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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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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12.09 16:12
최근연재일 :
2020.03.02 09:17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51,647
추천수 :
781
글자수 :
304,802

작성
19.12.11 18:30
조회
1,500
추천
17
글자
8쪽

KO같은 무승부

DUMMY

모든 생각이 다 들리는 건 아니었다.


공식처럼 반복하는 콤비네이션은 아무 생각 없이 날아오는 ‘선물 세트’였다.


“계석아, 콤비 공격!”


인계석의 로킥 콤보가 들어왔다.


하지만 칠수는 인계석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인계석은 주먹 두 방에 로킥, 혹은 미들킥으로 이어지는 콤비네이션을 버릇처럼 쓴다.


글러브로 상체 전체를 감싸고 마지막 왼발 로킥을 오른발로 커트해냈다.


“대박! 신입! 좋아 그대로 하세요!”


칠수 코너의 심동연이 난리가 났다.


<좀 하네>


인계석의 긴장이 그대로 들렸다.


<태클 타이밍 노려야겠다>


콤비네이션은 몸에 밴 버릇이었지만, 테이크다운은 다분히 의식적인 공격이었다.


관장이 봐주라고 지시했지만 생각이 바뀐 모양이었다.


태클 타이밍을 노리겠다는 생각이 들린 후, 인계석이 펀치를 더 빠르게 날리기 시작했다.


펀치로 페이크를 한 후 넘어뜨리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래서 칠수도 전략을 바꿨다.


중심을 뒤쪽으로 빼고 상대 공격을 팔로 커팅하기 시작한 것이다.


“좋아, 신입! 쟤 공격 다 가짜야! 엉덩이 빼고!”


<짜증 나네>


인계석이 더 초조해 하기 시작했다.


초조한 인계석이 하는 공격이 있었다.


바로 플라잉 니킥이었다.


기습적으로 날아오는 플라잉 니킥에 꽤 많은 상대가 쓰러졌다.


간잡이처럼 날아오는 주먹을 끊어내면서도 플라잉 니킥에 주의하고 있었다.


“10초 남았습니다”


정복남 코치의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인계석이 새처럼 날아올랐다.


‘좋아!“


하지만 칠수는 이때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칠수가 재빨리 왼쪽으로 피하자 인계석이 링 끝에서 휘청거리고 있었다.


상대의 허리를 잡은 칠수는 씨름의 안다리 공격으로 넘어뜨렸다.


“좋아!!”


“미친!!!”


양 코너가 동시에 난리가 났다.


인계석 위에 올라타 주먹을 날리려는 순간 공이 울렸다.


심동연과 정 코치가 칠수 쪽으로 다가왔다.


“너 뭐, 운동했었어?”


정 코치의 눈이 500원짜리 만큼이나 커졌다.


“아뇨, 헉헉. 그냥 혼자 연습했어요”


“관장님, 얘 완전 물건인데요? 나이 몇 살이에요?”


심동연과 칠수는 동갑, 이언규와 인계석은 둘보다 한 살 어리다.


“스물두 살이요”


심동연은 처음 본 동갑내기가 벌써 맘에 든 모양이었다.


칠수 옆으로 바짝 다가온 심동연이 전략을 말했다.


“다음 라운드는 먼저 들어가 봐요”


반대편 코너에선 인계석이 분노로 끓어오르고 있었다.


<개새끼, 씹 새끼. 죽인다, 내가>


순간 식은땀이 흐르는 칠수였다.


사실 인계석은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타격 스페셜리스트다.


12년 전이라고 해도 그 ‘가닥’이 분명 어디로 가진 않았을 것이다.


“자, 선수들 입장하시고. 살살 해야 해? 이거 진짜 싸움 아니야.”


정 관장이 선수들에게 주의를 시켰다.


“자, 시~작!”


계획대로 이번엔 칠수가 치고 나갔다. 잽에 이어지는 오른손 스트레이트, 일명 ‘원투’ 공격이었다.


“좋아, 원투!”


선제공격에 당황한 인계석이 뒤로 물러섰다.


이번엔 박자를 좀 더 달리 해봤다.


투원, 원원투 공격이었다.


“리듬 좋고! 계속 가자!”


변칙적인 칠수의 공격에 인계석이 가드를 굳게 올렸다.


그때 인계석 뒤쪽 입구에서 양복을 입은 사내가 등장했다.


짧은 머리에 반쯤 감긴 한쪽 눈.


훗날 UFL 한국 프로모터로 성장하는 최진호였다.


‘최···. 최진호?!’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인계석이 들어왔다.


“나이스!”


기습적 태클에 칠수가 깔렸다.


하지만 인계석은 타격 전문가. 그래플링 실력은 2019년에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칠수는 타격보다 그래플링을 더 잘했다.


쓰러진 칠수가 재빨리 양다리로 인계석의 허리를 감쌌다.


<쟨 또 뭐야? 좀 하는데?>


훗날 프로모터인 최진호, 현재 일본 쪽에 줄을 대고 있는 최진호 대표의 생각이었다.


풀 가드 포지션에서 인계석이 파운딩 펀치를 시도했다. 칠수는 인계석의 뒷목을 바싹 당기며 거리를 최대한 좁혔다.


“언규야, 쟤 뭐냐?”


최진호가 이언규에게 묻고 있었다.


<아씨, 일어나고 싶다. 그래플링 힘들어>


그때 인계석의 생각이 들렸다. 일어나고 싶은 눈치였다.


그러자 칠수가 두 다리를 풀었다.


인계석이 기다렸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스탑, 일어나!”


정 관장이 칠수에게 지시했다.


다시 두 선수가 파이팅 포즈를 취했다.


인계석의 뒤쪽으로 날카로운 최진호 프로모터의 눈빛이 보였다.


‘하나 보여줘야 하는데’


그래서 칠수는 전략을 바꿨다.


‘카운터 펀치’로 말이다.


카운터 펀치는 주먹 공격 중 가장 레벨이 높은 것이다.


상대의 공격을 피하는 동시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무패 챔프 플로이드 메이웨더나 왕년의 헤비급 챔프 레녹스 루이스 등의 필살기가 바로 카운터였다.


칠수가 노리는 타이밍은 인계석의 뒷손이었다. 레프트 스트레이트였다.


오른손 잽을 막거나 맞고, 레프트 타이밍에 왼손 훅을 넣을 계획이었다.


오른손 파이터가 왼손잡이에게 왼손 훅을 넣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었다.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쪽이 열려 있기에 들어만 간다면 다운까지도 뺏을 수 있었다.


인계석이 다시 정상 리듬으로 돌아왔다.


오른손 잽이 한 발, 두 발, 세 발까지 들어왔다.


<위험하다>


최진호의 생각이 들렸다. 칠수의 수를 내다본 눈치였다.


“엇!!!”


그때였다.


사람들의 비명이 터진 게.


인계석의 오른손 잽을 이마로 받은 칠수가 왼손 훅을 적중시켰다.


“그만!!! 공 울렸어!!!”


넘어질 뻔한 인계석을 최진호가 잡았다.


인계석의 입가에 피가 한 줄기 흐르고 있었다.


“야, x발! 한 판 더 해!!”


흥분한 인계석을 이언규와 최진호가 붙잡았다.


정복남 관장은 양손을 허공에 저으며 소리쳤다.


“경기 무승부!”


그러자 심동연이 항의했다.


“관장님, 신입이 이긴 거 아니에요? 마지막 다운이잖아요!”


그러자 정 관장이 고개를 저었다.


“테이크 다운 있잖아. 비긴 거야”


그때 최진호 대표가 링을 넘어 안으로 들어왔다.


“와, 정 관장. 얘, 뭐야? 어이, 뭐 운동 좀 했어요?”


그러자 칠수가 숨을 고르며 답했다.


“아뇨, 그냥 격투기 팬이에요. 집에서, 옥상에서 막 연습하고 그랬어요”


“근데 재능이 엄청난데? 아니, 인계석 다운 뺏는 아마추어가 어디 있다는 거야. 와하하!”


<1라운드만 더 있었어도>


인계석이 여전히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었다.


칠수가 최진호를 지나쳐 인계석에게 다가갔다.


“인계석 선수가 이기신 거 같아요. 마지막 럭키였어요”


하지만 인계석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눈을 뜨고 잽을 머리로 막는데 럭키?>


“에이, 씨!”


인계석이 링 밖으로 물러났다.


뒤에서 최진호 대표가 정 관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정 관장, 계석이 다음 경기 있어?”


“응, 토너먼트 나가야 해”


“입식”


“쟨 뭐 입식이 주력이잖아”


“언규랑 동연이는?”


“뭔데, 또? 상대 비어?”


“일본 대회에 하나 자리가 있어. 라이트급”


“언규는 라이트 못 빼. 동연이는 키가 185cm인데 무슨”


그러자 프로모터가 칠수 쪽을 바라봤다.


“쟤, 라이트 같은데?”


정 관장이 물었다.


“신입? 이제 선수부 하세요?”


“네······.”


얼떨결에 대답한 칠수였다.


“지금 몇 킬로? 78kg?”


“어, 아마 그쯤 될 거예요”


그러자 최진호 대표가 무릎을 탁 쳤다.


“그래! 쟤 한 번 내보내자! 거기, 이름이 뭐예요? 일본 대회 한 번 나가요?”


사람들의 눈이 칠수 쪽으로 쏠렸다.

.

.

.

.

.

“칠수... 조칠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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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8 완벽한 전략 19.12.26 815 17 11쪽
17 빰클린치 니킥 +2 19.12.25 856 15 10쪽
16 산 넘어 산, 하야토 19.12.24 882 13 11쪽
15 어려운 퍼즐일 수록 푸는 맛이 있다 19.12.23 880 14 11쪽
14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 19.12.22 922 15 9쪽
13 서양 파워를 느껴봐! +2 19.12.21 955 17 12쪽
12 노장의 여유 19.12.20 1,028 13 9쪽
11 크라이드와의 계약 19.12.19 1,051 14 8쪽
10 카운터 앞차기 19.12.18 1,046 14 10쪽
9 야쿠자의 제안 19.12.17 1,114 14 12쪽
8 원펀맨 마사토 19.12.16 1,158 15 9쪽
7 근성의 기무라 19.12.15 1,176 16 8쪽
6 정 관장의 보물 19.12.14 1,256 14 10쪽
5 역습을 위한 역습 19.12.13 1,303 14 10쪽
4 레슬러를 넘어뜨리다 +2 19.12.12 1,417 16 11쪽
» KO같은 무승부 19.12.11 1,501 17 8쪽
2 주먹은 살아있다 19.12.10 1,616 16 8쪽
1 펜던트, 그리고 알약 +4 19.12.09 2,153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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