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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자에게도 시간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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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링
작품등록일 :
2021.05.12 10:17
최근연재일 :
2021.06.09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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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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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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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1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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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비극적인 이야기(2)

DUMMY

산속의 밤은 빨리 찾아온다.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기도 전에 주변은 어두컴컴해지고 먹물처럼 물들어간다. 이윽고 여기저기서 짐승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고 재미있게도 우리는 그들의 하모니에 맞춰 풍족한 저녁 식사를 보냈다. 레바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소리쳤다.


「옛날 생각이 나는구나!」


물의 정령들은 레바의 말이 옳다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레바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말없이 잔을 입에 가져가는 내게 말했다.


「그때도 네 녀석은 무리에서 떨어져 술을 기울이곤 했었지. 처음 봤을 때는 야생 맹수가 나타난 줄로만 알았는데 말이다.」


나는 잔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언제 적 이야기를 하는 것이냐?”


「당연히 짐의 전 계약자와 동행할 때를 말하는 것이니라. 어디 보자. 대략 250년 전이로군.」


“전국 시대인가.”


레바는 손뼉을 치며 소리쳤다.


「그래! 전국시대! 짐의 전 계약자가 약소국의 4 왕자였고 네 놈은 용병에서 단숨에 기사가 되어 녀석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았었지.」


“시시한 이야기로군.”


「하지만 그때가 재밌지 않았나? 모든 역경을 뚫고 녀석이 국왕이 되었을 때는 얼마나 가슴이 벅차오르던지! 네 녀석도 함께 기뻐하지 않았느냐.」


나는 대답하지 않고 고기를 건져 먹었다. 망할 녀석 때문에 고기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없었다. 괜히 쓸데없는 말을 꺼내서는.

신이 난 얼굴로 소녀들에게 자신의 무용담을 뽐내는 녀석을 보고 있자니 그 말대로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저 녀석의 전 계약자 이름이 칼츠헤르크. 병약한 몸을 가졌음에도 패기가 넘치던 자였다. 이상과 패기는 군주의 자질을 만족시켰으나 결말은 정말 시시하게 끝났다.


「짐은 칼츠헤르크의 꿈을 이뤄주고자 불철주야 노력했지. 저 녀석 말이냐? 알 필요 없다. 별 도움도 안 됐으니 말이다.」


녀석의 거지 같은 무용담이 무르익어 갈 때 산속의 공기가 갑작스레 달라졌다. 나는 인상을 살짝 찡그리며 불청객들에게 옅은 살기를 흘려보냈다. 하지만 웬일인지 물러서지 않는다.

크르르르르!

겁도 없이 모습을 드러낸 놈들은 소형 마수들이었다. 나의 존재를 두려워하면서도 제 발로 찾아왔다는 건 죽여 달라는 의미. 나는 차원의 공간에서 검을 꺼냈다. 그리고 놈들의 추레한 삶을 끊어주려 나서려 할 때. 레바가 막아섰다.


「기다려라.」


“무슨 일이지?”


「저들의 모습을 보아라. 뱃가죽과 등가죽이 붙어있지 않으냐. 새끼들도 보아라. 잘 먹지도 못해 뼈만 앙상하게 남은 모습이 정말 안쓰럽지 않으냐?」


같잖은 연민에 진저리가 난다. 나는 낮게 읊조렸다.


“비켜라.”


「연민도 모르는 녀석이로군...하아, 계약자여 짐을 봐서라도 저들을 도와주면 안 되겠느냐?」


레바는 굶주린 얼굴로 으르렁거리는 소형 마수들을 보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물의 정령들도 마수들을 가엾게 생각하는지 내게 구원의 눈빛을 보냈다. 하지만 진실을 알고 있는 나는 그들이 가엾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낑낑낑.

어린 마수들은 죄가 없다. 그들에게 죄가 있다면 마수로 태어난 것뿐. 선조의 죄를 후대가 짊어져야 한다는 건 잘못된 생각이다. 나는 다시 검을 넣으며 말했다.


“어쩔 수 없지.”


「오! 계약자여, 불쌍한 저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겠는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차원의 공간에서 마수들의 배를 채워줄 들짐승 고기들을 꺼냈다. 갑자기 허공에서 고기가 떨어지자 마수들을 당황하는 행동을 보였지만, 레바와 물의 정령들이 나서서 안심시켜주자 어미 마수들이 고기를 입에 물고 제 새끼들에게로 돌아갔다. 그리고 감사의 인사도 없이 바람처럼 사라졌다. 그래도 레바가 저들 대신 감사의 말을 건넸다.


「정말 잘했다! 그리고 고맙다.」


“과연 잘한 일일까? 모르겠군.”


「짐도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잘 안다. 하지만 마수들도 우리와 똑같은 하나의 생명체이며 인격체다. 곤경에 처했다면 응당 도와주는 것이 섭리에 맞는 것이니라.」


서로가 엇갈린 의견이었지만, 나는 그냥 넘기기로 했다. 자리 앉으며 담담히 말했다.


“그럴지도 모르지.”


「저들을 너무 미워하지 말아라.」


“불편할 뿐 미워하진 않는다.”


「그거면 됐다.」


레바는 쓴웃음을 지으며 미지근해진 밀푀유나베 국물을 마셨다. 시간을 돌리면 따뜻하게 먹을 수 있건만 그러지 않는 이유는 조금 전에 조우한 마수들 때문이리라. 나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성녀 라미엘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에드, 당신은 마수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생각해본 적이 없다.’


아주 먼 옛날이면 모를까. 살기만 흘리면 알아서 피해갔던 터라 마주칠 일이 없었다. 라미엘은 모닥불을 뒤집으며 살짝 나른한 목소리로 물었다.


‘심심한데 어리석은 자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까요?’

‘마음대로.’


라미엘은 싱긋 웃으며 담배를 입에 물었다. 그리고 앞머리를 살짝 올리며 모닥불에 가까이 다가가 불을 붙인 후 깊게 빨아들였다.


‘후우.’


그녀가 숨을 내쉬자 매캐한 연기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이율배반적이게도 아침 이슬처럼 맑은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아주 먼 옛날, 마수는 인간이 이 땅에 태어나기 훨씬 이전부터 존재해왔어요. 마수는 지금의 추악한 모습과 달리 성스럽고 우아한 모습이었고 인간보다 지성적인 존재로 일곱 신의 권능을 물려받아 대륙을 지배했었죠. 신은 그들을 일컬어 막시움이라 불렀답니다.’


라미엘은 담뱃재를 털어내며 담배를 입에 물고 오물거렸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고 그들은 신들의 권능을 온전히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 했어요. 어리석게도 자신들이 신들을 대체할 수 있다고 믿은 거죠. 결국 잘못된 방향으로 뜻을 모은 마수들은 반기를 들었고. 신들은 아무런 경고조차 하지 않고 조용히 그들에게 부여한 권능을 거뒀어요.’

‘끔찍한 일이 발생했겠군.’


라미엘은 담배를 깊게 빨아들인 후 다시 내쉬고는 에메랄드빛 눈동자를 반작이며 물었다.


‘에드, 일곱 신의 권능을 말해보실래요?’

‘탄생과 죽음, 풍요와 빈곤, 행복과 불행, 사랑과 증오, 영원과 찰나, 망각과 기억, 축복과 저주.’

‘맞아요. 지금의 그들을 존재하게 한 신들의 권능이 사라지자 지금의 마수가 탄생하게 된 것이죠. 그럼, 여기서 문제! 신에게 반기를 들지 않은 자들은 어떤 존재가 되었을까요?’

‘...’

‘아무거나 말해 봐요.’

‘인간인가?’

‘시발! 당신에게 한 말이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


라미엘은 또다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그녀가 신경질적으로 나온 이유는 하얀 옷에 담뱃재가 떨어졌기 때문이리라. 내가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보자 라미엘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입에 담배를 물었다.


‘욕하는 성녀 처음 봐요?’

‘성녀가 담배를 피우는 행동부터 잘못됐다고 생각했다만.’

‘그건 다 편견이에요. 풍요와 빈곤을 관장하시는 제레미스를 받드는 자들이면 모를까. 탄생과 죽음을 관장하는 루티아님은 술, 담배, 성을 금지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신도들이 많은 편이죠. 그리고 이 담배, 당신이 준 거잖아요. 이제는 당신 담배가 아니면 다른 건 입도 못 댄다고요. 하아. 정말 기가 막힌 맛이다.’


자랑스럽게 말하며 담배를 땅에 비벼 끄는 라미엘. 루티아교의 미래가 심히 걱정됐다. 라미엘은 물을 한 모금 마시며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아쉽게도 인간은 아니에요.’

‘용족인가.’

‘그들도 심판을 받긴 했지만, 아니에요. 시기가 다르잖아요.’

‘아인족.’

‘그들은 본래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태어난걸요?’

‘도저히 모르겠군.’


라미엘은 소매에서 새로운 담배를 꺼내며 말했다.


‘정답은 정령이에요.’

‘정령이라고?’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물질계가 아닌 정신계에 속한 존재가 아니던가. 어떻게 물질계에서 정신계로 넘어갈 수...설마.


‘이야기는 여기까지. 루티아님께서 그만 말씀하시라네요.’


아무튼 막시움의 진실을 알고 있었기에 레바와 정령들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다. 레바들이 마수들을 저주해도 모자랐으니까.


“저들을 미워하지 않나?”


내 물음에 물의 정령들은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무언가 전하려 입을 뻥긋거렸다. 하지만 저들의 언어는 내가 들을 수 없었다. 영혼으로 전달하는 언어는 이해할 수 없었으니까.

중급 정령인 물의 정령 소녀들은 형체만 만들 수 있었고 상급 정령 이상이 되어야 물질계 언어로 바꿔서 말할 수 있었다. 우울한 얼굴로 고기를 건져 먹는 저 녀석처럼 말이다.


「계약자여 내게 술을 다오.」


나는 말 없이 게데리스를 컵에 따라 주었다. 녀석은 제 몸보다 큰 잔에 담긴 술을 벌컥벌컥 마셔댔다. 소녀들이 만류했지만, 레바는 멈추지 않고 끝까지 들이부었다. 저 작은 몸에 술이 다 들어갈 줄이야. 오랜만에 봐도 놀라웠다.

탁!

레바는 거칠게 잔을 내려놓았다. 취한 눈빛은 아니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청명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에게는 저들의 어리석은 생각을 막지 못했다는 죄가 있다. 우리가 목소리를 높였다면 분명 저리되지 않았을 텐데. 신들의 진노를 사지 않았을 텐데...하지만 분열되는 것이 두려워 침묵했기에 막시움은 마수와 정령이 되어 신의 형벌을 받게 된 것이지.」


“후회하나?”


「왜 후회하지 않았겠나. 육신이 존재하지 않는 정령계로 쫓겨나 영혼만 간직한 채 영원히 살아가는 삶이란 어떤 것인지, 정신적인 고통이 얼마나 상당한지, 네놈도 잘 알고 있지 않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정령들에게 연민을 느끼는 이유였다. 다른 건 공감할 수 없어도 영원한 삶은 신이 내린 지독한 형벌이었으니까.

어쩌면 20년밖에 살지 못하는 마수의 삶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20년이라는 가혹한 삶을 마치고 나면 모든 새로운 삶을 부여받으니 말이다.


‘정령들은 이걸 모르고 있지.’


정령들은 마수들의 삶을 알고 있었지만, 다시 태어나도 마수의 삶을 이어간다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대부분의 마수는 새로운 종족으로 태어난다. 위대한 순환에 들어간 것이다.

만약 정령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나는 침묵하기로 했다. 진실을 모르는 것이 약이 될 때도 있었으니까. 레바는 호기롭게 ‘한 잔 더’를 외치며 말을 이었다.


「계약자여, 하나 묻겠노라. 저들을 미워하고 증오하면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나?」


나는 녀석의 분위기에 조금 더 어울려주기로 했다. 내가 천천히 고개를 가로젓자 레바는 청자의 행동이 마음에 들었는지 연신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이었다.


「그러지 못하는 걸 알기에 우리들은 저들의 죄를 용서하고 삶의 목적을 찾고자 노력했지. 그리고 마침내 찾아냈고 소망을 이뤘지.」


“인간과의 계약이로군.”


「맞네. 짐도 자네가 아니었다면 맛있는 밀푀유나베와 화끈한 게데리스를 접할 일은 없었겠지. 이렇게 어여쁜 아가씨들의 손을 어루만져줄 일도 없었고 말이지. 하하하! 역시 물의 정령이 최고야!」


그게 목적이었냐고 묻고 싶은 걸 간신히 참았다. 괜히 어울려주었군. 할 말을 마친 레바는 울적했던 기분을 벗어던지고 미소를 되찾았다. 물의 정령들도 후련한지 다시 방긋 웃으며 저녁 식사에 열중했다.

차갑게 식은 밀푀유나베는 다시 따뜻해졌고 바짝 익은 소고기들은 다시 야들야들해졌다. 레바들은 잔을 부딪치며 흥겹게 즐겼고 나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조용히 목을 축였다.


“착각도 나쁘지 않지.”


흐려진 하늘에서 새하얀 눈이 떨어졌다. 아직 눈덩이는 굵지 않았지만, 지금처럼 내린다면 산 전체를 뒤덮는 건 시간문제였다.


「눈이로구나. 참으로 아름답다.」


“속 편한 소리를 하는군.”


마수들에게는 좋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주먹이인 눈 토끼들이 번식하는 시기였으니까. 이때 포식하지 않으면 혹독한 겨울을 나기 어려울 것이다. 레바는 이를 생각하여 한 말이겠지. 제 동포를 끔찍이도 아껴주는 말을 들으니 놈이 성인처럼 보이는 착각이 일어났다. 속이 울렁거린다.


「감성이 메말라 버린 놈에게는 듣고 싶지 않구나.」


나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차원의 공간에서 두꺼운 가죽으로 만든 천막을 꺼냈다. 정령들이 추위를 타지 않는다지만, 날개를 빠르게 파닥이며 눈을 털어내는 모습을 보니 신경이 쓰였다. 천막을 설치한 나는 레바들에게 말했다.


“들어가라.”


「오! 고맙다. 다들 들어가서 눈을 구경하자꾸나. 한데 너는 들어오지 않을 것이냐?」


나는 삽과 서까래를 꺼내며 담담히 말했다.


“상관하지 말고 구경이나 해라.”


「허어...짐이 힘을 쓰면 될 일을.」


“녀석에게 발각당하고 싶다면 말리지 않겠다.”


레바는 재빨리 태세를 전환했다.


「음, 미안하지만, 수고해라.」


그렇게 나는 밤새도록 내리는 눈을 치우며 하루를 넘겼다. 아무것도 모르는 녀석들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위로였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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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방랑의 이유 +4 21.06.01 51 4 12쪽
22 엔딩(2) +2 21.05.31 64 7 16쪽
21 엔딩(1) +2 21.05.30 63 7 15쪽
20 진리의 탑으로(2) +3 21.05.29 57 7 12쪽
19 진리의 탑으로(1) +2 21.05.28 68 6 10쪽
18 뜻밖의 인물 +2 21.05.27 78 6 13쪽
17 알면 다쳐 +4 21.05.26 71 8 13쪽
16 유물(2) 21.05.25 70 7 13쪽
15 유물(1) +6 21.05.24 78 10 12쪽
14 지상 최후의 용(2) +4 21.05.23 92 10 14쪽
13 지상 최후의 용(1) +4 21.05.22 101 10 15쪽
» 비극적인 이야기(2) 21.05.21 90 9 13쪽
11 비극적인 이야기(1) +4 21.05.20 113 13 13쪽
10 끝맺음 +4 21.05.19 125 11 13쪽
9 축제(2) +2 21.05.18 109 12 14쪽
8 축제(1) +2 21.05.17 128 11 11쪽
7 운명론 +1 21.05.16 143 12 11쪽
6 야외수업 +6 21.05.15 152 14 11쪽
5 대접 +4 21.05.14 163 13 13쪽
4 과거 인연 +2 21.05.13 187 16 14쪽
3 수업(2) +1 21.05.12 195 14 11쪽
2 수업(1) +2 21.05.12 252 1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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