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꿈꾸는사과c님의 서재입니다.

허락 받지 않은 이야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추리

공모전참가작

철없는사과
작품등록일 :
2024.05.10 23:45
최근연재일 :
2024.09.14 17:24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390
추천수 :
0
글자수 :
189,822

작성
24.08.31 08:00
조회
6
추천
0
글자
11쪽

36화 완벽한 자유를 위해 또 다시 호랑이 굴로 들어가다.

DUMMY

“ 네 접니다. ”


“ 말...말도 안 돼. 분명 떨어지는 것을

보았는데. ”



오지 못한 게 아니라 오지 않았다.

자신의 죽음이 이미 정해진 것이라니

거기다 신호로 쓰였단 것을 바니아스의

실언으로 알게 된 아아의 머리는 곧장

차가워졌다.





“ 조금이라도 망설였으면 알 수

없었을 테지만 평소 습관대로 감정

없이 밀어버린 탓에 무사할 수 있었나

봅니다. “


“ 흥, 2왕자의 잔당들과 이미 한통

속이었겠지. 그러지 않고 서야... ”


“ 저는 단 한번도 3왕자님을 배신한 적

없습니다. ”


“ 내 눈앞에 이리 멀쩡하게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어! 감히 주인을 물다니. ”


“ 왕자님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단 건

결코 배신하겠단 말이 아니었습니다.

파디샤가 된 샤말왕자님을 떠올려

봤을 뿐이었습니다. “


“ 거짓말 그런 걸 꿈꿨다면 이리 멍청한

짓을 하진 않았을 거다. ”


“ 아니요~ 그런 건 꿈꾸고 싶지

않습니다. ”


“ 뭐? ”


“ 아슬란의 백성들을 산 채로 날개가

꺽이고 다리가 부러지는 앵무새들과

같은 삶을 살 게 할 순 없었으니까요. “


“ 사람은 모두가 잔혹함을 숨기고 있다.

드러내지 않으려 애쓰는 것일 뿐

3왕자는 아직 어리기에... “


“ 아니오~! 아닙니다 그런 것이라면

왕자님의 스승이자 외조부이신

마스하도프 재상께서 충분히

다스렸을 겁니다. “



왕자가 어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한 탓에

애꿎은 화풀이를 한 것이라 말하려던

바니아스는 마스하도프란 이름에서

멈칫했다.



“ 아버님께서 무얼 알고 있으신

것이냐? ”


“ 3왕자께서 행하시는 모든 폭력과

폭언에 있어 그 어떤 감정도 실리지

않는다는 걸 심지어 사람을 죽이는

순간에도 분노조차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


“ 사람이 아니고 서야 그럴 순 없어. ”


“ 그런 이가 다스리는 아슬란은 공포

그 자체가 될 것입니다.

그런 파디샤에게 진심으로 충성할 자가

몇 이나 될까요. 전 그저 2왕자님을

믿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3왕자님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으로. “


“ 억측이다. 일어날지 않을 지도

모를 일을 두고 몇이나 네 말을

믿을 것 같아? “


“ 그런 건 상관없었습니다. 주인만

살릴 수 있다면 그 어떤 것도 제겐

문제될 게 아니었으니까요. “



허나 그런 마음이 순식간에 바뀐 건

창문 밖으로 떨어지던 그 날 숙소

입구에 쳐 놓은 천막의 기둥을

붙잡으면서 스스로 목숨을 구한

그 때부터였다.



‘ 허락 받지 않고 선택할 수 있다는 걸

알아버렸다. ’



그렇게 3왕자에게서 가까스로 독립한

아아는 안타까운 마음에 샤말의 계획을

알렸다. 자신은 신호탄에 불과했지만

바니아스는 2왕자를 잡기 위한

미끼였단 걸.



“ 그럴..리가 없다. 아무리 그래도 내가

왕자의 숙부이거늘. ”


“ 제 말을 왜 새기지 못하시는 겁니까.

몇 번이고 말씀드리지만 신께서 그 분을

만드실 때 감정을 잊어버리셨다고

지금이라도 벗어나셔야 합니다. “



아아의 계속되는 설득에 이성을 잃은

바니아스가 멱살을 잡고 날뛰니 취조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병사들이 급히

그를 제지하며 끌고 나갔다.



“ 하아... ”



참고인으로 참석한 난 이야기를 끝내고

나오다 이 광경을 보고 재차 확인하여

알면서도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 주인에게 배신을 당한 사람이 왜

주인을 잃은 것처럼 슬퍼 하냐고

진짜. ”



속상해진 난 상처 받은 아아의

마음이라도 달래야겠단 생각에

조심히 곁으로 다가갔다.



“ 어찌 머무실 곳은 정하셨습니까? ”


“ 태어나지는 않았으나 말을 익히고

기억할 수 있는 것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는 게 맞겠지. “


“ 괜찮으시겠습니까? ”



아슬란으로 돌아간다면 주인을

지키지 못한 죄를 물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라 걱정이 앞섰다.



“ 죽기 전 누구의 허락이 아닌 내

스스로 선택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 괘념치 말거라. “


“ 전 아아의 그 선택이 마지막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여전히 샤말에게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채 죄책감을 가지고 죽음을

당연한 것마냥 생각하는 게 화가 나

나도 모르게 소리쳤다.



“ 내가 안쓰러운 모양이구나. ”


“ 솔직히 화가 나요. 이제 겨우 벗어

나게 되었는데 다시 그 곳으로

돌아가신다 하니까. “


“ 아직도 믿기지 않은 지금이 어색해서

본능적으로 익숙한 곳을 정한 것인지도.

그럼 아이야 네가 나라면 어떻게

하겠니. “



걸음마를 이제 배운 아기가 자박자박

걸음 수를 늘려가는 방법을 몰라 부모의

손에 의지하듯 아아가 내게 물었다.



“ 시작을 하셨으니 내딛으셔야지요.

저라면 신이 나서 내가 마음껏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고민할 겁니다. “


“ 이를 테면? ”


“ 의료에 능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


“ 호기심에 어깨 너머로 몇 번 본 것이

다인 걸 능하다니 부끄럽구나. ”


“ 성당에 오는 사람들은 돈이 없어

민간요법을 잘못 취해 병이 도진

이들입니다. 그들에게 제대로 된

치료를 해주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재들로 처방을 해주실 분이면

충분할 것 같아요. “



성당엔 마음의 병을 가진 이들만

오지 않는다. 간간히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살핌을 받으려는 어려운

이들도 있고 루이와 꼬맹이들처럼

병원을 갈 수 없는 부랑아들이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 내게 기회를 주는 것이냐? ”


“ 제가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도와 달라 청하는 게

맞지요. 저와 함께 돌봄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함께 해주시겠습니까? “



명령에 익숙했던 그가 태어나 처음 듣는

부탁의 말. 낯선 이국에서 만난 아이가

건넨 그 한 마디에 눈가가 촉촉해진

아아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 어떻게 부하들은 회수하셨습니까? ”



베이경으로부터 2왕자와 함께 던컨을

찾았다는 걸 들은 난 혹여 부하들을

이용한 것에 대한 대가까지 더할까

걱정이 들어 칼을 찾았다.



“ 쓸데없는 간섭은 어차피 쓸모없는

녀석들이었다. ”


“ 사람은 한 번 쓰고 버리는 물... 아니

아깝지 않습니까? 그래도 괜찮은 이가

섞여 있었을 수도 있는데. ”



사람을 물건 버리듯 하는 것에 욱했다가

선을 넘는 것 같아 가까스로 말을

다듬었다.



“ 물이 썩지 않으려면 제때 제때 갈아

줘야지. 그보다 이 계약서에 사인은

언제 쯤 받을 수 있으려나. “


“ 2왕자님이 다녀갔다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아실 텐데요. 계약자들의

말을 입증할만한 제 3자가 보는

앞에서 완성해야 한다는 걸. “



아무래도 아이인 내가 칼에게

협박이라도 받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에 제 3자인 법적 증인을

내세운 것인데 그게 영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다.



“ 이게 진짜 실현되는 건 맞고? ”


“ 다른 이도 아니고 차기 파디샤가

되실 분이 직접 하신 말을 못 믿는

다는 것입니까? “


“ 난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다. 꿈은

약해 빠진 이들이나 꾸는 거고. ”


“ 현실이 반영되는 꿈이라면 좀 기분이

나아지실까요? 당장 시장 내 판매가

될 수는 없지만 지금 헥터가가 핏셔가와

인연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 때

핏셔가에 계약 이야기만 꺼내도 곧장

다리가 되어 대공가를 지나 황실까지

쭈욱~~~~ 이어질 겁니다. “


“ 그리고 3자라면 그 누구와도 연관이

없어야 하는데. ”


‘ 아아~ 그럼 그렇지. ’


“ 지금 그들 특히 2왕자님은 납치와

감금에 불안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던컨에 모습을 드러낸다는 건

아무래도 어렵지 않을까요. 만에

하나 던컨과 결탁해 3왕자를 쳤단

소문이라도 난다면. “


“ 됐다. 네가 확실하다면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겠지. ”



마음에 들지 않지만 정황으로 보아도

자신에게 불리한 건 맞으니.



‘ 큭, 베이대장에게 던컨이 제일 믿을

만한 곳이라고 하길 잘했어. ’



눈앞에 보이는 이득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욕심을 나한테 들킨 칼이었기에

망정이지 혹시나 청을 받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그들은 만났고

재미있는 그림을 만들었다.



“ 여기서 말이냐? ”



칼과 함께 계약을 위해 성당을

찾을 거란 말에 대놓고 싫은 티

팍팍 내는 신부님.



“ 지금이야 잠자코 있어도 신부님이나

자린을 건드리지 않겠다고 한 적이

없으니 언제든 우리를 못살게 굴 게

뻔하잖아요. “


“ 그게 이거랑 무슨 상관이라고. ”


“ 왜 상관이 없어요. 신부님이

제 3자로서 법적 증인이 되면 싫어도

신부님 눈치를 봐야 되니 함부로

못할 거란 소리죠. “


“ 여차하면 지워버리면 되는 걸. ”


“ 자린, 내가 그 인간 속은 안 들여다

봤을 것 같아? ”


“ 서..설마... ”


“ 그 사람 완전히는 아니라도 신부님이

보통이 아니란 건 진즉에 알고 있어.

아직 시험을 못했을 뿐이지. “


“ 맙소사, 가문에 알리지 않은 것도

몰라서가 아니라 몸값을 올리려고

그런 거네. ”


“ 그리고 던컨에서도 헥터가

별장에서도 보기가 그래. 지금

2왕자의 상태는 매우 불안정해야

하니까 성당에서 요양을 위한 안식을

핑계 거리로 삼기 딱 좋지. “


“ 하여튼 내 안식은 안중에 없고. ”


“ 에이~ 또 그런다. 내가 제일 걱정

하는 건 신부님이랑 자린의

마음이라구요. 그걸 꼭 대놓고

얘기해야 기분이 풀릴까. “



놀리 듯 하는 내 말투에 신부님은 들킨

티 팍팍 내며 잔소리고 자린은 지겹다는

듯 먹을 걸 가져오겠다면 자리를 피해

밖으로 나가버렸다.



“ 이제 여기서 나갈 일만 남았네? ”


“ 그게 맞긴 한데 당장은 좀 어렵겠다. ”


“ 아니 왜에~~ 여기 들어오려 했던 건

순전히 그 샤말인가 뭔가 하는 인간

떼 놓으려고 한 거잖아. “


“ 원래는 그런데 내가 한 말이 있잖아. ”


“ 아니~ 핏셔가랑 자리 마련해서

연결해줬으면 된 거 아니었어? ”


“ 그거 하나만 보고 어떻게 가주 자리를

줘. 그런 건 다른 형제들도 할 수 있는

일인 걸. 가족들 앞에서 공표할 수 있게

확실한 무언가를 만들어드려야지. “


“ 잠시라고 한 네 말을 믿는 게

아니었는데. ”


“ 우선 내 목에 들어왔던 칼도

치웠겠다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게

됐으니까 조금만 진짜 조금만

기다려주라~ 응? “


“ 아~ 몰라~~!! ”



좋은 것도 한 두 번이지 귀족가의

일원으로 산다는 게 얼마나

고달픈지 뼈저리게 느낀 루이는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해 잔뜩

부어올랐다.



“ 우리가 우리 볼일만 끝내고 도망치면

게일공이 가만있지 않을 거야. 재수

없으면 던컨의 그 인간이랑 함께 날

잡으려고 혈안이 될 텐데 그래도

괜찮아? “


“ 못됐어. 너 없이 안 되는 걸 이렇게

이용하고. ”


“ 네 옆에 평생 붙어 있으려면

어쩌겠어. 그러니까 조금만 진짜

조금만 더 기다려줘. “



그렇게 속상해하는 루이를 안아주며

약속 지키겠다 신신 당부했다.



“ 꼭 이렇게까지 해야 돼? ”



생각지도 못한 역할 놀이에 루이는

또 다시 날 잡아먹을 듯 째려봤다.







작가의말

선작과 추천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허락 받지 않은 이야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주기 변경 안내 24.06.20 16 0 -
38 38화 두 마리 토끼를 위한 먹이 24.09.14 3 0 12쪽
37 37화 힘든 과제 후 진짜를 얻었다. 24.09.07 4 0 13쪽
» 36화 완벽한 자유를 위해 또 다시 호랑이 굴로 들어가다. 24.08.31 7 0 11쪽
35 35화 배신 24.08.24 6 0 10쪽
34 34화 폭풍전야 24.08.17 6 0 10쪽
33 33화 동아줄에 매달린 맹랑한 계약자 24.08.10 8 0 12쪽
32 32화 마지막 동아줄을 쥔 자 24.08.03 7 0 11쪽
31 31화 얻었으면 움직여라. 24.07.27 10 0 11쪽
30 30화 사람의 마음을 사다. 24.07.20 9 0 11쪽
29 29화 마음을 두드리는 과정의 시작 24.07.05 10 0 10쪽
28 28화 호랑이굴에서 살아남기 24.06.29 9 0 11쪽
27 27화 부자 지간에 흐르는 것은 피가 아니라 계약이다. 24.06.23 8 0 12쪽
26 26화 유리정원에 들어갈 수 있는 첫 번째 키 24.06.17 12 0 10쪽
25 25화 아직 끝나지 않은 시련 24.06.13 10 0 10쪽
24 24화 달콤함에 취해 끝에 맺힌 쓴 맛을 눈치 채지 못했다. 24.06.10 7 0 12쪽
23 23화 뭍에 올라온 물고기들의 최후. 24.06.08 10 0 11쪽
22 22화 벌써 웃으면 곤란하지. ​ ​​​​ 24.06.07 14 0 12쪽
21 21화 밀당 24.06.06 15 0 12쪽
20 20화 이제는 진짜가 나설 차례 24.06.05 11 0 11쪽
19 19화 끝까지 물고 늘어질 속셈이다. 24.06.04 9 0 11쪽
18 18화 시련. 24.06.03 7 0 11쪽
17 17화 넘치던 독은 천천히 늘어난 그릇에서 변하기 시작했다. 24.05.31 11 0 11쪽
16 16화 그릇이 작으면 넘치는 힘은 독에 불과할 뿐이다. 24.05.30 11 0 11쪽
15 15화 그들의 첫 만남 24.05.29 13 0 12쪽
14 14화 생각지 못한 또 다른 증인. 24.05.28 10 0 11쪽
13 13화 오랜 공방(攻防)이 될 것 같다. 24.05.27 11 0 11쪽
12 12화 계획을 앞당기다. 24.05.24 9 0 11쪽
11 11화 사자 입에 머리를 들이 밀다. 24.05.23 13 0 11쪽
10 10화 후회란 걸 했어야 했다. 24.05.21 7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