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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오로라 프로젝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지쟁이
작품등록일 :
2020.05.11 17:56
최근연재일 :
2020.08.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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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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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실전감각을 키워라 (3)

DUMMY

콰앙!

“자, 잠깐!”

쿠웅! 콰직!

“마, 말로 하자고요!”

퉁! 쿠자자작!

“······.”

일단, 박태수는 막무가내로 덤벼드는 놈을 피해 몸을 움직였다. 그런데 그게 좀 문제가 됐다. 박태수가 피해버리자, 파충류 애호가 놈의 주먹이 애꿎은 강민호의 외제차에 틀어박혀 버렸던 것.

‘저거 무지 비쌀 텐데······.’

그렇다고 피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 저 거대한 주먹을 한 대라도 허용하면 다음에 눈을 떴을 때는 저승사자와 마주하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했다.

몇 차례인가의 공격이 허무하게 빗나가자 파충류 애호가 놈의 숨이 거칠어졌다.

“너, 너··· 언제까지 그렇게 쥐새끼처럼 피할 수 있을지 보자!”

아니, 근데 쥐새끼라니!

박태수는 자신을 향해 곧장 뻗어오는 주먹을 또다시 피해내며 외쳤다.

“거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닙니까!”

“뭐라고? 심하다고? 고작 이 말이 심해? 내가 진짜 심한 게 뭔지 보여줘? 어?”

“아, 아니 굳이 그럴 건 없지만······.”

“하··· 시합도 있고 해서 적당히 하려고 했더니 도저히 안 되겠네. 붉은 까마귀? 오냐, 내가 진짜 그렇게 만들어주지. 피 칠로 온통 시뻘건 까마귀를 만들어주마!”

“······.”

그때부터 놈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열을 제대로 받은 모양.

그런데 박태수는 이상하게도 그런 놈의 움직임이, 공격이 뚜렷이 보였다. 눈에 보이게 되면? 피하는 것이 가능하다. 강민호의 신체 또한 놈에게 못지않을 정도로 뛰어났으니까.

쉭! 쉭!

부아앙! 부웅! 부웅!

주먹이 빗나가고 휘돌려 찬 발이 애꿎은 허공을 갈랐다. 그럴수록 파충류 애호가 놈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박태수는 생각했다.

‘이거 해볼 만하겠는데?’

게다가 비록 단 하루의 가르침이었지만, 백전노장이나 마찬가지인 강민호로부터 격투술도 배웠다. 이론적으로는 이럴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놈의 주먹이 빗나간 순간에 박태수가 취할 수 있는 반격의 방법들이 찰나 간 머릿속으로 십여 가지나 떠올랐다.

박태수는 즉시 그 중 하나를 실행에 옮겼다.

휙!

고개를 젖혀 놈의 주먹을 간발의 차이로 피했다. 동시에 놈의 팔을 잡아 자신의 가슴 쪽으로 쭉 잡아당겼다.

“엇어어······.”

놈의 동공이 커졌고 벌어진 입에서는 그런 소리가 튀어나왔다. 놈의 팔을 비틀며 등 뒤쪽으로 돌아가 오른팔로 놈의 목을 감았다. 이 모든 동작이 한 호흡에 이뤄졌다. 박태수가 놈의 목을 감은 팔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커, 컥! 컥!”

파충류 애호가의 눈에 핏발이 섰다. 놈은 자유로운 왼팔로 제 목을 감고 있는 박태수의 팔을 풀어보려고 애썼지만, 애초에 이렇게 제압을 당한 상태에서는 힘을 주기가 힘든 법이다.

놈이 계속해서 컥컥거리다 박태수의 팔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풀어달라고?”

당연하게도 놈은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대신 컥컥대며 더욱 빠르게 박태수의 팔을 두드렸다. 하지만 박태수는 쉽게 풀어줄 마음이 없었다. 남을 해치려 했으면 본인이 당할 각오도 했었어야지. 적어도 놈이 기절할 때까지는 이대로 목을 조를 생각이었다.

한데.

“그쯤이면 충분해요. 그만하세요.”

갑자기 그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한 10년 전이었다면 최수현의 뺨을 후려갈길 정도로 예뻤을 것 같은 여자가 심난한 얼굴로 서 있었다.

박태수는 자신도 모르게 힘을 풀었다.

파충류 애호가 놈이 바닥에 풀썩 주저앉았다. 놈은 간신히 두 손으로 바닥을 짚은 채로 숨을 헐떡였다.

여자가 말했다.

“분명히 경고했을 텐데요. 문제를 일으킬 거면 오늘 시합에는 참여시킬 수 없다고요.”

“아, 그게······.”

박태수는 이놈이 먼저 덤비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려 했다. 그런데 파충류 애호가 놈의 억눌린 목소리가 그의 말을 지워버렸다.

“크큭··· 그럼 나보고 참으라고? 당신을 빼앗아간 놈을 보고도 못 본 척 가만있으라고?”

‘응? 이건 또 무슨 전개지?’

감짝 놀란 박태수가 눈을 끔벅이는 사이 여자가 말을 이었다.

“후··· 아직도 그 소리인가요? 도대체 그게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을 건가요.”

“그럼 뭔데!”

파충류 애호가가 발작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은 광기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여자는 그런 놈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층 냉정해진 눈빛으로 그를 노려봤다. 여자가 입을 열었다.

“이봐요, 자이언트 강. 당신의 응석을 받아주는 것도 여기까지예요. 더 이상 날 화나게 하지 말아요. 이건 마지막 경고에요.”

“······.”

파충류 애호가, 아니 자이언트 강과 여자는 마치 눈싸움을 하듯 굳은 얼굴로 서로를 노려보았다. 몰려드는 긴장감으로 주변의 공기가 팽팽하다 못해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러다 결국 자이언트 강이 먼저 고개를 돌렸다.

“제길··· 젠장맞을!”

자이언트 강의 두 주먹이 애꿎은 시멘트 바닥을 때렸다. 그는 주먹이 까진 것도 아랑곳 않은 채 주섬주섬 일어났다. 그러더니 갑자기 박태수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봤다.

“이걸로 끝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시합에서 제대로 상대해주마!”

“······.”

아니, 대체 내가 뭘 어쨌다고!

박태수가 뭐라고 대꾸하기도 전에 자이언트 박은 홱 하고 돌아서 버렸다. 놈은 곧 컨테이너 쪽으로 사라졌다.

‘와 이거 진짜 역대급으로 황당하네?’

박태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때 쯤, 여자가 다가왔다.

“미안. 어디 다친 데는 없고?”

“어······.”

갑작스런 반말, 그리고 친근한 목소리에 할 말을 잊었다.

“왜 그러시나? 혹시 충격 받았어? 에이, 천하의 붉은 까마귀가 고작 이런 거에 충격을 받으면 곤란하지. 오늘 일은 전적으로 내 실수야. 저 놈은 뺏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급하게 시합을 잡다보니 선수가 모자라서 어쩔 수 없었어.”

“그, 그래.”

“······?”

“왜···?”

“당신 오늘 좀 이상하네? 어디 아파? 컨디션 안 좋아? 그럼 안 되는데.”

당신이 누군지 몰라서 그래.

그렇게 얘기해주고 싶은 걸 꾹 참았다. 아무래도 이 여자와 강민호는 서로 각별한 사이인 것 같다. 뭐,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자이언트 강이란 놈의 여자였다가 강민호가 뺏은 것 같기도 하고.

박태수는 대답할 말이 궁색했지만 겨우 입을 열었다. 의심을 피하기 위해 가급적 짧게 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긴장해서.”

“긴장했다고? 천하의 당신이? 훗! 별일이네. 일단 들어가. 브리핑 준비해놨으니까 그거 듣고 나면 좀 나아질 거야.”

“그, 그래.”

여자가 여전히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먼저 걸음을 옮겼다.

박태수는 브리핑을 준비했다는 말을 듣고서야 그녀의 정체가 손 여사임을 깨달았다. 그런데 강민호는 그와 그녀가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입도 뻥긋하지 않았었다. 박태수는 만약 오늘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게 되면, 그에게 한바탕 따져 물어야겠다는 결심을 하며 황급히 그녀의 뒤를 따랐다.


**


자이언트 강은 헝클어진 옷매무새를 바로잡기 위해 화장실로 향했다. 그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수치심으로 인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꽉 움켜쥔 채 부들부들 떨며 뇌까렸다.

“두고 보자. 오늘 시합을 네놈의 제삿날로 만들어주마!”

그런데.

분에 겨워 내뱉은 혼잣말에 누군가가 대답을 해왔다.

“겨우 그 실력으로?”

자이언트 강이 대번에 소리가 난 쪽으로 홱 돌아섰다.

“어떤 새끼가 감히!”

한 중년남자가 화장실 출입문을 등진 채로 서 있었다. 자이언트 강은 목소리를 들었을 때만 해도 그가 오늘 시합의 또 다른 참가자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중년 남자는 얼핏 봐도 격투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의 몸은 왜소했고 팔다리는 희고 가늘었다. 피곤이 묻어나는 얼굴은 줄곧 실내에서만 생활한 사람처럼 창백했다. 솔직히 말해서 생선 대가리 하나 자르지 못할 사람으로 보였다.

그런데 뭘 믿고?

중년 남자가 입을 열었다.

“방금 겪어 보고도 모르겠나? 아니,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건가? 현재의 실력으로는 결코 강민호를 이길 수 없어.”

“개소리! 방금은 실수였을 뿐이야.”

“실수? 실수라···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설마 진심으로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겠지? 화가 난 건 알겠는데 좀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어.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분석해봐.”

“······.”

“어떤가? 알량한 자존심을 벗어던진다면 알 수 있지. 당신은 강민호의 상대가 아니야. 실력도 경험도, 아니 거의 모든 면에서 놈보다 몇 수 아래에 있지. 그게 현실이야.”

물론 자이언트 강도 알고 있었다.

애써 부정하고 싶었을 뿐.

아마 시합에서 놈을 만나다고 해도 결과가 바뀔 확률은 극히 낮을 것이다. 하지만 그걸 인정하고 나면 정말 견딜 수 없는 치욕에 몸부림쳐야 한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거짓 희망이라도 가진 채로 놈과 맞붙는 것이 낫다.

자이언트 강이 중년 남자를 노려보며 으르렁거렸다.

“그렇게 계속 짖어대면 그 주둥이를 뭉개버리겠다.”

실로 끔찍한 협박을 했으나 중년 남자는 그저 어깨를 으쓱여 보일 뿐이었다. 이윽고 그가 내뱉은 대답은 더욱 가관이었다.

“글쎄. 그럴 능력은 되고?”

“······.”

자이언트 강은 저 중년 남자가 도대체 뭘 믿고 이렇게 겁 없이 나오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도 하나는 확실했다. 오늘 저놈의 얼굴에 달려 있는 저 주둥이만큼은 반드시 처참하게 짓뭉개져버릴 거란 것.

외냐하면 자신이 그렇게 만들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지금.

“경고 끝! 시발 넌 죽었어!”

자이언트 강은 그렇게 외치고는 중년 남자를 향해 몸을 날렸다. 2미터가 넘는 거구가 마치 깃털처럼 가볍게, 그리고 빠르게 움직였다.

한데, 그가 막 주먹을 내뻗을 때였다.

갑자기 그의 시야에 담긴 중년 남자의 표정이 변했다.

‘우, 웃어? 이 상황에 웃고 있다고?’

어쩐지 느낌이 쌔하다. 절대 그럴 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엄습해오는 걸 막을 순 없었다. 지금껏 그 누구도 자신의 주먹 앞에서 저렇게 태연한 표정을 지은 적은 없었으니까. 하지만 이미 기호지세(騎虎之勢)였다.

반쯤 내뻗은 주먹을 회수하기에는 늦은 상황.

대신 자이언트 강은 다른 선택을 했다. 내뻗고 있던 주먹에 한층 더 힘을 가했던 것. 그건 거의 그의 전력이나 다름없었다.

‘설마 죽진 않겠지?’

오히려 중년 남자가 일격에 죽어버릴까 걱정될 정도였다.

그런데!

도저히 일어나기 힘든 일이, 결코 그렇게 되어선 안 되는 일이 일어나버렸다.


오한수는 자이언트 강이 분을 참지 못하고 내뻗은 주먹을 쳐다보며 빙긋 웃었다.

‘한심하군.’

느려도 너무 느리다. 게다가 놈의 주먹에 담긴 힘은 약하기 그지없었다. 이건 뭐 굳이 피하거나 막을 필요도 없었다.

‘어디 한 번 시험해 볼까?’

그런 생각과 동시에 놈의 주먹이 그의 안면에 적중했다.

퍼어억!

상식적으로 주먹과 얼굴이 충돌하면 얼굴이 망가져야만 한다. 머리로 특별한 단련을 하지 않았다면 그래야만 한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자이언트 강의 주먹에 안면을 적중당한 오한수의 얼굴은 조금도 뒤로 밀려나지 않았다. 뼈가 부러지거나, 피부가 찢어지는 일도 없었다. 심지어 입가에 매달린 미소도 그대로였다.

반면, 정작 오한수의 얼굴을 가격한 자이언트 강의 주먹에서 기괴한 소리가 났다.

우드득!

손가락뼈가 부러져 나가는 소리다. 일부는 뾰족하게 부러지며 살갗을 뚫고 나와 버렸다.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끔찍해 보였다. 보기에도 그럴진대 당사자인 자이언트 강이 느낄 고통은 어떨까.

그 대답은 이내 터져 나온 비명이 대신했다.

“크아아아악!”

자이언트 강은 부러진 손을 덜덜 떨며 고통에 몸부림쳤다. 그간 험한 격투 시합을 치르며, 웬만한 부상과 고통에는 이골이 난 그였다. 그런데도 방금 손가락이 부러져 나간 고통은 참기가 힘들었다.

육체의 고통에 더해서 중년 남자의 그 말도 안 되는 모습이 공포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런 자이언트 강을 보며, 오한수는 생각했다.

‘이것도 제대로 되는군. 역시 실험은 성공이었어!’

지금 이 순간, 그는 마치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뻤다.




모든 독자 분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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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첫 번째 승리, 상처뿐인 영광 20.06.18 129 2 12쪽
28 Dirty Fight 20.06.18 136 2 13쪽
27 실전감각의 키워라 (7) 20.06.16 140 2 12쪽
26 실전감각을 키워라 (6) 20.06.15 137 2 12쪽
25 실전감각을 키워라 (5) 20.06.12 148 2 12쪽
24 실전감각을 키워라 (4) 20.06.11 145 4 12쪽
» 실전감각을 키워라 (3) 20.06.10 155 3 13쪽
22 실전감각을 키워라 (2) 20.06.09 165 3 12쪽
21 실전 감각을 키워라 (1) 20.06.08 186 3 12쪽
20 그날의 기억 (4) 20.06.05 187 4 12쪽
19 그날의 기억 (3) 20.06.04 188 3 12쪽
18 그날의 기억 (2) 20.06.03 195 3 12쪽
17 그날의 기억 (1) 20.06.02 210 2 12쪽
16 털어놓다 +1 20.06.01 220 4 12쪽
15 포장마차 혈전 (2) 20.05.29 217 2 12쪽
14 포장마차 혈전 (1) 20.05.28 236 3 12쪽
13 신은 공평하다 20.05.27 267 4 12쪽
12 힘을 흡수하다 +2 20.05.26 292 4 12쪽
11 진술 20.05.25 280 4 12쪽
10 강민호의 능력 20.05.22 319 4 12쪽
9 미션을 받다 20.05.21 385 4 12쪽
8 오래된 영상 20.05.20 391 5 12쪽
7 메모리칩을 찾아서 (3) 20.05.19 395 5 13쪽
6 메모리칩을 찾아서 (2) 20.05.18 428 4 13쪽
5 메모리칩을 찾아서 (1) +2 20.05.15 467 7 12쪽
4 경찰 심문 20.05.14 480 6 12쪽
3 만나긴 했는데 20.05.13 524 7 12쪽
2 넌 누구니? 20.05.12 616 5 13쪽
1 유혹 +2 20.05.11 938 1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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