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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f6495_karajan1342 님의 서재입니다.

백조의 시대 2 - 동쪽으로 가는 길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박욜레
작품등록일 :
2021.07.23 17:28
최근연재일 :
2022.03.28 23:59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479
추천수 :
10
글자수 :
90,939

작성
21.08.01 15:08
조회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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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6화 - 필사적인 도주

DUMMY

이런 저런 일이 있은 뒤인 4월 29일. 제르녹 황제로 부터 드디어 대사관 철수의 명령이 하달되었다. 전권대신 푸하와 바로크니 대사 마드리안은 국태왕과의 접견을 요청했다. 국태왕 평도도 역시 격식을 맞추는 차원에서 도리와 함께 그 둘을 접견했다.


네 사람이 배석한 이 자리는 평범한 분위기에서 시작되었다.


"그래요, 전권대신께서는 어찌해서 과인을 보자고 하신겝니까?"


"국태왕 전하. 이만 신들은 돌아갈까 하옵니다."


"돌아가시다니요? 귀국으로 돌아가시겠단 말씀입니까?"


"그러하옵니다. 전하."


평도는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지 못했지만 도리는 뭔가 꺼림칙함을 느꼈다.


"허시면 전권대신만 돌아가시면 되실 일이지 대사는 왜 가려고 하시오?"


"저희 황제 폐하께오서 대사를 파면하고 돌아오라는 명을 내리셨사옵니다. 신 역시 귀국의 새로운 황제께서 등극하시는 것을 뵙고 돌아가야 했사오나 아쉽게 되었나이다."


"저런, 그럼 앞으로 전권대신을 보기는 힘들어지겠군요."


"예. 전하. 신은 임시직이 아닙니까."


순간 도리가 평도에게 눈빛을 보냈다. 그의 눈빛은 예사롭지는 않은 눈빛이었다.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한 평도는 그에게 대화의 주도권을 넘겼다.


"상국께서는 떠나는 이 두 분에게 하실 말씀이 없으십니까?"


"예. 하오시면 불초 소생이 두 분께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하하. 말씀 하시지요."


"귀국에서 대사를 파면하여 돌아오게 하시는 것이라면 마땅히 후임자가 먼저 와야 하지 않습니까?"


시작부터 들어오는 도리의 예리한 지적. 지금 이 상황을 얼어붙게 하는 것은 고사하고 도망가려는 둘을 매우 당황하게 했다.


"그거야 황제 폐하께서 대사를 보내주시겠지요."


"그렇습니까......"


"우리 마리안느 대사도 이곳에 부임한지가 7년이 넘어가니 폐하께서 부르시는 거겠지요."


"좋습니다. 그러면 귀국의 세작은 어찌하면 되겠습니까?"


"그건 이미 귀국에서 체포하셨으니 우리 소관이 아닌 줄로 믿습니다. 세작에 대한 신변은 모두 넘길테니 처분은 알아서 해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푸하와 마드리안은 대화가 끝나자 떠나려고 했다.


"저, 그럼 강녕 하십시오. 전하."


"돌아가시거든 태상황 폐하께 안부 여쭈어 주세요."


"그리 하겠습니다."


푸하와 마드리안이 완전히 나가자 평도는 도리에게 싸늘한 분위기를 느꼈다.


"상국, 뭔가 꺼림칙 하신 것이라도 있는 겝니까?"


"국태왕 전하. 소신은 저들이 갑자기 떠나는 것이 아무래도 수상하옵니다."


"하지만 뭔가 일을 꾸미고 도망가려는 사람들 치고는 너무 태연하지 않습니까."


"그건 그렇겠죠. 그러면 제신이에게 지시해서 저들에게 미행을 붙여두라고 하세요. 그냥 돌아가는 사람들이면 천천히 가겠지만 뭔가 일을 꾸미는 자들이라면 분명히 빨리 길을 잡을테니 말입니다."


"명 하신대로 조치를 취하겠사옵니다."


실제로 군사들의 행군, 마차의 이동, 말을 타고 갈 때, 걸어서 갈 때의 속도는 모두 다르다. 다만 푸하와 마드리안은 대사관의 기밀문서들을 가방과 포대에 싸서 자신들이 짊어지고 말로 이동하였는데 평소 백조성에서 에스프까지 말을 내쳐 달리면 6~7일 정도 걸린 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이들은 일부러라도 의심을 받지 않으려는 건지 천천히 이동 하였다.


"이거 황제 폐하께서 기다리고 계시는 게 아닐까요?"


"그래도 할 수 없지. 천천히 가는 수 밖에요. 아마 저들도 눈치를 챘을지 모르오."


"일단 눈을 피해서 이동해야 할 것 같사옵니다."


"그렇게 합시다."


바로크니 제국에서도 이 일을 두고 상당히 걱정하고 있었다. 특히 제르녹 황제는 푸하의 신변을 걱정하고 있었다.


"지금 전권대신은 돌아오고 계시다던가?"


"그러하옵니다. 이미 대사관도 정리가 대충 되었던 모양이옵니다."


제르녹 황제는 카인에게 지시를 내렸다.


"그럼 카인 대장군이 직접 접경지에 나아가서 전권대신과 대사를 모시고 오도록 하라."


"신 명을 받들겠사옵니다."


카인이 출발하자 호린 역시 그에게 물었다.


"폐하. 신은 무엇을 하면 되겠나이까?"


"군사들에게 휴가를 얼마나 주었소?"


"보름을 주긴 하였사옵니다만 사실상 올해 초부터 쉬고 있었으니 꽤 오래 쉬었사옵니다."


"그럼 사기는 어떠하오?"


"폐하께오서 추상같으신 황명만 내리시오면 언제든 출병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을 정도로 사기가 충천하옵니다."


"좋소이다. 내 아우 카인이도 있지만 상장군께서 하실 일이 많소이다. 군사를 사열하고 각종 병기를 점검 하도록 하시오. 모든 계획은 전권대신이 돌아오시는대로 정하도록 하십시다."


"예. 폐하."


그러고 푸하와 마드리안이 떠난지 3일이 지나. 아룸그라드의 네바 공작이 급히 찾아왔다. 그는 법명대사에게는 5촌 조카가 되는 사람. 네바 공작은 먼저 상장군부를 들렀다.


"상장군!"


"네바 공작이 아니십니까?"


"바로크니 제국 대사가 우리 아룸그라드를 거쳐서 가서 왔습니다."


"아룸그라드에 그 사람들이 왜 나타난다는 말씀이십니까?"


"그게 원래라면 켄넨부르크 요새를 거쳐 가는 게 정상인데 여기를 왜 지나가느냐고 물었더니 별 말을 하지 않아 수상해서 왔습니다."


"그 외에는요?"


"안 그래도 상장군께서 상국 합하의 명을 받아 그들을 미행한다고 하시기에 안심하고 왔습니다만 우리 세작이 긴히 보고한 것이 있어서 이를 알려드리려고 왔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와 함께 국태왕 전하를 뵈러 가시지요."


네바 공작은 제신과 함께 이러한 내용을 일단 국태왕에게 고한 뒤에 자신이 바로크니 제국에 보낸 세작의 말을 전해 들었다.


"그래. 네바 공작 그대의 세작이 본 것이 무엇인가?"


"지금 바로크니 제국은 군사력이 증강되고 있다고 하옵니다."


"군사력이 증강이 돼?"


"예. 전하. 세작의 보고에 따르면 바로크니 제국 10개 도시에 적게는 1만에서 많게는 3만의 군사들이 모두 주둔하면서 일부 부대가 지금 바로크루트로 향하고 있다고 하옵니다."


"자네는 그러한 보고를 언제 받으셨는가?"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조사한 내용을 3일 전에 받았사옵니다."


"그럼 아니 되겠군. 제신이 너는 어서 군정회의를 소집하고 모든 장군들을 소집하여라. 과인이 국태왕으로써가 아니라 백조제국의 대도독으로써 내리는 명이다."


군정회의는 백조제국의 상장군이 소집하는 장군들의 회의로 전략적 목적이나 전쟁이 발발했을 때나 하는 회의이다. 다만 현재 백조제국은 임시직으로나마 상장군 위에 대도독을 두고 있었기에 국태왕 평도가 주재했으되 슈베리안 대전 이후 16년여 만에 열리는 회의였다.


갑옷을 입은 장군들이 10여명 모인 자리. 이 즈음에는 국태왕 평도의 명령으로 비어있는 대장군 직을 주한이 맡았다.


"여러분도 오면서 들었겠지만 지금 서방의 바로크니 제국에서 심상치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듯 하오. 속히 의견들을 말해 보시오."


먼저 대장군인 주한이 나섰다.


"전하. 신이 한 말씀 드리겠사옵니다."


"그래. 주한이 네가 말해 보아라."


"지금 우리가 최선으로 취할 수 있는 것은 군사들을 속히 점검하여 집결시키는 것이오나 지금 어디선가 도망치고 있는 전권대신과 대사를 잡아 내는 것 이옵니다."


주한의 말은 바로크니 제국이 침공하는 것이 확실시 되면 가능한 일. 제신은 이를 반대했다.


"주한 아우 말 대로 그리 해야하는 것이 정황으로 봐도 옳겠으나 지금은 아직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게 아닌가? 만일 전권대신을 잡아라도 보게. 바로크니 제국은 10만이 넘는 대병을 이끌고 이를 빌미 삼아 서백조로 쳐들어 올 것이 자명하네."


그러나 회의 도중 급보가 날아 들었다.


"전하! 급보이옵니다!"


"무슨 일이냐?"


"전권대신이 이미 몽티테움에 이르렀다고 하옵니다."


"뭣이라!?"


푸하와 마드리안은 결국 불안한 마음에 빨리 길을 잡은 뒤였다.


"어서 가서 잡아 오라 하겠습니다!"


"그만 멈춰라!"


"국태왕 전하!"


주한을 말리는 평도는 머릿속으로 빠르게 계산했다.


"이미 몽티테움이라면 이미 늦었다. 명령을 몽티테움에 하달했을 때는 이미 늦은 뒤다."


평도는 그를 모두 쳐다보는 장군들에게 추상같은 목소리로 명령했다.


"모두 명이다!"


"예!"


"서백조와 접경지대를 제외한 모든 성에서 최소한의 수비병을 빼고 모조리 집결하게 하라! 그리고 귀족들에게도 사병의 도움을 요청하라! 만일 이를 어기는 자가 있다면 즉시 참해도 좋다!"


"예. 전하!"


모두가 떠나자 제신이 홀로 남아 국태왕의 의중을 떠 봤다.


"전하. 어쩌시려고 그러시옵니까."


"군사를 모조리 모아서 바로크니 제국과 맞서 싸울 것 이다."


"하오나 아직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사옵니다."


"이미 저들이 서백조를 향해 진군하고 있을 때에는 이미 늦어! 우리 제국을 위해 목숨을 바쳐가며 역적 강신의 목을 바친 제르녹은 이제 없어! 오로지 이 나라를 침탈하려는 황제 제르녹만 있을 뿐 이야!"


"저... 전하....!"


국태왕의 분노는 위엄있게 태민을 성 밖에서도 꾸짖던 그 분노와는 사뭇 달랐다. 바로크니 제국의 침공 위기는 아마 평도 국태왕 그에게도 불안과 두려움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제신이 너는 상국께 가서 이 사실을 전하여 조정회의를 소집한 뒤에 즉시 군사들을 이끌고 대사관을 포위하도록 해라."


"예! 전하."


제신은 급히 평도의 지시대로 도리의 저택을 찾아갔다. 그가 말을 달리는 사이에는 각지에 보내지는 장군들의 부장들이 말을 타고 세차게 성문 밖으로 나가기 위해 달려나가고 있었다.


"상국 어른. 기어이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사옵니다."


"무슨 일이오?"


"바로크니 제국이 전쟁을 일으켰사옵니다."


"그게 사실이오?!"


"아직 확증은 없으나 심히 정황들이 그를 뒷받침 하고 있사옵니다. 속히 상국 어른께서 조정회의를 소집하여 주재하시라는 것이 국태왕 전하의 엄명이십니다."


"좋소. 내 당연히 그리해야지요. 그럼 상장군은 어쩌시기로 했습니까?"


"국태왕 전하께오서 제게 바로크니 대사관을 포위하라는 명을 내리셨습니다."


"그래요. 수고하시오."


도리는 황궁으로 대신들을 모으러 가고 제신은 대사관으로 군사 1천을 급파해 겹겹히 포위해 들어갔다. 하지만 대사관에 남은 것은 껍데기에 불과한 하급 관료들. 미동도 없는 대사관을 향해 강행돌파를 명령해 들어간 제신은 모두 독을 먹고 죽은 하급 관리들의 시체들을 확인하고 전쟁이 임박하였음을 직감했다.


"이런..... 전쟁이다!"


푸하와 마드리안의 필사적인 도주. 그리고 바로크니 대사관의 함락. 양국의 전쟁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봉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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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7화 - 회귀하는 슈베리안 22.01.08 24 0 11쪽
17 16화 - 포르멘테리움 전초전 22.01.03 16 0 11쪽
16 15화 - 담판 21.12.15 20 0 11쪽
15 14화 - 체포령 21.11.17 16 0 12쪽
14 13화 - 광야평원 전투(하) 21.11.14 20 0 11쪽
13 12화 - 광야평원 전투(상) 21.11.08 19 0 10쪽
12 11화 - 서백조 함락(4) 21.08.08 28 0 11쪽
11 10화 - 서백조 함락(3) +2 21.08.07 25 1 11쪽
10 9화 - 서백조 함락(2) 21.08.06 22 1 11쪽
9 8화 - 서백조 함락(1) +2 21.08.04 30 1 11쪽
8 7화 - 엄히 꾸짖노라 21.08.03 18 1 14쪽
» 6화 - 필사적인 도주 21.08.01 19 1 11쪽
6 5화 - 길흉화복 21.07.30 27 1 10쪽
5 4화 - 선출을 보류하라 21.07.28 22 1 10쪽
4 3화 - 탐색 +2 21.07.26 24 1 11쪽
3 2화 - 리베와 푸하 21.07.24 26 1 11쪽
2 1화 - 서쪽에서 동쪽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21.07.23 47 1 13쪽
1 등장인물 소개 21.07.23 56 0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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