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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박욜레 님의 서재입니다.

백조의 시대 2 - 동쪽으로 가는 길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박욜레
작품등록일 :
2021.07.23 17:28
최근연재일 :
2022.03.28 23:59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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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0,939

작성
21.12.15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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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5화 - 담판

DUMMY

6월 12일. 제르녹 황제의 군영에 이로가 나타났다. 이로는 노복 한 사람과 군영 앞에서 수문장과 잠시 실랑이를 하였다.


"뉘신데 자꾸 높은 분을 데리고 오라는 겝니까?"


"가서 가장 높은 분에게 전하면 될 것이 그 분이 알아서 할 것이 아닌가?"


"글쎄 안 된다니까요!"


그러자 이로가 데리고 온 노복이 갑자기 화를 냈다.


"어허! 수문장 따위가 어디서 감히 말대꾸를 하느냐! 이 분이 뉘신 줄 아느냐!"


"노복 주제에 어디서 큰 소리냐!"


이로는 둘을 진정 시키고 수문장에게 다시 말했다.


"수문장. 일단 가서 보고하고 그 뒤에 나를 죽이던 살리던 해도 늦지는 않을 것이네."


"에이.... 잠깐 기다려 보시오. 금방 보고하고 오리다."


군영을 지키던 수문장은 툴툴대며 바로 호린에게 가서 보고했다. 호린은 수문장의 말에 관심을 보였다.


"귀공자?"


"예. 웬 노복 하나와 함께 온 젊은 공자였습니다. 가장 높은 분을 모셔 오라고 했으나 존체 높으신 폐하께 감히 아뢸수는 없는지라 그 다음이신 상장군께 지금 말씀 드리는 것 이옵니다."


"으음... 그래. 폐하께서 누군지도 모르는 자를 대면하기 위해 나가실 수는 없는 일이겠지. 알겠다. 어서 가 보자."


호린은 일단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칼을 차고 군영 입구로 나와 이로와 마주쳤다. 그는 이로의 정체를 물었다.


"그대는 누구이기에 우리 군영 앞에서 행패를 부리시오? 혹시 백조제국에서 오신 분 이시오?"


"잘 아시는군요. 내가 바로 백조제국의 황태제 이로외다."


"아..... 아니....! 정말 당신이 이로 황태제란 말입니까?"


"그렇소. 귀공은 누굽니까?"


"저는 상장군 호린이라고 하옵니다. 황태제께서 오시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만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황제께 나를 인도 하시오. 내 그대의 주인을 만나러 왔습니다."


"아. 예. 따라오시죠."


이로는 망토를 걸친채로 좌우를 살펴보았다. 바로크니 군사들의 기강은 그야말로 잘 정돈되어 있었다. 군사들은 모두 험악한 모습과 다부진 몸에 날카롭기 그지 없는 날선 병장기들을 들고 흐트러짐 없이 있었기 때문이다. 곧, 이들은 황제의 군막에 도착했다.


"잠깐만 기다리시지요. 들어가 폐하께 아뢰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호린은 바로 황제의 군막으로 들어갔다. 마침 황제는 호린을 기다리고 있었던 듯 했다.


"폐하. 상장군입니다."


"오. 상장군. 안 그래도 경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할 말이 있었거든요."


"폐하. 지금 큰일이 났사옵니다."


"큰일? 우리 군대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소?"


"지금 군막 밖에 이로 황태제가 와 있습니다."


"이로 황태제가? 아니, 정말 그것이 사실이오?"


"그렇습니다. 폐하를 만나뵈러 왔다고 하옵니다."


제르녹 황제 역시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일국의 황제가 될 사람이 이렇게 적진에 감히 찾아오다니. 역시 이로 황태제군...."


"어찌 하올까요?"


"당장 들어오라고 하시오."


"예. 폐하."


곧, 이로가 들어와 망토를 벗고 황제에게 예를 표했다.


"백조제국 황태제 이로가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의외로군. 이로 그대가 올 줄은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폐하와 저는 11년만입니다. 그 동안 강녕하셨습니까."


"보시다시피. 걱정 없소. 이렇게 군사들을 이끌고 나올 정도로 건강하지. 그래, 여기까지 일국의 황태제가 남의 진영을 염탐하러 왔을리는 만무하고. 무슨 용건으로 오셨소?"


"황제께서 우리 제국을 침공한 저의를 알아내고 담판을 지으러 왔습니다."


"허허. 담판을 지어? 파죽지세로 밀어 붙이는 우리에게 그대들이 시간을 벌어보고자 하는 것 같은데 그런 술수가 내게 통하리라고 보시오?"


"하나만 묻겠습니다. 우리를 침공한 진짜 연유가 무엇입니까."


''하늘과 이 땅에 두 개의 태양이 있을 수는 없는 법이니까."


"저는 폐하께서 신의를 목숨과 같이 중히 여기시는 분인 줄 알았더니 실망스럽습니다."


"남의 나라 대사관을 쑥대밭으로 만든 그대들에게 내가 호의를 베풀리라 여겼소? 그대 나라에 있던 상장군 제르녹과 황제 제르녹은 엄연히 달라야 하는 것 이오. 지금이라도 항복한다면 여기서 멈추고 군사를 뒤로 물리겠네."


"잘못 알고 계시는군요. 나는 역으로 황제께 기회를 드리러 왔습니다."


"기회라....."


"우리 백조제국은 이미 켄넨부르크 요새에 10만 대군을 주둔시키고 있습니다. 남백조와 슈베리안에서도 지원군이 오고 있으니 그 군사를 합치면 족히 15만은 되겠지요. 황제께서 서백조를 공략하는 동안에 우리가 구경만 하고 있었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시겠지요?"


"황태제 당신도 착각하고 있나보군. 여기에 있는 군사가 모두라고 여기는게요?"


"우리는 이미 황제께서 사우스포르트를 공격할 별동부대를 이동시키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런 술수도 깨치지 못할 것 같습니까?"


"그래서 용건이 뭐요?"


"우리 백조제국군은 서백조에서 많은 피해를 입었음에도 아직 15만이 넘는 군사들이 건재합니다. 게다가 우리의 의병이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감당이 되겠습니까? 지금이라도 점령한 영토를 되돌려놓고 조용히 철수한다면 여기서 멈추는 게 좋을 겁니다."


제르녹 황제는 코웃음을 치며 이로를 비웃었다.


"그따위 협박질이나 하러 올 것 같으면 아무나 보내면 될 일이지 장차 황제가 될 그대가 온 것을 보면 급하긴 급했던 모양이오?"


"옛 정을 생각해 누란의 위기에서 구하고자 온 옛 친구의 방문을 그렇게 여기시다니. 후회하지 않으시겠습니까."


"가서 포르멘테리움이나 잘 지키시오. 우리 대군이 곧 출병하면 아마 그 성도 오래 남아나지는 못할게요."


이로는 떠나기 전에 뒤를 다시 돌아 보았다. 하지만 황제는 눈길 하나 주지 않았다. 결국 섭섭함을 느낀 그가 떠나자 제르녹은 호린을 불렀다.


"상장군. 밖에 있거든 들어 오세요."


"폐하. 황태제를 저렇게 그냥 보내도 되겠사옵니까?"


"세치 혀로 변설을 늘어 놓으려고 온 모양인데 그냥 돌려 보내시오. 잡아 둬야 세간에서 욕만 할 게요."


"따로 하명 하실 말씀이라도 계시옵니까."


"모레 아침에 바로 포르멘테리움을 칩시다. 병사들도 며칠 쉬었으니 충분 할 겝니다."


"예. 폐하. 모두 준비하겠사옵니다."


그 날 밤. 켄넨부르크 요새에서는 국태왕 평도와 경수 두 사람이 이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사돈. 아무리 생각해도 사위가 괜히 적진으로 간 것 같습니다. 이미 마음 변한 사람을 어떻게 설득 시키겠습니까?"


"기다려 보십시다. 그래도 나는 내 아들을 믿습니다. 뭔가 소식을 가지고 오겠지요."


그 때 이로는 노복과 서둘러 말을 타고 켄넨부르크 요새에 거의 다다르고 있었다. 이로는 도중에 멀리서 도리가 나온 모습을 보고 말에서 내렸다.


"아, 상국께서 어찌 여기까지 나와 계십니까."


"전하. 어쩌자고 적진으로 가셨던 것이옵니까?"


"설득을 하려고 갔는데 잘 안 되었습니다. 일단 들어가시지요. 들어가서 이야기 하십시다."


이로는 도리를 데리고 국태왕에게 보고를 하러 왔다.


"국태왕 전하. 황태제 전하께서 오셨사옵니다."


"어서 들어오라고 해라."


이로는 들어와 망토를 벗었다. 그는 많이 지쳐보였다.


"아버님. 장인어른. 돌아왔사옵니다."


"그래. 생각보다 빨리 돌아왔구나."


"급히 돌아오려고 말고삐를 빨리 잡아 왔습니다."


"제르녹 황제는 만나 보았더냐?"


"만나 보았습니다. 그는 전쟁에 대한 의지가 확고해 보였사옵니다."


"음.... 설득하지 못한 모양이로고."


"예. 그런 사람에게 옛 정과 도리를 말하는 것이 통하였겠습니까."


이로의 말에 두 사람은 실망을 느꼈다.


"괜히 간 듯 싶구나. 괜히 벌집을 들쑤신 건 아닐런지....."


"저도 일이 성사될 것을 여기고 간 것은 아니옵니다."


"적병은 얼마 쯤 되어 보이던가?"


"진지에 있는 군사는 수만이 넘었으나 뒤에 후속부대가 줄지어 합류하는 것으로 보아 10만은 능히 되리라고 봅니다."


"그들이 10만이라면 어서 포르멘테리움에 군사를 파병해야겠군."


"상국은 어찌 생각하시오? 누굴 보내는 게 좋겠소?"


"여운 왕자께서 맡으시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여운 왕자를요?"


"그러하옵니다. 국태왕 전하. 여운 왕자님은 이제껏 공을 세워보지 못하셨으니 이 참에 기회를 주시는 것이 어떨까 하옵니다."


"사돈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여운이도 아마 거절하지는 않을 겝니다. 지금이라도 불러서 말씀 해 보십시오."


곧, 여운이 이들에게 호출되어 왔다.


"부르셨습니까."


"여운이 자네에게 중임을 맡기고자 불렀네."


"명만 내려 주시옵소서. 국태왕 전하."


"자네에게 군사 1만을 내어 줄 테니 당장 포르멘테리움을 사수하러 가게."


여운은 갑자기 고개를 숙였다. 그는 결의에 차 있었다.


"사력을 다해 성을 사수하겠습니다!"


"아, 그럴 필요는 없네. 적과는 여기 켄넨부르크에서 맞서야 되니 지원군이 모이기 전까지 자네가 포르멘테리움을 지켜주면 되네."


"한 달 정도 버티면 되겠는지요?"


"한 달은 무슨. 보름만 지켜도 무방할 것 일세."


여운이 군사들을 사열하러 나갈 때 도리는 그를 배웅했다.


"왕자님. 저 좀 보시지요."


"예. 상국 어른. 제게 하실 말씀이라도 계십니까?"


"가시기 전에 제가 당부 드릴 것이 있어서입니다."


"말씀해 주십시오. 깊이 새겨 듣겠습니다."


"제르녹 황제는 문무를 겸비한 천하의 기인입니다. 더군다나 그 휘하의 군사들은 지금 사기가 충천해 있습니다."


"저도 그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가늠하지 못할 따름입니다. 상국께오선 제르녹 황제를 오래 봐 오셨으니 아실 것이 아닙니까."


도리는 전혀 머뭇거리지 않았다.


"제가 반달이라면 제르녹 황제는 완전한 보름달이라 할 만 하지요."


"상국 스스로를 너무 낮추시는 게 아닙니까."


"아닙니다. 낮잡아도 저와 비슷한 사람이지 절대 저 보다 못한 사람은 아닙니다. 왕자님께서는 남안 공작보다 더 적은 군사로 더 많은 적을 상대하셔야 합니다. 아무래도 이번 전투는 매우 어려운 싸움이 될 것입니다. 그 점을 유념해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도리는 자신의 옷속에서 종이를 하나 꺼냈다.


"제르녹 황제에 대한 것과 여러가지 대비할 것을 적은 것입니다. 화급할 때 펼쳐 보십시오."


"고맙습니다."


"신중하신 왕자님께서 포르멘테리움의 수비를 맡으셔서 얼마나 마음이 놓이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운을 빕니다."


"무운을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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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화 - 포르멘테리움 전초전 22.01.03 14 0 11쪽
» 15화 - 담판 21.12.15 15 0 11쪽
15 14화 - 체포령 21.11.17 14 0 12쪽
14 13화 - 광야평원 전투(하) 21.11.14 15 0 11쪽
13 12화 - 광야평원 전투(상) 21.11.08 14 0 10쪽
12 11화 - 서백조 함락(4) 21.08.08 24 0 11쪽
11 10화 - 서백조 함락(3) +2 21.08.07 23 1 11쪽
10 9화 - 서백조 함락(2) 21.08.06 1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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