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x박욜레 님의 서재입니다.

백조의 시대 2 - 동쪽으로 가는 길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박욜레
작품등록일 :
2021.07.23 17:28
최근연재일 :
2022.03.28 23:59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411
추천수 :
10
글자수 :
90,939

작성
21.11.14 01:03
조회
15
추천
0
글자
11쪽

13화 - 광야평원 전투(하)

DUMMY

6월 5일. 피아스그라드의 백조제국군 진영으로 제르녹 황제의 서신이 전달되었다.


내용은 이러하다.

-----------------------

나는 이미 오랜 제국의 황제로써 신민의 의로운 지지를 받아 이미 서방의 뜻있는 대병을 모아 동쪽으로 진격한지 오래요. 헌데 남안 공작 그대는 어찌 작은 군사로 대병을 가로 막으려고 드는가? 짐은 오래 전 부터 살육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니 지금이라도 국태왕의 품으로 돌아가 다음을 기약하는 게 어떠한가?


- 제르녹 황제 -

-----------------------


남안 공작은 이런 황제의 서신을 우습게 보았다.


"흥. 우리 나라에서 객장으로 찾아와 목숨이나 연명하던 자가 제국의 황제가 되었다고 거만을 떠는 꼴이라니.... 건방지기 짝이 없구나."


남안의 부장들은 그럼에도 그를 다시 설득했다.


"주군. 지금이라도 국태왕 전하의 왕명대로 군사를 철수시키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피아스그라드 성은 저희가 가서 지키겠습니다."


"자네 지금 우리가 적은 군사라고 무시하는겐가? 아니면 겁이라도 먹은게야?"


"그런 것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 전력으로는 계란으로 바위치기에 불과하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렇다고 2만 5천이 어디 적은 군사이옵니까. 켄넨부르크 요새로 철수해 본영과 합류하는 것이 옳다고 진언드리는 것 입니다."


그러나 남안은 부하들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았다.


"나약한 소리는 그만 됐다. 3일의 시간이면 충분 하겠지? 제르녹 황제에게 서신을 보내 3일 안으로 피아스그라드로 오라고 해라. 8일까지 기다려 보고 적병들이 나타나지 않으면 그때가서 다시 생각 해 보자."


그 날 저녁에 남안 공작의 답장을 받은 황제는 남안 공작의 기개를 비웃었다.


"이거 참으로 무모한 늙은이가 아닌가? 어찌 2만의 군사로 짐을 막고자 한단 말인가?"


호린 역시 반응은 마찬가지였다.


"국태왕의 말도 듣지 않는 자입니다. 폐하께서 넓으신 아량을 베풀어 돌아가라고 하신다 해도 어차피 통하지 않을 자였사옵니다."


"도대체 이 자가 객기를 부리는 게요? 아니면 어디선가 근자감이라도 나오는 것 인가?"


"객기를 부리는 것이겠지요. 오히려 이번 전투에서 우리가 이기면 백조제국은 2만이나 되는 군사를 잃는 겪이니 타격이 클 것 이옵니다."


"그나저나 네로치아에 가 있는 부대신 디노 공의 소식은 없습니까?"


"오늘 아침에 당도한 사자의 말로는 언제든지 폐하의 명만 기다리고 있다며 이미 출정 준비는 다 마쳤다는 전언이옵니다."


"좋소. 상장군이 부대신에게 우리가 피아스그라드를 함락하는대로 서쪽으로 진군하라고 하세요."


"예, 폐하. 그리 전달 하겠사옵니다."


"그리고 여기 모인 대군이 다 이동할 필요는 없소. 정예병을 제외한 군사들만 데리고 내일 아침에 출발 하도록 합시다. 적어도 한 나절은 꼬박 진군해야 할 게요."


"명심 하겠나이다."


6월 6일. 제르녹 황제는 상장군 호린과 더불어서 약 8만의 군사를 거느리고 서백조성을 출발하여 동쪽 피아스그라드로 진군했다. 이 때 바로크니 제국의 군대 중 무려 3만이나 되는 숫자가 기병이었으며 이는 5천의 친위철기대 역시 포함시킨 수치였다.


반면. 그에 비해 남안 공작의 백조제국군은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백조 기사단이 무려 4천명이나 배속되어 있었으나 보병은 경보병이 뒤섞인 군사들이었고 궁수 역시 상대적으로 턱없이 부족했다.


6월 8일 오전 11시 30분. 양측의 군사들이 피아스그라드의 광야평원에 맞닥드렸다.

평원전투 1.png

백조제국의 군사들을 본 제르녹과 호린은 승리를 장담했다.


"폐하. 저기를 보시옵소서. 남안 공작이 병법을 부린다고 진형을 짠 것 같사옵니다만 별 것 아닌 듯 하옵니다."


"흐음. 그럴 테지요. 어떻소이까? 상장군이 내 대신 군을 지휘해 보는 것이?"


"어인 말씀이시옵니까. 폐하의 군대이옵니다. 신은 이번에 폐하의 병법을 보고 배우고자 하옵니다."


"겸손이 지나칩니다. 그럼 어디 잘 구경 해 보시오."


남안 공작은 10여분간 군사의 진형을 조금씩 바꾸면서 백조 기사단을 앞에 세웠다.

그는 앞으로 나와 백조기사단에게 외쳤다.


"너희는 자랑스러운 백조제국의 정예군사들이다. 각오는 되었겠지!"


"귀족의 자제로써 명예로이 죽고자 할 뿐이옵니다!"


"명을 내려 주십시오!"


"좋다! 적은 많다. 그런 만큼 움직임이 둔할 것이다. 뿔피리가 울리면 곧장 적에게 돌격해 적을 한 놈도 남겨두지 마라. 알겠느냐!"


"예! 공작!"


남안 공작은 뒤로 돌아와 지시했다.


"진군의 나팔을 울려라! 백조기사단은 진군하라!"


뿔피리가 매섭게 울리자 백조기사단은 빠르게 진군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제르녹 황제는 신속히 지시했다.


"중장보병들에게 방패벽을 치라고 해라. 백조기사단은 저들이 자랑하는 정예군이다. 그리고 우리 기병도 적을 공격하라!"

평원전투 2.png

"돌격!"


백조기사단은 맹렬히 돌격해 적의 중장보병과 맞닥드렸다. 그러나 두터운 보병의 전열은 백조기사단이 뚫기엔 역부족이었다.


"됐어! 백조기사단을 묶었군 그래! 지금 즉시 기마병을 우회시켜서 적의 본진을 공격해라!"


"와아아!"


그런데 변수가 생기고 말았다. 그것은 바로 남안 공작의 실수에서 비롯 되었다. 그는 양 옆에서 적이 오는 모습에 혼란에 빠졌다.


"저기 오는 놈들이 바로크니의 기마병들이 아니냐?"


"그런 것 같습니다."


"기병은 기병으로 막아야 한다. 뿔피리를 두번 불어서 다시 백조기사단을 뒤로 물려라."


남안의 부장과 부하들은 그를 극구 말렸다.


"주군! 지금 철수하면 모조리 당하고 맙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기사단을 뺴면 적의 보병들이 앞서 나올 겁니다. 다시 한 번 재고해 주십시오."


"안 돼! 빨리 돌아오라고 해라!"


"주군!"


"더 이상 말하지 마라!"

평원전투 3.png

남안의 휘하 부장들의 예견대로 백조기사단이 뒤로 빠지자 동시에 중장보병이 앞으로 밀고 들어왔다. 남안의 잘못된 판단은 제르녹 황제가 딱히 병법을 부릴 필요도 없는 상황을 연출했다.


"상장군. 어떻소이까? 그대로 밀고 가면 되겠지요?"


"적을 포위하고 밀어 붙이면 우리가 여유로이 이길 수 있을 것 같사옵니다."


바로크니 제국군은 압도적인 병력으로 남안 공작의 군대를 몰아 붙였다.

평원전투 4.png

전면으로 치고 들어오는 보병에 이어서 양쪽을 포위한 기병들을 백조제국의 군대가 물리칠 수 있는 방법은 압도적인 병사들의 전투력으로 그 차이를 상쇄하는 수 밖에 없었는데 백조제국군의 사기는 포위전에 몰리면서 떨어지기 시작했다.


남안은 이미 12시 즈음부터 적의 전략에 휘말려 들었다고 생각했다.


"이러다가는 다 죽는 게 아니냐?!"


"그러게 소장들이 뭐라고 말씀 드렸사옵니까. 이 전투는 불가능한 싸움이라고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지금 모든 책임이 내게 있다는 게냐?"


"지금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닙니다! 병력을 최대한 살려서 퇴각해야 합니다!"


"으으..... 이대로 돌아가자는 말이냐! 여기서 장렬하게 싸우다가 죽자!"


남안의 흐린 분별력은 부장들을 더욱 화나게 했다.


"아니 되실 말씀입니다! 지금 주군께서 망설이는 동안 병사들은 앞에서 죽어나가고 있습니다. 주군께서 전사한다고 세상 사람들이 알아나 주겠습니까? 개죽음이라고 조롱만 할 겁니다. 국태왕 전하께 추궁을 당하시더라도 철수 하십시오."


"알았다..... 어서 퇴각 신호를 올려라! 적이 후방을 포위하기 전까지 최대한 빠져 나가야 한다!"


멀찍이서 이 상황을 바라보고 있는 제르녹은 만연히 모든 상황을 예상하는 눈치다.


"적의 후방은 절대 막아서는 아니 되오."


"어인 말씀이시옵니까?"


"적을 다 죽여봐야 동쪽에 있는 백조제국군의 사기만 올릴 뿐이오. 패잔병이 돌아가게끔 해서 적에게 공포감을 심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테지."


"심리전을 말씀하시는거로군요. 하온데 남안 저자가 돌아가겠사옵니까?"


"글쎄.... 운에 맞기는 수 밖에 없지 않겠소? 아마 켄넨부르크 요새에 주둔한 군사도 10만에 가까울테니 이런 상황에선 심리전이 아주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을게요."


"폐하의 전략에 신 감탄스러울 따름이옵니다."


"이제 시작일 뿐 이오. 자. 더 북을 쳐서 전진하라고 하시오."


"예. 폐하."


황제의 명에 호린은 깃발을 들고 나와 외쳤다.


"북을 더 쳐라! 더욱 적을 몰아 붙여라!"

평원전투 5.png

12시 30분. 남안은 백조기사단 일부를 포함해 겨우 5천의 군사를 수습해 달아났다. 남아있던 3천의 중장보병들은 1시간이나 용맹하게 싸우다 모조리 전사했다.


전투의 승리 끝에 제르녹 황제는 수만 명의 시체를 놔둔 채 군사들을 재사열하고 군사들 가운데 우뚝 섰다.


"짐의 용맹스러운 군대여! 오늘도 그대들이 이겼노라!"


"와아아아아!!!"


황제는 하늘에 칼빛이 비추게 자신의 검을 높이 들었다.


"이제 남은 것은 포르멘테리움이다! 백조제국군의 시체는 모두 한 곳에 쌓아 불 태우고 이곳에 진지를 구축해라! 오늘은 먹고 마시며 승전을 즐기자!"


"와아아아! 황제 폐하 만세!!!"


군사들의 함성을 들은 황제는 호린에게 명령했다.


"상장군. 내 부탁 좀 합시다."


"하명하시옵소서."


"군사들이 지치긴 했지만 피아스그라드성을 놔둬서야 되겠소. 정예병 1만을 줄 테니 피아스그라드성으로 가 주세요. 아마 이 곳 상황을 알면 그들도 항복할 거외다. 그리고 적이 저항하면 성을 공격해서라도 뺏으시오."


"예! 폐하!"


호린은 말에 다시 올라 말을 달려 나왔다.


"폐하의 명이시다! 정예병은 나를 따르라! 피아스그라드성으로 갈 것이다!"


그날 저녁. 피아스그라드성은 쉽게 함락되고 말았다. 역사서에는 이 때 양측의 피해를 백조제국 2만명 전사, 바로크니 제국 3800여명 전사로 기록하고 있다. 너무 많았던 백조제국군의 시체는 하루 종일 불 타올랐고 바로크니 제국군은 연기를 피워가며 승전을 즐겼다.


그 시각, 백조제국군은 혹여나 추격이라도 있을까 빠르게 도망치다 적의 추격이 없음을 알아차리고 풀이 죽어 포르멘테리움으로 처참하게 철수하고 있었다. 남안 공작은 무심한 밤하늘을 보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아아...... 국태왕 형님을 어찌 뵙는단 말이냐!"

전국지도 4.png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백조의 시대 2 - 동쪽으로 가는 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잠시 정비 겸 휴재 안내 22.01.18 7 0 -
19 18화 - 세력규합 22.03.28 17 0 11쪽
18 17화 - 회귀하는 슈베리안 22.01.08 21 0 11쪽
17 16화 - 포르멘테리움 전초전 22.01.03 14 0 11쪽
16 15화 - 담판 21.12.15 15 0 11쪽
15 14화 - 체포령 21.11.17 14 0 12쪽
» 13화 - 광야평원 전투(하) 21.11.14 16 0 11쪽
13 12화 - 광야평원 전투(상) 21.11.08 14 0 10쪽
12 11화 - 서백조 함락(4) 21.08.08 25 0 11쪽
11 10화 - 서백조 함락(3) +2 21.08.07 24 1 11쪽
10 9화 - 서백조 함락(2) 21.08.06 18 1 11쪽
9 8화 - 서백조 함락(1) +2 21.08.04 26 1 11쪽
8 7화 - 엄히 꾸짖노라 21.08.03 14 1 14쪽
7 6화 - 필사적인 도주 21.08.01 16 1 11쪽
6 5화 - 길흉화복 21.07.30 21 1 10쪽
5 4화 - 선출을 보류하라 21.07.28 17 1 10쪽
4 3화 - 탐색 +2 21.07.26 22 1 11쪽
3 2화 - 리베와 푸하 21.07.24 25 1 11쪽
2 1화 - 서쪽에서 동쪽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21.07.23 41 1 13쪽
1 등장인물 소개 21.07.23 52 0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