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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 받지 않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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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철없는사과
작품등록일 :
2024.05.10 23:45
최근연재일 :
2024.09.07 08:0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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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수 :
184,644

작성
24.06.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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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28화 호랑이굴에서 살아남기

DUMMY

“ 만나서 반갑구나. 안 그래도 형님께

좋은 소식이 있단 말은 들었는데

바빠서 축하 드린단 말도 못했네

든든하시겠습니다. “



의외의 반응에 루이가 조금 당황한 것

같았지만 이내 따뜻하게 잘 대응했다.



‘ 형제라고 해서 성격까지 닮으란 법은

없지. 그러고 보니 얼굴 생김새도

다른데? ‘



다들 날카로운 외모인데 루소경은 선이

고왔다. 어쩜 루이의 외모를 친탁으로

우겨도 좋을 표본을 만난 셈인지도

거기다 유순하기까지




“ 할아버님께서는 증조부님의 역량을

그대로 물려받으시어 자수 성가함은

물론이거니와 청렴하신 성품 덕에

저택 내 사용인들마저 존경해 마지

않는다고 아버님께 전해 들었습니다.

이는 도태되어 있는 사교계에 새로운

바람으로 충분하다 사려 됩니다. “



혀를 녹여 내는 루이의 말에 반응도

각양각색 그러다 더는 무시하지

못하겠는지 백작이 한마디를 거들었다.



“ 그렇지~~ 오래 전부터 내려오던

가문의 재산과 명예를 거저 얻은

인간들 하고는 확연히 다르지 암.

스스로 찾아 만든 것이기에 더 없이

값진 걸 요즘 귀족이란 것들은 그저

거들먹거리는 것 말곤 혼자 할 줄

아는 게 없어. “


“ 그보다 대공가의 큰 근심을 네가 덜어

드렸다고 하던데. ”


“ 그건... ”



루소가 대공녀 사건을 언급하기에

루이는 슬쩍 내게 눈짓을 했다.



‘ 괜찮아. 지금은 네가 나야. ’



이미 나와 모든 걸 공유한 상태라

걱정하지 말란 사인을 재빨리 보냈다.



“ 다른 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행한 것 뿐입니다. ”


“ 알고 있는 것과 그걸 실천하는 것은

천지 차이지. 그렇지 않습니까

아버님?”


“ 그렇고 말고. ”


“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잘

하여도 이미 비극은 일어났으니까요. ”


“ 루소 네 말대로 대공내외께서 겨우

얻은 아이를 허무하게 보냈으니. ”



“ 비록 구하진 못하였어도 파렴치한

범인을 붙잡도록 비네가 힘을 썼기에

어느 정도는 한을 풀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


“ 안 그래도 그런 일 때문에 더

궁금했었지. ”


“ 그저 아버님에게 배우고 들은 것을

통해 일을 풀었을 뿐 아버님께서

주신 지혜가 없었다면 엄두도 낼 수

없었을 겁니다. “


“ 큽... 게일에게서 배울 게 있었다니

의외로군. ”


“ 게일 형님은 어릴 적부터 남다른 게

있었지요. 확실히 형님 자식이 맞는 것

같습니다. 하하~ “


“ 하... ”


“ 무슨 문제라도? ”


“ 아... 아닙니다. ”



어이가 없어 나도 모르게 한숨이 절로

나와 옆에 다른 사용인의 눈치를

받았다.



‘ 사람 보는 눈은 쉽게 길러지는 게

아닌가 보네. ’



그렇게 많은 이들의 속을 들여다보며

자연스레 굳이 살피지 않아도 사소한 건

찾을 수 있다 생각했는데 루소의

따뜻함이 샤말의 그것과 닮아있음을

속을 보고서야 알아채다니.



‘ 저렇게 웃으려면 얼마나 감춰야

하는 거야 힘들지도 않나? ’



따뜻한 봄 속에 숨어 있는 꽃샘 추위를

드러내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것 같아

샤말과 루소가 불쌍해 보이기까지 했다.



“ 그래도 내게 도움을 요청하였으면

덜 힘들었을 텐데. ”


“ 제게 주신 가문의 이름 뒤에 숨는 건

다른 귀족들과 별 반 다를 게 없다

여겼기에 조금은 무리였지만 끝까지

책임지고 싶었습니다. “


“ 그리고 무엇보다 아버님께서 앞으로

나서신다면 주변 시선이 곱진 않았을

겁니다. 대공과의 연결고리를 비네를

통해 찾는다 어쩐다 말들이 많았을

테니까요. “



확실히 사업만으로 번성한 집안은

아닌 게 분명하다. 이로서 입지가

약하지 않다는 걸 다시금 확인한

난 연회 참석부터 시작해 샤말의

아아와의 만남이 어렵지 않겠다

마음이 놓였다.



“ 뭐... 네 다리가 멀쩡했더라면 공녀의

허망한 죽음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더 없을 가문의 영광이

되었을 텐데. “


“ 형님~! ”


“ 백부님 말씀이 백 번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그런 탓에 저 스스로를

책망하지 않을 수 없어 대공가에

찾아가 죄를 물어 달라 간청하였으나

오히려 저로 인해 편하게라도 보낼 수

있었다 하시며 대공께선 절 크게

품어주셨습니다. 이는 할아버님의

덕망을 익히 아시기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



루이는 그렇게 말을 한 뒤 발끈한

헥터공의 자켓 가장자리를 지긋이

붙잡았다. 이에 게일은 곧장 나를

노려보았지만 내게서 어떤 말도

들을 수 없음을 깨닫고 애써 감정을

누그러뜨린 뒤 말을 이었다.



“ 뭐 처음에야 걱정이 많이 들었으나

재판 이후 우리들을 보던 시선들이

조금은 우호적으로 변한 데다 우리

가문 덕에 다른 신흥 귀족들의

입김에도 무게가 실려 정계 쪽에서

관심을 두고 있다니 결과적으론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


“ 다른 건 몰라도 입지가 단단해진다면

야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지. 정계를

가기 위해 법조계를 발판으로 삼으며

버려진 것이나 주워 먹는 족속들과는

다르고 말고. 우린 엄연히 황실에서

인정하는 가문이 아니냐.

잘했다 아주 잘했어~ 허허허. “



“ 후~~~하~ ”


“ 역시 루이야. ”



미리 준비하긴 했어도 변수는 늘 있기

마련이라 나였다면 몇 번이고 말문이

막혔을 것이다.



“ 내 심장 소리 들려? ”


“ 황제도 발아래 꿇릴 수 있다며 자신

만만해 하던 루이는 어디 간 거야? ”


“ 아~ 정말 보이지 않는 데서 무슨

말을 못해. ”


“ 거리 무대에서도 쫄지 않던 네가 고작

이런 소극장만한 공간에서 기를 못 펴면

어떡해. “


“ 먼 발치에서 보는 관객이랑

숨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가까이 있는

관객이랑 같아? 미리 맞추지 않았으면

아무 말이고 막 던졌을 거라고. “


“ 막 던져도 이 정돈데 제대로 마음

먹으면 진짜 황제도 홀리겠는 걸? ”


“ 뭐라는 거야 진짜~~ ”



단순히 스스로를 낮추는 게 아니라

그것을 통해 상대를 높여 자신의

가치를 되돌려 받는다는 건 절대

내가 할 수 없는 루이만의 능력이다.



“ 난 다시 태어나도 너처럼 못해. “


“ 아... ”


“ 왜? ”


“ 태연해 보여도 몸은 못 속이겠다.

아까 먹은 게 잘못 된 것 같은데. ”


“ 평소 안 먹던 걸 먹어서 그런가? ”


“ 그 자리에서 안 체하는 게 이상하지.

오히려 썩은 고기가 더 낫겠단 생각이

들 줄은 몰랐다고 하나같이 나만 보고

있는 게 얼마나 부담스러운데. 그보다

넌 좀 먹었어? “


“ 오늘은 네가 주인공이라 곁에 붙어

있어야 한다니 고맙게도 하녀장님이

따로 챙겨주셨어. “



긁지 못한 부분을 속 시원하게 해준

덕에 비교적 쉽게 저택 사람들과

안면을 텄다. 물론 다 같은 마음이

아니라 그렇게 드러낼 정도는

아니지만 처음 치곤 나쁘지 않다.



“ 원래라면 네가 취해야 할 것들인데. ”


“ 네가 나고 내가 너야. 여기 들어

오기로 마음먹은 후부턴 그러니까

별 거 아닌 거에 의미 두지 마. 그리고

여차하면 도망쳐야 할지도 모르니

누릴 수 있을 때 실컷 즐기라고. “


“ 2번 즐겼다간 영혼이 나가버릴 것

같으니 사양하겠어. “



그렇게 방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게일공의 호출에 루이를

앞장 세워 서재로 향했다.



“ 대공각하께서 그 외 별다른 말씀은

없으셨느냐? ”


“ 우선 지금은 참담해 하고 계시는

대공비님의 안정에만 매진 해야 할

상황이라 오래 시간을 뺏을 순

없었지만 남쪽 별장으로 잠시 요양을

가야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


“ 중요한 순간에 하필 그런 일을

겪게 되었으니. ”


“ 그래서 말씀입니다만 아무래도

별장과 수도를 오고 갈 일이 많아

질 것이라 조만간 대공각하의 눈과

귀가 될 이가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


“ 그래서 황실 연회에 참석해야

한다는 것이었군. ”



물론 표면 상으론 그러하고

이치 상으로 봐도 좋은 그림이다.



“ 조만간 헥터가로 초대장이 도착

할 것입니다. ”


“ 아버님께서 꽤나 반기시겠군. ”


“ 먼저 청하시면 더 없이 반가워하실

겁니다. ”


“ 번잡스러운 건 딱 질색인데. ”


“ 이번 연회는 아슬란왕국의 시찰단을

위한 행사이니만큼 그들과의 교역을

시도해 볼만한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


“ 그래서 싫다는 것이다. ”


‘ 거짓말. ’



사업가가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한다는 게

말이 되나. 성공을 위해 정략결혼까지

하려고 했던 사람이.



‘ 뭐 결과가 좋진 않았지만. ’


“ 기회는 쉬이 오지 않는 법입니다.

대공각하께 위임 받을 가문이

누구인지를 두고 눈치를 보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 합니다. 우선 게일공께선

핏셔백작님에게 서찰을 보내어

만나기를 청하십시오. “


“ 페이가도 무시 못 할 세력이다.

만약 각하께서 페이가의 손을

들어주신다면... “


“ 그럴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



지금 페이가는 가문의 몰락을 막느라

정신이 없을 테니까. 왜냐면 페이가에서

내쳐진 파이가 살아남으려 대공가로

숨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를 알고 일부러

대공가에 죄를 청한 덕에 많은 정보를

얻었다.



“ 페이가에서 대공각하께 큰 실수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일을 망치게 되어 페이가로부터 버림

받게 된 파이가 살기 위해 대공을

찾아가 사실을 전했기 때문이다.

물론 아니라 발뺌을 해보지만 큰

실수를 사용인 혼자서 하기란

쉽지 않은 법.



‘ 애초에 라이벌인 핏셔가를 견제 하려

대공가로 세작을 심은 것부터가

잘못이지. ‘



핏셔가를 견제할 게 아니라 차라리

공녀를 잘 보필 해 위험에서 공녀를

구했다면 오히려 쉽게 얻을 수

있었을 기회를 과한 욕심으로 인해

놓친 꼴이었으니 대공이 분노해도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대공의 관심 밖으로 밀려

놨다는 소문이 사교계로 조금씩 흘러

들어가면서 페이가에서 추진하고

있던 사업에 투자를 했던 귀족들이

앞 다투어 투자금을 회수하겠다고

항의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 게일공께선 소문이 많이

늦으십니다. ”


“ 정치엔 관심 없다. ”


“ 허나 지금부터 나중을 위해

억지로라도 관심을 가지시는 게

좋습니다. ”


“ 사업에 정치가 섞이면 골치만 아플

뿐이다. 애시 당초 휘말려서 좋을 거

하나 없으니 연회고 뭐고 그만

두거라. “


“ 백작이란 지위가 하루아침에 생겨

난 것이 아닙니다. 백작님께서

자존심을 버리고 적절히 귀족들의

말을 경청하고 흐름을 살피며 줄을

살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정말 작위와 신분을

돈으로 샀다고 밖엔. “


“ 네놈 목숨이 여러 개라도

되는 것이냐~! ”


“ 저는 분명 말씀 드렸습니다. 반드시

게일공을 소백작 자리에 앉히겠다고

그러기 위해선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나 거슬리고 지금이라도

그만 두고 싶으시다면 언제든 말씀

하십시오. 저희는 언제고 연극을

그만 둘 준비가 되어 있으니. “



우리도 뭐 좋아서 하는 건 줄 아냐고

누가 더 급한 지를 확실히 짚어 찔렀다.

물론 여기서 화를 내며 무르겠다면

뭐 어쩔 수 없고.




작가의말

오늘도 곱씹는 하루가 깁니다.

수정에 수정을 더해 재탕, 삼탕은

오히려 독자를 우롱하는 것일 수도

있다 염려를 표하였지만 노력이란 걸

보여드리고자 한 번 더 도전한 글인만큼

마음에 드셨다면 선호와 추천 한 번씩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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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7화 힘든 과제 후 진짜를 얻었다. 24.09.07 3 0 13쪽
36 36화 완벽한 자유를 위해 또 다시 호랑이 굴로 들어가다. 24.08.31 4 0 11쪽
35 35화 배신 24.08.24 4 0 10쪽
34 34화 폭풍전야 24.08.17 6 0 10쪽
33 33화 동아줄에 매달린 맹랑한 계약자 24.08.10 8 0 12쪽
32 32화 마지막 동아줄을 쥔 자 24.08.03 7 0 11쪽
31 31화 얻었으면 움직여라. 24.07.27 10 0 11쪽
30 30화 사람의 마음을 사다. 24.07.20 8 0 11쪽
29 29화 마음을 두드리는 과정의 시작 24.07.05 9 0 10쪽
» 28화 호랑이굴에서 살아남기 24.06.29 9 0 11쪽
27 27화 부자 지간에 흐르는 것은 피가 아니라 계약이다. 24.06.23 8 0 12쪽
26 26화 유리정원에 들어갈 수 있는 첫 번째 키 24.06.17 12 0 10쪽
25 25화 아직 끝나지 않은 시련 24.06.13 10 0 10쪽
24 24화 달콤함에 취해 끝에 맺힌 쓴 맛을 눈치 채지 못했다. 24.06.10 7 0 12쪽
23 23화 뭍에 올라온 물고기들의 최후. 24.06.08 10 0 11쪽
22 22화 벌써 웃으면 곤란하지. ​ ​​​​ 24.06.07 13 0 12쪽
21 21화 밀당 24.06.06 15 0 12쪽
20 20화 이제는 진짜가 나설 차례 24.06.05 10 0 11쪽
19 19화 끝까지 물고 늘어질 속셈이다. 24.06.04 9 0 11쪽
18 18화 시련. 24.06.03 7 0 11쪽
17 17화 넘치던 독은 천천히 늘어난 그릇에서 변하기 시작했다. 24.05.31 11 0 11쪽
16 16화 그릇이 작으면 넘치는 힘은 독에 불과할 뿐이다. 24.05.30 11 0 11쪽
15 15화 그들의 첫 만남 24.05.29 13 0 12쪽
14 14화 생각지 못한 또 다른 증인. 24.05.28 10 0 11쪽
13 13화 오랜 공방(攻防)이 될 것 같다. 24.05.27 11 0 11쪽
12 12화 계획을 앞당기다. 24.05.24 9 0 11쪽
11 11화 사자 입에 머리를 들이 밀다. 24.05.23 13 0 11쪽
10 10화 후회란 걸 했어야 했다. 24.05.21 7 0 11쪽
9 9화 어쩜 이건 자유를 찾을 기회이지 않을까. 24.05.20 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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