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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박욜레 님의 서재입니다.

백조의 시대 2 - 동쪽으로 가는 길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박욜레
작품등록일 :
2021.07.23 17:28
최근연재일 :
2022.03.28 23:59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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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
추천수 :
10
글자수 :
90,939

작성
21.07.2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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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화 - 리베와 푸하

DUMMY

제르녹 황제의 명령을 받은 카인은 그 길로 바로크루트 서남쪽에 위치한 도시 칼모네로 갔다. 칼모네 지역은 인구 55만여명 정도의 도시로써 바로크니 제국이 1431년에 지은 별궁이 위치했다.


태상황으로 1593년에 물러난 리베는 칼모네 궁전으로 이어한지 벌써 5년이나 되었다. 칼모네의 망망대해 펼쳐진 바다 끝에는 중국이나 일본 같은 미지의 나라가 있을 것이다. 카인은 칼모네의 경치에 감탄할 시간도 없이 칼모네 성 안으로 들어왔다.


당시 칼모네 백작이 미리 나와 카인을 맞이했다.


"칼모네 백작이 대장군을 뵙습니다."


"아, 제가 올 걸 알고 있으셨습니까?"


"그러합니다. 황도에서 대장군이 오신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일단 전권대신께서 사시는 저택을 알려만 주십시오.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알겠습니다."


카인은 칼모네 백작의 수하들이 인도한 덕에 푸하의 저택으로 도착했다. 하지만 푸하의 저택은 저택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작은 곳이었다. 작은 마당이 있는 조그마한 집 같은 곳 이었다.


"거기 아무도 없소?! 이 보시게!"


인기척을 느낀 푸하는 직접 나와 카인을 맞이했다.


"누가 오셨나?"


"아, 전권대신 각하. 오랜만에 인사 여쭈옵니다."


푸하는 단번에 카인을 알아보았다.


"누구신가 했더니 카인 대장군이로군요."


"하온데 집사는 어디가고 어찌 어른께오서 직접 나오십니까?"


"허허, 내게 집사 따위가 필요 있겠소. 집사 없이도 그저 이렇게 편히 삽니다. 그런데 황도에서 어찌 여기까지 발걸음을 하셨습니까?"


"예, 황제 폐하께오서 태상황 폐하께 문후를 여쭙고 태상황 폐하와 어른께 고견을 여쭤 오라고 하셨습니다."


"고견?"


"그러하옵니다. 어르신. 소장이 모실 터이니 별궁으로 가시지요."


"그러십시다. 잠깐 기다리시오. 그래도 의복은 갖춰야겠지."


푸하는 옷을 갖춰 입은 뒤에 카인과 함께 칼모네 별궁으로 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리베 황제가 나왔다. 올해로 60을 맞이한 그녀는 지난 세월이 어디로 갔는지 영락없는 할머니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태상황 폐하. 소신 카인 알현이옵니다."


"그래, 네가 올 줄 알고 있었다. 황상은 잘 계시느냐?"


"무탈하시옵니다."


리베는 카인이 온 의중을 알고 있을 정도로 총명함을 유지했다.


"그래. 구체적으로 들어보자. 제니 황제가 그에 죽었다지?"


"그러하옵니다. 백조제국의 내란으로 인해 그 사이에 독살 당했다는 대사관의 전보가 날아 왔습니다."


"그 나라는 참으로 바람 잦을 날이 없구나."


"폐하. 하여 황제 폐하께오서 태상황 폐하와 전권대신 어른 두분께 고견을 여쭈어 오라고 하셨나이다."


"고견이라니?"


"지금 이제 이 땅에 있던 모든 나라는 정리 되고 오직 우리 바로크니 제국과 동맹인 백조제국이 있을 뿐 이옵니다. 하여 황제 폐하께오서는 언젠가는 두 나라가 전쟁을 벌일 것이라고 여기시고 그 고견을 물어 오라 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전쟁을 하고 싶은데 내게 물어오시라 그러셨단 말이로구나."


"그러하옵니다."


"명분이 없는 싸움이 아니냐?"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명분은 제니 황제의 죽음 뿐이옵니다. 일각에서는 제니 황제가 반란을 일으킨 쪽이 아니라 황태제 쪽에서 손을 썼다는 소문도 있고해서 그걸 명분 삼는 것이옵니다."


리베는 전쟁이 일어나는 것 자체에 매우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소문 투성이로 그 명분을 삼아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무리다. 물론 짐의 실수이긴 하다만 어찌 되었든 옛 류크 왕국의 잔당들은 모두 소탕 되었다. 우리는 안정되어가고 백조제국은 아직도 혼란 스러운 시기지.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전쟁을 일으켜서도 아니 되느니."


"신도 그리 생각하옵니다. 하여 황제 폐하께오서 조문을 빙자하여 저 쪽의 내정 상황을 자세히 알아 보시고자 사신을 파견 하신다 하셨사옵니다."


"누가 사신으로 가기로 했느냐?"


"여기 계시는 전권대신 어른을 뫼시러 왔나이다. 하여 이 곳까지 왔지요."


푸하는 사신으로 자신을 보내려는 의도는 신경쓰지 않고 아무말 없이 받아들였다.


"그래. 이 늙은이가 백조성으로 가서 뭘 하면 되오리까?"


"제니 황제가 왜 죽었는지 동맹국 차원에서 밝히고자 하옵니다. 가서 모든 것을 확인 하시고 황태제 측에 귀책이 있으면 폐하의 전권을 위임받아 엄히 꾸짖으십시오."


"흐음... 그게 답니까?"


푸하가 고민하는 사이 리베는 어이없어 했다.


"우리가 백조제국의 상국이라도 된다는 말이냐? 어찌 꾸짖고 말고를 한다는 말이더냐?"


푸하는 마음을 결정했는지 리베를 설득했다.


"아니옵니다. 태상황 폐하. 황제 폐하시라면 그렇게 명하실 수도 있겠지요. 어쨌든 10년 간 객장 신세로 있으셨던 황제 폐하가 아니시옵니까?"


"그래서 연로한 경이 가시기라도 하겠단 말씀이오?"


"허허허. 태상황 폐하. 소신 이제 60 하고도 겨우 둘이옵니다. 어찌 신을 늙었다고 하시옵니까. 신이 가서 페하의 심중 여쭈어 보고 오겠나이다."


리베는 푸하가 떠나 있는 것이 내심 아쉬운 듯 했다.


"거 참. 섭섭하구려. 경이 내 곁에 있어 말동무라도 되어주었는데 기약 없는 길을 떠나게 되었으니."


"그 점은 염려 마시옵소서. 신이 대신 여기에 남아 태상황 폐하를 모실 것 이옵니다."


카인이 대신 칼모네에 남아준다는 말에 푸하는 웃어 보였다.


"고맙소이다. 내가 없는 동안 태상황 폐하 말동무나 해 드리시구려."


"빠른 시일 내에 황도로 가시지요. 폐하께서 어차를 내려 주셨사옵니다."


푸하는 그러자 자리에서 바로 일어났다.


"이런 이런, 황제 폐하께서 나를 위해 어차를 내려 주셨으니 오늘 당장 가야 겠군요."


"아직 시간적인 여유는 있사옵니다."


천천히 갈 것을 권유하는 카인을 푸하는 거절했다.


"이로 황태제가 황제로 등극하고 난 뒤에 가면 무슨 소용이겠소? 하루라도 빨리 가 봐야지. 자, 그럼."


바로 그 날 어차의 말만 떼어서 그 말을 타고 달린 푸하는 저녁이 되어서 바로크루트에 도착했다. 푸하가 왔다는 소식을 뒤늦게 들은 제르녹은 황궁 대전에 나와 그를 맞이했다.


"하하하. 전권대신께서 어찌 이리도 빨리 오셨습니까? 미리 온다고 연통이라도 주시면 성문 앞으로 나갔을 것을요."


"아니옵니다. 저를 위해 황제 폐하께서 나오게 하실 수는 없사옵지요."


제르녹은 푸하를 정중하게 모셨다.


"어차는 어찌 하시고 말을 타고 오십니까?"


"이 말이 어차를 끌고 온 그 말입니다."


"거 참, 내가 내려 준 어차의 말을 타고 달려오신 걸 보면 연로하신 공이 어지간히 바쁘긴 바쁘셨나 보오?"


"폐하."


"왜 그러시오?"


"저 보고 늙었다는 이야기는 하지 마십시오. 그렇게 말씀 하시오면 저와 7살 차이신 폐하는 어찌 되겠사옵니까?"


"아하하하!! 그렇게 되는군요."


제르녹은 푸하가 온 사실 자체가 기뻤다. 주위까지 모두 물린 채로 푸하와 단 둘이서 이야기를 나눴다. 푸하는 일단 여러 상황들 부터 확인했다.


"소신이 듣자옵기로는 폐하께오서 전쟁을 염두에 두고 계신다고요?"


"그렇습니다. 짐의 대까지는 평화를 누리더라도 언젠가 양국은 싸우게 되어있지요.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이 땅에 4개의 나라가 있어서 그나마 균형을 잘 맞추었는데 이제는 두 나라 뿐이 아닙니까? 해서 짐이 후세에 이 땅의 진정한 맹주 자리를 놓고 싸우는 전쟁이라는 짐을 후세에 지우지 않고 내가 업보를 지고 가려는 셈으로 고민하고만 있는 거지요."


제르녹은 와인 한 잔을 따라 푸하에게 준 뒤 리베의 의사도 대신 물었다.


"태상황 폐하의 뜻은 어떠하십니까."


"전쟁은 반대입니다. 신의 뜻도 다르지 않사옵지요."


"허허. 그럼 공께서 고생을 좀 하셔야 겠습니다, 그려."


"어차피 각오하고 폐하께 이리 달려 온 게 아니겠습니까. 제가 할 일을 자세히 알려 주십시오."


"내 아우가 자세히 설명하지 않던가요?"


"대충 들었습니다만 폐하의 의중 부터 알아야하지 않겠나이까."


"조문 사신으로 백조제국에 가 주셔야 겠습니다. 그 쪽 전후 사정도 잘 알아보시고요. 우리 바로크니 제국의 전권대신 자격이라면 아마 크게 공을 융숭히 대접할 겁니다."


"신은 이제 전권대신이 아니옵니다."


"그러니까 아예 조정으로 돌아오세요. 이제 장차 황제가 될 이로 황태제에게는 도리 상국이 있다지만 짐에게는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폐하. 사신으로는 가라시면 황명 받들겠으나 조정으로 돌아오시라는 것이라면 신 거절하겠나이다."


"일단 그건 나중에 생각해 봅시다. 그건 그렇고 짐이 공께 황제의 전권을 드릴까 하는데 어떠십니까? 공을 황제 대리 자격으로 보내어서 제니 황제가 어찌 죽었는가 하고 진상을 좀 알아볼 까 해서요."


"진상을 말씀이시옵니까?"


"그렇지요. 뭐 사실 내 마음은 지금 전쟁을 하는 쪽으로 기울어졌지만 그래도 명분이 하나 쯤은 있어야 할 게 아닙니까? 내 나름대로 제니 황제가 역적들의 손에 죽게 대처하지 못한 황태제 일파에게 죄를 묻는다는 명목으로 전쟁을 일으키면 어떨까 해서요."


"그것은 좋은 명분이 되지 못합니다."


"명분이 없이 어찌 전쟁을 하겠습니까?"


"황제 폐하. 명분은 이미 있사옵니다. 그런 것은 오로지 내정 간섭에 지나지 않습니다. 카인 대장군 건으로만 해도 명분은 충분 하옵니다."


카인의 독살 미수사건. 물론 그 사건은 아주 좋은 명분이기는 하다.


"그럼 일단 가서 공이 백조제국 상황이 어떤지 알아보고 오세요. 그 때 가서 결정 하리다. 만일 백조제국의 상황이 수습되어 있다면 내 공께서 말리지 않아도 알아서 전쟁은 하지 않으리다."


"하오시면 날이 밝는대로 바로 백조성으로 떠나겠습니다."


푸하가 떠나는 다음 날, 제르녹과 호린이 나와서 그의 떠나는 길을 영접했다.


"폐하. 전쟁은 꼭 일으키셔야 하옵니다."


"또 그 소리요?"


"이런 호기를 놓쳐서는 아니 되옵니다."


제르녹은 호린과 있는 자리에서 여질없는 본심을 완전히 드러냈다.


"이거 보시오 상장군. 전쟁 좋지요. 이 분위기도 좋소이다. 하지만 이길 수 있는 전쟁을 해도 해야하지 않겠소?"


호린은 제르녹의 한마디에 급히 가슴이 뛰었다.


"하오시면 폐하께오서는 전쟁을 이미 염두에 두고 계시옵니까?"


"일단 기다려 봅시다. 저기 저 전권대신께서 나라를 위해서 크게 마음먹고 가시는데 기다려 드려야지."


"하오시면 전권대신께서는.....?"


"그래요. 저 어른은 조문사신도 되지만 백조제국의 상황을 염탐하러 가는 거외다."


호린은 제르녹의 이런 행동들에 감복했다.


"폐하의 그런 깊으신 뜻이....!"


"슈베리안 제국이 15만이라는 군사 숫자만 믿고 이길 수 없는 전쟁을 일으켜서 완패를 당한 자리에 바로 짐이 있었어요. 전쟁은 그리 간단한게 아니오. 일단 혹시 모르니 군사들에게 휴가를 내 줘서 쉬게 하세요. 전쟁을 하던 말던 병사들을 일단 쉬게 해 줘야 하지 않겠소?"


"예. 폐하! 알겠사옵니다!"


푸하. 11년만에 백조성 행을 택한 그와 백조제국 사람들의 만남이 이제 성사 되려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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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7화 - 회귀하는 슈베리안 22.01.08 20 0 11쪽
17 16화 - 포르멘테리움 전초전 22.01.03 14 0 11쪽
16 15화 - 담판 21.12.15 15 0 11쪽
15 14화 - 체포령 21.11.17 14 0 12쪽
14 13화 - 광야평원 전투(하) 21.11.14 15 0 11쪽
13 12화 - 광야평원 전투(상) 21.11.08 14 0 10쪽
12 11화 - 서백조 함락(4) 21.08.08 24 0 11쪽
11 10화 - 서백조 함락(3) +2 21.08.07 23 1 11쪽
10 9화 - 서백조 함락(2) 21.08.06 18 1 11쪽
9 8화 - 서백조 함락(1) +2 21.08.04 26 1 11쪽
8 7화 - 엄히 꾸짖노라 21.08.03 14 1 14쪽
7 6화 - 필사적인 도주 21.08.01 16 1 11쪽
6 5화 - 길흉화복 21.07.30 21 1 10쪽
5 4화 - 선출을 보류하라 21.07.28 16 1 10쪽
4 3화 - 탐색 +2 21.07.26 22 1 11쪽
» 2화 - 리베와 푸하 21.07.24 25 1 11쪽
2 1화 - 서쪽에서 동쪽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21.07.23 41 1 13쪽
1 등장인물 소개 21.07.23 51 0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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