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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귿 공방

반사회성 인격장애 염력왕이 지구정복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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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귿(D)
작품등록일 :
2023.02.26 15:32
최근연재일 :
2023.06.10 18:30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2,504
추천수 :
21
글자수 :
323,230

작성
23.03.2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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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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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13.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게 있다ㅠㅠ

DUMMY

느긋하게 수업 준비하는 선호 옆자리에 가방 하나가 거칠게 떨어졌다. 익숙한 등장에 선호는 고개를 돌리며 활짝 웃었다.


“일찍 왔네.”


대학에 와서 처음 사귄 명준이었다.


“너 어디 산다고 했지?”


“나 요 아래 살잖아. 원룸촌에. 근데 그건 새삼스럽게 왜 물어?”


“맞다. 그랬지? 그럼 어제 동부지역에서 테러 일어난 거 못 봤겠다?”


“나도 뉴스로만 봤어. 넌? 직접 봤어?”


“나도 직접 본 건 아니고··· 산 너머로 붉게 빛나는 걸 보긴 했는데, 어디 불난 줄 알았지. 그게 테러 때문이란 건 나도 뉴스 보고 알았어.”


“다치고 죽은 사람도 많다던데··· 뭐 때문에 그런 거래?”


“몰라. 범인은 잡았는데 범행 이유를 밝히지 않는다더라.”


선호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다른 놈들이야 내가 협박해서 그렇다 치고, 그 미친놈은 왜 입을 다물지? 돈 없어진 게 알려지지 않았으니 나한테는 좋은 일이긴 한데······.’


강의실 안에 가득 메운 소란은 대부분 어제 있었던 테러가 주제였다.


“또 초능력자라며? 미친 거 아니야? 그 좋은 능력을 왜 나쁜 짓에 쓸까?”


“꼭 나쁜놈만 있는 건 아니잖아. 경찰에 초능력자 전담 특수반도 있고, 좋은 일에 능력 쓰는 사람도 많잖아.”


“아··· Y특공대? 킥킥킥··· 작명 센스 대박. Y특공대가 뭐니? Y특공대가.”


“야, 너무 그러지 마. 이름은 촌스러워도 초능력 범죄자도 잡고, 좋은 일도 많이 하잖아. 게다가 몸매도 대박이잖아.”


주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던 선호는 명준의 어깨를 두드렸다.


“Y특공대가 뭐야?”


“너 정말 몰라서 묻는 거야? 진심?”


“응. 처음 들어봐.”


“헐··· 와, 이 새끼 어떻게 하지? 너 집에 TV는 있냐? 인터넷은 하고? 네 책상에 있는 그거, 그걸 우리는 10여 년 전부터 스마트폰이라고 부르기로 한 건 아냐? 그걸로 인터넷이라는 걸 할 수 있다는 걸 아냐고?”


“모를 수도 있지. 되게 꼽 주네. 요즘 바빠서 인터넷 할 시간이 없어서 그래.”


핑계가 아니었다.


3년 전 그날, 진정한 능력을 확인하고 엉망진창인 체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등산 이후 아침 조깅을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아침 조깅은 3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조깅 후엔 학교, 그리고 알바까지 쉴 틈이 거의 없었다.


“도대체 얼마나 바쁘면 현대인이 인터넷 할 시간도 없냐?”


“알았어. 인터넷 안 한 내가 다 잘못했으니까 뭔지 얘기 좀 해줘.”


“오냐. 그럼 형님이 특별히 설명해주마. 요즘 잘 나가는 초능력 유튜버야.”


“유튜버?”


“응. 전부 B급으로 평가되는 여자 초능력자 5명인데, 능력도 능력이지만 연계가 엄청 좋아. 그 좋은 실력으로 건물이나 부수고, 평범한 사람 괴롭히고, 자연이나 파괴하는 다른 유튜버랑 달리 좋은 일을 많이 해. 초능력 범죄자를 잡기도 하고, 재난이나 사고 현장에서 사람도 구하고, 댓글로 사연 받아서 힘들고 어려운 일 처리해 주기도 해.”


능력자들의 능력에 등급을 매기는 기준은 아직 명확히 확립되지 못했다. 서로 특성이 다른 능력은 활용도에 따라 그 사용범위가 천차만별이기에 우위를 정하는 건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명확한 기준이 없음에도 일반적으로 A, B, C, D의 네 등급으로 나뉜다.


최첨단기기 수준의 A, 현대 과학으로 감당할 수 있는 B, 인간과 과학 사이에 존재하는 정도의 C, 뛰어난 인간 수준인 D로 나뉜다.


예를 들어 3년 전 능력을 각성해 커다란 바위를 공중으로 들어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었던 선호의 능력은 C급이라 볼 수 있다. 첨단 장비는 고사하고 중장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오! 좋은 사람들이네. 근데 왜 Y특공대야?”


“유명한 영화 있잖아. X로 시작하는 남자들··· X가 멋지긴 한데 왠지 따라 하는 것 같아서 그다음 글자인 Y를 넣어서 지었단다. 조홀라 촌스럽지 않냐?”


“그래도 훌륭하네. 그런 능력으로 자기 욕심만 채우려는 사람들도 많은데.”


하지만 속마음은 전혀 달랐다.


‘병신들. 그 좋은 능력으로 왜 그런 엉뚱한 짓을 하는 거야? 그냥 다른 능력자들처럼 적당히 자기 이익부터 챙겨야지. 지들만 착해? 지들만 호인이야? 나만 쓰레기냐고? 능력 활용해서 이득 좀 얻겠다는 나만 쓰레기냐고?’


눈먼 돈이다. 부정한 목적으로 사용될 비자금이다. 없는 자들을 쥐어짜 부를 축적한 누군가의 배를 더욱 불려줄 악의 원흉일 뿐이다. 악을 소탕하고 정의를 구현하는 것은 선행이다. 비자금은 악이니 부정하게 쓰이기 전에 빼앗아야 한다. 그러므로 훔친 게 아니라 악으로부터 정의를 되찾았으니 선행이다.


말도 안 되는 삼단 논법이다. 하지만 선호는 되레 좋은 일 한 거라며 스스로 머릴 쓰다듬었다. 그런데 별 엉뚱한 놈들이 나타나 설치니 당연한 일(?)조차 나쁘게 보이는 기분이었다.


“역시 너라면 그렇게 생각할 줄 알았다. 동영상 보면 멋있긴 한데··· 나라면 그런 능력으로 먼저 부자가 될 텐데 말이야.”


“부자? 그런 엄청난 능력이 있는데 돈이 꼭 필요할까?”


“얘가 또 순진한 소리 하네. 인생은 돈이야. 내가 원하는 곳 어디든 순간이동 할 수 있으면 뭐 하냐? 평생 여행이나 다닐래? 여행 다니려고 해도 돈이 있어야 할 거 아니냐. 나라면 능력을 이용해서 돈부터 벌 거야. 사람 죽이는 짓만 아니면 무슨 짓이라도 해야지. 사기꾼 금고를 털든, 다른 나라 독재자 금고를 털든, 어느 높으신 양반 비자금이라도 터는 거지. 많이도 필요 없어. 한··· 300억쯤? 그 정도 모이면 이제 편히 사는 거지. 더 욕심부리기엔 내 간이 너무 작고.”


‘이 새끼 뭐지? 알고 하는 소리야? 이 정도면 무서운데?’


속으로 뜨끔했지만, 얼굴은 웃고 있었다.


“속물 같은 놈아. 돈도 좋지만, 돈이 전부는 아니다. 하여간 젊은 놈이 벌써 돈, 돈 하냐? 청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응?”


“지랄하고 있네. 그렇게 입바른 소리 할 거면 절에나 들어가라. 재미없는 새끼.”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명준을 보며 입가에 지은 미소보다 더욱 활짝 속웃음을 지었다.


‘으흐흐. 이게 바로 내 가면이야. 능력 사용에 주의하고 행적에만 신경 쓰는 게 아니라고. 평소 내 모습은 어딜 봐도 순진한 모범생, 욕심도 물욕도 없는 이상주의자, 능력자나 세상 물정에 관심 없는 어리바리. 이러니 내가 의심받을 일 있겠어? 히히히.’


“뭐 하냐?”


“응?”


선호는 미소를 감추며 명준에게 고개를 돌렸다.


“뭘 보면서 혼자 그렇게 히죽대냐고? 미친 거야? 아니면 예쁜 여자라도 있는 거야?”


명준은 선호가 바라보던 방향으로 열심히 눈을 굴렸다. 하지만 마땅히 눈에 띄는 건 없었다.


‘아놔··· 놀랐네. 저 새끼 정말 뭘 알고 저러나? 보통 만화나 영화에서도 저런 놈이 주인공 정체를 가장 먼저 눈치채던데. 앞으로 더 신경 써야겠다.’


* * *


어슴푸레 밝아오는 새벽 선호는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가다 깜짝 놀랐다. 거실 불이 환하게 켜져 있고, 엄마와 아빠가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어디 가니?”


엄마는 선호의 행색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운동복을 확인한 엄마의 눈에 크게 떠지며 다그치듯 물었다.


“너··· 설마 운동가니?”


“어? 어······.”


못된 짓하다 걸린 어린아이처럼 고개를 푹 숙였다.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새벽부터 운동이나 다닌다고 혼날 게 뻔했다.


“진짜? 진짜 운동 간다고? 네가?”


“응··· 근데 길게 안 해. 잠깐··· 30분 정도만 아파트 주변 뛰다 오는······.”


“꺄아악! 여보! 들었어? 들었냐고! 우리 선호가 운동을 한대잖아. 응?”


엄마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아빠를 덥석 끌어안았다. 아빠도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엄마를 마주 안았다.


“나도 들었어. 들었다고. 드디어 우리 선호가 정신을 차린 거야.”


황당함에 선호는 말을 잃었다.


‘저렇게까지 기뻐할 일인가?’


한동안 기쁨을 나누던 엄마는 겨우 진정하고 애정 가득 담긴 눈빛으로 선호를 지그시 바라보며 다가와 손을 덥석 잡았다.


“엄마 아빠는 그동안 네가 나쁜 짓 하고 다니는 게 아닌가 걱정했거든. 학교에서 늦게 돌아오고, 새벽마다 나가고. 그런데 운동하고 있을 줄은··· 정말이지 엄마는 저게 사람 새끼는 맞는지··· 머리가 나빠서 공부를 못 하나··· 저 몸뚱이로 걸음은 제대로 걷나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엄마의 충혈된 눈에서 눈물이 주룩주룩 흘러내렸다.


“그래도 착하면 됐지. 늘상 방에 틀어박혀서 만화하고 이상한 소설책만 봐도 착하면 됐다며 겨우 위안 삼았는데··· 그런데··· 요즘 부쩍 달라져서 걱정했는데······.”


칭찬인지 욕인지 심하게 헷갈렸다. 그러나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이대로 있으면 학교 갈 시간까지 붙잡혀 있을 것 같았다.


“알았어. 알았으니까 이따 얘기해.”


선호는 억지로 엄마를 뿌리치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와··· 내가 그 정도로 쓰레기였나? 엄마가 날 그렇게 생각할 줄은 몰랐네.’


다소 충격적이긴 했지만, 엄마 말에 수긍 가는 것도 사실이다. 엄마 아빠는 모르지만, 학교에선 친구 하나 없는 왕따에, 뭐 하나 잘하는 것도 없는 찌질이, 그것도 모자라 형편없는 외모까지······. 점점 늘어나는 뱃살을 간과한 탓에 머지않아 정우와 비슷한 몸매가 될 판이었다.


“달라지자. 달라질 수 있어! 열심히 노력하면 멋지게 변할 수 있어!”


없다. 노력으로 안 되는 게 외모다.


“젠장!”


하루도 거르지 않았던 아침 운동은 세 달만에 선호의 뱃살을 완전히 지워버렸다. 기름만 줄줄 흐르던 얼굴도 갸름해졌다. 그러나 그뿐이다. 긁지 않은 복권이길 바랐지만, 어디까지나 바람이었다.


뿌연 수증기 너머 거울에 비친 몸뚱이는 군살 하나 없이 날씬했다. 팔굽혀 펴기와 윗몸일으키기로 다진 몸은 날씬함을 더욱 강조했다. 거기까진 좋다. 그런데 시선을 조금만 위로 올리면, 목 위에 달린··· 그것의 상태는 과거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심지어 키도 그대로다.


“이런 게 어딨어? 젠장 이런 게 어딨냐고.”


눈물이 났다. 엄마 아빠의 작은 키가 원망스러웠다. 엄마 아빠의 평범한 얼굴이 원망스러웠다.


극복할 수 없는 절망 속에서도 능력 훈련 역시 게을리하지 않았다. 방과 후엔 해가 질 때까지 학교 뒷산을 이용했고, 주말엔 깊은 산을 찾았다. 훈련 성과는 아침 운동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높은 성과를 보였다. 그런데 한 가지 아직도 해결되지 않는 의문이 있었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왜 여기서만······.’


산속에선 승용차 크기의 바위도 거뜬히 공중에 띄울 수 있었다. 그런데 집에만 오면 침대도 겨우 들었다.


바닥에서 살짝 뜬 침대가 불안하게 흔들렸다. 집중하면 조금 더 높이 들 수도 있지만, 제대로 통제가 되지 않아 멋대로 흔들려 벽에 부딪혔다.


‘실내 문제가 아닌데··· 다른 어디도 아니고 꼭 집에서만 안 되네.’


아무도 없는 과학실의 무거운 책상을 드는 건 손바닥 뒤집기보다 쉬웠다. 체육관의 농구 골대,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주차된 자동차를 드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집에 귀신이라도 있나? 도대체 뭐냐고······.’


그래도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아니, 한가지 측면에선 차라리 잘된 일이다. 집에서 능력을 사용할 때 느낌은 모래주머니 여러 개를 달고 운동하는 것과 비슷했다. 운동 반경과 횟수에 비해 효율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처럼, 집에서 향상된 능력은 다른 곳에선 몇 배의 효과를 보였다.


‘그래도 꼭 이유를 찾아야 하는데······.’


모든 영웅은 약점을 가지고 있다. 절대적이고 완벽한 주인공을 만들지 않으려는 작가의 제약이다. 극적인 연출을 위해 꼭 필요한 장치이기도 하다. 그런데 늘 아쉬웠던 한 가지는, 주인공 스스로 약점에 대해 너무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크립토 나이트는 슈퍼맨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엄청난 약점이다. 그러나 슈퍼맨은 자신의 약점을 방관한다.


‘주변을 좀 살피라고. 총으로 무장할 수 있는 범죄자를 상대하러 가면서 방탄조끼 안 입는 경찰이 어딨어? 븅신도 아니고. 조금만 신경 써서 관찰하면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위협도 당하는 븅신이 되면 안 돼. 모든 약점을 배제해야 해.’


능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집은 훈련에 적합한 장소와 동시에 치명적인 약점이다. 위협이 집에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세상이야. 무슨 일이 생기기 전에 반드시 원인을 찾아야 해. 그런데 어떻게?’


바람과 달리 답은 쉽게 찾아지지 않았다.


초능력자가 판치는 세상은 점점 복잡하고 혼란스러워졌다. 하루에도 몇 건의 초능력 범죄가 발생했다. 강도, 납치, 폭력, 방화와 파괴, 테러에 이르기까지 갖은 범죄가 세상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선호의 학교도 바람이 잘 날 없기는 마찬가지다. 또래보다 월등히 힘이 좋은 철현이지만, 결국 능력자의 상대가 되진 못했다. 1학년 필진을 누른 다음 날 바로 2학년 능력자 중 1명인 상우에게 패했다. 며칠 뒤 재기를 노리고 도전한 필진도 압도적으로 굴복시킨 뒤 실질적인 학교의 지배자가 됐다.


상우도 정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힘으로 학생을 누르고 자신만의 왕국에서 갖은 혜택을 누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더러워서 전학을 가든가 해야지. 무슨 학교가 던전이야? 허구한 날 보스몹이 바뀌냐?”


“요즘은 정우가 그리울 정도야. 상우 새끼는 수금까지 하잖아. 완전 미친놈이야.”


“전학 가면 다르겠냐? 중학교 때 친구한테 들으니까 다른 학교는 더하더라. 서부 고등학교는 다른 학교로 원정까지 다닌대.”


“나도 그 얘기 들었어. 거긴 능력자 둘이 쌍둥이라며? 그 둘이서 벌써 두 학교나 먹었던데? 다른 학교에서도 수금한대.”


“미치겠다. 능력자란 새끼들은 어떻게 하나같이 다 못된 짓만 하냐? 영화나 만화 보면 히어로도 있던데. X발, 현실에선 왜 그런 것들이 없냐고.”


“야, 너 같으면 기껏 얻은 초능력으로 봉사하고 싶냐? 착한 일 한다고 누가 돈이라도 주겠어?”


“당연하지! 능력자면 모름지기 히어로가 돼야지! X라 멋있잖아.”


“미친놈, 네가 진짜 그러나 보자.”


“어. 그럴 거야. 나한테 능력 생기면 히어로 될 거야. 착한 일만 할 거야. 사람들 X라 구하고 다닐 거야.”


“X신. 어차피 안 될 거 아니까 막 뱉네. 뉴스 못 봤냐? ‘그날’ 이후 새롭게 능력 생겼다는 사람 한 명도 없다고.”


선호를 포함한 능력자들이 각성은 같은 날 일어났다. 일반 시민에게 벌어진 일을 정부가 전부 조사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조사를 통해 밝혀진 바로는 ‘그날’ 이후 각성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까비··· 히어로 탄생이 이렇게 좌절이 되는구나.”


“지랄하고 있네. 쓸데없는 소리 말고 매점이나 가자.”


선호도 상우의 행동이 불만스러웠다. 용돈으로 충당할 수 있을 정도의 적은 돈이라도 일방적으로 뺏기는 건 상당히 불쾌했다.


‘확 날려버려?’


상우의 능력은 단순했다. 던진 물건은 정확히 상대를 맞힌다. 능력 자체는 단순했지만, 위력은 상당했다. 고작 지우개 두 개로 철현은 기절했고, 필진도 몇 번의 공방 끝에 필통에 맞아 무릎 꿇었다.


‘상우가 던진 물건은 속도도 빠르고 정확하지만 방어가 가능하다. 꼭 물건을 들어서 던져야 한다. 던진 물건의 내구성은 변하지 않는다. 육체적 능력은 뛰어나지 않다.’


두 번의 싸움을 다 지켜본 선호는 상우의 능력을 하나하나 객관적으로 판단했다.


‘그런데 한 가지 걸리는 게 있단 말이지. 던질 수 있는 물건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확실하지 않단 말이야.’


지금까진 충분히 손으로 들 수 있는 물건만 던졌다. 그러나 만약 일부러 힘을 숨기고 있는 거라면, 훨씬 크고 무거운 것도 던질 수 있다면 평가는 달라진다.


‘더군다나 뾰족하거나 날카로운 걸 던지면 훨씬 위협적이고.’


그럼에도 선호는 상우가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다. 지난 훈련으로 다져진 능력을 적절히 사용한다면 상우의 능력이 예상 범위를 넘어선다 해도 충분히 제압할 수 있었다.


‘아니야. 그래도 참아야 해. 방심하면 당하는 거야. 압도적이지 못하면 표적이 되는 거야.’


선호는 순간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려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그러나 선호의 다짐은 오래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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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게 있다ㅠㅠ 23.03.29 53 0 17쪽
13 12. 어떻게 된 학교가 괴물 천지야? 23.03.27 53 0 13쪽
12 11. 젊음이란 다 부질 없는 것 23.03.24 54 0 12쪽
11 10. 선호의 각성 23.03.22 56 0 17쪽
10 9. 짜잔! 선호의 보물창고를 소개합니다. 23.03.20 60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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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7. 뻔뻔하지만 착한 도둑놈 23.03.15 69 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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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5. 양심 없는 놈이 양심 없는 놈한테 양심 운운하는 게 가장 비양심적인 거 몰라? 23.03.10 77 0 14쪽
5 4. 님들, 공감 능력 부족? 사회 부적응자? 23.03.08 83 3 15쪽
4 3. 쓸모없는 초능력 23.03.06 85 4 18쪽
3 2. 왕따의 하루... 딸깍? 23.03.03 110 4 14쪽
2 1. 좋은 말로 할 때 그냥 가. 욕실에 불 켜놓고 왔단 말이야 23.03.01 158 3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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