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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자에게도 시간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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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링
작품등록일 :
2021.05.12 10:17
최근연재일 :
2021.06.09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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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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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7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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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초대 성녀(4)

DUMMY

영원의 회랑은 대륙 최초의 종족, 막시움이 세운 거대한 신전이다. 영원의 회랑은 안에서는 신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장소였는데 작동 원리는 전해지지 않는다.

이를 알려준 라미엘은 영원의 회랑이 시공간의 힘이 닿지 않은 장소라 추측했다. 시공간의 힘은 신들이 가질 수 없는 창조주만의 권능이었기에 신의 힘이 미치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나는 어떠한 의견도 내지 않았다.


‘제 말을 믿지 않는 건가요?’

‘허무맹랑한 말이지만, 믿는다.’

‘아니, 에드, 저 성녀에요. 어떻게 성녀가 거짓말을 하겠어요?’


당시에는 밥 먹듯이 거짓말하던 라미엘이라 그녀의 말을 신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것과 별개로 공간 마법은 용족의 전유물이었고 시간 마법은 마법의 재능이 있다면 누구든지 사용할 수 있는 범용적인 마법이었다. 물론, 레바처럼 하루의 시간을 완벽하게 통제하지 못하고 살아 있는 생물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아무튼, 현재는 이 대륙에서 신의 힘이 닿지 않은 장소는 존재하지 않았다. 마법의 정점에 다다른 용족조차 신에게서 벗어나지 못했으니까.


‘영원의 회랑은 거짓이 아니었군.’


어른 세라가 카리에를 통해 전해준 메시지는 영원의 회랑이 존재한다는 증거다. 카리에는 찰나의 순간, 신들의 눈을 피해 어른 세라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신들이 과거를 건드릴 수 없다는 점을 완벽하게 파고든 멋진 한 수였다.


‘세 번 밖에 안 왔다고 하더니.’


전대 성녀가 카리에를 말하는 것일 줄이야. 어른 세라의 짓궂은 장난에 실소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문제는 신들이 영원의 회랑으로 가는 길을 숨겼다는 점이다. 길을 찾지 못하면 들어갈 수조차 없어.’


막시움의 반란 이후, 일곱 신은 막시움의 수도, 에르가디움을 폐쇄시켰다. 그 여파로 수도 중앙에 세워져 있던 영원의 회랑도 함께 사라졌다.

문득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어떻게 그녀는 영원의 회랑을 알게 된 걸까?


‘역시 함정인가.’


나는 고민을 잠시 접어두고 라미엘과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광경을 바라보았다. 라미엘의 눈에는 흐릿하게 보이겠지만, 나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키리에게 처음으로 요리를 가르쳐준 날, 카리에와 함께 저녁마다 산책하고 가볍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 아이들과 한 명씩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는 카리에, 그걸 바라보는 과거의 나. 나는 그들의 다채로운 표정과 목소리 그리고 말투, 잊지 않았다.


‘이미 수백 번이나 더 돌려 본 장면이니까.’


새하얀 빛이 사라지고 다시 세상으로 나오자 카리에가 보인다. 카리에는 신전 계단에 떨어진 낙옆입들을 빗자루로 쓸고 있었다.


-아직 동도 트기 전인데.


그러면서 내 생각을 읽으려는 듯 안간힘을 쓰는 라미엘. 물론 소용없는 짓이다. 정신방어 마법을 펼친 내게는 통하지 않으니까.


“사제들은 동 트기 전에 일어나 예배를 드린다고 알고 있다만.”


-그거야 옛날에나 그랬죠. 지금은 아침 기도, 점심 기도, 저녁 기도 이렇게 세 번이면 충분해요.


예전에는 5번이었던 것 같은데 언제 3번으로 준 걸까. 종교 이야기는 별로 길게 끌고 싶지 않았기에 대뜸 여신을 언급했다.


“루티아가 허락했나?


-그럼요! 주님께서도 좋아하셨는데요? 예배 시간이 줄어든 만큼 공물이 크게 늘었거든요.


“루티아가 속물일 줄은 몰랐군.”


-후후. 신도 인간도 물질 앞에서는 평등해지는 법이죠. 저기 예의범절이 부족한 사람이 나오네요.


계단 청소를 마친 카리에는 나를 보며 반갑게 미소를 지었다.


“좋은 아침이에요.”

“왜 이 시간에 오라한 겁니까?”

“동이 트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거든요.”


나는 담배를 입에 물며 물었다.


“마지막 식사라도 합니까?”

“네.”


예상치 못한 답변에 잠시 머뭇거린 나는 마나를 일으켜 담배에 불을 붙였다. 하얀 연기가 느릿하게 흘러나오고 나는 카리에의 시선을 담담히 받아내며 말했다.


“그렇군요.”


나는 담배를 뻑뻑 피워대며 카리에의 눈치를 봤다. 청소한 곳에 담뱃재가 떨어지면 곤란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식사라.’


어젯밤에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밤새 편지를 쓴 건 신전 폐쇄를 결정한 것 때문일까. 먼저 묻기 카리에가 입을 열었다.


“그거 몸에 해롭지 않나요?”


나는 냉소를 머금으며 대답했다.


“매일 태워도 안 죽습니다.”

“그래요?”

“오히려 몸에 좋을 때도 있죠.”

“으음, 그럼, 저도 피워볼 수 있을까요?”


나는 소매에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직접 카리에의 입에 물려주었다. 당황한 표정을 짓는 모습을 보니 움직인 보람이 있었다. 나는 마나를 일으켜 불을 붙여주었다.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자 카리에는 내가 했던 대로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결과는 뻔했다.


“콜록! 콜록! 이게 뭐예요! 콜록!”


초보자의 비참한 말로였다. 카리에는 연신 기침을 내뱉으며 원망어린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원래 그런 겁니다. 후우.”


나는 다 피운 담배를 마나로 태워버렸다. 카리에 입에 물린 담배도 가져가려 했지만,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카리에는 인상을 찡그리면서도 금붕어처럼 뻐끔뻐끔 피워대며 버텨냈다.


“다시는 못 피우겠네요.”

“맛없게 피는 사람에게 줄 담배도 없습니다.”


일부러 차갑게 말했음에도 카리에는 방긋 웃으며 빗자루를 낡은 기둥 옆에 세워두며 말했다.


“곧...키리가 올 거예요.”

“또 저에게 맡길 겁니까?”


카리에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뇨.”


그녀의 말이 끝나자 신전의 문이 열리고 키리가 졸린 눈을 비비며 우리에게 다가와 인사했다. 아직 잠이 덜 깬 얼굴이었지만, 예의는 잊지 않고 있었다. 카리에는 키리의 제 품에 안으며 말했다.


“키리, 잘 잤니?”

“넵. 하아암! 사제님은요?”

“나도 잘 잤단다.”


나는 지난 일주일 간 이 아이를 빠짐없이 관찰하고 의심해왔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내 감각을 피하는 그 힘은 여전했지만 말이다.


“에드워드 씨, 아침 부탁드려요.”

“지금 말입니까?”


내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카리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희 셋만 먹을 분량만 만들어주시면 돼요.”

“다른 아이들 식사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오전에 마을 체험학습이 있거든요. 한 시간 후에 신도들께서 아이들을 인솔해주시기로 했어요.”


나는 별 의심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대답했다. 일주일 동안 머물면서 많은 신도들이 신전을 자주 찾아와 예배를 올리는 모습을 보아왔기 때문이다.

나는 일주일 만에 처음으로 혼자 식사를 준비했다. 두 사람은 나와 조금 떨어진 장소에 앉아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마지막 식사? 역시 이상해.”


카리에의 행동이 마음에 걸렸다. 전부터 이상하다고 느껴왔지만, 오늘은 평소와 조금 달랐다. 마치 예전의 나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괜한 착각일까.

나는 수프가 바닥에 눌러 붙지 않도록 적당한 속도로 국자를 휘저었다. 오늘 아침은 어제 남은 빵과 수프였다. 조촐한 식사였지만, 추운 날에는 이만한 조합도 없다. 딱딱한 빵을 잘게 찢어 따끈한 수프에 넣고 먹으면 배가 뜨끈해지고 든든했으니까.


“스승님! 여기 그릇이요.”


이번에도 나는 키리의 기척을 잡지 못했다. 나는 그릇을 건네받으며 엄하게 말했다.


“난 네 스승이 아니다. 그리고 내 뒤에 있지 마라.”

“죄송해요.”

“됐으니 그릇이나 가져가라.”

“넵!”


금세 기운을 차린 키리는 뜨끈한 수프가 가득 담긴 그릇을 받아들고 야외에 설치된 탁자로 가져갔다. 나도 내 그릇에 수프를 담고 그들과 마주보며 앉았다.

카리에와 키리는 다정한 오누이처럼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두 사람을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키리의 존재는 카일에게 보고했으니 알아서 처리할 것이다.

식사가 끝나고 카리에는 동이 트는 언덕을 바라보며 말했다.


“키리, 기도 주문은 다 외웠니?”

“네! 다 외웠어요!”

“...똑똑하구나.”


카리에는 키리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잠시 망설임이 어려 있었지만, 이내 사라졌다. 나는 그 순간 카리에의 시선과 마주쳤다.

불안한 눈동자와 안에 담긴 슬픔. 그녀가 품고 있던 마지막 감정이 무엇인지 알게 되자 그녀가 한 말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카리에의 그릇은 평소와 달리 깨끗이 비워져 있었고 잔에도 물이 남아 있지 않았다. 마치 곧 떠날 사람처럼 말이다.


“설마.”

“이제야 눈치 채셨나요.”


카리에는 힘겹게 입꼬리를 올리며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지금까지 내가 본 미소 중 가장 최악의 미소였다. 키리도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눈치 챘는지 당황한다. 나는 즉시 키리에게 말했다.


“기도 주문을 읊어봐라.”


키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탄생과 죽음을 관장하시는 루티아님, 풍요와 빈곤을 관장하시는 제레미스님, 행복과 불행을 관장하시는 필레이스님, 사랑과 증오를 관장하시는 메데이아스님, 영원과 찰나를 관장하시는 아르미네님, 망각과 기억을 관장하시는 헤라이온님 그리고 축복과 저주를 관장하시는 라울티마님께 권능을 청하오니 부디 제 말을 가엾게 여기시고 세상을 위해 필요한 힘을 저에게 내려주시옵소서. 신들의 종을 자처하는 필레이스의 사제, 키리가 간절히 바라옵니다.)”


역시 고대어다. 용족이 신들의 말을 인간들에게 전하기 위해 창조한 언어였지만, 후세에 내려오면서 배우기 쉬운 대륙어로 바뀌게 됨으로써 사장된 지 오래된 언어였다. 지금 중요한 건 고대어가 아니었다.

키리가 말한 기도 주문은 교단의 기도문과 거리가 멀었다. 이건 마법에 더 가까운 힘. 이를 마법적인 관점에서 해석하자면, 이 기도문은 신께 바치는 공물을 위한 주문이다. 공물이 된 이는 카리에. 키리는 그녀의 뒤를 이은 사제인 것이다. 진실을 깨닫자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신들이 말도 안 되는 짓을 저지르고 있었군. 악마 소환이 아니라 그릇된 방식으로 신의 권능을 넘겨 대륙을 간섭하는 것이었나.”


아마 카일은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신들이 자신의 뜻을 전달하는 생명체를 만들고자 했음을. 녀석이 용족을 움직이지 않고 나를 보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별로 알고 싶지 않았다. 카리에는 고개를 흔들며 어설픈 미소를 지었다.


“제가 먼저 부탁드렸어요.”

“먼저 부탁드렸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저는 대륙 최초의 성녀라고요. 그 말은 즉 신의 권능을 받아들인 유일한 사람이라는 의미죠.”

“이해할 수 없군.”

“에드워드 씨, 수십 년 동안 이어진 전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죽었어요.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점점 희망이 사라져가고 있죠.”


나는 그녀가 말하려는 바를 알 수 있었다.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저질렀는지도.


“기적을 일으켜 전쟁을 멈추려 했던 건가.”

“반은 맞고 반은 틀려요.”

“...”

“저는 인간 최초로 신의 권능을 부여받았지만, 식량을 썩지 않게 하거나 다친 자들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것만 할 수 있을 뿐. 전쟁을 끝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어요. 몸이 버티질 못했죠.”


더는 듣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이상과 현실은 괴리감이 컸으니까. 내 얼굴에 드러난 감정을 읽었는지 카리에도 말을 잇지 않았다. 그녀는 불안한 얼굴로 바라보는 키리를 꼭 감싸주며 말했다.


“키리, 기도 주문을 읊어보렴.”

“카리에 사제님...”

“괜찮단다. 신들의 권능이 키리의 몸으로 들어가면 나는 키리와 영원히 함께 할 수 있어. 두려워하지 말고 가르쳐준 대로 천천히 읊어보렴.”


키리는 불안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네가 선택해라. 수많은 사람을 구하는 선택을 할 것인지. 아니면 평범한 소녀로 살아갈 것인지.”

“스승님...”


내가 키리의 기척을 느낄 수 없었던 이유,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알게 됐다. 이 아이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였다. 정확히는 카리에의 의해서다.

다른 아이들은 신성력을 받아들이지 못했지만, 키리는 신성력이 담긴 식재료들을 꾸준히 먹어오면서 신의 권능을 감당할 그릇이 되었다. 자세히 살폈더라면 알 수 있었을 텐데.


“나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전쟁을 막아달라고 부탁했다면 이런 미친 짓은 일어나지 않았다.”


카리에는 대답하지 않고 쓴웃음을 지었다. 나는 나직이 한숨을 내쉬며 몸을 돌렸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보고 싶지 않았으니까.


“스승님, 다녀올게요.”


결심이 담긴 키리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두 사람은 내가 보이지 않는 장소로 이동했다. 이윽고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은 숲에서 새하얀 빛 가루가 쏟아진다. 아름다운 광경이었지만, 저 빛의 의미를 알고 있었기에 나는 두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 숲을 수놓은 빛 가루가 허공으로 사라지고 잠시 후, 키리는 울먹이며 나에게 달려와 안겼다. 나는 말없이 아이를 안아주었다.

그렇게 키리는 카리에를 이어 2대 성녀가 되었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굴레 속으로 던져진 것도 모른 채.


작가의말

초대 성녀 편 끝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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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초대 성녀(1) 21.06.03 42 7 12쪽
23 방랑의 이유 +4 21.06.01 51 4 12쪽
22 엔딩(2) +2 21.05.31 64 7 16쪽
21 엔딩(1) +2 21.05.30 63 7 15쪽
20 진리의 탑으로(2) +3 21.05.29 57 7 12쪽
19 진리의 탑으로(1) +2 21.05.28 68 6 10쪽
18 뜻밖의 인물 +2 21.05.27 78 6 13쪽
17 알면 다쳐 +4 21.05.26 71 8 13쪽
16 유물(2) 21.05.25 70 7 13쪽
15 유물(1) +6 21.05.24 78 10 12쪽
14 지상 최후의 용(2) +4 21.05.23 92 10 14쪽
13 지상 최후의 용(1) +4 21.05.22 101 10 15쪽
12 비극적인 이야기(2) 21.05.21 90 9 13쪽
11 비극적인 이야기(1) +4 21.05.20 113 13 13쪽
10 끝맺음 +4 21.05.19 125 11 13쪽
9 축제(2) +2 21.05.18 109 12 14쪽
8 축제(1) +2 21.05.17 128 11 11쪽
7 운명론 +1 21.05.16 143 12 11쪽
6 야외수업 +6 21.05.15 152 14 11쪽
5 대접 +4 21.05.14 163 13 13쪽
4 과거 인연 +2 21.05.13 187 16 14쪽
3 수업(2) +1 21.05.12 195 14 11쪽
2 수업(1) +2 21.05.12 252 1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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