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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스포츠

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12.09 16:12
최근연재일 :
2020.03.02 09:17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51,743
추천수 :
781
글자수 :
304,802

작성
19.12.25 16:30
조회
857
추천
15
글자
10쪽

빰클린치 니킥

DUMMY

관장이 말한 약점은 생각보다 특별한 게 아니었다.


“파워에서 밀리는 경향도 있고, 그래플링은 좋은데 또 생각보다 서브미션을 종종 당하지. 레슬링이 강한 선수에 약하고”


“그게···. 약점이란 거예요?”


“인마 그러니까 레슬링 연습하고, 서브미션 연습하면 되는 거잖아”


“그런데 관장님. 하야토 제가 알기로 퍼플 벨트...”


“그러면 레슬링으로 승부 보면 되지!”


물론 정 관장의 말은 농담이었다.


“그래플링은 단기간에 실력을 올리기가 어렵다. 그래서 결국 승부 내야 할 포인트는 타격이다”


“타격···.”


타격은 하야토의 전문 분야다.


“관장님 ‘볼트’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닌데요···.”


“글러브하고 링으로 올라와 봐”


정 관장이 먼저 링으로 향했다.


“스파링요?”


“준비한 거 보여줄게. 자, 들어와 봐”


중요할 때 외에는 펜던트를 착용하지 않는 칠수. 의뭉스런 표정만으론 관장의 속을 알 수 없었다.


여느 때처럼 가드를 올리고 원투를 관장의 얼굴 앞쪽으로 뻗었다.


공격을 피하던 관장이 스트레이트를 뻗을 것처럼 페이크를 줬다.


페이크에 칠수가 움찔거리자 관장이 더킹을 하며 고개를 숙인 채 칠수에게 다가왔다. 어퍼컷을 준비한 듯한 손을 옆구리 쪽에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또한 페이크였다. 어퍼컷을 막기 위해 몸을 움츠렸으나 관객은 칠수의 뒷목을 양손으로 잡은 채 바짝 붙었다.


“어···. 이거!”


칠수가 놀랐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관장의 무릎이 칠수의 복부, 옆구리, 얼굴 할 것 없이 무차별적으로 올라왔다.


“관장님, 스탑! 저 케이오 당함”


잠깐 몸을 섞은 거였지만 어느새 칠수의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그러니까, 니킥을 준비하자는 건가요?”


“그렇지, 다가간 다음에 목을 잡는 거야. 걔 키가 아주 작잖아. 넌 180cm고”


“다가가는 게 문제겠네요”


“그러니까 오늘부터 그런 걸 연습할 거야”


이언규도 인계석도 휴가 중이라 첫 일 주일은 관장과의 특훈이 계속됐다.


처음에 연마한 부분은 ‘페이크’다.


얼굴을 이용한 페이크, 손과 어깨, 팔꿈치를 이용한 방법 등 관장은 자신이 아는 여러 이론을 풀어 놓았다.


“우와···. 페이크가 이렇게 자잘하게 나뉘는 줄 몰랐어요”


“연습한 이 페이크 세트를 가지고 나와 게임을 해보는 거야”


“어떤 게임요?”


“30초 카운트를 켜놓고 내 머리 한 대당 1만 원을 줄게. 뒷목 잡으면 5만 원. 난 방어만 하고”


“너무 쉬운데요?”


“대신 못 맞추면 니가 5만 원 주는 거야”


쉬운 게임일 줄 알았으나 그렇지 않았다.


카운터를 켠 관장은 양손으로 얼굴을 굳게 닫은 채 고개를 푹 숙였다.


“아니, 그렇게 하면 어떻게 맞추라는 거죠?”


“그러니까 게임이지!”


관장의 비어 있는 가드 사이로 어퍼컷을 올렸으나 관장이 백스텝으로 쉽게 피했다.


그렇다고 스트레이트도, 잽도, 훅도 맞출 공간이 없었다.


“가드 내리게 해도 돼요?”


가드 내리기는 고급 타격 기술 중 하나로 상대 가드를 열고 그 틈을 노리는 기술이다. 인계석이 종종 쓰는 기술이다. 칠수는 흉내만 내는 정도다.


“포인트는 뒷목이야”


하지만 뒷목 잡기도 어려웠다. 관장은 그냥 별 고민도 없이 사이드 스텝과 백스텝을 밟으며 계속 칠수에게 멀어졌다.


“아니, 그렇게 뒤로만 가면 어떡해요?!”


“그게 포인트라고”


첫 세 판에서 15만 원을 잃은 칠수에게 약간 요령이 생겼다. 다양한 페이크를 주고, 또 스텝 자체의 속도도 다르게 가져가는 거였다.


왼손을 내밀었다가 거두고, 다시 오른손을 내밀었다 거뒀다.


천천히 걷다가 두 걸음, 다시 사이드로 도는 척하다가 전진. 그러자 관장에게 가깝게 달라붙을 수 있었다.


‘땡!’


“5만 원 땄다!!”


“아니, 뒷목을 잡아야지 지금 내 글러브 잡고 있잖아”


관장이 양손으로 자기 목을 굳게 막고 있었다.


기초 훈련과 스파링을 제외하고 남은 시간엔 달라붙기와 페이크 연습만 몰두했다. 한 달 동안 일요일 빼고 매일 같이 1시간 이상 이 훈련을 파고들었다.


“칠수 형 전진 스텝이 좋아졌네요”


타격 달인 인계석이 말했다.


“진짜? 난 모르겠는데?”


동시에 오전 로드웍에도 짐이 하나 추가됐다.


10kg짜리 조끼였다.


“관장님, 이거 입고 뛰다가 저 다리 부러질 수도···.”


“어, 부러지면 치료비 줄게!”


그렇게 시합 20일 전까지 페이크와 달라붙기, 그리고 로드웍에 집중을 한 칠수.


그제야 관장은 칠수에게 니킥 연습을 시켰다.


“니킥은 말이야. 때리는 게 아니야”


“그럼 어떻게 하라는 거죠?”


“때리는 게 아니라 ‘갖다 댄다’라는 느낌으로 해야 해”


관장이 패드를 얼굴에 갖다 댄 채 뒷목을 가리켰다.


“여기 세게 당겨서 치는 거야, 무릎으로”


칠수가 있는 힘껏 무릎을 당겼다.


“아오···. 아파······. 때리지 말고 갖다 대라니까”


그러더니 관장이 인계석을 불렀다.


“니가 한 번 해봐”


인계석이 관장의 목을 잡고 가볍게 무릎을 올렸다.


“아니, 너무 가벼워 보이는데요?”


“아냐 아냐, 이렇게 연습해야 빠르고 정확하게 꽂을 수 있다고. 인간의 무릎은 전신 중 가장 단단한 곳 중 하나라고. 코에 대기만 해도 부러뜨릴 수 있어.”


니킥의 포인트는 머리만이 아니었다. 옆구리, 복부, 명치까지 다양하게 공략했다.


“지금 연습하는 이 니킥 폭격은, 첫 한 발만 들어가면 후속타로 계속 몰아붙일 수 있어.”


또 관장은 당기는 연습도 시켰다.


손으로 그냥 당기는 게 아니라 손을 자기 복부 쪽까지 끌어내리는 느낌이었다.


“손으로만 하려면 힘이 제대로 안 나. 이렇게 해야 등 쪽 근육까지 쓸 수 있어.”


당기는 힘을 추가하기 위해 관장이 주문한 건 평행봉이었다.


“아침에 로드웍하는 코스에 평행봉 있지? 그거 30분씩만 하고 와”


관장의 지시에 충실히 따르고 나니 점차 칠수의 몸이 전에 비해 눈에 띄게 변했다.


등이 두꺼워지고 다리통 자체도 굵어졌다.


인계석 등과 스파링을 해도 전보다 페이크를 섞는 비율이 늘었다. 여전히 타격은 인계석이 우위였지만 칠수가 맞추는 횟수가 늘었다.


출국 하루 전날 칠수는 오랜만에 펜던트를 차고 체육관에 들어섰다. 경기 감각을 그대로 살려가기 위해서다.


“2분 3라운드, 상대는 인계석, 이언규, 심동연 순서로. 셋 다 방어에만 주력하고 특히 뒷목 잡히는 거 피하라고”


인계석은 아예 왼손을 길게 뻗고 시작했다. 사우스포가 그러고 있으니 굉장히 멀게 느껴졌다.


“와 보세요. 형!”


다가가기 힘들었으나 그 자세에선 엄청난 약점 하나가 있었다.


바로 하체가 빈다는 점.


칠수는 테이크다운을 하듯 고개를 숙여 인계석의 허리를 ‘와락’ 껴안았다.


“야, 벌써 잡히면 어떡해!”


관장이 소리쳤다.


“목만 안 잡히면 되잖아요!”


칠수의 전략은 아래부터 올라오는 거였다. 달라붙은 채 꿈틀대며 인계석의 목을 따내는 전략이다.


인계석이 몸을 밀고 빠져나가려 했으나 칠수가 오른발로 인계석의 한 다리를 단단하게 걸었다.


“잡았다!”


불과 1분도 안 되는 시간에 성공했다.


이언규는 오히려 자세를 낮췄다.


마치 테이크다운이라도 할 것처럼 다리를 벌리고 전후좌우로 움직였다.


이럴 때 빛이 나는 게 펜던트였다.


<오른쪽>


오른쪽으로 가려는 이언규의 앞쪽으로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뻗었다.


<막혔다! 왼쪽>


이번에도 이언규가 가기 전에 왼손 잽을 뻗었다.


당황하는 타이밍에 칠수가 양손 콤비네이션을 머리와 복부 쪽으로 연달아 퍼부었다.


코너에 몰린 이언규가 아예 몸을 뒤로 ‘발라당’ 던져버렸다.


“헐, 관장님. 이거 어떻게 하죠?”


생각지 못한 회피였다.


“하야토가 그래플링 유도하면 그냥 일어나라고 해야지!”


그러자 칠수가 이언규에게 일어나라고 손짓했다.


이언규는 이번엔 테이크다운을 하듯 칠수에게 달라붙었다.


“헤헤. 형, 이 방법은 생각 못 했지?”


“어? 아니, 고마운데?”


달라붙는 건 오히려 칠수에게 고마운 상황. 이언규의 복부 쪽으로 니킥을 올린 칠수가 그 틈을 노려 뒷목을 확보했다.


“언규, 끝!”


1분 30초였다.


심동연은 둘과는 아예 다르게 나왔다. 정상적 자세로 정상적으로 임했다.


185cm나 되는 거구라 리치도 엄청났다.


한두 번 페이크로 날아오는 주먹이었지만 그때마다 칠수도 한두 번씩 움찔거렸다.


정석적으로 대응하기에 오히려 칠수는 전략대로 하기 편했다.


킥 페이크에 이은 주먹, 어깨, 바디 페인트로 더킹과 위빙을 하며 조금씩 다가섰다.


하지만 심동연은 칠수보다 무려 10kg 이상이나 무거운 거구. 달라붙는 칠수를 손으로 미니 ‘휭’ 하고 넘어질 뻔했다.


“관장님, 하야토가 이렇게 힘이 세요?”


칠수가 항의했다.


“걔를 뚫을 정도가 돼야 한다고!”


관장은 계속하라며 고개를 저었다.


또 페이크를 주며 다가서려 하는데 심동연의 생각이 들렸다.


<밀자>


밀려는 타이밍에 맞춰 몸을 푹 숙인 칠수. 이내 칠수가 폴짝 날아올라 심동연의 목을 껴안았다.


“아! 아! 이게 뭐야! 아예 안겼어!!”


아기가 아빠한테 하듯 두 발로 허리까지 감싼 칠수. 칠수의 두 손은 놓치지 않겠다는 듯 심동연의 목을 붙들고 있었다.


“아무튼, 끝! 1분 40초!”


진이 빠져 바닥에 누워 있는 칠수에게 관장이 다가왔다.


“이제 내가 뭘 가르치려 한 건지 알겠어?”


“네···. 어떻게든 달라붙으라는 거잖아요”


“그래. 맞아. 어떻게든 달라붙어서 니킥으로 치고, 진흙탕 싸움 가보는 거야”


그때 이언규가 한마디를 던졌다.


“우리 심심한데 이번 경기 결과 배팅해볼까요?”


“난 칠수 판정승에 한 표”


심동연이 말했다.


“난 칠수형 2라운드 2분 KO승”


이언규는 2라운드를 예측했다.


“저도 2라운드. 그런데 1분 KO승”


인계석은 이언규보다 약간 이른 시간을 예측했다.


“관장님은요? 전략을 세우신 관장님은?”


한참을 생각하던 정 관장이 대답했다.

.

.

.

.

.

“제대로만 성공하면, 1라운드 2분쯤 이길 수 있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78 모란
    작성일
    20.02.05 18:43
    No. 1

    그런데 니킥쓸 줄 알지 않나요?
    오래해서 잘 알텐데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do****
    작성일
    20.02.05 19:24
    No. 2

    빰클린치 니킥은 전문적으로 그것만 연습해야 될까 말까한 고급 기술입니다 ㅎ 생각보다 몸에 붙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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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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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완벽한 전략 19.12.26 816 17 11쪽
» 빰클린치 니킥 +2 19.12.25 858 15 10쪽
16 산 넘어 산, 하야토 19.12.24 883 13 11쪽
15 어려운 퍼즐일 수록 푸는 맛이 있다 19.12.23 882 14 11쪽
14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 19.12.22 923 15 9쪽
13 서양 파워를 느껴봐! +2 19.12.21 957 17 12쪽
12 노장의 여유 19.12.20 1,031 13 9쪽
11 크라이드와의 계약 19.12.19 1,054 14 8쪽
10 카운터 앞차기 19.12.18 1,049 14 10쪽
9 야쿠자의 제안 19.12.17 1,116 14 12쪽
8 원펀맨 마사토 19.12.16 1,163 15 9쪽
7 근성의 기무라 19.12.15 1,180 16 8쪽
6 정 관장의 보물 19.12.14 1,259 14 10쪽
5 역습을 위한 역습 19.12.13 1,306 14 10쪽
4 레슬러를 넘어뜨리다 +2 19.12.12 1,422 16 11쪽
3 KO같은 무승부 19.12.11 1,505 17 8쪽
2 주먹은 살아있다 19.12.10 1,621 16 8쪽
1 펜던트, 그리고 알약 +4 19.12.09 2,161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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