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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박욜레 님의 서재입니다.

백조의 시대 2 - 동쪽으로 가는 길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박욜레
작품등록일 :
2021.07.23 17:28
최근연재일 :
2022.03.28 23:59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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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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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수 :
90,939

작성
21.07.2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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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1화 - 서쪽에서 동쪽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DUMMY

바로크니 제국. 500년을 이어온 유서 깊은 대제국이다. 비록 동쪽을 통일한 백조 제국에 비해 그 영토가 작을지는 몰라도 군사력은 그 어느 국가보다도 강한 군사력을 가진 철의 나라. 천하영웅이라 불리는 제르녹 황제는 제니 황제의 죽음을 매우 주의 깊게 보았다. 그는 이번에 의아스럽게도 문신들을 뺀 장군들만 죄다 불러 앞으로의 일을 논의했다.


좌, 우에 상장군부터 말단 장군에 이르기 까지 30여명의 장군이 모여있다. 그들 위에 고심하는 제르녹 황제가 입을 열었다. 황제는 마치 무신(武神)이 말하는 것 같았다.


"짐이 경들을 따로 보자고 한 이유는 백조제국의 여황제 제니가 그에 유명을 달리하였기 때문에 물을 것이 있어서요. 한 때는 짐이 객신으로써 모시던 군주가 아니던가? 하여 가히 짐이 동맹국의 황제로써 어찌 대처해야 할지 경들의 고견을 듣고자 이리 들 청했소."


당시 바로크니의 군부는 호전적인 성향의 상장군 호린과 평화를 제창하는 대장군 카인의 두 파로 나뉘어 져 있었다. 두 파벌은 먼저 자신들의 황제의 의중을 매우 궁금해 했다. 이 자리에서도 양측의 팽팽한 신경전이 예상 되었고 카인이 먼저 황제의 의중을 떠 봤다.


"신 대장군 카인 먼저 물을 것이 있사옵니다."


"말하라."


"폐하께오서는 어찌 생각하시옵니까?"


"짐이 백조제국에서 돌아 온 대사의 말을 전해 듣기로는 태민 공작이라는 자가 반역을 획책하여 제니 황제를 죽였다고 하는데 아우가 보기에 그가 가히 그럴 만한 인물인가?"


"신이 백조성에 입경하는 것을 극구 반대한 자들의 중심이라 들었나이다. 황실 종친이라고는 하나 여황제의 뜻에 반하는 일을 자주 해 온 사람이니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입니다."


제르녹은 뭔가 말하는 것에 의중이 있는지 뜸을 들이고 있었다.


"그래, 해서 태민 공작이라는 자가 제니 황제를 시해하였던 제니 황제가 병이 들어 죽었던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은 확실한데. 어찌하는 게 좋을까?"


호린이 때 마침 문신들을 부르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폐하. 신이 감히 여쭈옵니다만 어찌하여 문신들은 부르지 않으셨나이까?"


"문신들은 내가 따로 불러서 의견을 들을 것 이오. 어차피 뒤섞여봐야 문무간에 언쟁만 벌일 게 뻔 하니까. 그럼 상장군의 생각은 어떠하오?"


여기서 호린은 전쟁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지금 형세는 그야말로 호기라 사료되옵니다. 폐하."


"호기라고? 상장군은 어찌 이 일을 호기라 생각하시오?"


"제니 여황제가 죽었으니 백조제국은 초상 분위기가 아니겠사옵니까. 초상이 아니라 그야말로 구심점을 잃은 자들이 바로 저들입니다. 하오니 이 틈을 노려 백조제국을 친다면 승산이 있사옵니다."


제르녹 황제는 수염을 가다듬고 만지면서 곰곰히 고민했다.


"흐음... 그러나 경의 말 대로 초상이 나서 상중인 나라를 침공한다면 그것은 군자가 할 일이 아니지 않는가?"


"폐하께오서는 만백성의 군주이시옵니다. 어찌 군자들의 도덕을 논하겠나이까?"


그러자 카인은 호린에게 정면으로 맞섰다.


"상장군께서는 어찌 명분 없는 전쟁으로 피폐해진 백성들을 저버리는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그게 무슨 말씀인지요?"


카인은 제르녹에게 간언했다.


"폐하. 우리 제국은 근 20년 간 전쟁의 소용돌이에 있었사옵니다. 태상황께서는 지난 날 13만 대병을 일으켜 숙적인 류크 왕국을 정복하시고 또한 백조제국을 침탈하는 슈베리안의 적들을 토벌하시려 10만 군을 일으키셨었나이다. 또한 네스터 왕을 죽이지 않고 살려 둔 까닭으로 근래까지 옛 왕국의 재건을 획책하는 잔당들과 이제껏 싸웠사옵니다. 지금이야 말로 백성들이 폐하의 치세에서 자손만대 태평성대를 누려야 할 이 때에 어찌 동쪽을 치겠나이까? 상장군의 말씀대로 폐하는 군자는 아니시옵니다. 하지만 덕이 있는 군주여야 하심은 틀림이 없사옵니다. 눈물에 젖어있는 백조제국을 쳐 신의를 저버린다면 백성들은 다시 전쟁으로 피로해지고 힘들어 할 것이며 또한 황실과 조정을 향하여 원망을 품게 될 것이옵니다. 이 모든 것을 어찌 감당하려고 하시나이까?"


하지만 호린 역시 카인 못지 않은 언변 능력을 갖추었다.


"폐하. 그렇지가 않사옵니다. 대장군의 말씀 일리가 있으나 지금은 태평성대를 논할 때가 아니옵니다. 지금 우리 군사들은 류크 왕국의 잔당들을 모두 물리 친 탓으로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 하옵니다. 또한 폐하께서는 천하가 칭송하는 대 영웅이 아니시옵니까."


"그래서요?"


"서쪽에서 동으로 진군하시옵소서. 폐하께서는 이 땅을 통일 하실 자격이 있사옵니다. 옛날에 양웅불구립이라고 했사옵니다. 이 땅은 언젠가는 하나로 통일 되어야할 운명이옵니다. 류크 왕국은 무너졌고, 슈베리안은 이제 나라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국력이 쇠잔해 져 있사옵니다. 어찌 호기를 져 버리신다는 말씀이시옵니까?"


카인은 호린과 다시 맞붙었다.


"상장군께서는 전쟁을 일으킨다고 해서 승산이 있다고 보십니까?"


"승산이라니요? 우리 군은 어느 때 보다도 강력합니다. 당연히 우리가 승산이 있지요."


"그게 아니지요. 내전도, 슈베리안의 15만 대군도, 여러 반란도 모두 짖이겨 낸 것이 바로 백조제국입니다. 그런만큼 그들은 내성적으로 무뎌졌습니다.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옛 말도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지금 대장군은 백조제국을 치면 아니된다는 겁니까? 그것은 원론적인 이야기에 지나지 않지 않습니다."


"그 뿐이라면 어찌 제가 상장군께 이런 말을 드리겠습니까? 상장군께선 구심점 운운하시나 아직 백조제국에는 백전노장인 평도 국태왕과 경수 태왕자가 있고 우리 황제 폐하와는 호각세를 이루는 또다른 영웅인 도리 상국이 있습니다. 또한 식견이 높아 가히 성군의 자질이 있는 이로 황태제는 물론 그 주변에 있는 상장군 제신과 항민 두 형제도 일개 범인(凡人)으로 치부 될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이럴진데 우리가 그들과 싸워서 만일 진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승세를 탄 그들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대군을 몰아 와 우리 제국을 무너트리고 말 것입니다."


호린은 카인의 태도를 못마땅히 여겼다.


"이길 수 있어요! 대장군이라는 사람이 그렇게 겁이 많아서야!"


"이길 수야 있겠지요. 하지만 설사 이긴다고 해도 그 때는 솔직한 말로 황제 폐하와 우리 두 사람이 승리를 축하하는 자리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끄응....."


"저도 황제 폐하께오서 대영웅이시며 우리 군의 사기가 충천해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하지만 그런 이유만으로 전쟁을 일으켜 패배한 사례는 고금을 통틀어 많이 있습니다. 결코 그 점을 잊어서는 아니 될 것 입니다. 변수를 생각치도 않고 당장 상중인 나라를 명분없이 친다면 승패 여부를 떠나 동방과 서방 모든 나라가 우리를 비웃을 겁니다."


"으으음......"


"상장군, 더 하실 말씀이 계십니까?"


"아니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소. 도저히 당신 언변은 당해내지 못하겠군."


호린이 명분에서 밀려나면서 일단 첫 논의는 카인의 승리로 끝나는 듯 했다.


카인은 호린과 장군들이 모두 물러가자 홀로 남았다. 제르녹 황제는 그가 자신에게 뭔가 이야기를 더 하려는 것을 눈치챘다.


"카인아. 아직 내게 할 말이 남아있느냐?"


"황제 폐하. 신 폐하의 신하가 아닌 친아우로써 여쭙고자 하옵니다. 허락 하시겠사옵니까?"


"허 참, 그리 못할 것이 또 무엇이냐. 그래, 이 형에게 궁금한 것이 있거든 물어 보아라."


"폐하께오서는 무언가 의중에 생각해 두신 것이 있사온데 장군들을 불러 모으신 자리에서 차마 말씀하시지 못하시고 숨겨 두신 것 같사옵니다."


"내가 뭘 숨기는 듯 보이더란 말이지?"


"그러하옵니다. 저는 폐하의 어심이 무엇인지 알아야겠사옵니다."


"이유는?"


"제가 폐하의 아우이던 신하이던 알고 있어야 제 나름대로 폐하의 어심에 맞는 조언을 해 드릴 수 있기 때문이옵니다."


제르녹은 자신의 의중을 말하기 전에 제르녹의 마음부터 알고 싶어 했다.


"그 전에 내가 너에게 물을 것이 있느니."


"하문하시옵소서."


"너에게는 짐이 먼저이냐, 아니면 나라가 먼저이냐?"


"나라가 있어야 폐하도 신도 존재하는 것이겠지요."


제르녹은 카인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카인에게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그래. 내 속을 알려주마. 사실 짐은 오래 전 부터 백조제국과의 전쟁을 고심하고 있었다. 내가 죽어 태자가 황제가 되더라도 그 후라도 양국의 동맹은 깨어지고 전쟁은 필연적으로 일어나겠지. 하지만 백조제국도 따지고 보면 짐의 모국이 아니냐. 그럼에도 일련의 상황들이 너무 이상해. 제니 황제는 충분히 태민 공작을 상대로 맞설 수 있었어. 국태왕과 황태제, 상국 같은 사람들도 죄다 너무 안일하게 대처를 했다는 거야."


"폐하의 말씀은 이로 황태제를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이 제니 황제의 죽음을 일부러 방치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말씀이시옵니까?"


"아니면 자기들이 독살 했을수도 있고."


"폐하...."


"어쩌면 내가 제니 황제의 죽음을 명분으로 삼아서 백조제국을 치려고 하는 지도 모르지. 그래서 내가 문신들을 부르지 않은 것이다. 이해득실을 따지지도 않고 전쟁을 반대할 것이 분명하거든. 카인이 너는 나라를 우선시 한다고 내게 답했다. 그렇다면 짐이 어찌해야 이 나라를 위할 수 있겠느냐?"


카인은 먼나라 중국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먼나라 중국을 아시옵니까?"


"알다마다. 역사가 아주 깊은 대제국이지."


"중국의 역사를 돌아보신다면 폐하께서는 상장군의 말씀을 귀담아 들으셔서는 아니 되십니다."


"어디 들어볼까?"


"승세를 타고 전쟁을 일으켰다가 패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사옵니다. 원소를 물리치고 하북을 차지해서 승세를 몰아 장강을 넘은 조조는 적벽에서 대패를 하였사옵니다. 또한 화북을 통일하였던 전진의 황제 부견이 남쪽을 침공하였다가 대패를 하였지요. 또한 이런 혼란했던 중국을 통일한 수나라의 문제는 고구려를 침공하였으나 이 역시 실패로 끝났사옵니다."


"음... 그렇지."


"부견과 조조, 수나라 문제는 모두 황제 폐하와 같이 천하가 알아주는 영웅이자 명군이었사옵니다. 하오나 조조는 천하 통일을 하지 못해 후대가 사마씨에게 나라를 빼앗겼고 부견 역시 비수에서의 패전 이후에 나라가 사분 오열 되었나이다. 수나라 역시 불과 2대를 넘기지 못하고 망하지 않았나이까."


"그럼 그들과 우리의 상황이 같다고 보는 것이냐?"


"예. 그들도 우리 제국의 처지와 다르지 않사옵니다. 더군다나 그들은 강대한 세력을 가지고 작은 세력을 침공하였음에도 실패하였나이다. 하온데 백조제국은 어떠하옵니까? 바른말로 우리 바로크니에 비하여 영토도 넓고 인구도 많고 인재도 많사옵니다. 오로지 우리 제국이 기댈 수 있는 것은 군사력이나 백조제국의 군사력 역시 만만치 않사옵니다.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치는 것도 어렵다 할진데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우리 제국이 군사력에만 기대어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좋지가 않사옵니다."


"그럼 내가 어쩌면 되겠느냐?"


"사신단을 보내어 자세한 내막을 확인하시고 만일 황태제 측의 대응이 미흡하거나 다른 비슷한 이유로 제니 황제가 승하하였다는 것이 드러난다면 폐하께서 엄히 꾸짖으시면 되는 일입니다. 폐하께서는 그리 되시면 전쟁을 굳이 하지 않으시더라도 대내외에 폐하의 권위와 위엄을 세우실 수 있사옵니다."


"내 너의 말을 들으니 참으로 마음이 놓이는구나. 좋다. 네 말대로 사신을 어서 보내자. 누가 사신으로 가면 좋겠느냐?"


"어찌 되었든 절차대로 진행된다면 이로 황태제는 백조제국의 황제가 될 사람이옵니다. 사신으로 전권대신을 지내셨던 푸하 어르신을 뫼시옵소서."


"그 어른을? 과연 응해 주실까?"


"신이 푸하 어르신을 만나뵙고 소상히 사정을 말씀 드리고 도움을 청하겠나이다."


"좋다. 빠른 시일내에 떠나도록 해라. 가는 김에 태상황 폐하께도 문안 인사 여쭙고 오너라."


"명 받들겠나이다."


제니 황제의 죽음으로 정 반대 위치에 있는 제국 바로크니의 움직임은 이렇게 엄중한 논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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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화 - 포르멘테리움 전초전 22.01.03 14 0 11쪽
16 15화 - 담판 21.12.15 15 0 11쪽
15 14화 - 체포령 21.11.17 14 0 12쪽
14 13화 - 광야평원 전투(하) 21.11.14 16 0 11쪽
13 12화 - 광야평원 전투(상) 21.11.08 14 0 10쪽
12 11화 - 서백조 함락(4) 21.08.08 25 0 11쪽
11 10화 - 서백조 함락(3) +2 21.08.07 24 1 11쪽
10 9화 - 서백조 함락(2) 21.08.06 18 1 11쪽
9 8화 - 서백조 함락(1) +2 21.08.04 27 1 11쪽
8 7화 - 엄히 꾸짖노라 21.08.03 14 1 14쪽
7 6화 - 필사적인 도주 21.08.01 16 1 11쪽
6 5화 - 길흉화복 21.07.30 21 1 10쪽
5 4화 - 선출을 보류하라 21.07.28 17 1 10쪽
4 3화 - 탐색 +2 21.07.26 22 1 11쪽
3 2화 - 리베와 푸하 21.07.24 25 1 11쪽
» 1화 - 서쪽에서 동쪽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21.07.23 42 1 13쪽
1 등장인물 소개 21.07.23 52 0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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