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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질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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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질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2
최근연재일 :
2024.06.28 17:50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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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150
추천수 :
3,822
글자수 :
226,039

작성
24.06.2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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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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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글자
12쪽

생각 없나?

DUMMY

첫 번째 오크가 도끼를 내리치는 순간, 두 손으로 쥔 검을 오른쪽 어깨에 대고 있던 코르삭은, 오크 쪽으로 한 걸음 성큼 다가가 도끼를 피함과 동시에 오른쪽 어깨에 붙이고 있던 검을 오크의 겨드랑이에 대고 지나가며 쓱 벴다.


크아!


오크가 비명을 지르며 도끼를 떨어뜨리고 나뒹굴었다.

죽지 않았지만, 이미 전투 불능이라 코르삭은 신경 쓰지 않고 두 번째 오크에게 다가갔다.

오크가 못이 튀어나온 몽둥이로 코르삭의 머리를 노리고 횡으로 휘두르자 그는 발을 쭉 뻗어 보폭을 넓히며 무릎을 낮춰 몽둥이를 피함과 동시에 어깨에 대고 있는 검으로 오크의 옆구리에 대고 쓱 베고 지나갔다.


크허!


이번에도 오크가 죽지 않았지만, 그대로 지나친 뒤 세 번째 오크를 만났다.

예상보다 훨씬 빨리 적을 대면한 오크가 순간적으로 움찔하자 코르삭은 오른쪽 어깨에 대고 있던 검을 앞으로 던지듯 펼치며 검 끝으로 오크 목을 아슬아슬하게 벴다.

목 앞쪽이 살짝 잘린 오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모른 채 소리를 질렀지만, 후두가 잘려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코르삭은 목을 움켜쥐고 허물어지는 오크를 내버려 둔 채 계속 나아갔다.

그는 오크의 후두를 베고 지나갈 때의 회전력을 그대로 살려 이번에는 검을 왼쪽 어깨에 붙이고 있었다.


코르삭은 달려드는 오크들과 정면으로 무기를 맞대지 않았다.

크게 휘둘러 베거나 깊이 찌르지도 않았다.

공격을 피함과 동시에 적에게 붙어 검을 최대한 몸에 붙인 채 스쳐 지나가는 힘만 이용해 베거나 약점이 드러날 때 재빨리 공격하고 지나갔다.


공방일체, 그 단계를 넘어 회피공격일체.

큰 동작은 하지 않고 짧고 간결하게.

이미 가한 힘을 이용해 다음 움직임까지 연결.

적을 끝장내지 않고 전투 불능으로 만든 뒤 곧바로 다음 적 상대.


이 검술은 아버지에게 배운 것으로 이름이 없었다.

작년에 전쟁터에서 만난 전우들은 약아 빠진 검술, 유령 검술이라고 불렀지만, 마음에 드는 이름은 아니었다.

이 검술은 지원 병력 없이 무수히 많은 적을 상대해야 했던 어느 평민 출신 지원병이 최소한의 힘으로 적과 싸우며 적의 심장부까지 갔다가 살아남는 과정에서 체득한 것이었다.

물론 코르삭은 그러한 사실을 몰랐다.

그 역시 필요하면 크고 화려한 동작을 할 줄 알았다.


움바 에워!


송곳니 세 개를 꿴 목걸이를 차고 있는 미아(백장)가 커다란 도끼를 치켜들고 죽이겠다고 달려들자 코르삭은 검을 뒤로 한껏 젖히고 크게 외쳤다.


“미아, 푸루쿠타 마샴불리지 엘푸 쿠미!”


백장 따위가 감히 만장에게 덤비다니!


용서할 수 없었다.

크게 호통 친 황금색 엘푸 쿠미(만장)는 단칼에 미아(백장)의 머리를 날려 버렸다.

오크의 머리가 눈을 부릅뜬 채 몸에서 분리되어 허공에 떠 있었다.

그 비현실적인 광경에 주위에 있는 오크들이 순간 정적에 휩싸였다.

미아의 머리가 땅에 툭 떨어지고, 머리를 잃은 오크의 몸이 허물어졌다.

코르삭은 커다란 황금색 송곳니 다섯 개가 잘 보이도록 가슴을 활짝 펴고 포효했다.


“오르크, 푸아타! 미미 엘푸 쿠미!”


복종하라, 오크여! 나는 만장이니라!


순간, 오크 하나가 무릎을 꿇으려다가 옆에 있던 오크가 뒤통수를 후려친 덕분에 뒤늦게 상대가 인간인 것을 깨닫고 멈추었다.

코르삭은 그 모습을 만족스럽게 바라보다 걸음을 옮기며 중얼거렸다.


“복종하기 싫으면 말고.”


코르삭에게 지휘관을 잃은 오크들은 그를 공격하지 않고 주춤주춤 물러났다.

그 대신 다른 미아 부대가 공격해 왔다.

코르삭은 이번에도 오크들을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며 미아에게 접근했다.

그러면서 곁눈질로 불카르를 살폈다.


불카르는 타고난 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힘으로 굵고 긴 창을 휘둘러 오크들을 날려 버리고 있었다.

코르삭은 자신보다 불카르가 오크를 상대하기에 더 적합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전쟁터에서는 정교하고 정확한 검술이 아니라 거력 장사의 일격이 더 강한 인상을 주고 적을 두려움에 빠뜨린다.

더구나 오크는 인간보다 직관적이고 감각적이다.

에레부 마쿠차가 몽둥이 하나만 들고 오크들을 굴복시킨 것만 봐도 덩치 큰 불카르가 오크들에게 더 잘 통하리라는 것을 능히 짐작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가 사용하는 무기였다.


‘창은 좀 애매해.’


창은 오크들의 마음을 흔들 만한 무기가 아니다.

불카르가 특별히 창술이 뛰어난 것도 아니었다.

창은 숲에서 떠돌이 오크를 사냥할 때 나무와 덤불 사이에 숨어 있다가 일격에 오크를 찔러 죽이는 데 효과적이라서 사냥꾼들이 어릴 때부터 써 온 것이지 전쟁터에서 오크들을 위압하기에는 약했다.


‘차라리 거대 도끼로 오크들을 토막 낸다거나 커다란 쇠몽둥이로 대가리를 부수는 게 훨씬 강한 인상을 줄 텐데.’


코르삭은 마음속으로 불카르의 무기를 바꾸어 오크들에게 악마 장군으로 거듭나도록 만들기로 결정했다.

가짜 엘푸 쿠미(만장) 목걸이와 상승효과가 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런 생각을 마쳤을 때 다음 미아가 바로 눈앞에 있었다.

그는 최대한 크고 화려한 동작으로 미아의 목을 날려 버리며 외쳤다.


“오르크, 푸아타! 미미 엘푸 쿠미!”


복종하라, 오크여! 나는 만장이니라!


소리치면서 더욱 확신했다.


‘아무래도 불카르에게 더욱 어울려.’


***


“선두에 선 자들이 누구지?”


사령관 뷔페스가 물었다.

형체는 보이는데 얼굴을 식별하기에는 먼 거리였던 것이다.

참모장 발테스가 눈에 힘을 주고 살피더니 대답했다.


“저 거구는 아마도 사냥꾼 탈타르 일족 같습니다. 탈타르와 그 아들들이 덩치가 크고 솜씨가 좋기로 유명합니다.”

“그래?”

“예. 다른 자가 누군지는 잘 모르겠으나 트베리 상회의 호위가 실력이 출중하다고 사냥꾼들 사이에 소문이 났다고 합니다.”

“상회의 호위?”

“예.”

“흐음······.”


사냥꾼도 아니고 상회의 호위가 실력이 뛰어나 봐야 얼마나 뛰어나겠나 싶은 생각에 사령관이 관심을 끊으려는 찰나, 참모장이 덧붙였다.


“지난번에 오크가 배후 영지로 가는 다리를 차단하여 투리스를 고립시키려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보상부에 전달한 자가 바로 트베리 상회의 호위입니다.”


그것은 제법 사령관의 흥미를 돋웠다.


“궁금하긴 하군. 저들이 사거리 안으로 들어오면 엄호 사격 해.”

“알겠습니다!”


그 명령으로 인해 카멜리 왕복 상행단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미아 부대가 자꾸 흩어지는 것을 본 진짜 엘푸 쿠미(만장)가 휘하의 오크들에게 마차 행렬을 덮치게 했고, 그때 마차 행렬은 다연발 대형 쇠뇌 사거리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었다.

코르삭과 불카르가 앞을 뚫고 탈타르가 이끄는 사냥꾼들이 후미의 마차를 악착같이 보호하는 동안 화살비가 엘프 쿠미(만장) 부대의 오크들 머리 위로 쏟아졌다.

결국 오크들은 사정거리 밖으로 물러났고 카멜리 왕복 상행단은 병사들과 주민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요새로 들어올 수 있었다.

카멜리 왕복 상행단은 의도하지 않게 위험을 무릅쓰고 포위된 성 안에 식량을 실어 나른 영웅이 된 것이다.

사령관이 직접 문 앞에서 상행단을 맞이하여 병사들과 주민들의 함성과 환호를 더욱 끌어냈다.


“정말 잘해 주었다! 오크가 아무리 많아도, 요새를 포위하고 있어도 걱정할 것 없다! 오크 놈들은 결코 요새를 넘지 못하고, 우리는 필요하면 언제든 식량을 가져올 수 있으니까. 오크들은 그저 우리 사격 훈련의 표적이 될 뿐이야!”


우와아아아아!


사령관 뷔페스는 병사들과 주민들의 사기를 한껏 끌어올리고는 코르삭과 불카르를 데리고 성벽 위로 올라갔다.

코르삭과 불카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평지에서 볼 때에도 오크의 수에 놀랐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니 장난이 아니었던 것이다.

개미 떼처럼 바글바글했다.

게다가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이름이 무엇이냐?”


뷔페스가 물었다.

그는 덩치가 불카르에 육박할 만큼 큰 데다 오랫동안 다른 사람들 위에서 군림해 와서 위압감이 어마어마했다.


“탈타르의 아들 불카르입니다.”

“트베리 상회의 코르삭입니다.”

“불카르, 코르삭. 음! 정말 잘했다. 잘 싸우더구나.”

“감사합니다.”

“그런데 오크가 요새를 감싼 것을 보고도 왜 달아나지 않고 요새로 온 것이냐?”


사령관의 질문에 불카르가 코르삭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뷔페스는 그 행동을 보고 코르삭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음을 파악했다.

코르삭이 대답했다.


“오크가 요새를 포위할 정도가 되면 투리스 전역이 오크의 영역이 될 테고, 배후 영지들이 쓸리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입니다. 어디를 가도 안전하지 않다면 오크의 무덤이라 불리는 투리스 요새가 가장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라이바드의 말이었지만, 코르삭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그렇군. 듣자 하니 전에 네가 오크에 의해 보급로가 차단되어 요새가 고립될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했다면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런 취지의 내용을 보상부에 제출한 적이 있었다.


“예.”

“지금은 어떠냐? 이미 고립되었는데 말이다.”

“다른 건 몰라도 사령관님의 표정이 그리 어둡지는 않으니 나름의 복안을 가지고 계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


뷔페스가 헛웃음을 터뜨렸다.

투리스의 지배자를 눈앞에 두고도 조금도 주눅 들지 않고, 아부인지 아니면 마음을 헤아리는 지혜인지 모를 말을 태연히 내뱉는 모습이 평범해 보이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때 코르삭과 불카르 목에 걸려 있는 송곳니 목걸이가 눈에 들어왔다.


“그게 무엇이냐?”

“오크가 송곳니 개수로 계급을 나타낸다는 건 아십니까?”


순간, 사령관과 참모장의 눈에 이채가 돌았다.


“알고 있다.”

“그동안 상행을 다니면서 오크 부대를 만나 상대하는 동안 오크들이 송곳니 계급의 권위에 절대적으로 복종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지휘관 오크를 해치우면, 다음 계급이 지휘권 승계를 위해 애쓰기는 하지만, 부대가 혼란에 빠지더군요. 그래서 혼란을 더 키울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가짜 계급장을 만들어 본 것입니다.”

“가짜?”

“예. 이 엘푸 쿠미 목걸이는 소뼈를 갈아 만들었습니다.”

“엘푸 뭐?”

“엘푸 쿠미. 오크 말입니다. 인간 말로는 만인장 정도 됩니다.”

“오크 말도 아느냐?”

“평생 오크를 잡아 온 사냥꾼들 중에는 오크 말을 조금은 아는 사람이 있습니다.”


프라이바드 이야기를 꺼내면 말이 길어질 수밖에 없어서 코르삭은 일단 그렇게 둘러댔다.


“오, 그런가? 그래, 소뼈로 만든 가짜 계급장이 효과가 있더냐?”

“어쨌든 저희가 살아서 요새 안으로 들어왔지 않습니까.”

“그렇지.”

“물론 요새의 지원 사격 덕분이고, 불카르의 용맹이 오크들을 위압할 만큼 대단했기 때문이겠지만, 조금은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코르삭은 불카르의 공으로 돌리고 자신은 뒤로 빠지려 했다.

그러나 사령관은 이미 코르삭만 눈에 들어오는 상태였다.

사령관을 마주하고서도 위축되지 않는 당당함, 조리 있는 설명, 오크 대군을 보고도 달아나지 않고 요새로 들어오려 한 판단력, 가짜 계급장을 만들어 오크를 혼란에 빠뜨린다는 아이디어, 오크를 뚫기 위해 선두에 서는 용기···, 오늘 처음 만나 잠깐 이야기를 나눠 본 것뿐이지만, 벌써 이 젊은 청년이 마음에 든 것이다.


“코르삭!”

“예.”

“내 밑에서 일해 볼 생각 없나?”


뷔페스는 충동적으로 코르삭에게 제안했다.

참모장의 눈이 크게 뜨였다.

근본을 알 수 없는 상회 호위를, 투리스의 일인자가 직접 등용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놀라운 일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죄송하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코르삭이 거절한 것이다.

참모장 발테스와 불카르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작가의말

신작사냥꾼 님, 추천 감사합니다.

싱글렛 형을 쓸 때에도 추천해 주셨는데, 이번 작품은 추천해 주신 것이 허사가 되지 않도록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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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볼가와 스탄 +7 24.06.19 1,266 89 13쪽
31 상대할 방법 +8 24.06.18 1,262 80 13쪽
30 에레부 마쿠차 +9 24.06.15 1,305 82 13쪽
29 조만간 +3 24.06.14 1,273 86 13쪽
28 전쟁 같은 상행 +6 24.06.13 1,310 91 13쪽
27 시체라도 찾으러 +4 24.06.11 1,326 84 14쪽
26 이 길이 닳도록 +2 24.06.10 1,373 84 13쪽
25 투리스의 사자 +3 24.06.08 1,401 88 13쪽
24 네가 달라고 하면 뭐든 +7 24.06.06 1,373 100 13쪽
23 미아와 쿠미 +2 24.06.05 1,392 85 12쪽
22 여기도 사람 사는 곳 +4 24.06.04 1,400 85 12쪽
21 반드시 손을 깨끗이 +8 24.06.03 1,464 9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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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지켜야 할 깃발 같은 존재 +2 24.05.30 1,505 93 13쪽
18 로그넘 왕의 상상 +5 24.05.29 1,566 10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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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새로운 신분 +7 24.05.13 2,355 123 12쪽
4 투리스의 별 +7 24.05.11 2,525 131 14쪽
3 라티시아 대공의 꿈 +10 24.05.10 2,777 132 18쪽
2 산골 청년의 꿈 +5 24.05.09 3,193 1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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