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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당 님의 서재입니다.

소드마스터가 마법왕국에서 태어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응당
작품등록일 :
2023.12.15 19:57
최근연재일 :
2024.05.04 07:20
연재수 :
1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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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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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8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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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3)

DUMMY

환수들이 가득한 아공간에 루델을 두고 온 지 20분이 지날 무렵.

하인즈는 이블린을 응시했다.


“···.”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과자를 꺼내 먹는 이블린.

그가 입을 열었다.


”저··· 이블린님.“

“왜?”

”혹시 루델 반 클리프를 잊으신 건···.“

”응?“

”10분이라지 않으셨습니까?“

”···.“


이블린이 수정구의 시간을 확인했다.


”어머! 내 정신 좀 봐!“


그녀가 손을 털며 일어났다.


'벌써 20분이 넘은 시간, 안타깝게 됐군. 루델 반 클리프, 이대로 죽기엔 아쉬운 재능이었건만···.'


하인즈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잉-


보라색 빛 무리가 모여들었고.

들어가려던 이블린이 말했다.


”같이 갈래?”

“가시죠.”

"알겠습니다."


하인즈도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 안으로 두 사람이 발을 들이밀었다.


“··· 뭐야? 늦었네?”


쓰러진 레드드래곤, 카잔.

거대한 레드드래곤 위에 서 있는 루델.

그의 기검이 드래곤의 심장을 찔렀고.


푸확!


곧장 심장을 도려냈다.


두근.


카잔의 심장을 꺼낸 루델.


”···.“


이블린이 인상을 구겼다.


”그건 내려놓는 걸 추천할게.“

”··· 싫은데?“


루델이 드래곤 하트를 아공간 망토에 넣었다.


”이건 좋은데 쓸게.“

”··· 이 쪼끄만 게···.“


보라빛의 아공간안에서 펼쳐진 지옥도.

수많은 환수들은 난도질당해 죽어있었다.


하인즈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 설마 이걸 다 죽인 건가?“


이블린님의 환수 컬렉션,

하나하나가 위험한 개체인데.

그걸 다 죽일 줄은···.


”꼬마야. 내가 지금 상당히 열받거든?“

”잘됐네.“

”··· 지금이라도 "죄송합니다~" 하는 건 어때?“

”싫다면?“


하인즈가 뒷걸음질쳤다.


'잘못 판단했구나, 괜히 따라왔어. 빠져야 한다. 이대로면 휩쓸린다!'


그때,


”큽···.“


루델이 자신의 심장을 움켜쥐었고.

두 사람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젠장.'


이 심장통은···.

아직 몸이 여물지 않았다.


털썩.


한쪽 무릎을 꿇은 루델,

이블린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야? 전략을 바꾼 거야? 약한 척이라도 하게?“

”··· 젠장 할···.“


털썩.


카잔을 밟고 선 루델이 앞으로 엎어졌다.


”하···.“

”이블린님.“

”저러면 죽여버리기도 애매하잖아. 저 상태로 죽으면 아프지도 않을 거고, 내 기분은 누가 풀어줘?”


하인즈는 몰래 한숨을 내쉬었다.


··· 차라리 다행이군,

나까지 휘말릴 뻔 했어.


“일단은 구속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 그래, 그러자.”


이블린이 손을 뻗었고.


촤르르륵!


마나의 사슬이 루델을 구속했다.


차캉!


그리고,


딱!


손가락을 튕기자 루델이 사라졌고.


“으아아아!!! 짜증 나!!!”


이블린이 자신의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렸다.


“···.”

“하인즈!”

“네. 이블린님.”

“얘네 살릴 방법은 없겠지?”

“··· 저로선 방법이 없습니다.”

”쯧!“


이블린은 혀를 차며 사라졌고,

하인즈는 들어온 보라색 빛 무리를 향했다.


슈륵-


”···.“


돌아온 집무실,

이블린은 없었다.


“후···.”


이제야 한숨 돌리겠군.


'찾아왔던 이들에겐 뭐라 해야 할지.'


드래곤 로드가 죽은 것도 문제.

어떻게 처리해야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지.


'대책을 세워야겠어.'


***


왕도의 지하 감옥,

루델은 그곳에 갇혔다.


”··· 밉상도 이런 밉상이 없네!?“


양손목을 감싼 수갑은 천장과 연결돼 루델을 매달았다.


”···.“


팔짱은 낀 이블린은 도끼눈을 뜨고 루델을 응시했다.


이놈, 뭐랄까.

묘하게 뭔가 떠오른단 말이야.


그때,


”황제 폐하···.“


루델의 입에서 흐른 잠꼬대.

이블린의 미간이 좁아졌다.


그리고,


”··· 황제?“


손을 뻗었다.


“일단 가볍게 벌 좀 받는 거야, 알겠지?”


이블린의 손에서 마법진이 점멸했다.


“릭 메모리얼.“


이블린이 눈을 감았고.

마나가 세차게 휘몰아쳤다.


잠시 후,

이블린은 미간을 찌푸렸다.


'누구야?'


기억을 읽는 데 실패한 이블린,

마법을 실패한 경험은 손에 꼽을 정도인 그녀는 의아했다.


'기억에 손을 댄 게 나뿐만이 아니야? 이 정도 실력은 몇 명 없을 텐데. 나나 샤를에 버금가는 실력자.'


그녀는 다시금 마법을 사용했다.


슈화아아악!


”릭 메모리얼.“


좋아, 뚫어 내 줄게.

대체 어떤 놈이 끼어들었는지.

이 꼬마의 정체가 뭔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알아내 주마.


슈화아아-!


***


의식을 잃은 루델, 그의 머릿속.

의식의 표상 세계.


”··· 정신 차려라 루츠.”


루델이 스르르 눈을 떴다.

코앞에 보이는 옆으로 날카로운 콧수염의 남자.


“블레이즈···?”

“버릇없는 건 여전하군.”

“또 어떻게···.”


예전에 마주했던 블레이즈.

또다시 그와 마주했다.


'새하얀 공간, 저번이랑 똑같다.'


블레이즈가 앉은 의자,

손에 든 찻잔.

모든 게 저번과 같았다.


”이번에는 내 의지가 아니다.“

”··· 무슨 소리지?”

“일단 네 육체는 현재 이블린에게 잡혀 있다.”


루델이 미간을 찌푸렸다.


아공간에서 카잔의 드래곤 하트를 얻은 직후,

갑작스러운 심장통에 곧 정신을 잃었다.


”그때 잡힌 건가?“

“당장 죽였어도 이상하지 않았는데, 이블린이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군.”


이곳이 저승이 아니라는 게 다행이다.

이블린을 노릴 기회가 있다.


“그럼 여긴 저승과의 문턱인가? 그래서 이미 죽은 당신이 자꾸만 나타나는 거야?”

”재밌는 발상이군.“


후룩-


차를 한 입먹은 블레이즈.


“다행이라 해야 할지, 이곳은 저승이 아닌 네 의식 세계다.”

“··· 의식··· 세계?“

”그래, 나는 네 오러 안에 잠든 의지.“

”··· 내 오러?“


내 오러인데 왜 저 콧수염 영감의 모습을···.


”네 오러다만, 내 오러기도 하지.“

”··· 뭐?“

”너와 나의 마지막 대련의 순간. 네가 나를 죽였을 때. 너에게 몇 가지를 심었다.“


처음 듣는 말에 루델의 눈이 커졌다.

저 영감과 그다지 많은 대화를 한 기억은 없다.

몇 번의 대련, 마지막 생사결.

종종 내가 수련할 때 지켜보고 가던 게 끝.


”···.“


다만,

내 검이 블레이즈의 심장을 꿰뚫는 순간,

그 찰나 그의 표정은 오묘했다.


'확실히 웃고 있었다.'


당시에 의문이었다.


”나에게 뭘 심었다는 거지?“

”별거 아니야, 내 힘 조금과 네 머릿속에 기억 프로텍트?“


후륵-


”당신의 힘?“

”그건 나중에 때가 되면 알게 될 거고. 너의 장기는 검술, 왜 자꾸 마법을 뒤섞는 거냐?“

”··· 그야 가진 패니까. 가진 패는 사용하는 게 좋지 않나?”

“어리석구나, 너의 장기는 검술이다. 자꾸 극검이니 뭐니, 가져다 붙이며 마법을 응용하려 하지 마라.”

“당신이 뭘 알아? 나한테 죽은 양반이.”


후룩-


차를 한 입 먹은 블레이즈.


“그러니까 말이다, 모르겠느냐? 나를 죽이던 당시의 힘과 지금 너의 힘. 별반 차이가 없다.”

“··· 뭐?”


이 콧수염이 뭐라는 거야.

그땐 소드마스터의 경지가 확실했고.

지금은 소드마스터의 문턱에 있는데.


“너의 심장통 말이다. 드래곤하트를 덜 소화시켜 그런다고 생각하나?"


'이 영감, 다 알고 있나?'


온 몸을 부수고 붙이길 반복.

몸은 몰라볼 정도로 성장했다.

근육과 뼈, 마나 회로와 오러까지.


하지만,


“몸이 성장했는데, 경지의 성장이 없는 게 말이 되나?”

”···.“

”네가 그 몸에 태어나, 처음 겪은 기억. 어미를 네 손으로 죽인 기억.“

“···.”

“그게 네 머릿속에서 힘을 조절하는 거다. 주변을 휩쓸리지 않게,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게, 자꾸만 스스로 제약을 두는 거지. 팔팔 끓는 솥, 뚜껑을 억지로 눌러두면 안은 어떻게 되겠나?”


루델의 눈이 커졌고.


후룩-


차를 들이킨 블레이즈가 말을 이었다.


”이제는 괜찮지 않겠나?"


내 오러는 어미를 죽였다.

아버지가 봉인시킨 오러,


”···.“


그 봉인이 풀렸음에도 성장하지 못한 건···.


”결국 내 문제였나?“

”이제는 용서해 주거라. 너를···”


두근!


“이제 슬슬 한계군, 이블린이 네 머릿속을 헤집기 전에 돌아가거라.”

“··· 고마워.”

“에이! 낯간지럽다!”


슈확!


블레이즈는 등을 홱 돌리며 사라졌고,

밝은 빛이 루델의 시야를 가렸다.


“윽···.”


눈을 다시금 떴을 때.


“어머 일어났어?”

“··· 이블린.”

”오래 기다렸어 꼬마야.“


이블린의 입이 뒤틀렸다.

새우처럼 눈이 휘며 고개를 기울인 이블린.

표정으로 알 수 있었다.


'콧수염 영감, 안타깝게도 이미 늦은 거 같아.'


이블린은 이미 루델의 머릿속을 확인했다.


“이렇게 다시 만날 줄 몰랐네?”

“···.”

“델 제국의 기사단장. 루츠 하인즈 크레프트.”

“역겹군, 그 입으로 부르지 마라.”

“그래, 그러면 이해가 되지. 네가 그 녀석의 검술을 쓰는 이유도. 마법 흉내를 쓰는 네 검술도.”


이런 모습으로 들키고 싶진 않았건만 아쉽게 됐군.


“되게 반갑고, 신기하다 그치?”

“···.”

“그때랑 같은 모습이잖아!”


이블린의 허리가 휘었다.


"꺄하하하하-!"


비웃음 온몸을 비틀며 쏟아낸 웃음이 석실에 울렸다.


“아우 재밌어. 어때? 오랜만이지 않니? 이렇게 보니 반갑다 얘!”

“··· 글쎄, 기분만 더러운데.”

“왜 그래? 나는 너무 오랜만이라 반갑기까지 하다니까?

”···.“

”그리고, 너. 그놈과 무슨 관계야?“


그놈?

누구를 말하는 거지?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놈, 한 명밖에 없고. 마침 또 네 손에 죽었거든?“

”··· 누구를 말하는 거지?“

”정말 몰라서 묻는 거야? 블레이즈 파스칼 말이야.“


콧수염 영감을 아는 건가?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건 한 명밖에 없거든. 시간의 권능을 가진 블레이즈.“


시간의 권능?

블레이즈에게 그런 능력이 있었나?


“블레이즈의 가호를 왜 네가 가지고 있냐, 이 말이야, 그거 때문에 네 기억을 보는 것도 제법 힘들었다고?”

“뭔 소린지 모르겠군.”

“에이 똑바로 말 좀 해줘, 나도 할 말이 있어야 한단 말이야.”

”···.“

”그놈이 배신자인지···, 네가 빼앗은 것인지 알아야. 그걸 알아야겠어.“


배신자?


”자 한번 말해 보렴.“


차캉!


”그건 안 풀릴 테니까, 괜히 힘 빼지 말고.“


젠장할.

이제야··· 이제야 깨달았는데!


차캉!


손목을 감싼 수갑, 루츠 시절 날 묶었던 그것인가!?

기억을 들킨 바람에 이렇게 꼬일줄은···.


”에휴, 어쩔 수 없지. 그럼 오늘은.“


콰드드득-


얼음의 꼬챙이가 생겨났다.

그걸,


푹!


”큭!”

“언제까지 참는지 볼까?“


뒤이어 차가운 석실에선,


푹!

쉭!

펑!

화르르륵!

캥!


갖은 마법이 루델을 찌르고 베고 터뜨렸다.


“·········.”


만신창이가 된 루델,

고개를 떨궜다.


“독하네?”

“··· 옛날에 비해··· 약해진 거··· 같은데···?”

“나도 나이가 드나 봐, 어떡하면 좋니?”

”그러니까, 말이야··· 올해로··· 1,000살쯤 되나···?“


이블린의 눈썹이 움찔거렸다.


또각, 또각,


그녀는 루델의 앞으로 걸어와 얼굴을 들이밀며 말했다.


”제법 애를 쓰는 것 같긴 한데, 포기하는 건 어때?“

”··· 글쎄, 아직까진··· 별로 힘들진 않아서 말이야.“

”뭐 그래! 옛날 기억도 나고 좋지 뭐, 그때는 한 달 정도 버텼나?“

”···.“

”오늘은 그럼 첫날이니까 여기까지만 할게. 내일 또 봐.”


철컹-


이블린은 석실을 떠났다.


“··· 후···..”


블레이즈 영감,

당신이 나에게 뭘 줬는진 모르겠다만.

이대로라면 그냥 죽겠는데?


뒤에서,


스스슷-


인기척이 느껴졌다.


“아우으···.”


아직 조그만, 검은 유령 같은 로브.

어둠의 정령이었다.


“네가··· 왜 나오냐···?”

“우으···.”


웅얼거리는 녀석은,

어떻게든 내 수갑을 풀기 위해 날아다녔지만.

아무리 당기고, 작은 마법을 날리고, 밀어내도.


“우아···.”


구속구와 족쇄는 풀리지 않았다.


“괜찮다.”

“우우?”

“괜히 밖에 있다 험한 꼴 당한다. 들어가.”

“우아!”


검은 로브는 눈앞에 앉았다.


“안가냐?”

“우우!”


같이 있어주겠다는 건가?


픽 웃은 루델.


"예전보단 확실히 낫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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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죽음- 완결. +1 24.05.04 16 0 8쪽
143 결판 24.05.03 13 0 13쪽
142 마마 24.05.02 15 0 13쪽
141 루델 반 클리프(3) 24.05.01 14 0 12쪽
140 루델 반 클리프(2) 24.04.30 15 0 12쪽
139 루델 반 클리프(1) 24.04.29 13 0 12쪽
» 거래(3) 24.04.28 15 0 12쪽
137 거래(2) 24.04.27 16 0 12쪽
136 거래 24.04.26 19 0 12쪽
135 카심의 반격(2) 24.04.25 21 0 12쪽
134 카심의 반격 24.04.24 20 0 12쪽
133 루델 구출(2) 24.04.23 18 0 12쪽
132 루델 구출(1) 24.04.22 21 0 12쪽
131 왕가의 그림자 24.04.21 23 0 12쪽
130 원로회의장(4) 24.04.20 26 0 12쪽
129 원로회의장(3) 24.04.19 23 0 12쪽
128 원로회의장(2) 24.04.18 25 0 12쪽
127 원로회의장 24.04.17 32 0 12쪽
126 왕궁 마법사 24.04.16 25 0 12쪽
125 논공행상 24.04.15 26 0 12쪽
124 내전의 끝 24.04.14 25 0 12쪽
123 드래곤 로드 24.04.13 29 0 12쪽
122 노아 24.04.12 30 0 12쪽
121 제인 24.04.11 26 0 12쪽
120 파죽지세 24.04.10 31 0 12쪽
119 이블린과의 거리 24.04.09 35 0 12쪽
118 이르미(2) 24.04.08 2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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