한하네. 이상한 힘을 쓰니까 당연히 제나스 교인이 아닐 줄 알았어.

아, 그러고 보니 하워드랑 인사할 때 아즈마리아 성도라고 했었지?

그런데 아저씨도 그거 모를걸? 나랑 소냐도 제나스 출신이야. 성도 출신은 아니지만.

나도 어릴 땐 아카데미에 들어가서 기사가 되길 꿈꿨던 적도 있어.

그러니까 설교할 작정이라면 넣어두라는 얘기야. 무슨 말 할지 뻔히 아니까.

그래서 가르쳐 줄 거야, 말 거야? 둘러 말하지 말고 확실히 말해줘.”


그래, 그렇겠지. 지금 이 자리에서 그게 뭐 중요하겠냐.


“하나만 물어보자. 이 힘을 가지게 된다면 어떻게 할 셈이냐? 영웅이라도 되고 싶은 거냐?”


치기 어린 마음이 없으리라 말할 수 없다.

기사가 되기를 꿈꾸기도 했다 하니 코앞에서 쿠알을 베어 넘기는 나를 보고 설렜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의문을 들은 엔도는 내가 머쓱해질 정도로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영웅? 무슨 어린애 같은 소릴 하는 거야. 아저씨는 내가 칼을 들고 마물을 뎅겅뎅겅 썰 수 있을 거 같아?

물론 내 몸 하나쯤은 지킬 수 있으면 좋겠지만 결국 내가 할 일은 지금이랑 똑같아.

사람들한테 알려주는 거지.”


“알려줘? 무엇을?”


“살아남을 방법 말이야. 이 마을이랑 똑같아. 나는 연구하고 고민해서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 그리고 누구라도 할 수 있게 체계 질서와 조직을 만들지.

그리고 그걸 받아들인 사람들은 모두 함께 계획한 걸 이뤄가는 거야.

그래야··· 살 수 있으니까.”


소년의 구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이 보였다.

그는 특별한 누군가가 지켜주기를 바라는 게 아니었다.

누구나 자기 스스로 지킬 수 있는 기술의 보편화. 그리고 힘의 평등.


훌륭하다.


선민주의에 빠져있던 나는 한 번 죽었다 깨어난 뒤에야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는데.

아직 성인이 될까 말까 하는 이 소년은 이리도 이타적인 생각을 품고 있었나.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솔직한 감정들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조금 엿볼 수 있었다.


“아침 해가 이제 뜨는군···.”


엔도의 머리 너머로 점차 여명이 밝아오는 게 보였다.


“갑자기 무슨 소리···.”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일을 해야겠지. 마을 전체가 분주하니까 말이야. 밤에 보자. 그 사이 나도 어떻게 하면 될지 생각을 좀 해볼 테니.”


“···!”


나는 그 말을 끝으로 엔도에게서 등을 돌렸다.


“정말이지?! 가르쳐 준다고 했다! 해 떨어지면 우리 집에서 기다려. 바로 갈 테니까!”


“파이 사제를 만나거든 무슨 일이 있으면 불러달라고 전해다오.”


나는 돌아보지 않고 복잡한 심정으로 그 말만을 전했다.


**


장막과도 같은 포근한 검정.


시선을 끝까지 들어 올려 밤하늘을 눈 안에 가득 채우면, 세상과 나 사이에 만연한 호연지기(浩然之氣)가 쏟아져 들어오는 듯하다.


“아저씨, 뭐 하는 거야? 이런 데 앉아 있으니까 한참 찾았잖아.”


엔도와 헤어지고 난 후 나는 곧장 엔도네 집으로 향했다.

다른 일은 일절 생각하지 않고 오직 이 힘에 관해서 생각하며 날이 저물 때까지 명상했다.


“왔느냐.”


“뭐야, 분위기 잡고. 뭐 좀 가르쳐 준다고 이제 선생 노릇 할 생각이야?”


엔도는 사다리를 끌어다 간신히 지붕 위로 올라 불안한 발밑을 주의하며 천천히 다가왔다.


“왜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봐? 시작 안 할 거야? 아이, 그런데 내려가면 안 돼? 나 고소공포증 있는데. 안전장치 없으면 무섭다고.”


“앉아 보거라.”


나는 엔도를 마주하고 나서도 무아지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벗어나지 않고 있었다.


온종일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엔도를 가르칠 수 있을까? 이 힘을 배우게 하는 게 옳은 일이기는 할까?


침착하게 생각해보면 엔도 하나를 가르친다고 해서 지금 당장 마을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크게 보면 그의 말대로 이 일은 어쩌면 인간과 마물의 전쟁에 종지부를 찍을 위대한 첫발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런 가능성을 가진 이 힘은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

엔도의 말대로 제나스 말고 또 다른 신이 나를 사자(使者)로 택한 것일까?

그렇다면 초대 교황에게 그러했듯이 왜 나에게는 음성을 들려주지 않는 것일까.


분명 이 힘이 사특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믿기로 하였지만···.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한 가지밖에 없었다.


물음에 답해주는 이가 없으니 이 힘 자체에 묻고 스스로 답을 깨닫는 것.


마침 엔도네 집 지붕은 다른 이가 찾아오지도 않아 자연을 느끼기에도 적당했다.

나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 나를 감싸고 있는 세상의 원기(元氣)를 그러모았다.


지금까지 많은 도움을 받은 바람.

살아 숨 쉬고 있는 흙과 나무.

솜씨 좋게 만들어놓은 물레방아를 뛰노는 물.

쏟아지는 햇빛과 대장간의 뜨거운 불까지.


끝없이 넓어지는 감각의 지평. 나는 느껴지는 모든 것들과 문답을 주고받았다.


“내가 이 힘을 얻을 때엔 나의 신상에 커다란 일이 있었다.”


얌전히 곁으로 온 소년을 향해 입을 뗐다.


“그것이 내겐 계기였으나 너에게 그런 일을 겪게 할 순 없구나. 그러니 이 힘을 네가 깨우칠 수 있을지 내게도 확신은 없다.”


본인이 말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두서없이 시작할 줄은 몰랐었던지 엔도는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눈은 감는 게 좋겠다. 이 힘에 대해서 누구에게 보고 배운 것은 없다. 하지만 품으면서 알게 된 확실한 것은 이 힘은 모든 자연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란 거다.”


힘을 끌어다 쓸 때, 제나스의 신성과는 감각적인 부분부터 다르다.

신성은 부여받아 누군가 등을 떠밀어주는 느낌이라면.

이것은 나를 도와주기 바라는 것들로부터 힘을 끌어다 쓰는 느낌.


“알았어. 그래서 그 다음은?”


엔도는 맥락 없는 얘기에도 토를 달지 않고 진지하게 임했다.


“그저 느껴 봐라. 지금부터 내가 그럴 수 있도록 해보겠다. 경계를 없애고 빠져들어라. 너와 세상 사이의 허물을 무너뜨리는 거다.”


엔도의 가슴 위에 양손을 얹고 지금까지 모았던 자연의 빛을 모두 응축시켜 불어넣었다.


공격하고자 함이 아니다. 날카로움을 버린다.


그가 느껴야 할 것은 생명의 박동. 자신과 세상의 혈맥이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려 주어라.


“엔도, 집중해라. 잡스러운 생각은 버려. 머리로 이해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 이해하기 전에 느끼고 개방하는 거다.”


이 똑똑한 소년은 분명 할 수 있다. 이곳에서 엔도를 마주한 순간부터 나는 그에게서 가능성의 빛을 보고 있었다.


내 손에 모인 힘의 대부분이 허공으로 흩어지고 있다.

그러나 상관없다. 떠내려간 힘의 두 배, 세 배의 힘을 억지로 때려 박는다.

막혀버린 대롱에 힘껏 숨을 불어내듯 억지로 뚫어낸다.


“허억···!”


곧 머지않아 엔도의 숨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그의 호흡은 마치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과도 같았다.


“뭔가··· 흐억···. 이게··· 이게 뭐야. 뭔가 커다란 게···.”


비집고 들어간다···!


“거부하지 마!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다. 이제부터는 네 하기 나름이야. 내 말을 명심해라. 경계를 허무는 거야. 받아들여!”


내가 이 힘을 얻으며 깨달은 것.

보고 듣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모든 것들엔 힘의 원천인 기이한 빛을 품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자연의 일부인 ‘나’도 마찬가지라는 것.


-펑!


커다란 파공음 같은 것이 들리며 나와 엔도 둘 다 뒤로 나가떨어졌다.

그러나 그것은 고막을 통해 들리는 소리가 아니었다.


“세상에 이게 뭐야···. 맙소사 이게 뭐야···. 세상이···. 내가 지금껏 살던 세상은···.”


엔도는 문장이 채 되지 못한 말을 반복적으로 중얼거렸다.

벅참과 허탈함, 만감이 교차하는 모양새였다.

그는 하늘로 손을 뻗어보았다가 다시 쥐어보고 그 손을 다시 바라보는 등 기묘한 행동을 계속했다.


대삼림의 숲에서 깨어났을 때 내 모습도 저랬을까.


“후우···. 어떠냐. 지금까지 모르고 살았던 게 억울하고 새로 태어난 기분에 감사하지 않느냐?”


기운을 불어넣고 집중하느라 나도 제법 지쳐서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저 반응을 보아 성공한 게 분명했다.

내가 느꼈던 그 벅참을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에 나도 덩달아 흥분되었다.


“맞아요. 아저씨도 그랬어요?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 마을 사람들 다 불러서···.”


엔도는 누워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다가 고개만 들어 내게 말했다.


“어, 어···? 허어어어···. 허어. 어···?”


뭐야, 왜 저래. 애가 왜 갑자기 고장이 났어.


엔도는 말을 하다 말고 갑자기 언어 능력을 잃은 것처럼 어버버거리기 시작했다.


“엔도, 왜 그러냐? 정신 차려.”


뭔가 잘못됐나? 갑자기 너무 큰 자극을 받아 무리가 온 건가?


나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곧바로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그가 보인 행동은 더 가관이었다. 갑자기 몸을 벌떡 일으키는가 싶더니 내 앞에 바싹 엎드리며 말을 더듬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시, 신이시여···!”


이건 또 무슨···? 나는 엔도의 영문 모를 행동에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부활의 성자, 이단의 괴수가 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3 ep5.영웅이 되고 싶은 소년(10) 24.03.29 2 0 13쪽
22 ep5.영웅이 되고 싶은 소년(9) 24.03.28 4 0 12쪽
21 ep5.영웅이 되고 싶은 소년(8) 24.03.27 4 0 12쪽
20 ep5.영웅이 되고 싶은 소년(7) 24.03.26 6 0 12쪽
» ep5.영웅이 되고 싶은 소년(6) 24.03.25 6 0 14쪽
18 ep5.영웅이 되고 싶은 소년(5) 24.03.23 5 0 13쪽
17 ep5.영웅이 되고 싶은 소년(4) 24.03.22 6 0 12쪽
16 ep5.영웅이 되고 싶은 소년(3) 24.03.21 6 0 12쪽
15 ep5.영웅이 되고 싶은 소년(2) 24.03.20 6 0 15쪽
14 ep5.영웅이 되고 싶은 소년(1) 24.03.19 7 0 14쪽
13 ep4.썩은 땅콩의 수난(6) 24.03.18 7 0 13쪽
12 ep4.썩은 땅콩의 수난(5) 24.03.16 5 0 14쪽
11 ep4.썩은 땅콩의 수난(4) 24.03.15 6 0 15쪽
10 ep4.썩은 땅콩의 수난(3) 24.03.14 6 0 12쪽
9 ep4.썩은 땅콩의 수난(2) 24.03.13 6 0 15쪽
8 ep4.썩은 땅콩의 수난(1) 24.03.12 5 0 13쪽
7 ep3.벌거벗은 기사(2) 24.03.11 7 0 13쪽
6 ep3.벌거벗은 기사(1) 24.03.09 7 0 13쪽
5 ep2.노래하는 자들 24.03.08 11 0 13쪽
4 ep1. 성전, 그리고 부활(4) 24.03.07 8 0 14쪽
3 ep1. 성전, 그리고 부활(3) 24.03.06 9 0 12쪽
2 ep1. 성전, 그리고 부활(2) 24.03.05 10 0 12쪽
1 ep1. 성전, 그리고 부활(1) 24.03.05 17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