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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선생 님의 서재입니다.

내 락카에 총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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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선생
작품등록일 :
2023.11.01 23:02
최근연재일 :
2024.06.10 18:39
연재수 :
64 회
조회수 :
5,365
추천수 :
239
글자수 :
300,020

작성
24.05.19 00:00
조회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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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58화. 양선 별장으로 와.

DUMMY

허공을 가른 잭나이프가 뒷좌석 시트를 찢으며 박혔다.


분명 상대의 얼굴을 향해 잭나이프를 뻗었는데 빗나가 엉뚱한 곳에 박혔다.


헛손질한 상황에 움찔한 순간, 신철의 주먹이 날아왔다. 훤히 드러난 정필의 옆구리에 날아온 주먹이 꽂혔다.


- 퍽!!


“커억!!”


터지는 정필의 신음 소리.


뒤를 이어 신철이 손날을 세워 정필의 쇄골 급소를 내리찍었다.


직감한 위험에 반사적으로 몸을 뒤집는 정필.


급소를 노린 손날이 정필의 어깻죽지를 때렸다.


"윽!"


“아악!!”


맞은 건 정필인데, 신철의 외마디소리가 더 컸다.


등 뒤 여덟 바늘을 꿰맨 상처에서 살이 찢어지는 통증이 일었다. 등줄기를 타고 머리까지 전해진 통증에 신철은 이를 악물었다.


옆구리와 어깻죽지에 주먹 두 방을 맞고 중심을 잃었던 정필이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다.


눈앞에 잔뜩 일그러진 신철의 얼굴이 보였다.


정필은 시트에 박혀있는 잭나이프를 잽싸게 뽑아, 신철의 목에 갖다 댔다.


바들바들 떨며 통증을 견디고 있던 신철이 칼날에 밀려 시트 위로 쓰러졌다.


운전석에 있는 김 실장이 몸을 획 뒤로 돌리고 소리쳤다.


“야! 너, 뭐하는 거야?!”


“이 새끼가 눈치챘단 말이야! 폰으로 권오일을 검색했다고!”


정필은 쓰러진 신철 위로 거의 올라탄 자세로 잭나이프 칼날을 목에 대고 있었다.


“그렇다고 칼을 휘둘러?!”


“그럼 어떡하냐, 난 부회장이 아니지만 그냥 물건 넘기라고 하냐?”


칼날이 닿은 목에서 피가 배어 나왔다.


신철은 칼날에 닿은 목을 최대한 웅크리며 말했다.


“너희들 뭐 하는 놈들이야?”


“뭐하긴 니 물건 뺏으려는 거지.”


“네가 권오일 부회장은 아닌 거 같고, 그럼 저자도 대보그룹 김 실장이 아냐?”


“그런 건 알아서 뭐하게. 하여튼 니 물건 우리가 잘 쓸게. 우리가 돈이 좀 필요해서 말이야.”


“SD카드하고 돈이 무슨 상관이야?”


“왜 상관이 없어. 권오일이 이걸 얼마나 갖고 싶어 하는데.”


“아하, 이 SD카드를 넘기고 권오일에게 돈을 뜯어내겠다? 우린 왜 그런 생각을 못했지?"


"니들 바보 아니냐? 이 귀한 걸 가지고 있으면서 그런 생각을 안 했다고?"


"저장된 걸 확인했는데, 별 중요한 게 없어서 말이야."


"그건 니들 생각이지. 권오일이 청부업자까지 붙여서 찾으려고 하는 거잖아. 권오일에게 무지 중요한 게 아니면 그렇게 하겠냐? 아마 돈은 우리 달라는 대로 주겠다고 할 걸."


"그럼 우리 덕분에 횡재한 거잖아. 얼마 달라고 할 건데? 너희 둘이서만 꿀꺽 하지 말고, 우리도 좀 나눠 먹자."


"머리 나쁜 새끼, 갖고 있을 때는 모르다가 뺏기고 나니까 이제야 알겠냐? 글쎄다.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거라서 말이야. 야, 철준아 이 새끼들한테도 좀 나눠줄까?"


정필이 김철준에게로 고개를 돌리며 깔깔깔 웃었다.


“그렇게 해주면 우린 정말 고맙지. 덕분에 우리도 좀 챙길 수 있다면 당장 너희들한테 넘기지."


신철이 풀 죽은 투로 말하자, 정필은 마치 큰돈을 손에 쥐기라도 한 듯 기분이 좋았다.


그 와중에 목에서 칼날이 떨어졌고, 신철의 어깨를 내리누르고 있던 손에도 힘이 빠졌다.


이때다 싶어, 신철이 정필을 향해 주먹을 날리려 할 때, 정필 뒤의 차문이 벌컥 열렸다.


“꼼짝 마!”


차 안으로 권총이 쓱 들어왔다.


정필이 깜짝 놀라 움찔하는 순간, 신철의 주먹이 정필의 가슴 한복판 급소에 꽂혔다.


“컥!!”


숨통이 막힌 정필의 눈깔이 초점을 잃고 허옇게 뒤집어졌다.


두 팔로 가슴을 쥐어짜며 버둥대는 정필의 목을 향해 다시 신철의 주먹이 날아갔다.


목이 휘청 꺾인 정필이 허리를 폴더처럼 접으며 시트 위로 얼굴을 처박고 쓰러졌다.


“빨리 타!”


신철의 말에 권총을 겨누고 있던 영진이 차 안으로 뛰어들었다.


재빨리 정필의 손에서 잭나이프를 낚아챈 신철이 시퍼런 칼날을 운전석에 있는 김 실장의 목에 갖다 댔다.


“으으윽! 사, 사, 사, 살려 주세요.”


“너도 김 실장이 아니야?”


“저, 저는 김 실장이 마, 맞습니다.”


신철이 잭나이프를 돌려 칼날이 아닌 곳으로 김 실장의 목을 짓눌렀다.


“으아아아아아 ~~~~”


김 실장의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금방이라도 칼날이 목을 뚫고 들어올 것만 같았다.


“그럼 저놈은 누구야?”


김 실장은 두려움에 질린 눈으로 룸미러를 올려다봤다. 시트에 얼굴을 처박고 꿈쩍도 하지 않는 정필의 모습이 보였다.


“으으으으 ······ 사, 사실대로 말하겠습니다. 제발 ··· 사, 사, 살려주십시오.”


턱을 바들바들 떨며 김 실장은 거의 울먹이는 소리로 애원했다.


“이놈이 누구냐고 묻잖아?”


“제 사촌입니다. ······ SD카드를 가로채서 부회장님에게 돈을 받아내자고 해서 ··· 제가 그만 돈에 눈이 뒤집혀서.”


“그럼 부회장은 너하고 내가 만나는 것도 모르는 거야?”


“예 ···.”


김 실장의 목소리가 기어들어갔다.


맥이 빠진 얼굴로 신철이 영진을 돌아봤다.


“여긴 뭐하러 왔어?”


“아저씨가 걱정이 돼서요.”


“범생인 줄 알았더니, 참, 말 안 듣는군.”


“괜찮으세요?”


“난 괜찮아. 일단 저자부터 마무리하자. 재킷을 뒤로 반쯤 벗기고, 저자의 허리띠를 빼서 재킷하고 두 손을 같이 뒤로 해서 묶어 놔.”


영진은 손에 든 권총을 스포츠 백에 넣었다. 스포츠 백을 발 옆에 두고 신철이 일러준 대로 정필의 두 손을 재킷과 함께 묶었다.


팔이 꺾이자 버둥대는 정필에게 신철이, “죽고 싶지 않으면 가만 있어!”,라고 하자 꼼짝하지 않았다.


“이놈들이 우릴 속였어. 부회장 모르게 SD카드를 가로챈 다음 부회장에게 돈을 뜯어내려고 했다는군.”


영진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이제 어쩌죠?”


“달라질 건 없지 않겠어?”


목에 닿은 칼 때문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는 김 실장의 귀에다 대고 신철이 나직이 말했다.


“이봐, 김 실장. 아차 하면 칼날이 네 목을 뚫을 거야. 살고 싶지? 내가 시키는 대로 할 수 있겠어?”


김 실장이 경련을 일으키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부회장에게 전화를 걸어서 우리에게서 SD카드를 넘기겠다는 연락이 왔다고 말해. 만나는 시간은 오늘 저녁 8시, 장소는 양선 별장이라고 해.”


목젖을 짓누르던 잭나이프의 칼날이 목뒤로 옮겨졌다.


미어캣처럼 목을 길게 뺏던 김 실장이 이번에는 자라처럼 목을 웅크렸다. 뾰족한 칼끝이 닿은 살에 피가 맺혔다.


김 실장은 핸드폰을 손에 쥐고 쉽게 통화 버튼을 누르지 못했다. 심호흡을 몇 번 내쉬더니 마침내 버튼을 눌렀다.


“스피커폰으로 바꿔.”


통화 연결음이 핸드폰 스피커로 흘러나왔다.


- 응, 김 실장.


“ ············.”


- 말해, 김 실장.


움찔움찔 말을 못하는 김 실장의 목뒤를 칼끝이 파고들었다.


“부, 부회장님. 그자들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SD카드를 넘기겠다고 합니다.”


- 그게 무슨 소리야. SD카드가 아직 그자들 손에 있단 말이야? 어젯밤에 아일랜드 버진에서 온 자들이 그자들 있는 곳을 덮칠 거라고 하지 않았나?


“죄, 죄송합니다. 저도 그렇게 보고를 받았는데, 아마 실패한 모양입니다.”


- 그자들이 대단한 거야 아니면 조 사장이 보낸 자들이 허접한 거야?


“죄송합니다.”


- 알았어. 이제라도 SD카드를 넘기겠다고 하니 됐지 뭐. 김 실장이 직접 그자들을 만나서 넘겨받아. 돈은 섭섭하지 않게 준다고 하고.


“그런데 그자들은 직접 부회장님을 만나 넘겨주겠답니다. 직접 오시지 않으면 SD카드를 넘겨주는 일은 없을 거랍니다.


- 청부업자들을 제압할 정도인 놈들을 내가 직접 만날 수는 없지. 김 실장 선에서 넘겨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봐.


다시 칼끝이 목뒤를 찔렀다.


“부회장님 신변에는 아무런 해가 없을 거라고 약속했습니다. 확답을 받아야 할 게 있어서 반드시 직접 만나겠다고 합니다. 만약 거절하면 오늘 내로 SD카드를 유출시키겠다는 말도 했습니다. 그러면 사회적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겁니다, 부회장님.”


부회장은 한참 동안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김 실장이 바싹 마른 입술을 혀로 핥았다.


- 그럼 장소하고 시간은 내가 정한다고 해.


“그자들은 오늘 저녁 8시에, 양선 별장에서 만나고 싶다고 했습니다.”


- 양선 별장? 왜 하필 거기야?


“그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알았어. 일단 그렇게 잡아 놔. 정확한 답은 오전 내로 주겠다고 하고. 자세한 얘기는 회사에 들어와서 해.”


“예, 알겠습니다.”


통화를 마친 김 실장이 이마의 식은땀을 훔치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김 실장 당신은, 부회장과 함께 반드시 오늘 저녁 8시에 양선 별장으로 오는 거야. 만약 오지 않으면 저기 네 사촌은 꽁꽁 묶인 채 아무도 없는 곳에서 시체로 발견될 거야.”


“아, 아니, 부회장님이 안 오시겠다고 하면 제가 그걸 어떻게 합니까?”


“그럼 무릎을 꿇고 애원을 하든지 멱살이라도 끌고 오든지, 그건 내가 알 바 아니고. 참, 한 가지 더. 권오일 부회장의 아버지인 권성열 회장이 사적으로 쓰는 핸드폰 번호가 필요해.”


“제가 그걸 어떻게 알겠습니까.”


신철이 뾰족한 칼끝으로 목덜미를 쭉 훑어 내려갔다.


김 실장은 온몸에 소름이 돋아 몸을 부르르 떨었다.


“권성열 회장의 핸드폰 번호를 나한테 보내, 12시까지.”


“·········.”


“이제 김 실장 당신은 차에서 내려. 두 가지를 절대 잊지 마. 회장의 핸드폰 번호는 12시까지고, 부회장하고 8시에 양선 별장으로 오는 거. 만약 둘 중 한 가지라도 어기면 네 사촌은 시체가 돼서 발견될 거야. 어디 그것뿐이겠어. 부회장에게서 돈을 뜯어내려 한 것이 알려지면 당신은 어떻게 될까?”


신철의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차 안을 채웠다.


김 실장의 창백한 얼굴이 두려움에 점점 검어졌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행복한 나날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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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64화. The End 24.06.10 12 0 11쪽
63 63화. 거짓을 모의하다 24.06.07 15 2 10쪽
62 62화. 별장의 총소리 24.06.02 16 2 10쪽
61 61화. 드러나는 것들. 24.05.30 16 1 10쪽
60 60화. 협상 24.05.26 20 1 10쪽
59 59화. 마지막 예감 24.05.23 21 1 11쪽
» 58화. 양선 별장으로 와. 24.05.19 27 1 11쪽
57 57화. 잭나이프 24.05.16 27 1 11쪽
56 56화. 하진대교 24.05.11 27 2 10쪽
55 55화. 믿을 놈 없다 24.05.09 33 1 10쪽
54 54화. 알게 된 진실. 24.05.05 40 2 10쪽
53 53화. 싸움, 싸움 24.05.02 44 2 10쪽
52 52화. 싸움 24.04.28 55 2 11쪽
51 51화. 일촉즉발 24.04.24 51 2 11쪽
50 50화. 함정 24.04.20 44 2 11쪽
49 49화. 오성파 도착 24.04.18 59 3 10쪽
48 48화. 고백 24.04.13 63 3 11쪽
47 47화. 오늘밤 24.04.10 60 1 11쪽
46 46화. 추적자들 24.04.06 62 2 10쪽
45 45화. 전동 드릴 24.04.03 65 1 11쪽
44 44화. 8951 24.03.30 60 2 10쪽
43 43화. 신철의 부상 24.03.27 55 2 10쪽
42 42화. 권오일 부회장 24.03.23 61 1 10쪽
41 41화. 조칼 24.03.20 63 2 11쪽
40 40화. 오성파 24.03.16 58 2 10쪽
39 39화. 칼, 총, 그리고 배신 24.03.13 61 2 11쪽
38 38화. 발포 24.03.10 64 3 10쪽
37 37화. 지하창고 24.03.06 58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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