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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의 시대 2 - 동쪽으로 가는 길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박욜레
작품등록일 :
2021.07.23 17:28
최근연재일 :
2022.03.28 23:59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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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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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28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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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4화 - 선출을 보류하라

DUMMY

4월 20일 즈음이 되자 드디어 새로운 황제 선출을 위한 이야기가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22년 전에 황제 선출에 참여했던 대신들은 모두 은퇴하거나 이미 고인이 된 지 오래라 평도, 경수, 남안 등을 제외하면 극히 드물거나 22년 전에 도리 같이 참관 귀족으로 참여했던 많은 젊은 귀족들이 오늘날에 이르러서 투표를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로는 이런 상황에서 황제로 등극하기를 미루기를 바랬다. 그는 도리를 불러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상국."


"말씀 하십시오."


"지금 당장 내가 황제로 등극해야 하겠습니까?"


"그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나라 안팎으로 어수선한 이 때에 아버님 같이 경륜 있으신 분께오서 감국을 조금 더 맡아 수습을 하시는 것이 어떨까 하는 게 내 생각입니다."


"하오나 전하께오서 등극을 미루신다면 장차 불손한 무리들이 다른 마음을 품을 수도 있사옵니다."


"그러니 드리는 말씀입니다. 불손한 무리를 뿌리 뽑자면 그리하는 것 외에는 길이 없지 않겠습니까."


도리는 이로의 속 내를 알아차렸다.


"황태제 전하께서는 황제 되시기가 두려우신 거로군요. 제 말이 틀렸나이까."


"맞아요. 전부 다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두렵습니다. 선황제이셨던 백부님과 누님을 생각해 보십시오. 과연 내가 그 자리를 감당해 낼 수 있겠습니까?"


도리는 그런 이로에게 당부했다.


"이 나라 1300만 백성들의 어버이가 되실 분께서 어찌 그리 나약하신 말씀을 하십니까."


"이런 어수선한 때에는 아버님 같은 분 께서 감국을 더 맡으시어 나라를 안정 시키시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이로를 바라보는 도리는 그의 마음을 다 잡아줄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황제 선출을 미룬다면 불손한 무리들이 어떤 흉계를 꾸밀지 모르는 일이옵니다."


"음...."


때 마침 항민이 급히 이로를 찾아왔다.


"황태제 전하. 큰일 났사옵니다."


"왜 그리 허둥대시는가?"


"저희 대신부에서 백조성 부근에서 나라 안팎의 사정을 염탐하던 수상한 자를 잡았는데 조사를 해 보니 바로크니 제국의 사람임이 밝혀졌습니다."


"뭐라고?! 그럼 내게 올 것이 아니라 아버님께 아뢰어야 하지 않는가?"


"아니 그러해도 국태왕 전하께서 전권대신과 바로크니 대사를 불렀다고 하여 소질이 전하를 뫼시러 왔나이다."


"알겠네. 어서 가 보세나."


"상국 합하도 가시지요."


"그렇게 합시다."


세 사람이 도착하기 이전 푸하와 마드리안 대사는 평도에게 끌리다시피 와 추궁을 받았다. 특히나 별나기로 소문난 경수와 남안 두 사람이 쏘아 붙이다보니 마드리안 대사는 변명 조차 하기가 어려웠다.


"도대체 귀국의 세작이 뭘 캐가겠다고 온 나라를 돌아다닌다는 겁니까!"


"태왕자 전하의 말씀이 맞습니다! 바로크니 제국이 우리 동맹국이 맞기는 한 겁니까!"


푸하는 바로크니 대사와는 다르게 태연하게 대처했다.


"그럼 우리가 동맹국이 아니라는 말씀입니까?"


남안은 비속어까지 써 가며 푸하를 몰아세웠다.


"동맹국이라면 쥐새끼가 몰래 드나들듯이 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쥐새끼라니! 10만 군사를 이끌고 가서 슈베리안의 군사를 물리쳐 준것도 우리 제국이고 또한 역적 강신을 베어 돌아가신 그대들 대행황제께 약속을 지키신 것도 우리 황제 폐하가 아니시오! 그런데 쥐새끼라니!"


"그럼 뭘 캐 가려고 귀국의 세작이 드나들었다는 겁니까!"


"옳으십니다!"


경수와 남안이 너무 몰아 붙인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평도는 두 사람을 진정시켰다.


"자자, 두 분 다 진정 하세요. 일단 대사께서 뭔가 일을 꾸미신 건 아니오?"


마드리안은 식은 땀을 흘리더니 자신의 이마를 손수건으로 닦으며 말했다.


"저... 저희 아국에 보낼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 사람들을 보내 외부적인 사항을 수집한 적은 있지만... 몰래 세작을 풀지는 않았습니다."


그러자 푸하는 이런 상황을 무마시키려는지 마드리안을 질책했다.


"어허! 대사는 어찌 그런 무모한 행동을 해서 여기 계시는 분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 드리는 겁니까!"


"저... 그건 제 나름대로...."


"닥치시오!"


푸하의 강경한 반응에 경수와 남안은 어리둥절했다. 이윽고 푸하가 평도에게 사과의 뜻을 내비쳤다.


"죄송합니다. 국태왕 전하. 아무래도 저희 쪽에서 오해를 살만한 행동을 한 것 같습니다.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옵소서."


"됐습니다. 그런 사과나 받자고 한 소리는 아니니까요."


"그럼 저희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푸하와 마리안느가 나오자 마침 들어오는 이로 일행을 마주쳤다.


"안녕하십니까."


"예..."


"아버님을 뵙고 가시는 길이신지요?"


"그렇습니다."


"그러면 살펴 가십시오."


푸하와 마리안느를 보낸 이로 일행은 국태왕의 집무실로 들어왔다.


"아버님. 소자이옵니다."


"그래. 어서 오너라. 네가 와서 저쪽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았으련만."


"들어오는 길에 마주쳤습니다."


"그랬느냐."


"하온데 바로크니 제국의 세작을 잡았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항민이가 네게 말 해준 그대로다. 바로크니 제국의 세작이 중대한 정보를 캐면서 돌아다니는 것을 우리 측에서 잡아 가둔 거지. 그 세작은 몸에 지니고 있던 표식 때문에 순순히 바로크니 제국의 세작임을 인정했고 우리나라의 전후 사정과 인구 등을 자세히 적은 것들을 품에 지니고 있어서 우리가 압수를 했어."


"하오시면 우리 제국의 군사력이나 각 성의 방비상황을 적은 것도 가지고 있었사옵니까?"


"글쎄. 그게 없다는 거야. 군사기밀까지 그 세작이 가지고 있었으면 지금이라도 전권대신을 잡아 가두면 되겠지만 군사기밀을 못 알아낸건지 애초부터 수집대상이 아니었는지 그걸 알 수 없다는 거야."


경수는 이로에게 의견을 공유했다.


"이 보시게, 황태제. 내가 보기에는 아무래도 전권대신이 온 것 부터 세작 건 까지 의심드는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닌 것 같은데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저들의 의도가 어떠했던간에 바로크니 제국은 우리의 동맹이옵니다. 게다가 백성들 사이에서 이상한 소문이 돌고 나라 안팎의 분위기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것을 본다면 결코 가벼이 봐서는 아니될 일이겠지요."


"자네도 그럼 내 뜻과 같군 그래."


"하오나 불필요한 의심까지 해 가면서 추궁을 한다면 우리 제국에는 득이 될 것이 없사옵니다."


"그렇지. 바로크니 제국에게 빌미만 줄 뿐이니까."


평도는 그 말에 경수를 질책했다.


"어허. 어찌 사돈께서는 또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아, 그렇지 않습니까? 바로크니 제국이 언제까지 우리와 손을 잡고 있을 것 같으십니까? 사자는 우리에 같혀 있으면 우리를 부수고 나오려고 하는 법입니다. 상국, 아니 그렇소이까?"


뜬금없이 호명된 도리였지만 천하의 도리도 어수선한 정국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다.


"대행황제께서 서거하신 지금 이 상황은 마치 성신황제(스완 1세)께오서 승하하신 때를 떠오르게 합니다만 그 때와는 차원이 다른 상황입니다."


"해서 나와 생각이 같으십니까?"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경수는 앞으로의 일을 보다 넓게 보고 있었다.


"두고들 보세요! 나중에 내 말이 맞았다는 것이 명백히 드러날 테니까요!"


일단 논의를 끝낸 이들은 황제 선출에 대한 건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일단 이로 너에게 말해 줄 것이 있는데 황제 선출은 8월 11일에 하기로 하였다. 일단 대관식은 국사 어른과 상의를 해 봐야할 것 같구나."


남안은 궁금한 점이 많았다.


"형님이 말씀하시는 국사가 혹시 마르실 국사는 아니시겠지요?"


"맞다. 바로 그 분이야."


남안은 마르실이 살아있다는 소식에 매우 놀랐다.


"예?! 그 어른이 제게 아버지 뻘이 되는 어른이신데 아직까지도 살아 계신다는 겁니까?"


"그래. 그 어른도 대행황제께 제관을 씌워주시던 것이 엇그제 같으시겠지."


"근데 8월은 너무 늦은게 아닐까요? 이런 건 빨리빨리 해야지 백성들이 동요하지 않습니다."


"백성들이 동요라도 한다는 말이냐?"


"아 그렇지 않고서요? 제 영지 주변에 있는 백성들은 제각기 다른 방법으로 대행황제께 기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누구는 성당이나 교회에 가서 십자가 앞에서 기도를 하고 또 다른 누구는 절에 가서 불상 앞에서 108배를 드리고 있다고요."


"그럴 수 밖에. 우리나라는 국교가 없으니까."


백조제국과 바로크니 제국이 있는 이 중간대륙은 7세기부터 동, 서양 가릴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건너와 이주를 한 땅이었다. 주로 동양에서 온 사람들은 불교를. 서양에서 온 사람들은 기독교를 믿고 있었는데 백조 황가는 이미 오래전 부터 자신들의 뿌리가 동, 서양 어느 쪽인지를 망각하고 있었기에 국교 자체를 건국 당시부터 정해놓고 있지 않았고 마르실 국사도 스완 1세부터 마냥 기독교의 최고 성직자로써가 아니라 나라에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스승으로써의 개념이었다.


"그래서 8월보다는 더 앞당길 수 없다는 말씀이십니까?"


"어쩌겠느냐. 황태후 폐하께서는 선출을 보류하라고 하셨어."


"선출을 보류하라?"


"그래. 선출을 보류하라."


조이가 황제 선출을 보류하라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과연 그 어디에 해답이 있을 것 인가. 그리고 푸하와 마리안느는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의심의 눈초리를 어디로 돌릴 수 있을까. 과연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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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8화 - 세력규합 22.03.28 17 0 11쪽
18 17화 - 회귀하는 슈베리안 22.01.08 21 0 11쪽
17 16화 - 포르멘테리움 전초전 22.01.03 14 0 11쪽
16 15화 - 담판 21.12.15 15 0 11쪽
15 14화 - 체포령 21.11.17 14 0 12쪽
14 13화 - 광야평원 전투(하) 21.11.14 15 0 11쪽
13 12화 - 광야평원 전투(상) 21.11.08 14 0 10쪽
12 11화 - 서백조 함락(4) 21.08.08 25 0 11쪽
11 10화 - 서백조 함락(3) +2 21.08.07 24 1 11쪽
10 9화 - 서백조 함락(2) 21.08.06 18 1 11쪽
9 8화 - 서백조 함락(1) +2 21.08.04 26 1 11쪽
8 7화 - 엄히 꾸짖노라 21.08.03 14 1 14쪽
7 6화 - 필사적인 도주 21.08.01 16 1 11쪽
6 5화 - 길흉화복 21.07.30 21 1 10쪽
» 4화 - 선출을 보류하라 21.07.28 17 1 10쪽
4 3화 - 탐색 +2 21.07.26 22 1 11쪽
3 2화 - 리베와 푸하 21.07.24 25 1 11쪽
2 1화 - 서쪽에서 동쪽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21.07.23 41 1 13쪽
1 등장인물 소개 21.07.23 51 0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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